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물고기 되살리기/옮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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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물고기 되살리기 프로젝트… 집나간 물고기, 앞바다서 찾다

박미라·나영석·배명재·최승현 기자 mrpark@kyunghyang.com

ㆍ전남-부세·능성어조기와 비슷한 부세 양식 도전고급어종 능성어 치어 연구도 성공치어 생육 환경 극복이 과제
ㆍ충북-쏘가리인공 사료 대량 양식기술 개발현재 양식 기간 단축 실험 중내년부터 농가에 기술 보급
ㆍ경남-돗돔인공수정 연구에서 부화 연구로양식산업화 아직 걸음마 단계3년 후 수정란 생산 가능할 듯
ㆍ제주-붉바리한 해 2회 산란 가능토록 산란기 인위적 조절 인공수정란 생산10%대 맴도는 생존율 높여야

‘국민 생선’ 명태가 ‘금태(金太)’가 됐다. 식탁에 국산 명태는 이제 없다. 금보다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생선은 명태뿐이 아니다.부세, 능성어, 쏘가리, 돗돔, 붉바리…. 당국도 비상이다. 사라진 물고기 되살리기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이미 종적을 감춘 탓에 알을 채취할 어미를 찾는 것부터가 쉽지 않다. 수정란에서 치어, 성어로 자라기까지 생존율 높이기가 관건이다.

강원도해양심층수수산자원센터가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시험연구 수조에서 기르고 있는 어미 명태 모습. | 강원도해양심층수수산자원센터 제공

■ ‘살아있는 명태 사례금 50만원’

“집 나간 명태를 찾습니다. 살아 있는 명태는 수정란 확보를 위해 꼭 필요합니다. 사례금 50만원.” 강원 동해안 항포구에 살아 있는 명태를 가져오는 어민에게 50만원의 사례금을 지급한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평일과 휴일, 새벽에 신고할 수 있는 연락처도 빼곡히 담겨 있다.

1970~1980년대까지 흔했던 명태는 10여년 전부터 ‘금태’로 불릴 정도로 귀한 물고기가 됐다. 동해안의 명태 어획량은 1960년대 2만t, 1970년대 7만t, 1980년대 7만4000t, 1990년대 6000t에 달했다. 하지만 2000년 931t, 2004년 72t, 2006년 6t으로 급감했다. 그나마 2007년부터는 1t 미만으로 줄어들었다. 겨울철에도 고작 3~4마리 걸려드는 게 전부다. 사실상 자취를 감춘 셈이다.

예로부터 명태는 제사와 혼례 등 관혼상제에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생선으로 여겨졌다. ‘국민생선’이 종적을 감추자 수산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급기야 지난해 해양수산부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동해안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가 중요 과제로 등장했다.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는 명태 수정란을 확보한 후 종묘를 생산해 바다에 방류하는 사업으로 해수부와 지역 연구기관 간 협력 아래 진행 중이다. 강원도해양심층수수산자원센터는 최근 명태 치어 25만마리를 부화해 이 중 5만마리를 3~4㎝ 크기로 성장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 생산한 치어는 살아 있는 어미 명태의 자연산란 유도와 인공채란을 통해 부화시킨 것이다. 명태 치어가 4~5㎝ 크기로 성장하면 동해안에 방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사업 첫해인 지난해 3월에는 명태 치어 9만4000여마리를 부화시켰으나 30일 만에 모두 폐사하는 등 연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서주영 연구사는 “이번에 생산한 명태 치어를 이용해 종묘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확립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적정한 생장환경 조성과 적합한 먹이 개발을 통해 어미까지 사육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는 연구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수부는 남북 간 수산협력을 통해 북측에서 살아 있는 어미 명태와 수정란을 들여오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위 사진부터) (1) 국립수산과학원 남서해연구소 관계자가 어미 능성어에서 수정란을 채취하기 전 크기를 측정하고 있다. (2) (3) 어미 능성어의 산란을 유도하기 위해 호르몬을 주사하고 수정란을 채취하는 모습. (4) 남서해연구소 수조에서 헤엄치고 있는 능성어. | 남서해연구소 제공

■ 몸값 오른 부세·능성어 양식 도전

지난 1월20일 제주 한림수협에서는 ‘부세’ 1상자(10마리)가 무려 810만원에 팔렸다. 55~60㎝ 크기인 부세 한 마리 값이 무려 81만원에 이른 것이다. 부세는 조기와 비슷한 생김새 때문에 ‘짝퉁조기’로 불린다. 조기로 둔갑돼 유통되면서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했던 생선이다. 하지만 이젠 조기보다 훨씬 ‘귀하신 몸’이 됐다. 황금빛을 선호하는 중국인들이 선물용으로 찾으면서 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기 때문이다. 부세는 배 부분이 황금색을 띠고 있어 중국에선 ‘대황어(大黃魚)’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천대받던 부세가 최고급 바닷고기로 떠오르자 전남도가 대량생산을 하겠다고 나섰다. 전남도는 2011년 8월 참조기 양식기술 특허를 받은 데 이어 올해 4월 처음으로 15~20㎝ 크기의 어린 조기 6만마리를 양식어민들에게 분양했다. 부세는 조기와 ‘일생’이 비슷하다. 전남도가 보유한 양식기술로 부세의 대량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자신하는 대목이다. 전남도는 올해부터 3년간 수정란 확보와 양식기술 정착, 어민 분양까지 모두 끝낼 계획이다.

국립수산과학원 남서해수산연구소는 또 다른 고급어종인 ‘능성어’ 양식기술을 연구 중이다. 연구소는 자연산 어미에게서 수정란을 채취해 치어로 만드는 연구 과정까지 성공적으로 끝냈다고 밝혔다. 6월쯤 치어를 어미로 키우는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조재권 연구사는 “능성어 치어는 다른 어종에 비해 폐사율이 높아 까다로운 생육환경을 극복하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능성어는 중화권에서 찜과 튀김용으로 사용하면서 고급어종으로 통하는 감성돔보다 2배가량 비싸게 팔리고 있다.

붉바리

■ 쏘가리 양식 성공 눈앞

충북도는 쏘가리 양식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쏘가리 역시 무분별한 남획으로 최근 ‘멸종’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충북도내수면연구소는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로 인공사료를 먹여 쏘가리를 기르는 대량 양식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소는 자체 개발한 배합사료를 먹인 쏘가리 270마리를 2년 동안 28㎝(200g)까지 키웠다. 5㎝ 이하 새끼 쏘가리의 사료 개발에도 성공해 이른바 ‘완전 양식’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충북 단양군 등 남한강 지류에 주로 서식하는 쏘가리는 살아 있는 작은 물고기만 먹는 습성 탓에 양식이 불가능했다. 시행착오 끝에 지난해 8월 쏘가리 전용 사료 개발을 완료했다. 현재 배합사료로 육성 중인 쏘가리는 2012년산 270마리와 2013년산 1250마리(19㎝), 2014년산 1만마리(10㎝)에 달한다.

연구소는 “2012년 양식장에 있는 1000여마리의 생존율은 평균 20%였지만 사료 성분 비율을 단백질 50%, 지방 14%로 맞추고 소맥·비타민 성분을 조절했더니 70% 이상의 생존율을 보였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상온 20도를 유지하는 전용 양식장을 신축하고 양식 기간을 2년에서 1년6개월까지 단축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가 완료되면 2016년부터 농가에 직접 기술 보급에 나설 계획이다. 연구소는 1995년 쏘가리 인공치어 생산에 성공한 바 있다.

현재 쏘가리의 전국 생산량은 연간 140t에 그치고 있다. 도매가격은 ㎏당 5만~6만원선을 호가한다. 연구소는 “완전 양식이 성공하면 저렴한 가격에 쏘가리를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도수산자원연구소 연구사들이 양식을 위해 수조에서 기르고 있는 돗돔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 경남도수산자원연구소 제공

■ ‘전설의 심해어’ 돗돔 양식 꿈꾼다

지난 15일 제주도 북동쪽 해상에서 잡힌 길이 1.8m, 무게 115㎏ 크기의 대형 돗돔이 부산공동어시장 경매에서 역대 최고가인 52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2월엔 몸길이 1.7m의 돗돔이 170만원에 팔렸다. 2013년 11월에 잡힌 몸길이 1.6m의 돗돔 2마리는 모두 560만원에 경매됐다. 돗돔은 이처럼 잡혔다 하면 고가에 팔린다.

경남도수산자원연구소는 돗돔을 새로운 고부가가치 양식 대상종으로 개발하는 연구를 2009년 2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처음 시도되는 양식 연구이다. 돗돔은 한국 남·동해안과 중국, 일본 연안에 서식하는 대형어류로 갑각류와 어류 등을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돗돔 산란지인 전남 신안군 가거도에 돗돔 전문 낚시어선 12척이 있을 정도로 풍부했다. 이후 남획으로 급격히 개체수가 줄어들면서 최근엔 포획 기록이 손에 꼽을 정도다.

경남 통영 산양읍에 있는 경남도수산자원연구소의 연구사 등 7명은 ‘돗돔 양식산업화’ 연구에 여념이 없다. 어류 양식은 인공수정을 시작해 치어가 성어로 자라 다시 인공수정을 거치는 단계에 이르러야 ‘완전한 양식’이라고 한다. 경남의 돗돔 양식 연구는 인공수정에서 부화로 넘어가는 과정 단계에 있는 걸음마 수준이다. 돗돔 개체수가 적어 자연산 돗돔에서 수정란을 얻는 것 자체가 어렵다. 그동안 어민과 연구소가 잡은 성어 30㎏ 이상 돗돔으로부터 수정란 2400만개를 얻었지만 인공수정에는 30개만 성공했다. 이마저 부화 직전에 모두 죽어버린 일도 있었다. 5년 동안의 연구를 통해 돗돔의 선호 먹이와 수중 적응 온도, 산란 시기의 몸 크기, 계절별 발육 등 돗돔의 생장 비밀을 밝혀낸 것은 성과다.

돗돔은 넙치·조피볼락 등 기존의 단순한 양식어종을 대체할 수 있는 어종으로 무한한 잠재력을 가졌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정태 경남도수산자원연구소 연구사는 “앞으로 3년 후면 수정란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며 “빠르면 6년, 길면 15년 내에 양식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대 해양과학연구소 이영돈 교수팀이 산란기를 조절하기 위해 실험실 사육수조에서 기르고 있는 붉바리. | 제주대 해양과학연구소 제공

■ 최고급 횟감 붉바리, 맛볼 수 있을까

제주시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최모씨(39)는 “붉바리는 거의 잡히지 않는 데다 현재는 양식도 안된다. 진짜 많이 잡힌다고 할 때가 10마리다. 지난해는 고작 5~6마리 정도 취급했다”며 “워낙 귀하다보니 가격도 그때그때 다른 ‘시가’로 거래된다. 보통 다금바리보다 5만원 이상 비싸게 팔린다”고 말했다.

붉바리는 담백하고 쫄깃한 식감으로 최고급 횟감 중 하나로 분류된다. ‘돈’이 있어도 붉바리의 맛을 보기란 쉽지 않다. 가끔 어선에서 던진 그물에 걸리거나 낚시로 잡히면 그야말로 ‘행운’이다. 소위 명품 횟감이라는 ‘다금바리’보다 더 귀한 자연산 붉바리는 ㎏당 20만~30만원선을 호가한다.

제주대 해양과학연구소 이영돈 교수팀이 최고급 횟감 붉바리를 연중 맛볼 수 있도록 하는 양식기술을 연구 중이다. 이 교수팀은 여름철인 붉바리의 산란기를 인위적으로 조절해 비산란기인 겨울철에도 산란토록 해 인공수정란을 생산하는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붉바리의 산란을 1년 1회에서 2회 이상으로 조절함에 따라 수정란 확보가 쉬워지고 종묘 생산의 기회가 많아진 것이다. 이 교수팀은 최근 인공수정란 2200㏄를 생산해 지난 1월 프로젝트 참여기업에 분양했다. 문제는 생존율과 성장속도다. 붉바리 생존율은 10%대에 맴돌고 있다. 성장속도도 더뎌 상품으로 팔기까지 3년이 걸린다.

이 교수는 “붉바리의 성숙에 관여하는 각종 환경적인 요소를 조절해 여름뿐만 아니라 봄, 가을, 겨울에도 산란해 인공수정란을 연중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며 “부화한 치어의 생존율과 생장속도를 높이는 게 관건으로 현재 연구 중”

[쉴만한 물가]

광고글은 삭제하지 못했습니다. 컴맹수준이라서...불편함을 드렸다면 사죄드리겠습니다.

[선진유통]

앞으로 맛잇는 회를 먹을수있지싶네여!!

[산돌이]

능성어랑 다금바리랑 비숫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