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 없는 일요일은 언제나 고민 된다... 할 일 없이 하루를 보낸 저녁이면
항상 서로에게 짜증을 내게 되더라구.
오늘이 특별한 일이 없는 일요일이라 실컷자고 일어나니 10시 30분,간단히
세수하고 아침겸 점심을 먹으려는데 아들넘이 자기방에서 혼자 무언가 열심히
하고 있더라구.... 가만히 가서 들여다 보니 색종이에다 이쑤시게를 뼈대로
삼아 연을 만들고 있더라... 내 손바닥만한 연을 만들어 하늘로 날려보려는
생각이었나 보다.
식사를 한 후 아들넘과 같이 문구사에 들러 가오리연과 얼레를 각각 하나씩
산 후 고수부지로 연을 날리러 갔지. 쌀쌀한 날씨에 바람은 연 날리기에 아주
적당히 불어주고 있었지. 얼레의 실과 연의 중심부 실을 연결하여 연을 하늘로
띄우니 아주 훌륭하게 날더라구.... 연실을 다 풀으니 100M정도 후방에 연이
떠있는듯 했다.
아들넘은 마냥 신기해 하더니 자기도 처음부터 해보겠다고 하여 어쩔수없이
연실을 걷었지. 그런데 연실을 따라 잘 따라오던 연이 코앞에서 땅바닥으로
곤두박질을 치더니 실과 대나무를 연결한 곳이 심하게 찢어지고 말았어... 아마
잠시동안 바람이 불지 않은것 같아.
찢어진 연을 다시 하늘로 띄우려니 말은 안듯고 코앞에서 회전만 몇번을 하며
바닥으로 계속해서 추락하더니 결국 완전히 망가지고 말았어.... 아들넘 아빠만
재미보고 망가뜨렸다고 심하게 삐진 표정이더라구.
어쩔수 없이 집으로 가는길에 문구사에 들러 '연 만들기 세트'를 샀어... 세트
안에는 팡패연 하나, 가오리연 하나들 만드는 도구가 들어 있었는데 가격은 1,000원
이었어... 돈 천원을 지불하고 나니 아주 묘한 기분이 들더라. 내가 술한번 안먹으면
아들넘 연을 몇십개는 만들어주는데, 택시 한 번 안타면 연 몇개는 만들어주는데하는
아줌마들의 절약정신을 잠시나마 이해 할 수 있게 하더라... (아주 묘하고 신선했어)
1시간 동안 연을 만들어 다시 고수부지로 나와 연을 띄웠지... 20년만에 직접만든 연이라
그런지 하늘로 띄운 연이 눈앞에서 회전을 몇번 한 후 바닥으로 처박더라. 아들넘 한테는
다음주에 또 하자고 양해를 구했지... 큰소리 뻥뻥 쳤는데 아빠채면 말이 아니였다...ㅎㅎ
천원이면 훌륭한 일요일을 보낼수 있어. 다음주에는 모두들 해보는 것이 어떨지....
첫댓글 아이들 키우면서 겪는 이러저러한 이야기들을 미리 볼 수 있으니 참 유익한 거 같다..아직은 어리지만 나중에 연 날리기 해줄라면 나도 지금부터 연 만들어 날리는 걸 복습해 두어야 겠지? ^^;
훌륭한 아빠 종성이 만세...........! 편해진 세상이 좋기는 하다만 한편으로 원망스러울 때도... 손수 재료를 다듬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지신이 만든것에 대한 소중함을 아는데...
실에다가 유리가루 발라서 연싸움 한 판 해볼까?
우리 아들넘도 연날리러 가자구 난린데...이번 주말엔 같이 날려볼까? 항상 멋진 아빠 종성이 팟팅!!!
난 주말에 아이들하고 모했더라?
아이들한테 점수따기 좋은 방법이지 팽이도 문구점에 판다. 돌아오는 주말 최고아빠 되보렴.모두들
좋다... 이번 주말엔 무조건 연 함 날려본다...ㅎ
나도 해봐야지
착한 아빠, 종성이... 평소에 술 많이 먹고 주말에 점수 따고.... 종성이 수법....
이번 주말에 할 일이 생겼네.... 종성아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