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용화산장의 혈겁 소식은 소림사에도 전해졌다. 그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혈겁을 당한 용화산장과 소림사가 있는 하남성은 바로 지척이었으니까. 소림사는 물론 소림사에 남아 있던 각 문파의 기재들은 용화산장의 혈겁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사건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들은 아직 준비를 마치지 못한 데 반해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다. 무비와 함께 남궁세가로 돌아갈 준비를 하던 남궁성 역시 천왕성 의 남침 소식을 들었다. "젠장~! 천왕성이란. 아니, 사천에 있던 놈들이 왜 산서성에 나 타난 거야? 빌어먹을!" "아무래도 그들이 성동격서의 꾀를 쓴 것 같소. 천하와 십자성의 시선을 사천으로 몬 다음 산서로 진격을 한 것이오." "사천과 산서를 통한 양동 공격이라...... 십자성이 제대로 홍역을 치르겠네." "아미타불! 문제는 그들이 지나가는 곳에 존재하는 중소 문파들을 궤멸하고 있다는 것이오. 용화산자을 비롯해 벌써 다섯 곳의 문파가 멸문을 했소. 현실적으로 산서성에는 그들의 전진을 저지할 만한 강 한 문파가 없소이다. 만약 그들이 이대로 하남성까지 치고 내려온다 면 소림은 십자성과 상대를 하기도 전에 그들을 상대해야 할 것이외 다." 무비의 심각한 말에 남궁성이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그냥 통과시키면?' "그게 무슨 말이오?" "소림에서 신경 쓸 필요 없이 천왕성을 통과시키는 것이오. 박이 터지든, 어떻게 되든 자신들끼리 치고받게 말이오. 두 문파가 피투성 이가 되었을 때 뒤를 친다면 그야말로 일석이조가 아니오?' "그들이 그렇게 호락호락하면 얼마나 좋겠소. 하지만 그들의 성향 을 볼 때 그 정도의 대비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없소이다. 분명 무언가 대책을 가지고 소림이 인근에 있는 산서성을 택했을 것이오." "휴우! 그야말로 점입가경이구려." 결국 남궁성도 한숨을 쉬고 말았다. 저들이 구파의 수장인 소림사를 의식하지 않았다는 것은 어불성설 이다. 무언가 대책이 있으니까 저렇듯 파격적으로 움직이는 것일 것 이다. 그러나 저들에게는 여유가 있지만 소림에는 여유가 없었다. 소 림은 십자성을 상대하는 것만으로도 모든 것이 빠듯했다. 이로 인해 소림에서도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그리고 이 소식은 전서를 통해 구 파일방으로 전해졌다. "천왕성의 진격을 막지 못하면 우리의 계책도 전혀 소용없게 되는 데. 빌어먹을!" 남궁성이 결국 분통을 터트리고 말았다. 남궁세가의 부활이 멀지 않았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천왕성에 발목 이 잡히고 말았다. "무언가 방법을 생각해야 하오." "아미타불! 일단 기다려 봅시다. 위에서도 무언가 생각이 있을 테 니." "젠장! 이렇게 아무런 힘이 없다니." 남궁성은 처음으로 자신의 무능력을 저주했다. 자신에게 세력을 뛰어넘는 강력한 힘이 있다면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때 문이 벌컥 열리며 남궁성 또래의 남자가 안으로 들어왔다. 하얀색 장포에 고풍스런 문양이 새겨진 검을 허리에 차고 있는 남자. 그의 얼굴에는 귀티가 흐르고 있었다. 남궁성이 그를 보며 말했다. "문 형, 무슨 일이오?" "남궁 형도 마침 여기 있었구려." 그는 종남의 대제자인 문상인이었다. 그와 같이 소림사에 온 종남 의 장로는 돌아갔지만 그는 남아서 무비 등과 같이 남궁세가로 가기 로 했다. 본래는 폐관수련을 해야 했지만 천하가 어지러운 때 한가하 게 폐관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문상인은 남궁성과 무비를 보며 말했다. "예정대로 우리는 남궁세가로 가기로 결정했소. 그러니 모두 대웅 전 앞으로 모이라고 하시오." "아니, 천왕성은 어찌하고 우리끼리만 남궁세가로 간단 말이오?" "그건 나도 모르겠소. 이야기를 전해 준 계율원주인 원상대사님의 말씀으로는 우리는 십자성에만 전력을 기울이라고 하셨소이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거야 나도 알 수 없소. 짐을 다 쌌으면 우선 대웅전으로 갑시 다. 그쪽으로 가면 연유를 알 수 있지 않겠소?" "아미타불! 그럽시다." 결국 남궁성과 무비는 문상인을 따라 대웅전으로 향했다. 적무강은 조용히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다. 그의 앞에는 생사도 가 놓여 있었다. 어젯밤부터 그는 명상을 하며 심심을 안정시키려고 노력했다. 이 제 곧 천하로 나가야 한다. 아무도 도와줄 수 없는, 오로지 혼자서 걸어야 할 길. 고독보다 그를 힘들게 하는 것은 서문아를 두고 홀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서문아에게만 매달려 있을 수 는 없었다. 그리고 서문아를 위해서라도 그는 자신의 길을 가야 했 다. 그는 자신의 마음이 흔들리지 않기를 바랐다. 어떤 역경에서도 목 표한 바대로 곧게 가기를 바랐다. 그는 그렇게 마음을 다스렸다. 그때 그의 방문이 조심스럽게 열리며 서문아가 들어왔다. 그녀는 명상에 잠겨 있는 적무강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이제 가야 할 시간이에요." 그제야 적무강의 눈이 조용히 떠졌다. 그는 반개한 눈으로 잠시 생사도를 바라보다 서문아에게 시선을 옮겼다. 은은하게 미소를 짓 고 있는 서문아의 모습이 보였다. 우는 모습 따위는 보이고 싶지 않았다. 서문아는 자신의 남자가 흔들림 없이 자신의 길을 가기를 원했다. 그가 마음의 짐을 안고 가길 바라지 않았다. 그녀는 미소를 보여 주 려고 노력했다. 그것이 적무강에게 해 줄 수 있는 유일한 배려였다. 그래서 그녀는 웃었다. 비록 가슴은 아프지만 적무강에게 미소를 보 여 주었다. 적무강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났다. 그는 생사도를 들어 허리 뒤쪽에 걸고 나서 벽에 걸려 있는 자신의 옷 쪽 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서문아가 먼저 벽으로 다가가 그의 장포를 들 었다. "뒤돌아서 봐요." "음!" 적무강은 순순히 뒤돌아섰다. 서문아가 그에게 장포를 입히며 말 했다. "반드시 돌아오겠다고 약속해 줘요." "약속할게요." "반드시......" "반드시!" 적무강의 말에 서문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눈가에 맺힌 한 방울의 눈물을 감추며 적무강에게 장포를 입혔다. 그리고 허름한 피 풍의를 마저 걸쳐 주었다. 적무강은 묵묵히 서문아가 하도록 놔두었다. 떨리는 그녀의 손길 이 느껴졌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듯 대범하게 보이려 노력하지 만 떨리는 손길마저 숨길 수는 없었다. 그러나 그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그녀의 마음을 아는 것만으로 족했다. 그 정도면 충분했다. 적무강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서문아는 그런 적무강의 미소를 볼 수 없었다. 그녀가 볼 수 있는 것은 오직 그의 등뿐이었다. 두 사람은 조용히 방을 나섰다. 대웅전으로 가는 내내 그들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때로는 말이 없어도 마음이 통할 때가 있다. 적무강은 지금이 바로 그런 때 라고 생각했다. 적무강은 잠시 자신을 어루만지고 지나가는 바람을 느껴 보았다. 부드러운 바람이 기분 좋게 느껴졌다. 덕분에 대웅전으로 가는 동안 마음이 한결 풀어졌다. 두 사람이 대웅전 앞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각파의 후기지수들 이 모두 모인 상태였다. 이제 서문아는 저들과 남궁세가로 향할 것이 다. 그리고 적무강은 홀로 북쪽으로 향해야 했다. 적무강과 서문아가 나타나자 후기지수 중 몇 명의 눈빛이 변했다. 그들은 모두 적무강의 정체를 아는 자들이었다. 무비와 문상인은 감 정이 복잡한 눈으로 적무강을 바라봤다. "어서 오시게, 적 시주." 지객당의 원율대사가 적무강과 서문아를 맞이했다. 적무강과 서문 아는 그에게 포권을 취하며 인사를 햇다. 아마도 견오대사에게 어떤 언질이라도 들은 모양이었다. 적무강을 바라보는 그의 눈에는 안타까움과 고마움이 공존했다. 그러나 적무 강은 짐짓 그런 원율대사의 눈빛을 무시하며 아무렇지 않은 듯 인사 했다. "그간 적조했습니다. 평안하셨습니까?" "덕분에 좋았다오. 적 시주가 고생이시구려." "하하하! 제가 고생할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 "아미타불!" 적무강은 원율대사에게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여 보인 후 서문아와 함께 후기지수들 곁으로 다가갔다. 무비와 문상인이 아는 척을 했다. 적무강과 서문아는 그들과도 인사를 했다. 그가 무비를 보며 느낀 점은 예전에는 커다란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던 그의 눈빛이 한결 부드러워졌다는 것이다. 아마 자신과 견오 대사의 비무를 보면서 무어나 느낀 점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 이 견오대사가 의도했던 결과 중의 하나였다. 적무강은 무비에게서 시선을 돌려 문상인을 바라봤다. "청령환은 고맙게 썼소. 반드시 보답하겠소." "유용하게 쓰셨다니 다행입니다." 문상인이 오히려 송구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적무강을 바라보는 그의 눈에는 존경심이 가득했다. 십자성의 천라지망에서 살아남은 자, 웅풍대와 참호대를 쓸어버린 것도 모자라 우내육마마저 고혼으로 만들어 버린 남자. 도저히 같은 또래라고는 볼 수 없는 가공할 만한 무위와 치밀한 심계. 눈앞의 남 자는 평범한 얼굴로 본래의 모습을 숨기고 있는 괴물이었다. 그가 소 림에 들어와서 적무강이 이곳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얼마나 경 악했는지 모른다. 다른 후기지수들이야 적무강의 존재 자체를 모르 지만 그는 적무강이 도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죽었다고 소문난 그가 이곳에 와 있다는 것은 십자성의 추적 자체를 완벽하게 뿌리쳤다는 말이었다. 그러니 어찌 그가 놀라지 않을 수 있 겠는가. '문 형은 결코 아무에게나 고개를 숙이는 사람이 아닌데 어찌 저리 저자세를 보인단 말인가? 도대체.....' 무당의 대제자인 고운이 문상인의 모습에 의문을 품었다. 그는 아 직 자신의 사분인 청송진인과 적무강의 대결을 몰랐다. 그들이 싸웠 다는 것을, 그 결과 사부인 청송진인이 패배했다는 것을. 그런 사람들의 시선에 상관없이 문상인은 서문아와도 인사를 했 다. 서문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그와 인사를 했다. '천하의 적 대협이 목숨을 걸고 구한 여인......' 아직도 문상인은 그날의 광경을 잊지 않고 있었다. 우내육마와 적 무강의 처절한 대결 속에서도 고고한 자태로 적무강을 바라보던 그 녀를. 문득 문상인은 그녀의 얼굴에 있던 한 줄기 자상이 거의 눈에 보 이지도 않을 정도로 흐릿해졌음을 알아차렸다. 또한 그녀의 손등에 보이던 흉터들도 말끔히 사라졌음을 깨달았다. 이럴 경우 가능성은 단 하나였다. '환골탈태...... 분명 환골탈태를 했다!' 문상인은 침음성을 눌러 삼켰다. 어찌된 연유인지 모르지만 서문 아가 환골탈태를 했다면 내공이나 무공이 비약적으로 늘었을 가능성 이 컸다. 그렇다면 눈앞의 여인의 무위는 결코 자신에게 뒤지지 않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더할지도...... 문상인의 생각을 꿰뚫어 보았는지 서문아가 손가락으로 입을 막으 며 '쉿'하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에 문상인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 를 끄덕이고 말았다. 그때 고운이 그들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하하하! 이분이 누구신데 문 형과 무비 스님이 그리 반갑게 인사 를 나누는 게요? 소인과 다른 분들에게도 소개를 시켜 주시지 않겠 소?" "아, 미안하구려. 내 반가운 마음에 그만 정신이 팔려......" 그제야 문상인이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적무강을 다른 후기지수들 에게 소개했다. "여러분들도 모두 이분의 명성을 들어 잘 알고 있을 것이오. 이분 이 바로 도마(刀魔) 적무강 대협이오. 십자성의 천라지망을 뚫고 우 내육마마저 이분이 죽였소." "설마......" "어떻게? 그는 죽었다고 알려졌는데." 고운을 비롯한 사람들의 눈에 불신의 빛이 떠올랐다. 하지만 종남 의 대제자인 문상인이 그들에게 거짓말을 할 하등의 이유가 없기에 서둘러 분분히 인사를 해 왔다. "무량수불, 무당의 고운이라고 합니다." "화산의 무양자라고 합니다." "저는......" 적무강은 생각지도 않게 자신의 정체가 탄로 나자 당황해 했지만 곧 그것이 서문아를 위해 나을 거라 생각하고 그들의 인사에 답했다. 그리고 서문아를 그들에게 소개시켰다. 앞으로 서문아는 자신의 손을 떠나 그들과 함께 동고동락해야 했 다. 그렇다면 미리 친분을 쌓아 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 의 배경 때문이라도 그녀에게 함부로 대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 것으로 족했다. 적무강의 의도대로 서문아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선망으로 변했다. 그중에서도 각파의 여제자들은 서문아에게 질시 어린 눈빛 을 보냈다. 그러나 서문아는 오연한 시선으로 그녀들의 눈빛을 무시 했다. 그녀들과 자신은 겪어 온 삶의 깊이가 달랐다. 그녀들은 편안 하게 구대문파에 선택되어 무공을 익혔지만 자신은 수많은 사선을 넘었다. 생의 끝에서 절망을 한 적도 있었기에 그녀들을 바라보는 서 문아의 시선은 담담했다. 저들이 어떤 눈빛을 하든 간에 서문아에게 는 애송이나 다름없었다. 그때 소림 방장인 원광대사가 십팔나한과 함께 나왔다. 후기지수 들이 분분히 인사를 했다. 이에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아미타불! 이렇게 여러 후기지수 여러분들을 만나게 되어서 반갑 소이다. 모두 잘 알고 있을 테니 내 긴말은 하지 않으리다. 여러분들 이 먼저 남궁세가로 가서 기반을 닦아 주어야 하오. 이미 남궁세가주 에게 전서가 갔기에 모든 준비가 진행되고 있을 것이오. 그러니 여러 분들은 자파의 지원 병력이 오기 전까지 남궁세가주의 행보에 힘을 실어 주시오. 이것이 바로 정도련(正道聯)의 시발점일지니..... 아미 타불!" "정도련?" "정도련이라니......" 원광대사의 말에 후기지수들이 동요했다. 막연히 뭉친다는 생각만 하고 있던 그들에게 정도련이라는 통일된 단어가 던져 주는 충격은 컸다. 그것은 이제까지 흩어져 있던 구파가 같이 움직인다는 의미였 다. 원광대사는 동요하는 후기지수들을 보며 말을 이었다. "아미타불! 여러분의 역할이 중요하오. 난세로 향하는 이때, 우리 가 힘을 합쳐 대응하지 못하면 겁난이 천하로 번져 갈 것이오. 우리 의 목표는 겁난의 종식이오. 정도련은 겁난의 종식 때까지 한시적으 로 운영될 것이오. 어쩌면 우리는 이번 일에 수많은 피를 보아야 할 지도 모르오. 그러나 그 역시 천하를 위해서라면 담담하게 받아들여 야 할 일. 더 이상 구파는 산에서 일신의 안락을 위해 세상을 외면하 지 않을 것이오." 그의 사자후에 후기지수들이 숙연한 표정을 지었다. 그제야 그들 이 얼마나 큰 짐을 부여받았는지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그때 무비가 원광대사에게 말했다. "아미타불! 지금 북쪽에서는 천왕성이 내려온다고 들었습니다. 그 런데 저희들이 남쪽으로 내려가도 괜찮은 것입니까? 그들의 진격을 먼저 막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미 그에 대한 대비책을 세웠느니라. 넌 아무런 걱정 없이 저들 과 함께 남궁세가로 가면 될 것이다." 그의 확고한 말에 무비는 더 이상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구파의 후기지수들은 원광대사로부터 주의할 점을 듣고 남궁세가 를 향해 내려갈 것을 명받았다. 적무강은 서문아와 함께 그들과 같이 움직였다. 그의 머릿속에 선명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미타불! 적 시주의 앞길에 무운이 깃들길 바라겠소.> 불문의 지고한 공부 중 하나인 혜광시어가 원광대사를 통해 펼쳐 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적무강은 동요하는 빛 없이 묵묵히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들은 등봉현까지 같이 내려왔다. 마시장에서 적무강은 구파의 후기지수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후기 지수들은 아쉬웠지만 그를 말릴 수는 없었다. 적무강은 서문아에게 담담히 말했다. "돌아올게요. 당신이 어디에 있든, 당신이 어떤 상황에 있든 반드 시 돌아올게요." "기다릴게요, 언제까지나." 두 사람은 이별을 담담히 받아들였다. 영원한 이별이 아니니까 아 쉬움 따위는 없었다. 반드시 다시 만날 테니까. 그것이 그들이 사랑 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방식이었다. 그들은 눈물이 어울리는 사 람들이 아니었다. "내가 먼저 갈게요." "아니, 형님. 같이 안 가십니까?' "잠시 어디 좀 들렀다 가겠다. 난 좀 늦어질 테니 너 먼저 가 있어 라." "에이~ 같이 가면 좋을 텐데. 빨리 돌아오셔야 합니다." "그래." 남궁성의 말에 적무강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리고 자신의 말에 올라탔다. 그는 힘차게 북쪽을 향해 말을 달렸다. 서문아는 적무강의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하염없이 바라봤다. 그리고 마침내 그의 모습이 사라졌을 때 몸을 돌렸다. 남궁성이 걱정스럽게 그녀를 바라봤다. "형수님." "괜찮아요. 우리도 서둘러야 하잖아요. 어서 움직이죠." "예!" 서문아를 비롯한 구파의 후기지수들도 말에 올라탔다. 그리고 남 쪽으로 말을 달렸다. "가셨는가?" 견오대사는 감았던 눈을 조용히 떴다. 그가 홀로 북쪽으로 떠났다. 그러나 견오대사는 그에게 어떤 도움 도 주지 못한 채 그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마음이 무거웠다. "아미타불, 아미타불!" 그는 하염없이 염주만 굴렷다. 그의 나직한 독경 소리가 조그만 골방 안에 울려 퍼졌다. |
첫댓글 감사합니다
즐감 하고 갑니다
즐감하고 갑니다.
즐독!
감사합니다.
고향설 시인님의 좋은글 "천인혈(天刃血) 제5권5"와 아름다운 영상 즐감하고 갑니다.
오늘은 하루가 싱그러운 기대 감으로 즐겁고 행복한 주말 되세요....
다녀갑니다
감사합니다..즐감하고 갑니다.
십자 천왕 정도련 적무강은 북쪽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