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미와 고니·기러기 등 우아한 새들을 볼까, 아니면 독수리와 솔개 등 맹금류를 구경할까. 30만마리가 왔다는 가창오리의 군무를 감상할까. 다음은 내년 2월 말까지 볼 수 있는 철새들을 볼 수 있는 곳들이다. 다만, 떼를 지어 이동하는 가창오리의 경우 천수만과 고천암호·순천만 등으로 이동하므로 운이 좋아야 만날 수 있다. 탐조 포인트와 주변 관광지, 맛집까지 한국의 철새 도래지와 관련한 정보를 총정리했다.
철원평야
두루미와 독수리를 볼 수 있는 곳이다. 민간인 출입이 제한돼 있어 새가 많이 찾아든다. 쇠기러기와 큰기러기 등 기러기류도 많다.
탐조 포인트:11월 말∼2월 말이 두루미를 가깝게 관찰할 수 있는 시기다. 구철원역과 월정리역·통일전망대·강산 저수지·삽수리(아이스크림 고지) 등에서 두루미를 볼 수 있다. 구철원역 주변에 하루 종일 있으면 이곳으로 날아오는 대부분의 희귀조류를 관찰할 수 있다. 단, 민통선 안으로 들어가려면 국방부에서 출입 허가를 받아야 하며, 식당이 없으므로 점심을 싸가야 한다. 두루미를 만나면 절대로 소리를 지르거나 흥분해서는 안 된다. 차에서 내리지 말고 시동도 끄지 않은 채 가만히 있으면 새들이 안정을 찾는다. 이때 창문을 열고 관찰을 시작한다.
독수리 천연기념물 제243호. 날개 길이 79∼90cm, 꼬리 길이 35∼41cm. 탁 트인 하천부지·하구·해안에 찾아와 동물이나 새의 썩은 시체를 찾아 먹는다. 날아오르는 힘은 강하지만 잘 걷지는 못한다. 지중해 서부에서 아시아 동부에 걸쳐 분포하며 한국에는 겨울을 나기 위해 찾아온다.
큰고니] 드문 겨울 철새로 천연기념물 제201호다. 몸길이 약 150㎝, 펼친 날개의 길이 약 240㎝이다. 고니와 비슷하나 부리의 노란색 부분이 더 넓다. 헤엄칠 때 목을 굽히는 혹고니와 달리 목을 곧게 세운다. 먹이는 주로 수생식물의 줄기.
한강 미사리(팔당대교)
‘백조’로 알려진 큰고니를 볼 수 있다. 작은 자갈밭과 섬들이 많아 흰뺨검둥오리·청둥오리 등 오리류도 많다.
탐조 포인트:팔당대교에서 한강 하류 쪽으로 100~1000m 사이에서 큰고니를 볼 수 있다. 또 하남시에서 한강변에 조성한 산책로를 걷다보면 흰뺨검둥오리·쇠오리·흰죽지·흰뺨오리 등을 만날 수 있다.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지역으로, 새들이 사람을 무서워 하지 않아 가까이서도 관찰이 가능하다.
비오리·청둥오리 등 오리류를 주로 볼 수 있다. 고방오리 쇠오리 흰죽지 말똥가리 재갈매기 원앙 등도 보인다.
탐조 포인트:여의도 순복음교회 앞 한강 둔치의 강변엔 LG상록재단에서 세운 밤섬 철새조망대가 있다. 40~80배의 망원경이 밤섬 물가를 향해 설치돼 있다. 밤섬에서 보이는 새를 설명한 팸플릿도 비치돼 있어 아무 준비 없이 찾아가도 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파천교에서 여의교에 이르는 샛강 생태공원(02-3780-0570)에서는 비오리 청둥오리 등 철새들을 육안으로 볼 수 있다.
가는 길: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하차, 도보 10분
임진각, 오두산 전망대
재두루미의 주요 통과지역이다. 또 쇠기러기와 큰기러기 등 기러기류와 황오리·청둥오리 등 오리류도 많다.
두루미 희귀한 겨울 철새로 천연기념물 제202호다. 몸길이 136∼140㎝, 펼친 날개 길이 약 240㎝, 몸무게 약 10kg. 시베리아의 우수리 지방과 중국 북동부 등지에서 번식하며 겨울에는 중국 남동부와 한국의 비무장지대에서 겨울을 난다. 먹이는 주로 미꾸라지·올챙이·갯지렁이·다슬기 등 동물성.
탐조 포인트:임진각 휴게소 건물 옥상에 오르면 주변 논에서 먹이를 먹는 기러기류를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원래는 북녘 땅을 볼 수 있도록 설치한 망원경을 이용, 새를 관찰할 수도 있다. 오두산 전망대는 임진강과 한강이 만나는 지점인 통일동산에 있다. 역시 망원경으로 새를 관찰할 수 있다.
가는 길:승용차는 서울―자유로―오두산 전망대 및 통일공원―임진각, 기차편은 서울역(신촌역)―경의선―임진강역
큰기러기 흔한 겨울 철새로 몸길이 76∼89㎝이다. 일반 기러기보다 짙은 갈색을 띠며 부리는 검정색이다. 한국에 찾아오는 기러기류 중 쇠기러기 다음으로 흔한 겨울새로 전국에서 볼 수 있다. 10월 하순에 찾아오기 시작해 3월 하순이면 완전히 떠난다.
전 세계에 살아남은 가창오리의 95%가 찾아오는 곳이다. 이 밖에 큰기러기·흰죽지 등도 볼 수 있으며, 노랑부리 저어새도 볼 수 있다. 운이 좋으면 황새 등 희귀 조류도 볼 수 있다.
탐조 포인트:최근 조류독감이 번지면서 천수만 A·B지구 내에 일반 차량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그러나 새들을 보고 싶다면 천수만 A지구 방조제를 달리다 간월도 도착 500m 전쯤 차에서 내리면 간척지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도 새들을 볼 수 있다. 신문이나 TV에 자주 등장하는 가창오리의 군무장면을 보려면 일몰 무렵에 가야 한다.
가는 길:서울―서해안고속도로―홍성IC―96번 지방도―서산 A지구 방조제―간월도―서산 B지구 방조제
을숙도 주변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대표적인 철새 도래지다. 흰뺨검둥오리를 볼 수 있으며 병아리를 채간다는 솔개도 관찰된 바 있다. 도요새나 오리류와 기러기류도 많다.
탐조 포인트: 을숙도 휴게소 장미동산에서 바다방향으로 약 2㎞ 정도 가면 갯벌이 나타난다. 이 갯벌에서 고니·왜가리 등을 볼 수 있다. 또 하구언 교량 위쪽에선 고니 외에 원앙오리·도요새 등을 볼 수 있는데, 한국수자원공사에서 망원경을 설치해놨다. 배를 대여해 새를 보면 더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다.
가는 길:경부고속도로―구마고속도로(마산)―김해 인터체인지―2번국도―낙동강 하구둑―을숙도휴게소―갈대밭. 부산시내에서 지하철을 이용하는 경우 하단역에서 내려 도보로 20분.
청둥오리 한국에서 가장 흔한 겨울철새다. 몸길이는 수컷이 약 60㎝, 암컷이 약 52㎝이다. 부리는 노란색. 낮에는 호수·해안 등 앞이 트인 곳에서 먹이를 찾고 저녁이 되면 논이나 습지로 이동하여 아침까지 머문다. 하늘에서는 V자 모양을 이루고 난다. 잡식성이다.
주남저수지
낙동강변의 넓은 농경지와 저수지 내부의 넓은 갈대숲으로 인해 새들의 먹이와 휴식공간이 풍부해 고니류와 기러기류·오리류 등 다양한 철새를 관찰할 수 있다.
탐조 포인트:주남저수지 주위에는 3개 큰 저수지가 더 있다. 탐조나 새 촬영에는 주남저수지가 적당하고, 강둑이나 숲에 사는 겨울 철새를 보기 위해서는 동판저수지나 삼남저수지가 좋다. 주남저수지에는 소규모 철새조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주남저수지를 찾는 겨울 철새를 촬영하려면 600㎜ 이상 되는 망원렌즈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저수지 위로 날아오르는 기러기와 고니의 모습을 자세히 렌즈에 담을 수 있다.
쇠기러기 흔한 겨울 철새로 몸길이 약 75㎝. 몸 빛깔은 보통 회갈색이다. 한국에서는 흔한 겨울새로 100~1000마리 이상의 무리를 쉽게 볼 수 있는데, 11∼3월에 해안지역과 평지에서 눈에 띈다. 중부지방보다 남부지방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먹이는 식물성.
우포늪
고방오리와 큰고니·쇠기러기를 볼 수 있다. 알락오리·고방오리·청머리오리 등 오리류도 많다.
탐조 포인트:우포늪은 국제적인 습지 조약인 람사협약에 등록된 습지로, 늪 자체가 구경거리다. 우포·목포·사지포·쪽지벌 등 4개의 늪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철새는 주로 우포 쪽에 많다. 폐교를 개조해서 만든 우포생태학습원(055-532-7856, http://woopoi.com)에서 교육 및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재갈매기 몸길이 약 56㎝이다. 갈매기보다 크고 아랫부리에 붉은색 얼룩점이 있다. 다 자란 새의 꽁지는 흰색으로 괭이갈매기와 구별된다. 잡식성이다. 우리나라 동해안과 남해안 또는 남해 섬에서 겨울을 나는 흔한 겨울새다.
검은머리물떼새 바닷가 일대에 사는 겨울새다. 몸길이 약 45㎝, 날개 길이 23~28㎝이다. 부리는 길지만 두껍지 않고 앞에서 보면 얇은 나이프 모양이다. 하구나 해안 간석지에 살면서 조개·갯지렁이·지렁이·물고기·게 따위를 잡아먹는다.
동해안 석호(화진포·청초호·경포호)
재갈매기와 괭이갈매기 등 갈매기류는 물론 고니도 볼 수 있으며 각종 오리도 있다.
탐조 포인트:화진포에서는 혹고니를 비롯한 고니류를 볼 수 있다. 청초호는 엑스포 공원의 산책로가 조성이 돼있는데, 길 중간 중간에 철새 조망을 위해 나뭇가지로 위장을 한 차폐막을 설치해놨다. 송지호에서 다양한 종류의 오리를 볼 수 있으며, 경포호에서는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고니와 오리를 만날 수 있다.
가는 길:서울―영동고속도로―동해고속도로―강릉 (경포호)―주문진항―양양―7번국도―속초(청초호·영랑호)―고성(송지호·화진포)
국내 최대의 도요새·물떼새 통과 지역이며, 희귀종인 검은머리물떼새와 검은머리갈매기의 중요한 월동지이기도 하다. 댕기흰죽지도 볼 수 있으며, 시기에 따라 가창오리 무리도 만날 수 있다.
탐조 포인트:충남 서천에서 금강대교를 건너 군산에 닿으면 한국조류보호협회 군산지회의 조류 관찰소가 있다. 고배율 망원경과 관련시설이 준비돼 있어 쉽게 철새를 관찰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별도의 탐조장비 없이 50~100m의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새를 보는 것도 가능하다. 하구둑에는 오리류가 많고 조금 더 밑으로 내려가면 도요와 물떼새류가 관찰된다. 강에서 조금 벗어난 들녘에서도 각종 철새를 볼 수 있다.
가는 길:서울―서해안고속도로―군산IC―27번 국도―29번 국도―금강하구둑(군산 철새전망대)―장항(서천 철새전망대)
흰죽지 오릿과에 속한다. 흔한 겨울새로 몸길이 약 46㎝이다. 수컷의 눈은 루비색이고 암컷은 갈색이다. 호수나 호수 근처의 얕은 물, 하구 등지에서 물에 잠긴 수초를 뜯어먹거나 물속에 사는 무척추동물을 잡아먹는다. 때로는 물속 1∼3m 깊이까지 잠수하여 먹이를 찾는다.
제주도 성산포 및 하도리 양식장
흰죽지를 비롯, 도요류와 물떼새류를 볼 수 있다.
탐조 포인트:11월에서 3월까지 성산포 동남마을 물가, 성산포 부근 경계가 되는 구좌읍 종달리 해안, 하도리 양어장 등에서 철새를 볼 수 있다. 세계적 희귀종인 저어새도 볼 수 있으며, 강한 바람이나 폭풍이 지나간 후에는 양식장 내에서 갈매기와 오리 무리의 관찰이 가능하다. 다른 곳보다 근접 조사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종달리 해안과 하도리 양어장의 얕은 물에서는 댕기물떼새·민물도요·알락꼬리마도요 등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도요새나 물떼새는 해안가 바닷물이 빠졌을 때, 즉 간조 때만 볼 수 있으므로 물때를 잘 맞춰 가야 한다.
가창오리 세계적인 희귀조로 ‘멸종위기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에 수록돼 전 세계적으로 보호받고 있다. 전 세계 가창오리의 95% 이상이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난다. 몸길이 약 40㎝, 날개길이 약 21㎝이다. 부리가 시작되는 부위에 흰 점이 뚜렷하다.
고천암호
초겨울 서산 천수만과 주남저수지 등에 있던 가창오리들이 그곳의 먹이사냥이 다 끝나면 날씨가 따뜻하고 곡물 이삭이 많은 고천암호와 영암호주변에서 마지막 겨울나기를 한다.
탐조 포인트:가창오리들은 주로 해가 막 뜬 뒤인 아침 8시 전후와 해가 지기 직전인 오후 5시30분을 전후해서 군무를 시작한다. 아침엔 사람들 눈에 잘 안 띄는 갯벌 쪽에서, 저녁엔 호수 주변 논에서 이들을 볼 수 있다. 가창오리들은 겨우내 활기찬 군무를 보여주다 2월 말쯤 떠난다.
가는 길:서울―서해안고속도로―목포―영산호방조제―영암호방조제―해남읍―13번 국도(완도방향)―고천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