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데 야외에서 불 지필곳이 있으면, 골고루좀 사서 장작불피워 조개구이를 해 먹어도 맛나겠다.
게장을 담궈서 팔고 있는 곳인데, 살까말까 한참을 망설이게 만들정도로 때깔이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겨울의 별미, 김과 파래도 있고, 해산물이 넘치는 곳이라 막걸리 1.000원에 멸치안주는 공짜로 나온단다.
공짜 멸치가 아니라도, 이가 시릴정도의 막걸리를 안주삼을 것들은 주변에 널렸다.
날씨가 많이 춥지 않다면, 휴일 점심시간이니 맘도 느긋하고 해서, 한 사발 정도는 하고 가도 좋으련만, 추운게 병이다.
그래도 집에서 후딱 나서서 이리 눈요기라도 하니 오길 잘 한것 같다.
겨울볕에도 생선은 꼬들꼬들 잘 말라간다.
포구쪽으로 나가니 볕좋은 곳에서 생선을 말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춥지않은 봄, 여름, 가을철에 생선을 말리면, 파리가 생선에 알을 까서 구데기가 주로 생긴다.
파리채로 아무리 쫓아도 날개달린 녀석들을 두발달린 사람이 당할 제간이 없으니, 하루 지나 보면 생선살 깊숙이에서꿈틀거리는 것들을 찾아서 솔가지를 꺽어 마당 멀찌감치 텃밭에다 털어내면, 닭들이 와서 구데기를 쪼아먹곤 했었는데,그렇게 매일같이 다 말려질때까지 수고수로움은 반복이 된다.
그러고보니 이런 겨울철에 생선을 말리면 구데기 걱정은 없겠다 싶다.
그나저나 이리좋은 풍경을 보고서 내가 생각하는 거라곤, 참....모르고 먹으면 약이된다지만 아는것도 탈이다.
언젠가 아래층에 사는 애기엄마가 생선에서 구데기가 나왔다고 모조리 버린것을 보고는
그걸 뭘 그리 야단법석일까, 씻어 내면 될텐데라고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징그럽긴 하지만, 원래 말린 생선에는 있는데 말이쥐....
친정에서는 양태를 말려서 쩌먹었는데, 맛이 단연 쵝오였다.
귀한 손님상에나, 잔치에서는 빠지지 않는 찜요리다.
살작 말려서 수분이 적당한 양태의 살은 적당한 쫀득거림과 담백함이 좋았고, 숭어새끼도 살짝 말려서 매콤하게졸여 먹으면 정말 맛있는데, 둘째 가져서 입덧할때 숭어조림으로 얼마동안 입맛을 찾았던 적도 있었다.
자잘한 잡어들도 통채로 말리고 있는 모습이다.
서해쪽이라서 망둥어를 말리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포구 위쪽 인도바로 옆 작은 철문을 열고 들어서는 곳에 아주머니가 바지런히 생선을 뒤적거리며 골고루 말리고 계신다.
종종 사가는 사람들도 있고, 간혹 갈매기도 훔져가기도 하는 모습이다.
다행히 바람이 심하게 불지 않고 볕이 좋아서 생선이 잘 마르겠다.
그 옆쪽으로 줄에 매달아서 이렇게 생선을 대롱대롱 말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난 또 한참을 웃음짓는다.
맘 같아서는 우리집 생선이였으면 싶고, 저 줄을 고대로 들고 오늘 저녁 같이 집으로 데리고 가서
간장에 물좀 조금 섞어, 고춧가루 넣고, 참기름 두어방울에 마늘 다져넣고, 양념장을 만들어 꼬들꼬들 잘 말린 생선 위에 슥슥 골고루 발라서 찜통에 쪄서 뜨끈한 밥에 저녁찬으로 먹었음 참 맛난맛이 나겠다 싶다.
살집도 두툼하니 먹을것도 많게고....
물이 빠진 포구엔 배도 잠시 누워서 쉰다.
물때가 나가는 때에 도착을 해서 배들이 모두 포구에 정박해 있는 모습이다.
다리 건너 저 앞쪽까지 배들이 즐비한데, 이곳에는 10t 미만의 어선이 200여척 정도가 어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예전에 소래포구는 일제시절 화약의 원료인 양질의 소금을 운반하기 위해 철도가 건설되었고, 해방후에는 실향민들이 하나 둘 모여들어무동력선으로 새우를 잡고, 젓갈을 만들어 수인선 열차를 타고 가까운 지역으로 새벽부터 새우젓을 팔면서 일구어진 터전이였다.
지금은 염전도 폐쇄되었고, 수인선 협궤열차도 멈추었지만, 그 추억들이 볼거리와 이야깃 거리를 만들어 내어 찾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고단한 하루를 보낸 이곳에 어선들도 물이 빠질때면 이렇게 누워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 듯도 하다.
이제 물이 들어오면 어둠이 깔린 저녁때라도 출항을 해야할지 모르니....
그리고 그 때를 놓칠새라 갈매기들과 철새들은 지들끼리의 잔치를 벌리고 있다.
지금도 아낙들을 불러들이는 것은 소래포구에 새우젓이다.
좋은 소금밭이 있었던 이곳에 포구에서 갓 잡아온 싱싱한 새우를 잘 섞어서 삭힌 새우젓은 김장철이면 아낙들이 작은 들통을들고 기다리는 진풍경을 만들어내기도 했을 정도로 젓갈맛이 맛이는 곳이다.
우리 어머님도 새우젓과 다른 젓갈은 친구분들과 날은 잡아서 꼭 이리로 사러 오신다.
새우젓은 김장철이나, 평상시 김치담글때는 젓갈로도 사용하고, 때론 소금대신으로 음식을 조리할때 간을 맞추기도 한다.
특히나 호박볶음을 할때는 소금간 대신 꼭 새우젓을 사용하며, 호박잎 쌈을 싸먹을때도 짠 국물을 꼭 짜내 버리고새우젓 알맹이만 매콤하니 살짝 양념을 해서 싸먹어도 맛이 좋다.
짭쪼름한 젓갈의 맛을 손님에도 보여주고
아주머니도 먹어가면서 구경하는 사람들의 발길을 잡는 모습이다.
돌아다니느라 이것저것 많이 사지는 못햇지만,
쌀쌀한 겨울날씨에도 불구하고 우리처럼 바다 맛을 보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인천소래포구는
서울, 경기사람들에게 늘 가까이에서 팔딸거리는 계절의 싱싱함과, 짭쪼름한 맛, 그리고 추억의 맛까지를 두루두루 보여주는 여행지가 아닌가 싶다.
첫댓글 좋은데 더녀왔네요...주말 나들이로는 적당하죠.쫌 막혀서그러지.하지만 지금은 월곳쪽으로 빠질수도있고 하닌까 족은 낫겠죠.처음 소래갈때 주차하는 시간이 구경하는 시간보다 더 오래걸렸다능.참 철길은 철거했나요...
지금 공사중이더라구요.
다행히 갔던날이 기온은 내려갔지만 바람이 없어서 그도 이리저리 구경을 잘 다녀왔답니다.
주차는 유료주차장도 밀리는 정도로 멀찌감치 길거리에 주차시키고 좀 걸었답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