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2일
간호사들이 목욕을 시켜준단다...
고작해야 따뜻한 물에 적신 수건으로 여기저기 골고루 닦고 소독하고 ....
그리곤 이내 무균실담당 의사가 상처부위를 소독하러 들어왔다.
목을 길게 빼고 수술부위를 봤다.....
어쩌면 젖가슴밑으로 거의 전체가 스프링으로 감겨져 있다. 이럴수가...
온몸에 구명을 뚫어 호스가 9개가 꼿아져 있었다는걸 그때 비로소 알았다.어쩐지~~
눈물이 마구 쏱아졌다.
이럴수가......정말 그야말로 만신창이가 된것이다.....!
' 하긴 그게 대수야 뭐? 아프지만 않으면 되지....
상처야 어때...보여주며 다닐일도 아니고....'
' 살아있는 동안 아프지않고 탄력있게 싱싱하게 살아갈수만 있다면
이쯤의 상처나 흉터쯤이야 뭐~~~~대중목욕탕에 안가면 되는건데 뭐~~~~'
이제 가스가 나와야 한다...그래야 물이라도 마실수 있는데...
면봉에 적혀 입술을 적혀주는 그 물맛.....미칠것만 같다.
오후가 되면서 중환자실에서 두사람이 내려왔다.
나보다 2~3일전에 수술한 중국인 남자와 대만 남자....
환각상태. 잠시도 쉬질않고 알아들을수도 없는 중국말,대만말로....허공에 두손을 내저으며
소리도 지르고 울기도 하고...
무서웟다. 주사바늘도 뽑고 마구 일어나려하고.... 결국엔 두손과 두발이 묶여졌다.
밤새 한순간도 잠을 잘수가 없엇다. 두남자의 아우성소리에...
다음날....
한국인 아주머니 한분과 같은날 같이 도착한 성주에서 오신 아저씨한분이 내려오셧다.
두분다 환각상태인체로....
모두 다섯명....내가 제정신이 아닌것인지..저들이 제정신이 아닌것인지....
도저히 구별이 안갈 지경..
차라리 나도 환각상태였으면 싶을지경이었다.
미쳐버리는 것 같았다.
2인실 병실이 없어 몇일더 있어야 한다는 간병인의 말!!!!!!
그날 밤 다행이 가스(방귀)가 나오는 바람에 코에 호스하나,
왼쪽 옆구리와 오른쪽 옆구리에서 호스두개....를 제거햇다.
그나마 몸과 마음한구석이 시원했다.
남편은 병실상황이 이러하니 나 못지않게 걱정스러웠나보다.
면회시간에 들르면 그 동안이라도 잠좀 자라며 작은빗으로 머리를 빗겨주었다......
그사이 나는 정말 아가같은 포근한 잠을 잤다. 하루에 30분씩 두차례....
주사약에 대한 거부반응이 하루에도 서너차례.....
그 고통과 통증......출산의 고통과 비교도 안될만큼의 고통이라면 이해하기 쉬울까?
이겨내야 한다...이겨내야만 한다...오직 이런 생각만....참을수 있을만큼 아프다 말겠지~~
설마..죽을만큼 아프다 하더라도 참고 이겨내야만 한다...근데 그런데도 너무 아팠다..
하루 이틀 사흘 나흘........
소변호스와 오른쪽옆구리에서 세개.....제거
목에 남겨진 굵은 호스하나를 달고 침대에서 내려와 걸어보라는 처방이 떨어졌다.
감격스러웠다.그러나 발에 힘이 들어가질....설수가 없었다.
그렇게를 2~3일 자신과의 실랑이 끝에 화장실 출입이 가능해 졌고....
대변기....' 빠대 '
소변기.... ' 쏘비엔 '을 외치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9월30일
마침내 2인실 병실이 하나.....
꼬막 9일만에 그 지긋지긋하고 끔찍스런 무균실에서 탈출햇다.
아풀싸...그렇게도 기대했던 일반병실이었는데...
옆침대 할머니 환자.....6개월가까이 입원상태..성격이 괴팍하여 TV도 .환풍기도..
창문조차도 당신이 필요할때외엔 절대 금지라니....
이해할수없는 일이었지만 노인이었고 가능하면 참는데 까진 참고 지내리라...설마......
일단은 조용햇고..남편이 수시로 들를수 있어 언제든 볼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스러웟던지...
일단은 환각상태인 환자들의 아우성을 듣지않아도 되니
심리적으로 불안함이 조금씩 잊혀지는듯 했다.
중국의 밤!!!! 그 찌는듯한 더위와 끈적거림이 결국엔 잠을 쫏게 될줄이야.
무균실에서는 환풍기가 24시간 (감염방지)가동되었으니 더울일이 없었고.
수시로 에어콘이 돌아갔으니 전혀 끈적거림을 알수 없었는데....
와~~~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창문을 열자니 할머니....?
역시 또다시 나를 미치게 하는 이유가 된던것이다.
의사들 역시도,간호사들 조차도...할머니는 예외의 환자였다...
알고보니 이미 오랜시간 할머니에 배려가 이젠 원칙처럼...
더우기 의사 누구누구와의 인척관계라나 뭐라나...
더욱 화가낫다.....
결국 남편과 나는 고민끝에 결심을 하게 되었다.
이제까지 들엇던 선입견들을 모두 버리고...공평하게 이해하고 배려할건 하면서
내 입장과 나도 환자라는 상황를 고려해서 할머니 보호자와 절충.타협을 하기로....
그렇게 맘먹고 나이 훨씬 기분이 좋아졌다....이해 안되는 일방적임에 분노아닌
분노가 있었나보다.
그날밤엔 간병인을 통해 너무 더워서 잠을 잘수가 없으니 에어컨이나 창문을 좀 열고
싶다고 내 의사를 전했다
그리곤 에어컨을 틀어도 좋다는 보호자의 배려로 할머니는 이불을 하나더 덥으시고 덕분에
난 아침까지 @@@@@ 정말로 캄캄한 밤에 자는 잠을 잘수가 있었다.
언제나 처럼 이른새벽 제일 먼저 일어나 복도에 운동을 나갔다.물론 걸음마 연습이었지만
마주치는 간호사..청소아주머니...기분좋은 아침인사를 먼저 건네주엇다
" Hi~~~"
" good moring~~~~"
물론 같은 대답이 메아리 되서 돌아오지만 유난히 기분좋은 내 목소리에 다들....
엄지손가락을 보여주곤 햇다.
그날 바로 그날....
마지막으로 목을 뚫고 있던 긴 호스를 뻬고 드디어 나는 나로 다시 태어난 것을 실감했다
무균실에 남겨진 환자들은 아직도 환각상태이고....걱정스럽다 ...
그 환자와 보호자들을 보면서...자기 자신과 피나게 싸우고 있는 환자를 지켜보며
마음만 조이고 있는 모습이 너무도 안스럽고 측은해보여 차라리 머리가 숙여졌다.
남편은 새벽7시....정오....오후 7시....호텔에서 병실로...
죽을 먹어야 할때는 새우죽에 꽃게죽에...흰죽을
밥을 먹어도 될때는 이것저것 반찬까지 조리하고.....
간식으로 꽃게찜에 새우찜, 닭찜.....찐밤까지....!
어떻게 그런것들을 할수있었는지?..아님 어디서 배워온것인지?....
(이제와 하는말이....자기도 모르게 이것저것 하게 되더란다....ㅎㅎㅎ)
자그마한 보온병을 들고는 하루에도 수차례를 오가곤 한다.
한국에서의 남편은 그야말고 전형적인 한국의 맏아들 그 자체였다,
재털이조차 받쳐야 할만큼...
그런 남편이...중국에서의 모습은 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다....
******한국에 돌아온 후 지금도 하루세끼 모두를 챙겨주고 위생처리...세탁....
모두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감동.....그 자체!!!!!!
나혼자의 의지로 내가 살아돌아왔다고는 절대로 말 할수없다.
지긋한 남편의 보살핌과 용기와 힘이 되어준 내 아이들이 있었기에 가능할수있었다고
생각한다.
살아있는 동안 내 상처를 내가 볼수있는동안
그 고마움과 사랑을 잊지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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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명복을~~~~
^*~ 추적추적 가을비가 내리는 아침시간입니다.
오후부턴 추워진다네요.집안에 있는 전 걱정없지만..추워지면 일단은 걱정부터~~~
감기조심 하시구요...
오늘도 최선을 다해 사랑하는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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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은경이의 병상일기 속에 함께하는 마음입니다..고통속에 희망이 샘솟는 아나이스님의 인내와 끈기를 볼수 있으며..가족의 소중함을 알수가 있지요..정말 힘든 시간이었을 것입니다..내 마음이 함께 아픈것을 느끼며 위로를 전 합니다.
하루빨리 회복하시기를 빌겠습니다
아품이 전해지네여 육체의 아품을 넘어 존 정신이 자리한듯 하여 퍽 다행스럽게 여겨집니다 .더 강건하십시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그동안 매순간순간,,수고했고요 앞으로가 더욱 중요해요..부디 빨른 쾌유 바라며.우리 빨른 시일에 함 보자구요, 아자아자~~핫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