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재능보다는 노력이 중요하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즐기는 것이라는 뜻이다.
공자가 한 말이지만 국내에서는 특히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이영표(31,도르트문트)가 한 말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영표는 인터뷰에서 늘 노력과 즐기는 축구를 강조한다.
즐거운 축구를 최고로 생각하는 이영표는 11월 20일 리야드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3차전 원정경기에 출전해 100번째 국가 대표팀간 경기(A매치)를 치렀다.
이영표는 홍명보(136회)와 유상철(123회) 등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7번째로 센추리클럽에 가입했다. 이영표가 A매치 100경기에서 8230분을 뛰는 동안 중요했던 순간들을 짚어 봤다.
1999년 6월 잠실
1999년 6월 8일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현대자동차 코리아컵 국제축구대회를 앞두고 벨기에와의 평가전에서 다친 하석주(40,경남 FC 코치)와 유상철(37) 그리고 이상윤(39,MBC ESPN 해설위원)을 제외하고 올림픽대표팀에서 뛰고 있던 박진섭(31,성남 일화)과 이영표 그리고 김도균(31,전남 드래곤즈)을 불렀다.
사흘 뒤인 12일 잠실종합운동장. 한국-멕시코의 코리아컵 개막전은 전반 14분 이삭 테라사스의 선제골, 2분 뒤 안정환(32,부산 아이파크)의 동점골이 터지면서 초반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긴박한 경기의 흐름을 벤치에서 지켜보던 이영표는 전반 22분 최성용(33,자스파 쿠사츠)과 교체돼 경기장에 들어섰다. 첫 번째 A매치 출전이었다.
전날 인터뷰에서 “1998 프랑스월드컵 멕시코전에서 퇴장 당한 하석주 선배를 대신해 멕시코에게 복수하겠다”고 말한 이영표는 왼쪽 측면을 종횡무진 누볐다. 경기가 끝난 뒤 신문과 방송은 이영표를 포함한 ‘젊은 피’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때만 해도 이영표는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은 무명 선수였다. 대학 입학을 앞두고 무릎을 크게 다쳐 청소년대표로 뽑히지 못했다.
대학교 4학년이 되기 전인 1999년 2월 소속팀인 건국대 정종덕(65,험멜 기술 고문) 감독의 추천에 힘입어 연습생으로 올림픽대표로 발탁됐다.
이영표는 이때부터 자신의 경기력을 마음껏 발휘했고 올림픽대표팀의 주전 자리를 꿰찰 수 있었다.
그리고 국가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을 동시에 맡고 있던 허정무(53) 감독은 이영표를 국가대표팀으로 불러 올렸다. 올림픽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지 4개월 만의 일이었다.
이영표는 6월 15일 열린 이집트와의 코리아컵 2차전에 선발 출전했다. 전반 4분 만에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날린 이영표는 후반 27분 황선홍(40,부산 아이파크 감독)의 페널티킥을 이끌어 내는 크로스를 올리는 등 맹활약했다.
코리아컵에서 3무에 그친 한국대표팀의 유일한 위안거리가 ‘이영표의 발굴’ 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2001년 5월 대구
이후 이영표는 탄탄대로를 걸었다. 2000년 K리그 드래프트 1순위로 안양 LG에 입단해 그해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좋은 경기 내용을 보였다. 2000년 7월 28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과 정기전에서는 A매치 데뷔 골을 터뜨렸다.
2000년 10월 레바논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하석주를 제치고 주전 왼쪽 윙백 자리를 차지했다.
2001년 한국대표팀을 맡은 거스 히딩크(62) 감독도 이영표를 계속 기용했다. 이때는 왼쪽 윙백이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2001년 5월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메룬과의 친선 경기에서 이영표는 유상철과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 공수를 연결했다.
그러나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이영표의 한계가 드러났다. 세계 최강팀과의 경기에서였다.
2001년 5월 30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2001년 컨페더레이션스컵 1차전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했지만 니콜라스 아넬카(29,첼시)와 유리 조르카예프(40) 등에게 농락당했다.
한국은 전반에만 3골을 내줬고 이영표는 후반 시작 전 황선홍과 교체됐다. 이영표는 2차전인 멕시코전에는 후반 24분 교체 출전했고 호주전에는 선발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한국은 멕시코에 2-1, 호주에 1-0 승리를 거뒀다. 이영표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어느 정도 안정감을 찾는 듯 했지만 2001년 8월 15일 체코와 치른 원정 친선 경기에서 0-5 대패를 막지 못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헤매던 이영표는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2001년 9월 13일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친선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SPORTS2.0)
이 무렵 김남일(31,빗셀 고베)이 급성장하며 이영표는 주전 자리를 위협받게 됐다.
그해 11월 세네갈과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 앞서 대표팀에 돌아온 이영표는 김남일, 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과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지만 공격력에서 여전히 미덥지 못했고 이 같은 부진은 2002년에 들어서도 이어졌다.
2002년 3월 독일 보쿰
히딩크 감독의 지휘 아래 이영표는 줄곧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며 수비에서는 합격점을 받았지만 공격 전개 능력에서 문제점을 보였다. 전방으로 찔러 주는 패스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2002년 3월 27일 독일 보쿰에서 열린 터키와의 친선 경기에서 이영표는 원래 자리인 왼쪽 윙백으로 돌아갔다. 포지션 변경은 성공적이었다.
김남일과 유상철이 터키의 공격을 막아 내는 사이 이영표는 왼쪽에서 물 오른 기량을 선보였다. 한국은 터키와 0-0으로 비겼다.
5월 16일과 21일 스코틀랜드, 잉글랜드와의 친선 경기에서 잠시 수비형 미드필더를 봤던 이영표는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27일 치른 프랑스와의 최종 평가전에서 주전 왼쪽 윙백으로 뛰었다.
이영표는 한일월드컵을 코앞에 두고 왼쪽 종아리를 다쳐 폴란드전과 미국전에 나서지 못했지만 6월 14일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는 왼쪽 윙백으로 출전해 후반 25분 정확한 크로스로 박지성의 결승골을 도우며 한국의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이영표는 이후 3~4위전까지 4경기에 모두 풀타임 출전하며 한국의 월드컵 4강 진출에 한 몫을 했다.
이영표는 한일월드컵이 열리기 전 “먼 훗날 2002년 월드컵을 되돌아봤을 때 ‘그때 참 멋있었지’라고 회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고 그 바람을 현실로 만들었다.
2006년 6월 독일 라이프치히
2006년 독일월드컵 G조 프랑스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 이영표는 왼쪽이 아닌 오른쪽 풀백으로 나섰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을 기점으로 급성장한 김동진(26,제니트)에게 왼쪽 풀백 자리를 내준 것이다.
오른발을 잘 쓰는 이영표지만 갑작스러운 위치 변경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영표가 오른쪽 풀백으로 나선 것은 대표팀에 넘쳐 나던 오른쪽 자원이 어느 순간 사라졌기 때문이다.
한일월드컵에서 오른쪽 윙백을 봤던 송종국(29,수원 삼성)은 네덜란드에서 실패하며 경기력이 떨어졌다. 송종국은 독일월드컵에 출전했지만 토고전에서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인 뒤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딕 아드보카트(61) 감독은 이영표를 오른쪽으로 돌리기로 했다. 왼쪽에는 김동진이 있었다.
이영표는 한일월드컵이 끝난 뒤 PSV 에인트호벤과 토트넘 핫스퍼에서 뛰며 FIFA(국제축구연맹)가 정한 A매치 외에는 국가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이 사이 김동진은 국가대표팀의 왼쪽 풀백으로 입지를 다졌다.
이영표는 6월 23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스위스전에서도 오른쪽 풀백으로 뛰었지만 0-2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이영표가 왼쪽으로 돌아온 것은 독일월드컵이 끝난 뒤였다. 핌 베어벡 감독은 김동진을 중앙 수비수로 기용했다. 오른쪽 풀백 자리에 신예 오범석(23,사마라)을 발굴하면서 이영표는 본래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었다.
2008년 11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100번째 A매치에 나선 이영표의 몸은 가벼웠다. 토트넘에서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이영표는 한동안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그 사이 김동진뿐만 아니라 김치우(25,FC 서울)도 기량이 부쩍 늘었다.
지난 여름 이적 시장에서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로 둥지를 옮긴 이영표는 다시 경기에 나서기 시작했고 허정무 감독은 이영표를 대표팀에 불렀다.
10월 15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홈경기에 이영표는 오른쪽 풀백으로 뛰었다.
UAE전 4-1 대승을 이끈 이영표는 11월 20일 사우디아라비아전에는 본래 자리인 왼쪽 풀백으로 출전했다. 전반 5분 사우디아라비아가 코너킥 찬스에서 날린 헤딩 슈팅을 골문 바로 앞에서 막아 내 초반 위기를 넘기는 데 앞장 섰다.
2000년 5월 28일 유고와의 경기에서 두 차례나 골문 바로 앞에서 상대의 헤딩 슈팅을 막아 낸 장면과 같았다.
이영표는 후반 32분 사우디아라비아 진영 왼쪽에서 이근호의 선제골로 연결되는 오른발 크로스를 올리는 등 2-0 승리에 일등공신이 됐다.
첫댓글 와우 ㅊㅋㅊㅋ 앞으로도 좋은 활약 부탁드려용~ 영표횽~
이햐 감개무량하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