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비탐맘 님의 스위스 분들과의 일상 생활은 어땠냐는 질문에 답해봅니다.
스위스에서 32년 살았으니 스위스를 아주 쫌, 쫴끔 안다고 해도 욕먹진 않을 거 같네요.
일단은 누구나 아시다시피 스위스의 국어가 4가지입니다.
독어, 불어, 이태리어, 그리고 약 1% 레토로만 어를(라틴어 비슷) 씁니다.
그래서 누군가를 만나면 “우리 어느 나라 말로 대화할까?” 하고 물어보는 경우를 접하게 됩니다.
특히 의사한테 가면 거의 100% 영어, 독어, 불어, 이태리어 중에 하나를 골라잡으라고 말합니다.
독일어권이면 그냥 현지어인 독일어 하면 되는데도 말입니다.
사실 스위스에 처음 갔었을 땐 요게 쫌 ‘아니꼽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좀 지나고 보니
그들의 코를 살짝 눌러주는 방법을 터득하여 오히려 기분이 좋아지기까지 했습니다.
뭔가 하니, 스위스 사람들은 독일어를 독일식 표준 발음을 하지 않고, 스위스 식으로 발음합니다.
당연히 스위스 방언은(스위스 어) 따로 있습니다.
그러나 독일인이나 프랑스인이나 할 것 없이 외국인이 요 스위스 어를 알아듣고 직접 말하긴 그리 쉽지 않습니다.
물론 학교에서도 독일어를 배우기 때문에 독일어권에 사는 사람은 당연히 독일어를 합니다.
그러나 이 독일어 발음이 영~ 아니죠.
저 같은 경우는 이전에 독일에 살았었으니, 더구나 김나지움에서 아비투어를 하고, 대학 공부도 했으니
표준 독일어로 스위스 사람들의 코를 눌러주기 쉽습니다.
‘Hochdeutsch’ 라고 하는 독일 표준어를 쓰면 스위스 사람들 나자빠집니다.
독일 사람들에겐 언어적으로 밀린다 생각해서인지 스위스 사람들은 유난히 독일 사람들을 가장 싫어합니다.
이렇게 표준 독일어를 꼬박꼬박 쓰면서 “적어도 우리는 제대로 교육을 받았다!”하며 콧대를 높일 수가 있지요.
저는 누군가가 “어느 나라 말로 대화할까?” 라고 물으면,
“나는 대학에서 부전공으로 일어나 중국어를 배우긴 했지만, 그래도 모국어인 한국어를 제일 잘한다, 우리 한국어로 하자!”
라고 답합니다.
당연히 그들이 이 세 가지 언어를 할 리는 없지 않습니까?
그러면 그때서야 아주 미안하다고, 한국어를 하나도 못 해서 정말 미안하다고 기가 죽어 말합니다.
저는 그때서야 여기 현지어가 독일어니 독일어를 하자고 하죠.
영어권에 사는 사람은 어차피 영어만 쓰니, (독일이나 프랑스도 마찬가지로) 외국인은 언어 면에서는
현지인에게 밀립니다.(이민 1세)
그러나 스위스에서는 독일어를 스위스 사람보다 더 잘할 수 있습니다.
밀리지 않을 수도 있죠. 발음이나 문법이나 그들보다 훨씬 잘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스위스에 사는 외국인은 부자들이 많습니다.
세금이 적다는 이유로 떼부자 유명인들이 스위스에 많이 와서 삽니다.
독일을 비롯하여 서유럽 국가에서는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가 하면 반대로 스위스에는
돈 많은 외국인 부자들이 멋진 호숫가를 점령하고 삽니다.
그래서 부정적으로 외국인을 차별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 외국인 부자들은 정원사, 운전사, 도우미 등 스위스 사람들 부리며 삽니다.
외국인 때문에 돈 벌고 사는 스위스 사람이 한둘이겠습니까?
뭐 스위스에서 살면 좋은 점이 뭐냐고 물으면 월급이 독일의 세 배 이상은 된다는 겁니다.
물론, ‘살인적 물가’라 남는 게 그리 많지는 않을 테지만 말입니다.
그러나 스위스에서 벌어서 다른 나라에 가서 쓰면 펑펑펑펑 다시 펑펑 쓸 수 있습니다.
스위스 아름답다고요? 네, 참 아름답고 깨끗하고 정리정돈 잘 되어있습니다.
돈 많은 사람들은 쇼핑도 실컷 하고, 멋진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구경이나 다니고,
여름에도 하얗게 눈 덮인 산에 놀러다니고, 들꽃이 아름다운 알프스로 하이킹이나 갈 수 있다지만,
그런 여유가 없다면, 더구나 그 살인적 물가에 짓눌려 살지 않으려 열심히 일해야죠.
가난한 사람에게 주는 치사한(?) 나랏돈을 받고 살지 않으려면 부지런히 일하고 돈 벌어야지요.
스위스에서 요런 거 받기 참 힘듭니다. 일 해야 함이 당연하고, 일 찾고 있다는 걸 증명해야 하고, (65세 미만이라면)
또한, 그 돈을 받기 위해 하루도 빠짐 없이 매일 도장 찍으러 공청에 가야 합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노동자들이, 어디 놀러갈 시간 있나요?
부자들이 살기엔 좋은 나라, 그러나 가난한 사람들이 살기엔 너무 힘든 나라가 스위스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그래도 한국이나 미국, 독일이나 프랑스 등 가난해도 그럭저럭 살 수 있지 않나요?
레비탐맘 님은 한국에서 보험 덕분에 1,76$ 로 한방 치료를 받으셨다 하잖아요.
그러나 스위스에선 꿈도 꿀 수 없죠.
뭐 가난하다고 치사하고 구차스럽게 살 이유까진 없으나 스위스는 돈 없으면 사는 게 말이 아닙니다.
드러워서 말입니다. 하하하
레비탐 님, 가려운 곳 조금은 긁어드렸나요? 스위스에 대해 할말이 많죠. 뭐든지 물어보세요!
첫댓글 와~ 32년 경험으로만 느낄수 있는 시원스런 내용으로 스위스분들에 삶을 엿 볼수 있어 조금 이해 되어 감사합니다.
한달 전에도 친구들과 만나 다시 가고 싶은 나라..? 라는 얘기가 나왔는데 하와이에서 온 친구와 저는 주저없이 스위스라고...
하얗게 눈 덮인 여름 산과 호숫가 가는 길목에 꽃과 과일 파는 상인들은 동화 속에 아름답고 평화로운 모습이였어요.
미국은 늘 총기 사건으로 한국은 유일한 분단국가로 불안 하지만 그래도 미국과 한국이 살기는 좋은 나라 같네요~
여행은 어디로 가든 좋죠. 더구나 생소한 곳에서의 경이로운 경험은 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한여름에도 하얗게 눈 덮인 알프스를 보면 너무 멋있어 또 가고 싶은 마음이 일죠.
수려한 자연 경관의 스위스는 만인이 좋아하는 나라임에 틀림 없는 거 같네요.
꼭 다시 가 보시길 추천합니다.
우와~ 별떵이님이 멋지게 살다오신 스위스를
여유있게 시간에 쫒기지 않고 여행 해보고 싶네요^^
누구에게든 추천합니다.
여행비가 두둑하시면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멋진 곳을 두루 구경하실 수 있어요.
꼭 한 번 다녀오세요!
스위스 그런 나라군요 무지한 저는 좀 놀라는데요 복지가 엄청 좋은줄 알았는데
어느나라에 살든 공짜돈도 일하면서 죽자사자 돈벌이 하러 가자면 힘이듭니다 은퇴 를 하고 나니 천국 입니다
스위스 복지 얘기도 얘기 꺼리겠군요. 세금의 반 정도를 복지에 쓰는 나라도 (예 : 북유럽) 있지만,
스위스 포함 대부분의 서유럽은 한국과 비슷합니다.
누구든 이 사회에서는 노동이 자유이자 의무 아니겠나요?
젊을 때 열심히 일하고 노후에 편하게(?) 살 수 있는......
천국에 계시니 축하합니다!
이또한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이번(6/14. 금)해방촌길.경리단길 걷기 번개모임에 뵙기를 소망 해 봅니다. 감사드립니다.
좋은 만남 되시고, 걷기와 함께 더욱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다음 기회를 기대해 봅니다.
멀티 언어를 구사할수 있는 스위스 사람들이 참 부러웠어요.
언어마다 방언, 관용어는 틀리겠지만 뜻은 비슷할테니 말입니다.
비싼 물가는 일찍이 알았지만... 그래도 저는 그 아름다운 스위스 또 한번 가고 싶어요.
스위스 사람은 거의 두세 가지 언어를 하죠. 뭐 이런 나라들 꽤 있어요.
그렇다고 그들이 더욱 행복하거나 더 똑똑한 건 아니겠죠?
미쉘 님의 스위스 여행이 다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사진에 보이는 경치좋은 스위스를 참 멋있는 나라에
편한 국민들의 생활 이구나 라고 생각 했었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사람 사는것은 많이 비슷하구나
생각 했습니다.
나는 귀국해 5년 살면서 한국이 천국이구나 생각합니다.
걱정도없고 아프면 병원 다니기도 쉽고 참 편합니다
별덩이님도 한국생활 즐거우시길 바랍니다
환경은 다르지만, 그 속에 사는 인간은 별로 다르지 않는 거 같네요.
인간의 본능, 속성 등이 내재해 있는 이상......
어느 나라가 더 좋으냐는 개인적 잣대로 잴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말하긴 어려운 거 같아요.
만족하며 사느냐가 관건 아닌가요?
저도 한국 생활에 만족합니다. 즐겁고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