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Apple)이 태블릿PC시장에서 강세를 보이자 주요 PC업체들은 어쩔 수 없이 가격을 무기로 반격에 나섰다.
9월 23일 레노보(联想, Lenovo)는 아이디어 패드 A1의 가격을 천 위안이나 대폭 낮춘다고 밝혔으며 최저사양 구매가는 천 위안에 불과하다. 그 전에는 TCL이 태블릿PC업계 진출을 선언하고 최초로 안드로이드에 기반한 태블릿PC 두 종류를 출시했는데 최저판매가가 1,999위안이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반년간 주요 PC업체의 태블릿PC 가격이 2,000위안 아래로 떨어져 태블릿PC 가격이 고급스마트폰 가격에 견줄 만큼 헐값으로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 주요 브랜드 헐값 자주 등장
레노버의 아이디어 패드 A1이 출시된 뒤 태블릿PC는 공식적으로 1차 제품라인의 전면 배치를 마무리하면서 주류 모니터 크기와 가격대를 전부 망라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23일 본지 기자가 레노버 공식홈페이지 마켓에서 확인한 바에 의하면 레노버는 아이디어 패드 A1 시리즈 가격을 전면 인하했다. 2GB메모리가 내장된 신기종 가격은 1,000위안, 16GB기종 가격은 1,399위안으로 이전 출시가격인 2,499위안(16GB기종)과 비교해 가격구간이 대폭 조정되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레노버 외에 뒤늦게 태블릿PC 분야에 뛰어든 델(Dell)도 Streak 10 Pro를 내세워 애플의 아이패드와 승부를 벌일 계획이다. 지난 7월 29일 델은 베이징(北京)에서 10인치 태블릿PC인 Streak 10 Pro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는데 판매가는 2,999위안이었다. 당시 삼성, 모토로라(Motorola) 등 주요 브랜드의 태블릿PC 가격대는 4,000위안 전후였다. 델이 이번에 가격을 1,000위안이나 인하하자 시장 전체가 충격에 휩싸였다”고 말했다.
얼마 전 본지 기자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아수스(ASUS), 에이서(ACER)의 태블릿PC도 최근 가격인하를 통한 판촉에 나서고 있으며 목표 가격은 3,000위안 선이다.
이 밖에 해외시장에서는 출시된 지 얼마 안 된 휴렛팩커드(HP)의 터치패드 판매가가 벌써 조정되었다. 16GB와 32GB 용량의 태블릿PC 두 기종 전부 가격을 100달러나 내려 판매가가 각각 399달러와 499달러까지 하락했다. 이 외에 모토로라도 줌(Xoom) 판매가를 조정하기로 결정하면서 와이파이버전 32GB의 미국 내 판매가가 기존 599달러에서 499달러로 인하됐다.
◆ 동질화 심각, PC 전철 피하기 어려워
IResearch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애플의 태블릿PC는 중국 시장점유율이 50.8%에 달하는 등 태블릿PC 시장에서 막강한 우위를 누리고 있다. 그 다음은 레노버와 삼성으로 점유율이 각각 13.8%와 9.8%에 이른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태블릿PC 시장에서 애플이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으며 경쟁사들이 하드웨어, 시장마케팅, 소프트웨어, 콘텐츠 분야에서 아이패드에 필적할 만한 태블릿PC를 출시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밖에 애플의 특허 전쟁도 경쟁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기자가 광저우(廣州)태평양디지털광장 및 Buy now(百腦匯) 등 전자매장에 있는 태블릿PC 대리점에서 확인해 보니 이미 출시된 아수스(ASUS), 에이서(ACER), 삼성, 모토로라의 태블릿PC 모두 안드로이드를 탑재했고 외관 디자인만 조금 달랐을 뿐, 하드웨어와 사양은 기본적으로 동일해서 제품의 동질화가 매우 심각했다.
광저우 Buy now의 한 상인은 “주요 PC업체는 물론 통신업체들까지 대거 이 분야에 뛰어 들었지만 이 업체들은 아직도 기존의 전자제품 경영모델을 답습하고 있다. 제품 동질화는 결국 업체들을 다시 하드웨어, 브랜드, 유통망, 가격 경쟁 국면으로 회귀시킬 것이다. 이는 초기 PC업계의 경쟁 양상과 상당히 유사하다. 즉 대규모 가격전쟁에 의지해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업계는 결국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레드오션 구도를 형성하게 된다. 가격전쟁은 양날의 칼과 같아서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는 동시에 전반적인 시장환경을 한층 악화시킨다”고 우려했다.
출처: 2011-09-28,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