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작사·논문·문학까지, 챗GPT 사용자 1억명 돌파
시말서도 AI가 대신… “MZ세대의 니즈를 잘 파악해”
[원불교신문=김도아 기자] 챗GPT(ChatGPT) 검색창에 ‘챗GPT 시말서 대신 써줘’를 요청했다. 그러자 “저는 이번 일로 인해 회사의 정책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것을 인식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이런 행동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회사 내부의 정책과 규정에 맞게 행동할 것을 다짐합니다”라는 정중하고도 성숙한 어휘가 적절히 잘 배치된 시말서가 뚝딱 완성된다.
한 회사원이 파일 전송을 위해 회사 내부망 컴퓨터에 개인 USB를 꽂았고, 그로 인해 시말서 제출을 앞두고 챗GPT를 이용한 사례가 MZ세대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다.
뿐만 아니다. 챗GPT에게 ‘영어로 정중한 요청 메일을 작성해줘’를 부탁해봤다. 그러자 ‘Dear’로 시작하는 인사말과 함께 요청사항을 모두 포함한 문법에 맞는 영문메일을 작성해냈다. 번역기보다 더 올바른 번역이었다.
챗GPT는 뭘까.
먼저‘Chat’은 ‘채팅’을 줄인 ‘말’이며, GPT는 Generated Pre-trained Transformer의 앞글자를 땄다. ‘미리 훈련된 생성 변환기’로 직역되는데, 좀 더 세심하게 풀어 보면 ‘어떤 말이 주어졌을 때 다음 말이 무엇인지까지 예측하며 글을 만든다’는 의미다. 검색창에 ‘원불교’를 검색하면 ‘원불교 교무’, ‘원불교 교리’와 같은 연관검색어가 뜨는 원리다. 최근 해외는 물론 국내 지자체와 교육기관, 공공기업에서도 챗GPT 공부에 여념이 없다. 대화·생성형 AI(인공지능)를 발빠르게 도입하기 위해서다.
특히 독서교육의 약세로 비교적 글쓰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MZ세대와 요즘 청소년들에게 ‘A4용지 한 장을 금세 채워내는’ 챗GPT는 의존력을 이끌어낼 수 밖에 없다. 아직 정확성이 완벽하지 않은 챗GPT지만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이를 ‘감수할 수 있는 수준’으로 여긴다. 쿠키뉴스가 2월 13일 챗GPT를 활용해본 MZ세대 청년을 대상으로 자체조사를 진행했다. ‘챗GPT를 신뢰하냐’는 질문에 85%의 응답자는 그렇다고 대답했고, 이 중 10%는 매우 신뢰한다고 했다. 이유로는 ‘인공지능이 충분히 검증된 기술이어서’와 ‘질문자의 니즈를 잘 파악하고 있어서’라고 대답했다. 이에 많은 보호자층은 청소년기 학생들의 과몰입을 염려하며 올바른 가이드라인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비지니스 인사이더에 소개된 일화가 눈길을 끈다. 생후 18개월 아기가 옹알이를 끝내고 처음 내뱉은 단어가 엄마, 아빠도 아닌 미국 AI ‘알렉사’였다는 것이다. ‘알렉사’는 한국의 ‘헤이지니’같은 미국 AI 이름이다. 부모가 집에서 알레사(AI)에게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AI가 생활화된 일상에서 살게될 알파세대에게 챗GPT는 마법이 될 수도, 재앙이 될 수도 있다.
[2023년 3월 1일자]
관련기사
[기획] 챗GPT를 선용해보자
설교·기도·홍보 등 조력자로서 가능성 엿보여
다양한 분야서 활용성 높아…사용자 주의 필요
[원불교신문=이현천 기자] 챗GPT는 ‘말하는 로봇’으로서 그 대답 능력이 엄청나다. 이에 다양한 창구에서 긍정적 혹은 부정적 의견을 표하고 있다. 아직 연구 분야라고 생각했던 인공지능이 너무나 빠르게 우리 일상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데 대한 정확하고 올바른 기준을 세우지 못한 채 맞닥뜨린 놀라운 발전은 여러 윤리적 논쟁거리를 주고받게 한다.
정산종사는 “모든 물질 문명을 선용하기 위하여 그 구하는 정신과 사용하는 정신을 바로 세우자”고 말했다.(<정산종사법어> 경의편 2장) 원불교 성직자이자 기자의 관점에서 챗GPT를 어떻게 선용하면 좋을지 몇 가지 방법을 살펴본다.
설교안 구성에 도움 주는 조력자
교화자로서 이 기술을 활용하는 방법으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설교’다. 특히 젊은 교무들은 설교나 기도문을 작성하는 데 고민이 많은데, 챗GPT와 함께면 그 고민을 덜 수 있겠다.
먼저 챗GPT는 영어에 능숙하고, 한국어에 서툴다. 그래서 〈정전〉‘병든 사회와 그 치료법’의 영문을 가져와 챗GPT에게 알려줬다. 그리고 몇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이 법문을 요약하고, ‘함께 행동하자’는 권유를 담은 원고를 작성해달라고 했다. 의사를 전달하는 데에는 ‘DeepL’(딥엘)이라는 인공지능 번역기의 도움을 받았다. 두어 번의 대화를 거친 후 챗GPT는 멋진 초안을 제시했다. 지면 관계상 일부를 소개한다.
“… 우리 사회가 병에 걸리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법문에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제안합니다. … 자리주의를 버리고, 이타주의로 나가야 합니다. 남에게 유익을 베풀고 해로운 건 내가 가져야 합니다. 우리는 원불교 교도로서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음을 믿습니다. 우리의 행동은 작더라도 우리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더 건강한 사회가 되도록 함께 행동합시다.”
아직 원불교에 대한 학습이 완전하지 않기에 단어와 표현을 고쳐줘야 했고, 분량도 설교라기엔 너무 짧았다. 하지만 챗GPT는 이용자가 제시한 조건인 ‘법문 요약’과 ‘실천 강조’는 확실히 이행했다. 인터넷에서 채팅하듯 대화를 이어가다 보면 설교와 기도문을 작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조수로서의 활용성이 엿보였다.
챗GPT에게 보도자료와 SNS 홍보글을 작성해달라는 내용으로 주고받은 대화.
교화 활동의 카피라이터로
이번에는 홍보에 도움이 되는 카피라이터로 챗GPT를 활용해봤다. 키워드로 ‘원불교 봉공회, 장학금전달식, 날짜, 소감’을 입력했다. 그리고 결과물을 보도자료와 SNS 홍보용 문구로 만들어달라고 했다.
#1. 챗GPT가 작성한 보도자료
원불교 봉공회, 서울시 학생 장학금 수여식
원불교 봉공회가 2월 26일 서울 소태산기념관 소태산홀에서 장학금 수여식을 개최했다. 협회는 장학생 5명에게 각각 1천만원씩, 총 5천만원의 장학금을 수여했다. 수혜자들은 지원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목표 달성을 위해 열심히 공부할 것을 약속했다. 원불교 봉공회 회장은 “모든 사람은 성공하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동등한 기회를 가질 자격이 있다고 믿는다”며 교육에 대한 투자와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장학금 수여식이 열린 소태산기념관은 원불교에 있어 뜻깊은 장소다. 봉공회는 이 장학사업이 원불교 창시자인 소태산 대종사의 유산을 기리기 위한 여러 사업 중 하나가 되기를 희망한다. 원불교봉공회와 그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웹사이트(www.wonbuddhism.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메일: info@wonbuddhism.org
전화 : +82-2-1234-5678
#2. SNS 홍보문구
원불교 봉공회가 소태산기념관에서 장학금 수여식을 했습니다. 원불교 봉공회는 장학사업을 통해 인재를 양성하고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평등한 기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이번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원불교봉공회 #장학프로그램 #평등한기회
챗GPT에게 단어만 가지고 조건을 설명해도 초안 작성 정도는 예시가 될만한 결과물이 나왔다. 특히 보도자료에 필요한 장소와 말글, 웹사이트, 이메일 주소 등은 입력하지 않았음에도 스스로 덧붙여냈다. SNS 홍보문구에서도 장학사업에서 ‘평등한 기회’라는 키워드를 스스로 보완해 장학사업의 보편적 목적을 잘 드러내 줬다.
이처럼 챗GPT는 교당과 기관에서 활동하는 분야를 적극적으로 미디어에 노출시키고 싶을 때도 활용이 가능하다. 행사에 관련된 키워드와 원하는 방향만 제시하면 우리 교당(기관)의 카피라이터가 될 수 있다.
무궁무진한 활용성과 주의점
다양한 분야에서 챗GPT를 활용하는 요즘, 원불교 교단에서도 챗GPT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기사에서는 설교와 홍보에 국한해 예시로 들었지만, 챗GPT는 검색이나 개념 정리, 학술 분야에서 활용 방향이 더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이 새로운 기술을 ‘선용’하려면 반드시 사용자가 주의할 부분이 있다.
먼저 챗GPT는 문장을 그럴듯하고 보기 좋게 정리할 줄 알지만, 대답에 틀린 정보가 있음은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이용자는 챗GPT가 틀린 내용을 계속 지도해야 올바른 대답을 얻을 수 있다. 또 2021년까지의 정보만 학습하고 있어 최신 정보가 답변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도 유의할 부분이다.
특히 교화 아이템으로 사용할 때는 영문 법문이 제대로 번역이 되었는지, 다시 한국어로 번역되면서 오류가 없는지를 잘 살펴야 한다. 한국어로 된 질문을 영어로 번역하고, 이에 대한 대답을 다시 한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생길 수 있어서다.
[2023년 3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