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오페라> 로엔그린(Lohengrin)
백조 배를 타고 나타난 로엔그린 / 기사의 결투 / 노인슈반슈타인 성 / 바그너 초상
로엔그린은 바그너가 써서 1850년에 초연한 음악극으로 ‘트리스탄과 이졸데’ 보다 먼저 쓴 작품이다.
‘백조의 기사’라고도 불리는 이 작품은 북유럽의 민담(民譚)인 ‘7마리의 백조’와 독일의 ‘백조의 기사’ 이야기에 기초 두고 씌어진 작품이다.
독일 남부 바이에른 공국의 왕 루드비히 2세는 바그너의 오페라에 심취하였는데 특히 ‘로엔그린’의 백조의 전설에 심취한 나머지 뮌헨의 슈반가우(Schwangau)라는 작은 마을에 ‘새로운 반석 위에 앉은 백조’라는 의미의 노이슈반슈타인(Neuschwanstein/New Swan) 성을 세우는데 모든 문양을 백조를 본떠 설계했다는 아름다운 성이다.
이 음악극 3막에 나오는 ‘결혼행진곡(Bridal Chorus)’은 우리가 흔히 결혼식장에서 듣는 신부가 입장할 때 피아노로 연주되는 그 곡이다.
<< 줄거리 >>
독일의 왕 하인리히 1세는 기사들을 모으러 브라반트(현 벨기에)에 왔는데 브라반트의 텔라문트(Telramund) 백작과 그의 부인 오르트루트(Ortrud)는 엘자(Elsa)를 고발한다. 브라반트의 영주는 나이 어린 고트프리트(Gottfried)였는데 행방불명이 되자 그 누이인 엘자가 숨겨둔 애인과 함께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동생을 숲으로 데려가 죽였다는 것이다.
사실 텔라문트는 엘자공주에게 청혼을 했으나 거절을 당하고 그 앙심으로 오르트루트와 결혼을 하였는데 살인을 저지른 엘자와 결혼을 할 수 없었다고 거짓말을 둘러대며 자신이 브라반트의 영주가 될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고발 내용을 들은 왕은 엘자공주를 부르고 재판을 시작하는데 중세의 관례대로 양측이 결투해야 하는데, 텔라문트와 상대하여 공주의 결백을 증명할 기사가 없어 애를 태운다.
엘자가 기도를 올리자 멀리 강물 위에서 백조가 끄는 배가 나타나 다가오는데 그 안에 눈부시게 빛나는 갑옷을 입은 기사가 타고 있었다. 신이 보냈느냐는 왕의 질문에 기사는 무고하게 고발당한 엘자공주를 구하러 왔다고 하며 자신을 용사로 받아들이겠느냐고 묻고 엘자공주는 승낙하며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고 기사의 아내가 되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기사는 엘자에게 자신의 출신 성분과 배경, 혈통은 물론 이름도 묻지 말라는 조건을 제시한다. 엘자공주가 승낙하자 곧 결투를 벌어지는데 백조의 기사가 창을 한 번 휘두르자 브라반트 최고의 기사로 칭송받던 텔라문트가 맥없이 쓰러지고 만다. 백조의 기사(로엔그린)가 승리하자 왕은 텔라문트와 오르트루트를 추방한다. 텔라문트와 오르트루트는 복수를 꿈꾸며 기사의 이름이 밝혀지면 엘자공주의 행복이 깨질 것으로 믿고 음모를 꾸민다. 독일 왕 하인리히는 백조의 기사를 브라반트의 영주로 임명하는데 기사(騎士)는 모든 직위를 사양하고 ‘브라반트의 수호자’라는 칭호(稱號)만 갖기를 원한다.
백조의 기사와 엘자공주의 결혼식이 거행되려고 하는데 텔라문트가 나타나 백조의 기사는 마법사이고 이 땅을 망치려는 것이며 자신이 막겠다고 한다. 그리고 백조의 기사가 브라반트의 수호자가 될 자격이 있다면 이름과 정체를 밝히라고 요구하며 자기에게 밝힐 수 없으면 최소한 하인리히 왕에게 말하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백조의 기사는 ‘왕이라고 해도 알 필요가 없다’고 하며 엘자공주에게 정체를 알고 싶으냐고 묻고 엘자공주는 자신은 남편의 이름도 모르는 한심한 존재라고 말하며 슬퍼하는데 기사는 ‘당신을 지키기 위하여 위대한 것을 모두 버리고 왔다’고 한다.
엘자공주는 기사가 언젠가 떠날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약속을 어기고 기사의 정체가 알고 싶다고 질문을 하고 만다. 기사는 엘자공주가 맹세를 어기고 금지된 질문을 했기 때문에 모두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힐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나의 아버지는 파르지팔이며 성배의 왕관을 쓰고 있고, 나는 그분의 아들이며 이름은 로엔그린이다.’라고 밝히고는 엘자를 떠날 준비를 한다. 즉 백조의 기사는 ‘성배(聖杯)의 기사’ 로엔그린(Lohengrin)이었던 것이다. 곧이어 백조가 배를 끌고 나타나자 로엔그린은 엘자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곧 돌아올 동생 고트프리트에게 전하라며 뿔피리와 칼과 반지를 준다.
이때 악녀 마법사인 오르트루트가 나와 ‘저 백조가 엘자의 동생인 고트프리트이며 다시는 사람이 되지 못한다.’고 발악한다. 로엔그린이 기도를 올리자 백조는 곧 고트프리트로 변하고 마법사 오르트루트는 죽는다.
로엔그린은 고트프리트가 브라반트의 새로운 영주임을 선언하고 배를 타고 떠난다.
엘자공주는 자신의 경솔함을 뉘우치며 쓰러져 숨을 거두며 끝을 맺는다.
파르지팔(Parsifal)은 ‘성배(聖杯)’ 이야기를 다룬 중세로부터 전해오는 전설 속의 인물로 바그너는 말년에 같은 이름으로 음악극(Musikdrama)을 써서 1882년에 초연한다. 파르지팔은 순수한 영혼을 가진 사람으로 성배(聖杯)와 성창(聖槍/예수의 옆구리를 찌른 창)의 수호자로 묘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