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음악 2월 15일(화)*
▲정월대보름
◼달에게 띄우는 노래
◀달타령
◾미스터 트롯 Top 6
◀Gimme Gimme Gimmme☓달 타령
◾풍류 대장-이상
◀달맞이 가세
◾창극 ‘흥보전’ 중에서
◀강강술래
◾Feel the Rhythm of Korea 홍보영상
◾서도 밴드
◀달이 참 예쁘다고
◾이승윤
◉정월대보름입니다.
잔뜩 흐렸던 하늘이라
어제 초저녁에는 볼 수 없었던
열나흘 달이었습니다.
하지만 늦은 시간부터
그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열나흘 달이 밝아야 그해
운수가 좋다고 했는데
그래도 모두에게 괜찮은 일이
생길 모양입니다.
오늘 저녁에는
더 맑아진다고 합니다.
밝고 환한 대보름 달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음력으로 새해 첫 보름달이
뜨는 날, 달의 女神에게
소원을 빌어온 것이
오랜 전통입니다.
오늘 저녁에는 어떤 소원을
보름달에 띄울지
미리 생각을 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태양은 양(陽),
즉 남성으로 인격화됩니다.
반면에 달은 음(陰),
즉 여성으로 인격화됩니다.
여성인 달은 대지(大地),
즉 땅과 연결됩니다.
달은 모든 생명을 움트게 하는
땅과 연결되면서
지모신(地母神)으로
새 생명을 잉태하는 출산력을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달은 풍요(豐饒)의
상징입니다.
첫 보름달이 뜨는 시간에
달의 여신에게 대지의 풍요를
비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올해 정월대보름에는
풍요의 세상, 안정된 세상을 가져올
새 생명의 탄생을 바라는 부탁이
제일 많을 것 같습니다.
◉한해의 세시풍속 가운데
절반이 정월에 몰려 있고
그 절반이 정월대보름의
세시풍속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한해 4분의 1이
정월대보름 세시풍속입니다.
그만큼 중요시해 온
정월대보름 세시풍속이지만
그놈의 코로나 때문에
벌써 3년째 대부분 취소입니다.
해운대 달맞이 축제도,
광안리 달집태우기 행사도,
낙동강 사상 전통 달집 놀이도
모두 열리지 않습니다.
전국 최대규모의 경북 청도
달집태우기 행사도 열리지 않는 등
대부분의 행사가 취소됐습니다.
다만 일부 온라인 행사와
과학관과 천문대의 행사가
열리는 정도입니다.
그래서 가족과 함께
동네 가까운 곳에서
보름달과 인사를 나누는 것이
가장 좋을 듯합니다.
◉매달 음력 보름이면
만월(滿月), 보름달이 뜹니다.
하지만 달마다 조금씩
그 의미가 다릅니다.
그 가운데 정월대보름 달은
상원(上元)이라고 해서
가장 으뜸의 달로 여깁니다.
7월 보름달이 중원(中元),
10월 보름달이 하원(下元)입니다.
아메리칸 인디언들도
매달 보름달에다 재미있는
이름을 붙여놓았습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달 노래가
1월에서 12월까지의 보름달을
풀이한 노래 ‘달 타령’입니다.
민요 가수 김부자의 노래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미스터트롯’ 경연대회에서
Top 6에 올랐던 여섯 명이
부르는 ‘달 타령’입니다.
요즘 최고의 가수로 뜬
임영웅을 비롯해
영탁과 이찬원, 정동원, 장민호,
김희재 등입니다.
https://youtu.be/I7H3JuD0P6w
◉이 ‘달 타령’을 월드 음악과
접합시킨 신나는 음악으로
만나봅니다.
국악 밴드 ‘이상’이
‘힙한 소리꾼들의 전쟁
-풍류 대장’ 결승전에 올린
퓨전 음악입니다.
우리 민요 ‘달 타령’에다
아바(ABBA)의 노래
‘Gimme Gimme Gimme’를
섞었습니다.
아바의 노래는 1979년
북미와 유럽 투어를 위한
홍보용으로 만들어 인기를
끌었던 노래입니다.
‘A Man After Midnight’란
부제가 붙어 있는 디스코곡입니다.
◉아바 노래의 제목과 부제를 합치면
‘자정이 지난 후 한 남자만
내게 보내달라’는 의미가 됩니다.
어두운 밤을 밝혀줄 남자이니
밤을 밝히는 달과 연관시켜보면
그럴듯해 보이기도 합니다.
흥을 잔뜩 살린 무대입니다.
판을 열고 놀 줄 아는 팀이라는
칭찬이 당시에 뒤따랐습니다.
국악의 대중화를 위해
거의 무명으로 10년째
고군분투하고 있는
국악 밴드입니다.
중앙대 동문을 중심으로 구성된
7명의 멤버는 일인 다역으로
다양한 무대를 펼쳐왔습니다.
여기에서도 남사당놀이 등의
여러 퍼포먼스가 등장합니다.
보컬 신효주의 기량도 돋보입니다.
https://youtu.be/AhQXAjT0eRs
◉정월대보름 달맞이 가자는
민요를 한곡 더 만나봅니다.
창극 ‘흥보전’에 출연했던
흥보네 가족들이 국악 한마당에
출연해 부르는 ‘달맞이 가세’입니다.
정월대보름이 일년 중에도
가절(佳節)이니 달에게
소원을 빌어보자고 노래합니다.
명창 왕기철과 허애선 등
국악인들입니다.
https://youtu.be/tW3uT1e2gDE
◉강강술래는 정월대보름과
추석 때 널리 행해지는
대표적인 세시풍속입니다.
중요 무형문화재에 올라있고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도
등재되어있는 한국 고유의
원시 종합 예술입니다.
보름달 아래서 수십 명의 여성들이
손을 맞잡고 원을 그리며
노래하고 춤을 춥니다.
노래와 춤이 진행되는 동안
기와 밟기, 고사리 따기 등
여러 놀이가 펼쳐지기도 합니다.
◉강강술래의 둥근 원은
달과 여성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남성 중심의 전통사회에서
젊은 여성들이 밤에
외출하는 것은 물론
큰소리로 노래 부르고 춤추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정월대보름이나 추석에는
여성들도 밝은 달밤에
강강술래를 통해 자유롭게
노래하고 춤추면서 쌓였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여성들이 평소 제약에서 벗어나
즐길 수 있었던
대보름의 특권이었습니다.
◉취소된 해운대 달맞이 축제에는
이 강강술래가 등장하지만
볼 수 없는 게 아쉽습니다.
그래서 첨성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강강술래를 만나봅니다.
‘강강술래’를 재석한 힙합 음악이
함께 등장하는 이 영상에는
경주와 안동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한국의 리듬을 느낀다’는
홍보영상에 등장하는
‘강강술래’입니다.
https://youtu.be/dqkfpKJw348
◉‘강강술래’는 노래 후렴구에서
따왔지만 정확한 의미는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전략상 모닥불 아래서 강강술래를
추게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이때부터 강강수월래(强羌水越來)란
말이 병사들의 구호로 사용됐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강한 오랑캐가 물을 건너온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원래 있던 ‘강강술래’가
임진왜란을 거치면서 그럴듯한
한문 어원을 갖게 됐다는
이야기도 생겨났습니다.
조선 팝의 창시자로 인정받는
‘풍류 대장’의 우승팀 서도밴드가
부르는 강강술래를 만나봅니다.
불후의 명곡입니다.
https://youtu.be/Ymu1elhL0kI
◉달과 관련한 음악은
정말 무수히 많습니다.
가요, 팝, 클래식 어디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 노래로 이승윤의
‘달이 참 예쁘다고’를 골라 올립니다.
싱 어게인 시즌 1의 우승자입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달은
다분히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노랫말의 이해가
만만치 않습니다.
◉이승윤 본안아 작사 작곡해서
부른 노래입니다.
하고자하는 얘기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듣고 있으면
누군가를 생각하며 건네는
위로처럼 들립니다.
그리고 그가 예쁘다고 노래하는
달에 사랑이나 생명을 대입해보면
조금은 이해가 쉬워지는 것 같습니다.
죽어서 이름을 어딘가 남기기보단
살아서 그들의 이름을 한 번 더
불러보겠다는 노랫말이 와닿습니다.
숨고 싶을 때 다락이 돼주고
울고 싶은 만큼 허송세월해 준다는
배려의 표현도 눈길이 갑니다.
지을 수 있는 몇 분짜리 노래를 통해
아마도 달빛이 전해질 수 있어서
달이 참 예쁘다고 얘기하는 모양입니다.
남녀 간의 사랑을 넘어선
더 큰 의미의 사랑이 생각하며
찬찬히 들어봅니다.
https://youtu.be/VaQwO6W7PLw
◉묵은 나물을 반찬으로
오곡밥을 지어 먹는 날입니다.
부럼 깨기를 위한 견과류도
준비해야 하는 날입니다.
여기에 귀밝이술 한 잔이 더해지면
정월대보름 먹거리는 모두
챙기는 셈이 됩니다.
상황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웃 친지와 대보름 먹거리를
나눠 먹을 수 있다면
좀 더 풍성한 대보름날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보름달과 좋은 얘기를 나누는
저녁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배석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