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최대어 ‘둔산더샵엘리프’ 약 560세대 무순위 청약
“고금리 시대 청약시장 선별기준 가격”
대전이 부동산시장 ‘미분양 무덤’으로 변모하고 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청약 광풍 지역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놀랍기까지 하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경기 침체 장기화에 고금리·고분양가 사태가 맞물리면서 분양시장 성적표가 곤두박질 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대전 중구 선화동 ‘힐스테이트 선화 더와이즈’ 아파트는 지난 20일 1순위 접수에서 836가구 모집에 단 90개의 청약통장만 모인 데 이어 21일 2순위 접수에서도 누적 147건만 신청돼 대규모 미달을 기록했다.
앞서 분양했던 대전 서구에 들어서는 한화 포레나 대전월평공원아파트는 지난 8월 청약에서 2.54대1을 기록하며 순위내 마감됐지만, 미계약 물량이 대거 나왔다. 이후 무순위 청약이 진행됐으며 1·2단지 모두 70% 이상 결국 미달됐다.
대전 청약시장의 대어로 꼽히던 ‘둔산더샵엘리프’도 미분양을 피하지 못하고 무순위 청약까지 진행됐다.
둔산 더샵 엘리프는 지난달 15일 1순위 청약 접수에서 1123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5896명이 신청해 평균 5.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당시 총 9개 주택형 가운데 4개 주택형만 1순위에서 마감됐고, 나머지 주택형은 공급가구수를 모두 충족했지만 예비 당첨자 물량(300%)을 채우지 못해 다음 날 2순위 청약 접수가 진행됐다. 그러나 2순위까지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약 561세대가 무순위 청약 물량으로 대거 쏟아져 나왔다. 분양전에는 ‘대어’로 분류됐지만 결과는 ‘무순위’진행이었다. 이제 남은 건 미분양에 대한 우려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청약시장이 아파트 노후화로 인해 과거 1~2년 사이는 묻지마 시장이었다면 올 연말 분위기는 선별 청약시장으로 바뀌었다고 강조한다. 선별 기준은 바로 ‘가격’이다.
대전 도안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가격 이점이 크면 수요가 쏠릴 수 있고 같은 지역 내에서도 가격 경쟁력 여부에 따라 청약 성적은 분명하게 나뉘게 결과가 나왔다”며 “경기침체와 고금리 시절이 도래하면서 많은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전 둔산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내년에도 기본형건축비 인상 등 분양가가 오를 요인이 더 많기 때문에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가 적용되는 단지의 인기는 여전할 것"이라며 ”단군이래 최대 재건축이라던 둔촌주공 분양 성적도 1순위 마감을 실패한 시기다. 내년에도 비슷한 분위기로 1년이 지나갈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편, 대전시가 공개한 ‘미분양주택 현황’에 따르면 지난 11월 미분양 주택은 1853가구로 전달과 비교해 453가구(34.8%) 늘었다. 특히 5개 자치구 가운데 유성구 미분양은 한 달 만에 517가구로 707.8% 폭증했다.
서지원 기자
출처 : 금강일보(http://www.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