주택임대사업자는 2017년 12월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 발표 이후 급증하여 2018년 한 해에만 사업자 14만 7,957명, 임대주택 38만 2,237가구가 늘었습니다. 각각 전년 대비 2.6배, 2.0배 규모입니다. 2018년에 주택임대사업으로 등록된 물건들이 많다는 것은 역으로 말하면 2026년에 8년 만기로 자동 말소되는 물량들이 많다는 것이므로 이것이 시중에 매물로 출회되어 시장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실제 2026년 만기 물건의 수가 적지 않은게 사실입니다. 요는 이 중에 얼마나 시중에 매물로 출회될 것이냐겠죠.
사실 현 시점에서 얼마나 많은 물량이 나올지 알 수는 없습니다. 우선 2026년 이후 시점에서 종부세와 재산세 등 부동산 세제가 어떻게 되어있냐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겠죠. 특히 2027년 3월 대선의 향방이 해당 물건들을 갖고 있는 임대사업자들의 선택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아시다시피 지난 22대 총선은 민주당을 위시한 야권의 압승으로 끝났습니다. 192석에 이르는 압도적인 의석을 갖고 있는 야권이 대권도 거머쥘 경우 마음만 먹으면 다주택자에 대해 매우 강력한 규제도 시행할 수 있습니다. 하물며 시간이 갈수록 착공 감소에 따른 공급 부족이 갈수록 체감될 예정인 가운데 야권 입장에서는 공급 부족의 책임을 글로벌 인플레이션 심화에 따른 착공 감소보다 다주택자 탓으로 몰아가는 것에 선거전략 차원에서도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주택수 차등 과세를 보다 강화할 수 있다는 얘기죠.
다시 말하자면 2026년 만기 물건 중에 얼마나 많은 물량이 시중에 출회될지 알 수 없습니다. 당장 부과되는 종부세, 재산세 등 보유세가 부담된다고 하더라도 8년간 올려받지 못한 전월세를 시세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면 당장 버틸 여력은 차고 넘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상당수 다주택자들은 2027년 3월 대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2027년 3월 대선에서 야권이 승리할 경우 이미 크게 기울은 국회 지형까지 감안하여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강화가 예상되므로 매물을 대량으로 출회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여권이 승리할 경우는 큰 영향이 없을 수 있겠죠. 국회 의석수에서 여권은 108대 192로 크게 밀리지만 총선 득표율은 여권이 45% 이상을 차지했기 때문에 3년뒤 대선의 향방은 여전히 알 수 없습니다.)
야권이 대선까지 승리한다면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어 시중에 임대사업 만기 매물이 다량 출회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전제하에 지역별로 임대주택 재고가 얼마나 될지 알아보는 것도 중요한 작업이 될거 같습니다.
임대주택을 아파트로만 한정짓고 지역별로 2022년말 기준 임대주택 수를 뽑아보고 이를 올해 4월말 기준 지역별 매물수(아실 기준)와 비교해봤습니다.
임대주택 재고에서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을 제외한 단기민간임대주택, 장기일반민간임대주택을 봤습니다. 위 표에서 보시다시피 임대주택 재고는 2020년 56.9만호 → 2021년 54.1만호 → 2022년 50.5만호로 감소중인데 경기도의 감소세가 가파른 것이 눈에 띕니다. 지난 2년간 경기도 주택임대사업자 말소 물건이 많았던거 같습니다.
어쨌든 2022년 임대주택 재고가 향후 매물로 출회될 수 있는 잠재 매물이라고 간주하고 이를 현재 매물과 비교해보면 주요 시에서는 광주, 서울, 인천, 세종 순으로 많고, 주요 도에서는 전남, 제주, 충북, 강원 순으로 많습니다. 시보다 도가 훨씬 "현재 매물 대비 임대주택 재고"가 많네요. 이 말인 즉슨, 임대주택 매물 출회가 가시화될 경우 주요 시보다 도(경기도 제외)의 타격이 훨씬 크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다시 말하자면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보유세 측면에서 본격화할 경우 매물은 시보다 도에서 훨씬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이므로 이 역시 양극화로 이어질 수 있는 개연성이 충분합니다.
지역별 아파트 세대수와 임대주택 재고를 비교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요 시에서는 광주, 서울, 세종, 인천 순으로 많고, 주요 도에서는 전남, 강원, 충북, 충남 순으로 많습니다. 그리고 시보다 도가 "아파트 세대수 대비 임대주택 재고"가 많습니다. 역시 2026년 이후 임대주택이 매물로 대량 출회될 경우 주요 시보다 도가 훨씬 하방 압력이 거셀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직도 많은 시간이 남아있지만 2026년 주택임대사업자 만기 물건의 향방은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포인트 같습니다. 2027년 3월 대선의 향방에 눈길이 가게 되는 이유입니다. 다이내믹한 코리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