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짓골>
먹을 만하다. 그렇다고 이렇게 수많은 사람이 운집해서 먹을 만한지는 잘 모르겠다. 불고기가 맛있고, 채소가 싱싱하다. 체계적인 운영도 눈에 띈다. 시골에 이런 대형 음식점이 있다니, 경기도의 특성인가.
1. 대강
명칭 : 단짓골
주소 : 경기도 평택시 청북읍 청원로 386
전화 : 683-0348
주요음식 : 제육쌈밥
2. 먹은날 : 2022.8.11.점심
먹은음식 : 불고기제육쌈밥 15,000원
3. 맛보기
맛도 양도 참 효율적인 음식들이다. 불만을 갖기는 어려우나 깊이있는 충족감도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먹을 만한 이런 집이 경기도에 있다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지 않을까.
얼굴음식답게 맛이 제일 좋다. 고기도 꼬들꼬들 맛있다. 세련된 느낌과 맛이다. 너무 기름지지도 팍팍하지도 않은 육질이 좋다. 매운 맛에 고기맛이 묻히는 느낌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맛있는 음식, 이런 음식이 원래 이 집의 솜씨였을 것이다. 너무 대형화되다 보니 다른 음식에서는 손맛의 실력을 발휘 못하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오뎅볶음. 좋다. 투박한 느낌보다 세련된 느낌. 맛도 자연스럽다.
호박볶음.
미역줄기볶음. 본래의 맛만을 살려 그대로 조리하면 좋은데, 뭔가 다른 맛이 있다.
무청절임. 시원하나 약간 단맛이 남는다.
된장찌개. 먹을 만하다. 시골음식다운 투박한 맛은 없지만 국으로 먹기에는 어지간하다.
밥. 가마솥밥이다. 밥솥밥이 아닌 솥밥을 주니 황송할 따름. 양도 많고 고슬거리고 맛도 좋다. 2인이 먹기에 음식량이 너무 얌체같이 맞아 떨어진다는 느낌인데, 밥은 맛있고, 푸지다. 이런 정성이 사람을 불러모으는 것이 아닌가 싶다.
4. 먹은 후
좀더 일찍 와서 먹을 수 있었다면 손맛의 깊이를 느꼈을 집이다. 한식의 대형화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집이다. 식당 주인이 음식을 하지 못할 때, 어떻게 맛을 지켜가야 하나, 숙제를 던진다.
한식은 여러가지로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인 데다 식재료의 편차도 계절과 시기에 따라서 크기 때문에 그 편차는 더 커진다. 한식집이라고 식당 주인 할머니의 손맛에만 의존하여 소규모로 운영해야 하는 법은 없다. 그러나 대형화되었을 때는 한식에서 원하는 그 맛을 보존하기 쉽지 않다.
구멍가게 식당이 초라하고 깔끔하지 못해도 맛만은 엄마음식보다 나은 집이 많다. 그러나 요새는 네티즌이 맛집을 찾아 키우면서 쏠림현상이 커져버려 괜찮은 맛집이 운영 정상화 시기까지 버티기가 쉽지 않다. 쏠림현상은 정상적인 맛집 키우는 데 장애가 되고, 어지간한 손맛집을 기계 맛집으로 퇴화시켜 버린다
어떻게 좋은 길을 찾아야 할지 모두에게 숙제를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