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안동고 축구부 지휘봉을 잡은 이후 강산이 세번씩이나 바뀐 30년 세월을 한결같은 지도력을 발휘하면서 고교축구 최고의 지도자로 평가받고 있는 안동고 최건욱 감독의 모습 ⓒ ksport
고교축구 전통의 강호인 안동고(경북)는 한국축구의 뿌리를 튼튼하게 세운 학교 중 하나다. 1984년 창단해 각 종 대회에서 수많은 우승과 함께 김도균(울산 현대 코치), 김진규(FC서울), 백지훈(울산 현대) 등 스타플레이어들을 대거 배출하며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선배들이 쌓아왔던 업적을 내년 시즌에도 고스란히 계승한다는 각오다.
안동고는 내년 시즌 상위 입상을 위해 강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최근 서울로 입성해 연세대, 성균관대, 수원공고 등과 실전과 같은 연습경기를 펼쳤고, 20일 용인시축구센터에서 신갈고와 연습경기를 끝으로 동계 전지훈련 전 이미 한바탕 강도 높은 맹훈련을 소화했다. 선수단 전원이 '까까머리'로 강한 투지와 정신력을 강조하는 안동고는 상위 입상을 위한 기착지로 제주를 정했다. 기후가 따뜻한 제주에서 실전 감각과 조직력의 완성도를 높이면서 선수 개개인의 기술 향상에도 포커스를 맞춘다. 기술 향상을 통해 경쟁력을 더 업그레이드 시키겠다는 최건욱 감독의 구상 중 일환이다.
한국 고교축구를 대표하는 강호인 안동고는 올 시즌 유난히 아쉬움이 많았다. 지난 2월 협회장배와 7월 무학기 대회에서 모두 8강에 만족한데다 고등부 경북-대구 리그에서도 오상고에 이어 준우승에 머물렀다. 안동고의 불운은 시즌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고등리그 왕중왕전에서도 수원공고(경기)에 승부차기 접전 끝에 져 1회전 탈락의 쓰라림을 맛봤다. 마지막 승부처에서 집중력이 2% 부족했던 셈이다.
"올 시즌은 3학년이 예년에 비해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안동고 선배들이 해온 전통이 있어 조직력으로 버텨왔는데 선수 개개인의 기량에서 부족함이 많다고 느꼈다. 그러나 내년 시즌 주축 선수들의 기량은 뛰어나 올 시즌보다 고민이 조금 덜 할 것 같다. 그동안 우리 팀은 체력에서 강점을 보였었다. 이제는 기술적인 부분도 잘 가미시킬 생각이다."
교육과학기술부의 학사 조정 등으로 내년 시즌은 예년보다 전국대회가 한 달 가량 빨리 진행된다. 1월 중순 전국대회가 시작되면서 짧은 기간 안에 최상의 효과를 이끌어야하는 부담감이 엄청나다. 자칫 무리하게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가 부상 재발에 대한 우려가 높다. 무엇보다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는 점에서 최 감독의 머릿속은 더욱 복잡하기만 하다.
"왕중왕전과 전국체전이 늦게 끝나는 바람에 모든 팀들이 내년 시즌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 선수층이 두터운 팀이 유리할 수 밖에 없다. 1월에 시합이 있다보니 제 컨디션이 아닌 상황에서 출전해야하는 부담도 있다. 대학 입시제도가 성적 위주로 이뤄지는 만큼 전국대회 4강 입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선수 개개인이 고른 기량을 지니고 있다. 조직력을 강화시켜 어느 팀에 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안동고에서 무려 27년 동안 지도자 생활을 한 최 감독의 존재는 안동고가 강팀으로 자리잡는데 큰 밑거름이다. 1984년부터 4년간 영덕고(경북)에서 감독직을 맡은 최 감독은 1988년 안동고 감독으로 부임해 각 종 대회에서 많은 우승을 이뤄내며 탁월한 지도력을 뽐냈다. 김도균과 백지훈, 김진규 등을 스타 선수로 키워내는 등 선수를 바라보는 안목도 탁월하다.
▲내년 2015년 시즌 안동고 제 2의 전성기를 불러 오겠다고 다짐하는 최건욱 감독의 아이들! 이들은 선배들의 업적을 다시 한 번 재조명시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20일 용인시축구센터에서 신갈고와 연습경기를 치른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안동고 축구부원들의 모습 ⓒ ksp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