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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 드니의 만남
[교회미술 산책] ‘만남’
- 1892년경, 모리스 드니 (Maurice Denis, 1870-1943), 마분지에 유채, 37.5×33cm, 생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쥐 박물관, 러시아.
두 여인 뒤의 아치형 울타리에는 넝쿨이 풍성하게 우거져 있다. 울타리 뒷편의 눈부신 노란색, 주홍색, 붉은색은 어두운 복장의 여인들을 밝게 비추어준다. 좌측의 붉은 모자를 쓴 여인이 긴 여행 끝에 사촌 엘리사벳을 찾아온 마리아이며, 다소곳이 두 손을 모아 그녀를 맞이하는 여인은 엘리사벳일 것으로 추정된다.
프랑스 화가 드니는 히브리어로 ‘예언자’라는 뜻의 ‘나비파(Nabis)’ 그룹의 일원이었으며, 일상에서의 영적인 삶을 추구하였다. 매우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그는 성경 주제는 물론 일상적 주제를 다룰 때에도 영적으로 충만한 그림을 그렸다. 그의 그림은 고요한 평화로움이 감도는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드니가 담아내는 이 거룩한 만남의 장면은 마치 이 그림이 그려진 19세기말 잔잔한 일상에서 일어난 듯 우리 안에 가까이 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