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 울주군 서생면 대송리의 간절곶은 동해안에서 맨 먼저 떠오르는 해를 맞이할 수 있다. 영일만의 호미곶보다도 1분 빠르게, 강릉시의 정동진보다도 5분이나 더 빨리 해돋이가 시작되는데 그 광경이 장관이다. 울산지역의 진하해수욕장,서생포 왜성과 함께 새로운 명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간절곶등대는 울산남부순환도로 입구에서 20여분 거리에 있다. 아카시아가 필때 울산에서 부산해운대 쪽으로 해안선을 따라 달릴때 바다내음보다 아카시아향기가 더 그윽하다. 하얀꽃을 주렁주렁 매단 아카시아 줄기가 축축 늘어져 있는 산길을 끼고 달리다가 어느새 바다가 펼쳐지기도 하는 이 길은 언제라도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이다. 한눈에 시원스레 펼쳐지는 바다를 눈앞에 두고 야트막한 구릉이 펼쳐져 있다. 가족나들이 장소로 언제든 좋은 곳이며 울산지역의 진하해수욕장, 서생포 왜성과 함께 새로운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울산남부순환도로 입구에서 20분이면 닿는 지역이지만 아주 멀리 떠나온듯 시원스런 풍경이 이국적이다. 바다를 바라보고 우뚝선 하얀색의 등대를 바라보는 것은 배를 타고 오랫동안 바다여행을 하는 선장을 상상하는 것과 비슷하다.끝없이 고독하면서도 무한한 상상력을 갖게 해 준다. 등대 앞으로는 솔숲이다. 울기공원처럼 울창하지는 않지만 꼬불꼬불한 모양이 정겹다. 등대가 들어서 있는 집도 온통 흰색이다. 공단이 지척이건만 아주 먼 시골마을인양 모든 움직이는 것의 동작이 느려지는 느낌이다. 해안으로 밀려오는 파도만이 변함없이 철썩인다. 1920년 3월에 점등되어 관리기관이 바뀌었을 뿐 오늘에 이르고 있다. 등대에는 누구나 올라가 볼 수 있다. 관리자에게 문의를 하고 방문 기록을 남기면 등대로 올라가도록 해준다. 원통형의 등대안으로 나선형의 계단이 나있다. 창으로 바라보는 바다는 새로운 느낌이다. 등대를 오른편에 두고 바다와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길이 나 있다. 길을 따라 일렬로 포장을 두른 횟집이 잘 정돈되어 늘어져 있다. 바다를 바라보면서 파도소리를 들으며 여러 가지 회를 맛볼 수 있다.
♣ 바다는 가슴으로 안아야 제 맛이다. 옷깃을 여미어봤자 파고드는 찬바람을 막을 수 없다. 두 팔을 벌리고 콧등까지 찡하게 만드는 거센 바람을 맞아야 오히려 후련하다. 바람이 거셀수록 겨울바다다운 법. 가슴앓이를 풀 마음의 준비와 동행이 준비됐다면 바다로 갈 일이다. 까짓 것 혼자라면 어떠랴. 꽉 막힌 현실, 답답한 일상 아니던가. 아린 가슴을 씻고 깨끗하게 마음까지 비우는 데는 바다가 제일이다.
그 중에서도 대구에서 불과 2시간이면 닿는 곳. 해운대에서 울산 간절곶까지 가는 해안도로가 제격이다. 이곳은 남해에서 동해로 휘어지는 드라이브 명소. 꼬불꼬불 해안선을 따라가는 길 맛이 남다르다. 승용차 문을 열면 파도소리가 들릴 만큼 바다와도 가깝다. 쉬엄쉬엄 길을 따라가며 바다바람을 가슴으로 안아보자. 해운대에서 달맞이 길을 따라 고개를 넘으면 송정해수욕장이다. 삼거리서 직진하면 육지 쪽으로 해서 기장읍으로 가는 새로 난 도로다. 우회전해서 바다와 만나는 곳에서 다시 좌회전해야 겨울바다 여행의 시작점인 해안도로다. 바다가 보이는가 싶더니 이내 바다는 시야에서 사라진다. 대신 식당들이 길가에 늘어섰다. 짚불곰장어로 이름난 공수지역이다. 해동용궁사와 수산과학관은 이 식당들이 끝나는 지점에 있다. 해동용궁사는 바닷가 파도가 일렁이는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수상법당이라 할 만큼 바다와 가깝다. 그 자체로 이미 볼거리인 셈. 108계단을 내려가 '불이문'이라는 다리 위에 서면 세찬 바람이 반긴다. 차지만 맑은 바람이다.
멸치로 유명한 대변항은 이곳에서 지척이다. 송정에서 용궁사를 거치지 않고 바로 가면 승용차로 10분 거리. 그러나 서두를 것이 뭐 있으랴. 쉬엄쉬엄 경치 좋은 곳을 골라 가슴앓이까지 치유하고 갈 일이다. 초가을의 대변항은 조용하다. 봄 멸치축제 즈음의 항구와는 딴판이다. 죽 늘어선 횟집마다 호객소리로 요란하다. 바다를 향한 횟집은 조용한 반면 도로를 사이에 두고 바다를 등지고 있는 난전이 더 시끌하다. 본격적인 멸치철은 아니지만 멸치젓갈과 기장미역을 파느라 분주하다. 한쪽에선 갓 잡은 손가락 굵기의 멸치를 굵은 소금과 버무려 큰 비닐봉지에 담는 작업이 한창이다. 젓갈용으로 판매하는데 이날 가격은 1만8천 원(25㎏ 한 포대).
해안도로는 항구가 끝나는 곳에서부터 새로 시작한다. 영화 '친구' 촬영지라는 표지판을 100m쯤 지난 곳이 바다를 느낄 수 있는 명당이다. 그래도 바다를 제대로 느끼려면 갯바위에 올라서봐야 한다. 어느새 품고 있던 세상의 모든 슬픔까지 풀리는 기분이다. 월전리에서 해안도로가 잠시 끊겼다. 이곳서 기장군청으로 우회해서 다시 일광해수욕장으로 돌아와야 다시 해안도로로 접어든다. 일광해수욕장에서 고리원자력발전소까지는 드라이브 명소다. 바다와 맞닿은 도로를 달리며 철지난 바다를 만끽할 수 있다. 해안도로는 이천리, 동백리, 신평리, 칠암리, 문중리, 문동리를 차례로 거치며 작은 어촌마다 독특한 볼거리들을 만들어낸다. 한 굽이를 돌 때마다 보는 맛이 색다르다. 바다와 기암괴석, 해송이 어우러진 그림 같은 풍경이다. 횟집들도 즐비하다. 드라이브의 마침표는 간절곶 등대. 바닷가 경치 좋은 곳에 자리 잡은 등대는 사진촬영의 포인트다. 등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 마련해둔 벤치에 앉으면 한눈에 겨울바다 풍경이 담긴다. 해운대서 이곳까지 오는 동안 행여 남겨둔 가슴 속 응어리를 씻어버릴 만한 곳이다.
◇가볼 만한 곳 △수산과학관-국립수산과학원 내에 있는 수산과학관은 잘 알려지지 않은 보물창고다. 1997년 개관해 올해 1월1일부터 민간위탁에 들어간 수산과학관에는 수산업과 관련된 7천300여 점의 각종 전시물이 있다. 특히 해운대에 있는 부산아쿠아리움이 거대 시설을 갖춘 볼거리 위주라면 이곳은 교육적인 전시물들이 많다. 1920년대부터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수집된 희귀종 어패류 표본을 볼 수 있다. 어른 1천500원, 학생 1천 원. 해동용궁사 입구에 있다. 051)720-2061.
△대변항-전국 유자망 멸치어획량의 60%를 차지하는 멸치 항구다. 매년 5월 멸치축제가 열리는 중심지역. 성수기는 아니더라도 오목하게 들어선 항구를 따라 횟집과 난전이 밀집해 있는 이색적인 풍경이 볼 만하다. 가게마다 미역과 멸치액젓, 갈치젓 등을 진열해놓은 모습이 인상적이다. 멸치젓은 5천 원짜리부터 판매한다.
◇맛집 바다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은 입으로 느끼는 맛이다. 송정~용궁사 샛길 양쪽 식당 밀집지역에선 기장의 유명한 짚불곰장어구이를 맛볼 수 있다. 쌈밥과 돌솥 한정식 6천 원이란 플래카드들이 도로 양쪽에 가득하다. 월전리에는 활어판매장이 있다. 정비하기 전의 포항 죽도시장과 닮은꼴이다. 14개 횟집이 번갈아가며 영업하는데 장어를 많이 판다. 이곳에서 고기를 사서 옆의 간이건물에 마련된 곳으로 가 양념값을 주고 장만해 먹는다. 두 사람이 먹을 만한 양인 장어 1㎏에 1만4천원(양념값 별도 5천 원). 잡어회는 2인분 2만~2만5천원(양념값 1인당 3천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