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여인 어디 있나요?
音波 吳銀鎬
난 태어날 때부터 여자이었지만
먼저 나에게 수작 걸어주었으면 하는 사내보다
내가 먼저 솔직하게 나 너 좋은데 너는 어때? 자신감 넘치는
무슨 말을 해도 알 듯 모를 듯 웃는 얼굴보다
하고 싶은 말은 숨기지 말고 해야 한다며
함박꽃웃음으로 넉넉한 것이 소중한 인연이라고 우기는 그런 여인
섣부른 인연은 개똥보다 못하기에
널 기다리다 이 꼴 났지만
그래도 세상 사내놈들은 의심하며 살지는 않았다고
이제라도 날 믿어주는 서방님을 만났기에
너와 나 마지막 인연으로 사랑을 지지고 볶으며
낮이나 밤이나 덩실덩실 살아 보고 싶다는 그런 자상한 여인
너무 행복해서 변덕스럽게 변한 나의 마음을 이해하여 주며
나를 탓하기보다는 다독이며 엄마 젖 좀 더 먹고 철들라며 토닥여 주는
석양이 담장을 월담할 때 즈음 세상 벗들과 우정을 쌓으라며
한잔 술친구는 멀리하고
삶을 살아가는데 가식 없는 인연을 만들고 오라며
오만 원짜리 지폐를 뒷주머니에 푹푹 쑤셔 넣어줄 줄 아는 그런 여인
2022년 코로나 19금 때문에
나만 알고 너는 그다음에 하는 심보로
세상에 짐이 되는 사람보다는
마스크 한 장이라도 이웃과 나누며
못 먹어도 "고"를 외치는 연속극 같은 잔잔한 감동을 주며
삶에 힘이 되는 대박 인연으로 살아야 한다는 그런 여인
부모님과 자식들에게 부끄러운 사람보다
이웃에 모범이 되어 떳떳한 모습으로 살아야 한다고 우기는
지역감정이 심한 우리나라 정치를 보면 메스껍다며
말로만 저 잘났다고 우기는 그런 쓸데없는 인연은 회자정리 하라고
학벌 군대 정치는 모른 척하는 사람들과 어울리며
재능과 나눔의 복을 함께 나누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얼굴엔 화장하지 않아도 순수함이 넘치는 그런 여인
사랑은 흐르는 물과 같다고
영원한 사랑은 개풀 뜯어 먹는 소리라며
내 모든 것을 다 줄 때 있을 때 잘하라며
딴짓하다 걸리면 사랑은 움직이는 것이 순리라며
이렇게 속고 저렇게 속아 구멍 난 마음을
더는 후비지 말라며 소주 한잔하자고 나에게 딴지를 걸며 앙탈할 줄 아는 그런 여인
널 사랑하기 때문에
널 좋아하기 때문에
난 아무것도 필요치 않다고
나에게는 오직 너뿐이라며
무엇을 요구하기보다는 양보를 먼저 할 줄 아는
소유보다는 자유의 계엄령을 명령할 줄 아는 그런 여인
사랑은 시기하지 않는 것이라며
꽃처럼 아름다운 허세를 부리는 것은 낭비라며
뒷구멍에서 호박씨를 까는 사람들은 비정상이라며
나의 허물을 이웃에게 무지개처럼 찬란하게 자랑할 줄 모르는
오직 나만을 걱정해 주는
그래서 내가 의지할 수 있어 신뢰할 수 있는 그런 여인
후회 없이 살다 저승에서 쫓겨나
짐승이 아닌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다면
내가 미쳤니? 널 다시 만나게 하는 그런 ㅇㅕ우는 싫다고
혹시 조물주가 피곤하여 실수해서
앗싸! 진짜로 그날도 여자로 다시 태어난다면
그래도 나를 사랑하고 싶다는 이런 여인 어디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