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트로트' 신드룸을 일으킨 서혜진 크레아 스튜디오 대표가 MBN에 새 둥지를 텄다.
TV조선으로 이적 후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시리즈의 트로트 오디션으로 가요계는 물론 문화계를 들썩이게 했다.
트로트 오디션으로 힘을 얻은 그는 직접 콘텐츠 제작사 크레아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MBN에서 '불타는 트롯맨'을 론칭했다.
이 프로그램은 실력은 기본, 외모와 끼를 갖춘 신흥 트로트 스타들을 탄생시키며 대한민국 트로트 판을 뒤집을 것을 예고했다.
TV조선 '미스터트롯2'도 첫 방송을 앞둔 가운데, 공교롭게도 서 대표는 자신이 만들었던 프로그램과 정면으로 맞붙게 됐다.
이에 서 대표는 MBN에서 새로이 '불타는 트롯맨'을 론칭한 이유, 프로그램의 차별성,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에 대해
직접 일을 열었다.
'불타는 트롯맨' 제작
트로트 애호가 도경완 MC로 낙점
설운도.홍진경 등 심사위원 섭외
'오겜' 돈통 오마주한 오픈 상금제
인텨뷰 없애 노래.무대로 판가름
* 독립 후 첫 작품으로 트로트 오디션을 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
'사실 트로트 오디션은 4개 시즌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새로운 그림, 비전 등이 맞지 않아 새로운 프로그램을 제작하게 됐다.
'불타는 트롯맨'은 대형 트로트 오디션의 마지막 시즌이라고 생각한다.'
* 자식과도 같은 TV조선의 '미스터트롯'과 경쟁하게 됐는데
'웃픈 현실이다.
나를 소개해야 할 때 그전 IP(지식재산권)인 '미스터트롯'을 가져다 써야하지 않나.
내 모든 아이텐티티가 거기에 있는 게 아이러니하다.
사실 트로트 프로그램이 경쟁하면서 생기는 방송국의 걱정은 내 걱정이 아니다.
나는 어떻게 새로운 포맷을 가지고 우리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다'
* 원하는 시청률이 있나
'(미스터트롯'에) 지지만 않으면 된다.
강력한 IP와 경쟁해서 지지만 않으면 엄청 잘한 것 아닌가.
새 것은 헌 것을 항상이기나 그런 부분에 기대를 가진다.
'미스터트롯'을 잊으라고 하면 나의 과거를 부정하는 것이지 않나'
* 도경완이 MC로 낙점됐는데
'이상혁 PD가 섭외했다.
촬영 당시 이상혁 PD가 도경완 패밀리를 맡았던 인연이 있다.
도경완은 24시간, 365일 트로트와 함께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어 얘기하다 보면 트로트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크다.
그런 점이 트로트 오디션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트로트와 관련한 선후배를 많이 알기 때문에 격의 없이 소통할 수 있는 부분도 크다.
또 젊은 이미지가 있어 남자 출연자들에게 친근한 형 같은 이미지가 있다.
관객들도 어렵지 않게 소통하는 부분이 좋았다.
* 심사위원을 구성할 때 중점을 둔 부분이 있나
'설운도부터 홍진영까지 트로트 신에서 활동하는 사람을 다 모으고자 했다.
나머지는 K팝이나 뮤지컬 하는 사람들이 조언해주는 것도 중요했다.
또 히트곡을 작곡한 작곡가 두 명이 있다.
윤일상, 윤명선 작곡가에게 들을 수 있는 기술적인 측면이 있다.
비전문가들이 할 수 있는 조언과 심사는 배제하고자 했다.
트로트에 진심인 참가자들의 마음을 지키자는 생각으로 섭외했다'
* 불타는 트롯맨' 연출할 때 신경 쓴 부분이 있나
'첫 번째는 보여지는 것이고 다음은 내용이다.
보여지는 것은 '오징어 게임'의 돈통을 오마주해 오픈 상금제에 대한 상징성을 살리려 했다.
두 번쨰는 젊은 트로트다.
시대가 바뀌었고 MZ세대의 업그레이드된 실력을 담으려 했다'
* 참가자를 뽑으면서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이전에 했던 모든 시즌이 팬덤이 제로인 상태에서 시작했다.
팬덤이 있었던 사람은 장민호 정도였다.
모두 오디션을 통해 팬덤을 마련한 것이다.
'불타는 트롯맨'도 그 라인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미스터트롯'에 나왔던 사람들이 재도전하기도 하는데, 팬덤이 있긴 하나 유의미한 숫자는 아니었다.
5000명 이하인 팬덤은 오디션에서 같은 줄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공정하다고 말할 수 있다'
* 화제성을 노린 참가자도 있을 텐데
'어떤 의도든 간에 오디션 프로그램의 본질을 벗어나는 사람은 도태할 수밖에 없다.
자기재능을 갈고닦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만 살아남더라.
의도가 다른 사람은 우리가 떨어뜨리지 않아도 도태되더라.
룰 자체도 만만치 않다.
* 오디션 프로그램이 출연자의 사연과 스토리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지 않나
'첫 번째로 인터뷰를 배제했다.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다.
오디션이면 노래를 잘하고 무대로 판가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다음 쓸데없는 사연팔이를 버렸다.
출연자들의 배경을 부각하는 게 트렌드에서 멀어졌다고 생각했다.
이야기는 일단 시청자들이 관심을 가지게 된 다음에 얼마든지 서포트해 풀어줄 수 있다.
그 부분에 신경을 썼다'
* 오디션 프로그램을 또 보게 되는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우리는 오디션이 지겨우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으로 '시간 순삭'을 목표로 한다.
안 볼 수 없도록 하는 속도감, 다양성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지루한 걸 지루하지 않게 보여주는 노하우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떤 형태로든 오디션은 계속될 것 같다.
해외에서도 똑같은 노하우로 그 나라의 사람들을 뽑아 진화 발전하고 있다.
스타가 계속 만들어지는 이 체제는 영원불멸할 것 같다.
시장이 새로운 스타를 원하지 않나.
* 내년 계획이 있다면
'부부에 관련된 이야기를 할 것 같다.'
그간 여러 화두를 던지려 노력했다.
'동상이몽'과 '아내의 맛'은 결혼, '연애의 맛'은 연애, '우리 이혼했어요'는 이혼 이야기를 했다.
이번에는 부부의 문제점에 대해 다루려 한다.
그들이 가진 핵심적인 문제에 화두를 던지는 부부 리얼리티를 계획 중이다' 이세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