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진도'에서 퍼온 글입니다.
김유길님의 진도개사냥 이곳은 진돗개로 실제사냥을 하거나 관심을 갖고 계시는 분들의 장으로서 본인의 경험이나 실험으로 확인된 사실만을 쓰며 수렵견의 세부적인 기능을 설명하기보다는 실제로 사냥을 좋아하고 산을 타는 사람들에게 수렵견을 관찰 연구하고 산야의 지형과 동물들의 서식상태를 자신의 산지식을 만들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사냥을 한다는 개들은 많으나 여기서 말하고자하는 사냥개란 진도 수렵견계에서 뚜렷한 자리 메김을 할 수 있는 전문사냥개를 말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1. 수렵성 -- 진돗개는 타 견종에 비해서 야성이 많이 남아있는 것이 특징이며 이것을 바탕으로 품성과 체형이 이루어진 것은 잘 알려져 있고 모두가 주장하는 사실입니다. -- --진돗개는 수렵 견으로 분류를 하고 진돗개의 대표적인 특성중의 하나가 수렵성과 용맹성입니다. -- 사냥개는 수렵성과 용맹성을 함께 갖고 있어야 사냥을 잘합니다. 현재의 진돗개들은 사냥을 못하는 개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투견은 아닐지라도 한번 싸우면 끝을 보던 개들이 지금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비명을 지르기 때문입니다. 작은 몸에서 솟아나던 용맹성이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개들이 사냥할 기회가 없거나 또는 사냥을 시키지 않아서 사냥 성이 없어졌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수 백년 수 천년을 내려온 야성으로 이루어진 진돗개의 품성이 1-2 년이나 1-2 십년 사이에 자연적으로 쉽게 퇴화되지는 않습니다. 진돗개는 야성에서 수렵 성을 물려받아 본능으로 사냥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진돗개의 수렵성 입니다. 사냥을 하든 안 하든 수렵 성을 타고난 개는 계속 간직하고 있고 자손에게도 계속 물려줄 것입니다. 훈련으로 없었던 수렵 성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진돗개로 사냥을 하는 사람이 극소수이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외모에 치중을 하다보니 사냥성과 용맹성 등 품성을 등한히 하고 미처 보전하기도 전에 사라져 가는 것입니다. 어느 쪽이 좋고 나쁘다고 구분할 문제가 아닙니다. 애견가들의 선택의 문제일 뿐입니다. 지금까지 이루어졌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상황은 계속될 것입니다. 이것이 현실이고 대세입니다. 앞으로도 이 대세의 흐름은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서 변하지는 않습니다. 진돗개의 수렵성과 용맹성 등을 보전하고자 진지하게 노력하는 사람들에 의해 소수의 그룹으로 명맥을 유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일본에서 있었고 우리나라에 도입된 개들을 관찰한바 있습니다. 2. 수렵견 수렵견을 이야기하려면 몇 가지 문제점의 과정들을 짚고 넘어가야 가능해집니다. 우리들이 현재까지 사용하고있는 진돗개의 보편화된 기준으로는 수렵견을 골라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사냥하는 사람들은 개의 눈과 코를 가장중요시 하는데 그것은 눈으로 사냥에 대한 집착과 용맹성과 영리함을 판단하고 예민한 후각능력을 찾아내려고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눈의 안색이 다갈색이라든가 붉은 색이라든가 광채가나야 한다든가 코의 모양과 콧살의 두께 주둥이와의 짜임새 등으로는 일반사람들은 찾아내지 못하는 것입니다. 눈의 생김새와 안색의 조화가 다양하고 품성도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입니다. 개를 한 두 번 산에 데려가 보았다고 완전하게 능력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체계화되어있지 못한 원시적이고 비과학적인 방법이긴 하지만 오랜 사냥경험과 풍부한 사냥개를 접해보고 부려본 사람들만이 골라 낼 수 있는 방법입니다. 결론은 야성을 읽으려는 것입니다. 대체적으로 개들은 자기의 신체조건에 맞는 사냥방법을 택하고있습니다. 모두 사지구성이 바르게 생겨야하고 몸은 탄탄하게 힘이 들어가 있어야 합니다. 겹개와 홑개의 행동은 확실하게 다른 행동을 보입니다 겹개는 후각을 많이 사용하여 정밀한 수색을 하려고 하는 반면 수색속도가 느리고 후각으로 감지되기 전까지는 서두루지를 않습니다. 홑개는 시각과 청각을 많이 사용하며 수색속도가 빠르고 항상 찾으려고 부지런한 모습을 보입니다. 그 이유는 겹개는 힘을 바탕으로 한 단거리주력은 나오지만 장거리를 계속 속보로 다니기가 힘이 들기 때문입니다. 오소리처럼 힘이 필요한 사냥은 겹개가 당연히 유리합니다. 홑개는 자기의 주력을 너무 믿기 때문에 서두르는 경향이 있어서 입니다. 실제로 사냥을 하는 개는 서울에서 키우던 개들이나 전람회장에서 보아 온 개들과는 체형 면에서 조금의 차이가 있습니다. 몸의 구조가 냄새를 잘 맡고 소리를 잘 듣고 질주력이 뛰어나면서 지구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주둥이가 길고 귀가 크고 사지가 곧고 몸은 군살이 붙지 않고 건조해야 합니다. 육안으로 보아서 몸이 무거워 보이지 않아야 하고 조금 가벼워 보여야합니다. 미견의 기준에서 보면 조금씩의 차이가 생깁니다. 이런 것들은 산에서 체형이 다른 개들을 함께 부려보면 판이하게 차이가 들어 납니다. 사냥개들의 품성을 보면 차가운 면이 있고 사람의 손이 닿는 것을 싫어하고 친근감을 별로 표시하지 않습니다. 이는 야성의 습성을 많이 갖고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쓸데없이 짖어대거나 다른 개들과 먼저 싸우려들지 않습니다. 집에서도 말썽을 부리지 않는 편입니다. 사람들과 아기자기하게 정을 주는 면에서는 서운함이 있습니다. 그러나 산에만 데려갔다 하면 눈이 빛나고 온몸이 긴장하며 힘이 솟아나고 전연 다른 개가 되어버립니다. 내재되어있는 야성이 분출하여 빛을 발산하는 순간입니다. 사냥을 시키기 위한 개는 어려서부터 목줄을 매어서 계속 묶어놓고 키워서는 안됩니다. 자라는 과정에서 풀어도 놓고 들이나 야산에도 데리고 나가 충분한 운동도 시켜주어야 합니다. 골격과 근육형성시기에 운동을 해야 나중에 주력이 나오는 법입니다. 3-1 사 냥 개의 사냥목표물은 다양합니다. 토끼 꿩 너구리 오소리 고라니 그 외 잡다한 중 소 동물들입니다. 아무리 좋은 사냥개를 데리고 다녀도 짐승이 없는 곳으로 다니면 사냥이 되지 않습니다. 각각의 짐승들은 자기들이 좋아하는 지형과 환경에서만 서식을 하는 것입니다. 산의 높낮이 골짜기와 산의 굴곡들 계곡이나 골짜기 주변에 논밭들이 적당히 자리잡고 있어야하고 거기서 연결되는 산자락과 산중턱에 적당한 개활지나 묵은 밭들 너무 무성하거나 키가 크지 않은 풀밭이 있어야 좋습니다. 다음은 산에 자라는 나무들입니다. 큰 소나무 잣나무 전나무 등은 주로 밀생하여 숲속이 음침해 보이는 곳은 짐승들이 살지 않습니다. 작은 소나무가 밀생되지 않고 주위로 풀이 나있는 곳이면 토끼나 고라니의 보금자리입니다. 사람이 못 다닐 만큼 숲이 우거지면 짐승이 서식하거나 다니지 않는 것입니다. 악산 이거나 높은 산이거나 인가가 없는 깊은 산중에는 꿩 토끼 고라니가 서식하지 않습니다. 이것들은 전답을 주위로 주로 야산에서 살고 있습니다. 마을 가까운 곳이나 민가뒤쪽 야산에 자주 있습니다. 노루는 더 큰산으로 붙어있고 오소리는 사람이 잘 접근하지 않는 지형의 아름드리 바위 밑에 굴을 파고 사는 것입니다. 산을 다니다보면 꿩 토끼 고라니의 쉬고있던 장소를 발견할 때가 있을 것입니다. 그 자리에서 사방을 살펴보십시오. 주위전망이 좋고 아늑하고 접근하는 동물이나 사람들을 관찰하기에 이상적인 곳입니다. 움푹 패인 장소에서는 휴식을 취하거나 잠자리를 만들지 않습니다. 야생동물들의 시각 청각 후각은 아주 우수하기 때문에 토끼나 고라니처럼 질주력이 뛰어난 동물은 개가 먼저감지를 해서 사정거리 안으로 접근을 해야 승산이 있습니다. 모든 동물들은 밤에 골짜기나 밭 초지로 내려와서 섭식을 하고 아침에 산자락으로 올라가 휴식을 취합니다. 낮 사냥은 바람이 산아래서 산 위로 불기 때문에 토끼나 너구리 등은 산의 양지쪽 7-8부 능선으로 유도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노루나 고라니는 북쪽능선으로 유도를 해주어야합니다. 토끼 고라니는 밤 사냥이 되지 않습니다. 밤 사냥은 바람이 산 위에서 아래쪽으로 불기 때문에 산밑으로 개를 유도해주고 새벽 고라니사냥은 동트기 전 바람의 방향이 바뀌기 전에 산자락의 콩밭에 잎이 연할 때나 부드러운 풀밭이 있는 곳에다 개를 유도해주면 밭에서 그리 멀지 않은 위쪽의 숲 속에서 만나기가 쉽습니다. 개를 데리고 사냥을 나갈 때 몇 사람이 여러 마리를 데리고 다니면 서로 방해가 됩니다. 두 마리라도 같이 몰려다니면 뒤만 따라 다니는 개는 성능이 약한 개입니다. 두 마리가 흩어졌다 모였다 하면서 자기영역의 수색을 할 수 있어야합니다. 짐승을 발견하고 전력질주를 할 때 앞의 개만 따라 뛰는 개는 지능이 부족한 개입니다. 뒤에 있는 개는 좌측이나 우측으로 가로지르기를 할 줄 알아야 합니다. 만날 수 있는 목으로 빨리 가기 위해서입니다. 이런 것들은 가르쳐서 되는 것이 아니고 개들 자신의 지능으로 하는 것입니다. 집에서 쥐나 고양이를 잘 잡는 것만 보고는 사냥을 말할 수 없습니다. 사람은 개와 거리를 두고 조용히 따라가야 합니다. 개의행동이 갑자기 정지하거나 바쁘게 움직일 때는 기다려 주어야합니다. 3-2 사 냥 어린 개의 교육을 시키기 위해서 어미 개와 동행을 할 때는 7-8 개월 이후가 좋습니다. 여기서도 한 마리 이상은 좋지 않습니다. 강쥐개가 방해가 되어 사냥 성과는 너구리를 빼고는 별로 없습니다. 강쥐가 뛰어봐야 별로 주력이 나오지 않고 몸이 물러 쉽게 지쳐버립니다. 일년이 넘어가면서부터 힘이 붙기 시작합니다. 가르칠 때는 서서히 계속이동을 해주어야합니다. 편한 길로만 다니지 말고 험한 곳으로도 다녀보고 가시덤불 있는 곳으로도 다녀보고 달이 없는 밤에 깊은 산에도 데리고 다녀봐야 합니다. 기백이 약한 개는 칠흑 같은 밤에 멀리 나가지 않고 울창한 수림 속으로는 들어가려 하지 않습니다. 이럴 땐 개도 사람의 행동이나 태도를 살피게 됩니다. 개의담력을 키워주기 위해서는 태연하게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이 개를 부려야합니다. 낮 사냥에서 개가 짐승을 보거나 제대로 냄새를 맡고 추적에 들어가면 보통은 10-30분 사이에 돌아옵니다. 짐승들의 교묘한 따돌림으로 냄새를 잃어버리고 돌아온 것입니다. 추적에 들어가면 그 뒤를 계속 따라주어야 합니다. 잊어버린 장소에서 맴돌고 있거나 더 전진을 하지 못할 때는 사람이 그 주변을 더 넓게 수색하도록 유도하든지 도망갔을 방향으로 유도를 해서 다시 냄새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수 차례 시도해주어야 합니다. 고라니의 은폐술 은 서두르지 않고 침착하고 조용하게 이루어지면서 개를 따돌립니다. 오소리의 대담성과 괴력의 힘은 개 정도는 겁을 내지 않고 오히려 무시해버립니다. 산세나 나무와 숲의 우거진 정도를 살피고 짐승이 있겠다고 판단이 서면 산자락 아래 있는 밭의 부드러운 흙이나 습기가 있어 발자국이 찍힐 수 있는 곳에서 탐색을 해야합니다. 고라니발자국과 그 크기 몇 마리가 다녔는지 너구리나 오소리의 발자국을 파악합니다. 묵은 발자국인지 새 발자국인지도 파악합니다. 토끼는 부드러운 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흙 위에서 발자국을 보기가 어렵습니다. 산자락에 올라서 숲이나 잡목들 사이로 나있는 짐승들이 다니는 통로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그런 다음 짐승들이 쉬고 있을 만한 장소나 위치를 추정하여 바람의 반대방향에서 개들이 추적하기 좋은 위치로 개들을 보내주는 것입니다. 개들이 목표물을 감지하면 최대한 접근하여 뛰어난 순발력으로 순식간에 덮치는 것입니다. 먼저 발견하는 쪽이 유리한 것입니다. 이런 행동은 은밀하고 아주 조용하게 이루어져야 쉬면서 졸고있거나 잠들어 있는 짐승에게 쉽게 접근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는 짐승들이 먼저 알고 있는 것입니다. 토끼나 고라니를 자주 몰고는 다니는데 잡아내지는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런 경우 관찰을 해보면 기능상의 문제와 지능의 문제로 볼 수가 있습니다. 욕심이 없는 개는 일정거리를 따라가다 멀어지면 포기하고 돌아서 버리고 후각이 약한 개는 짐승들의 교묘한 은폐술에 말려 잊어버리고 주력이나 순발력이 약한 개는 덮칠 기회가 없어 따라다니느라 지쳐버립니다. 욕심은 있으나 후각이 약한 개는 분주하게 돌아다니나 성과가 없습니다. 여기에 지능이 없으면 같은 행동이 계속 반복될 뿐입니다. 영리한 개는 자기의 부족한 기능을 머리를 써서 해결하려고 합니다. 욕심이 꽉 차있고 모든 기능이 뛰어나고 영리하면 ---사냥개로서 명견이 되는 것입니다. 4. 일본의 사냥개 (기슈견) (사냥만을 목적으로 한 4개의 계보(系保) 가 있습니다.) 기슈견은 악바리여서 자기 체구의 두 배정도 되는 멧돼지는 주인 엽사가 도착하기도 전에 물어 죽여 놓고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 단점이라면 고집이 세고 일반 야수를 보면 그것에만 집중해서 고라니 같은 것을 발견하면 주인의 명령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추적하는 바람에 개를 잃어버릴 때가 많다는 것이다. 한국에 소개한 기슈견의 활약상 재작년 강원도 순환엽장 개장 때 기슈견 네 마리를 데리고 홍천군 진동 면으로 돼지 사냥을 갔는데 네 마리 가운데 두 마리가 돌아오지 않았던 적이 있었다. 날이 저물고 있었기 때문에 현장에다 장갑 한 짝과 사료를 놓아두고 하는 수 없이 철수하고 말았다. 그 다음날 개도 찾을 겸 돼지 사냥을 계속할 겸 옥 사장의 애견인 독포를 데리고 현장에 가니 차에서 내렸던 곳에 한 마리가 기다리고 있어 다행히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나머지 한 마리는 산중의 그 어느 곳에도 흔적이 없어서 4일 동안을 수색하였으나 찾을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그곳 주민들에게 수색해 줄 것을 부탁하고 속초비행장으로 돌아와야 했다. 그런데 옥 사장은 회사 일을 2일간에 걸쳐 대충 마치고 비행기로 다시 현장에 가서 멧돼지 사냥도 할 겸 잃어버린 개를 찾아 죽어 있으면 묻어주겠다는 비장한 마음으로 1500 고지를 다시 올라갔다. 그런데 아주 멀리 떨어진 설악산 국립공원 쪽에서 개 기척이 있어 더듬어 올라갔더니 잃어버렸던 기쥬견이 산 속에 설치해 놓은 올가미에 걸려 있었다. 옥 사장은 산 위라 바람에 쓸려 눈조차 없는 곳에서 일 주일 동안을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살아 남은 그 개와 기적적인 재회를 했다. 그런데 그 기슈견은 올가미에서 풀려나자마자 언제 잡혀 있었더냐 싶게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용감하게 산 속을 수색하더란다. 대단한 강인성을 가진 개라 아니할 수 없다. 기슈견의 명칭에 대해 살펴보자면 고다게계(小竹系), 하구류오가미계(白龍狼系), 기세이계(義淸系), 고야계(古家系)라고 부른다. 물론 이런 사람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견종 개량을 위해 공헌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계가 전부 명견이라는 말은 아니다. 현금 우리나라 멧돼지 사냥 견은 아무 종자건 멧돼지를 보면 겁먹지 않고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는데 이는 일부 엽사들이 그런 개들을 계속 산에 풀어놓아 주먹구구식으로 사육해낸 것이 대부분이다.5-6년 전에 계간 사냥이라는 잡지에 본인이 쓴 개의기원에서 밝혔듯이 사람과 개가 서로 의존해서 가축이 되기 이전에는 자연계의 먹이 사슬의 법칙상 사냥을 못하는 개는 적자생존 원칙으로 도태되어 존재 할 수가 없었다. 동물 중에서도 사람을 주인으로 섬겨 상호 의존으로 생존하는 개가 사람의 목적에 따라 변화해서 오늘날 이르렀으니 각기 목적에 따라 스포팅클럽, 논 스포팅 클럽으로 편의상 분류해서 많은 견종이 파생되고 있는 것이다. 그 가운데서도 여러 가지로 세분하여 보다 좋은 목적견의 생산을 위해 오랜 시간에 걸쳐 실험과 번식 도태를 거쳐 명견을 만들어 낸 그 분들의 자부심에 경의를 표하지는 못할망정 그 계통의 개를 한두 마리 길러 써보고는 섣불리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주 : 위 글은 자연과 사냥 97년 판에 실린 원로 수렵인 김계환 님의 글을 간추린 것입니다. ( 본인이 관찰한 바로는 진도사냥개와 기슈사냥개의 체형이 전연 다르다는 것입니다. 기슈견을 부려보지는 않았지만 당연히 성품과 사냥방법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 5. 진도사냥개와 기슈사냥개의 비교 제일 가까운 두 견종의 사냥능력을 비교해보면 한국과 일본문화의 차이와 비슷합니다. 일본 기슈는 미견의 혈통고정 과정에서도 강인한 성품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왔습니다. 진돗개의 강인한 성품이 사라지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일본에서는 투견과 대물사냥개를 목표로 아끼다견을 만들었으나 사냥개로서 실패하고 투견 마져 도사견과 10 대 10의 싸음에서 전패하는 바람에 미견으로 추락하고만 것입니다. 일본의 대물사냥이 멧돼지사냥이기 때문에 체구는 작으나 강인한 성품과 체력을 가지고있는 기슈를 쓰게되었고 수렵성이 있는 개들을 선별 번식하여 지금에 이르게되었습니다. 이들의 강아지들도 멧돼지를 잡아다놓으면 배에 올라타고 놀 정도로 강한 개들입니다. 진도사냥개들은 어느 특정동물을 겨냥한 사냥이 없습니다. 여러 가지를 하는 잡사냥입니다. 토끼에서 노루까지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간혹 오소리정도를 잡았습니다. 전문사냥개의 계통번식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눈에 뜨이는 개들을 골라다 부리는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멧돼지사냥과 다른 면은 수렵성이 있으면서 영리한 개를 골라야 여러 가지의 짐승을 임기응변으로 잡는 것입니다. 수색도 더 예민하고 지능도 월등해서 갖가지 짐승들의 행동을 빨리 파악해야합니다. 기슈견에 비해 기백이 떨어지는 약점이 있고 지능은 높은 것이 장점입니다. 본인은 멧돼지사냥을 해보지 않았으므로 멧돼지 견을 만들고 사냥하는 여러 사람들을 찾아가서 진돗개를 멧돼지사냥에 쓰지 않는 이유를 물어보았습니다. 여러 가지 중에서 근본적인 문제는 기백이 약한 개가 많고 간혹 강한 개를 써봐도 진돗개의 본성이 총렵에서는 사람과의 협조가 안 된다는 것입니다. 산에 가면 혼자서 짐승을 추적하여 잡으려고 하기 때문에 사람에게서 너무 멀리 나가버려서 통제가 안되며 총을 쏠 기회를 놓치고 만다는 것입니다. 수색반경이 작아서 사람과 멀리 떨어지지 않는 개는 수렵성이 약하고 수색반경이 넓어 멀리 나가는 개는 수렵성이 강하기 때문에 수렵성을 간직한 진돗개로서는 당연할 것입니다. 진도사냥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서 우리의 특성에 맞는 사냥개의 계보를 이어가는 것이 시급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6. 사냥개 의 재현 사냥에 관심이 있고 사냥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소수이기는 하나 진돗개 자체가 사냥개라는 데에는 진돗개를 키우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고 자기 개가 수렵성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일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사육을 해보면 훌륭한 어미개가 있다면 그보다 좋은 자견을 생산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아실 것입니다. 특히 계통번식을 시키지 못한 진도산을 가지고는 더욱 어렵습니다. 현존하는 사냥개 숫자도 몇 마리 안되고 사냥능력이 뛰어난 개들이 없다는 것입니다. 개체수가 워낙 적어 선택번식을 못하다보니 사냥을 잘하던 개의 후손들도 대를 이을수록 능력이 어미개의 80% ,70%, 60%로 줄어들어 버렸습니다. 본인과 알고 지내며 사냥을 하는 사람들의 말도 고라니 하나 제대로 잡는 개가 없다고 합니다. 수십번 수백번 따라다니다 우연히 한 마리 잡은 것 가지고는 본인들도 노루개 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자기 혼자만이 만들고자 한다면 능력의 한계를 느끼게 마련입니다. 남의 사냥개들은 내 것만 못하다고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많은 곳을 찾아다니며 면밀히 관찰하고 연구하여 장점과 단점을 찾아가며 시야를 넓히고 취할 건 취하고 뽑을 건 뽑아내고 내 것이라도 버릴 건 과감하게 버려야 번식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본인이 후배들에게 간혹 하던 말이 있습니다. 명견 사냥개가 태어날 수 없다는 사실이 확인만 된다면 오랜 세월을 걸어온 이 길을 눈물을 머금고라도 손을 씻어버리겠다고. 그러나 실낱같은 가능성은 있습니다. 광활한 사막에서 수십 톤의 원석을 채취해서 한 주먹의 다이아몬드를 얻듯 우리들의 피와 땀과 의지와 그 모든 것들을 요구하면서 저 멀리서 손짓하고 있는 것입니다. 모래 속에서 사금을 골라내듯이 수백 마리 수천 마리 중에서 한 마리를 골라낸다는 철저한 각오가 뒤따라야 합니다. 일부에서는 성능이 떨어지거나 열성의 개를 가지고 부모 견이 우수한 사냥개라 하여 번식을 하는 사례가 있는데 시간만 낭비하고 적절하지 못한 방법입니다. 근친번식에서도 철저하게 계획번식을 하되 자견 선별에 신중을 기해야합니다. 사냥흉내만 내고 결점 투성이의 개를 양산해서는 안됩니다. 작출 과정에서는 정도를 가야합니다. 아무리 바빠도 바늘허리 매어 못쓴다 라는 속담이 있듯이 길을 잘못 들어가면 명기를 만든다는 것이 사기그릇밖에 못만 듭니다. 자기가 키웠었거나 키우고있는 사냥개들만으로 이론을 만들지 말아야합니다. 평생에 좋은 사냥개 한 마리 만져보기 힘든 현실이고 보니 자기 개들로서 정의를 내리려는 것이 이해는 가나 개들의 품성과 신체조건과 지능의 정도가 서로 다양하다보니 사냥하는 방법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 가설은 검증을 받지 않으면 가설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 - 다른 동물들이나 다른 품종의 개들의 기존연구논문이나 이론을 끌어들여 진돗개의 이론론으로 둔갑해서는 안됩니다. 진돗개의 이론은 진돗개를 가지고 실험하고 연구해서 철저하게 검증을 거쳐야만합니다. -우리조상들이 청자와 백자를 구워냈듯이 명견 진도사냥개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7. 사냥의 명견 진도 원로 분들의 말씀 중에 예전에 진도에서도 명견이라 할만한 사냥개는 5년에 한 마리 볼 정도로 귀하게 나왔다고 합니다. 1970년대 중반부터 1970년대 말까지 활약한 최창대 선생님의 백구 이 개는 장거리의 명수로 노루를 달았다하면 우수한 후각과 끈질긴 근성으로 실수가 없었던 이 시대의 최고의 명견임을 자타가 인정한 사냥개였습니다. 위 백구의자견인 똘똘이도 엽성을 그대로 이어받아 노루를 잘치 던 개로 벌포와 공렵도 하던 개였고 명견의 대열에 들어설 개였으나 어린 나이로 명을 달리 하게되어 후손을 제대로 남기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 사냥개였습니다. 1980년을 전후하여 박청길 선생님의 일호라고 하는 걸출한 황구 한 마리가 있었는데 이 개는 단거리 사냥만을 하는 개였는데 몸의 근육은 잘 짜여진 육체미운동선수를 연상케 했습니다. 그 체형에다 보스다운 기질이 넘쳐나던 단거리 사냥의 명견이었습니다. 목줄도 매지 않은 채 다방에 따라가 주인 옆에 앉아 있던 개였습니다. 1990년대 초에 나타난 최만원 선생님의 백구 이 개는 한쪽 눈이 실명한 상태로 노루를 달았다하면 질풍같이 몰아쳐 노루의 혼을 빼는 개로 이 시대 최고의 명견이었습니다. 이 개는 구입할 때부터 한쪽 눈이 실명한 상태였는데 사냥할 때의 장면을 보고 주인인 최만원 선생님조차 실명한 줄 몰랐던 개입니다. 본인은 이 개는 애꾸라고 하고 최만원 선생님은 그럴 리가 없다고 하여 시험해본 결과 한쪽 눈의 실명사실이 밝혀져 본인이 애꾸로 부르게 되었으나 최만원 선생님은 서운하셨던지 계속 백구로 부르던 개였습니다. 주 : 백구와 똘똘이는 최창대 선생님의 말씀과 주위사람들에게 확인한 것이고 일호와 애꾸는 본인이 관찰한 개입니다. 이후로 명견이라 불리 울 사냥개가 언제쯤 나올까. |
첫댓글 누룩님!
올려주신 좋은 글을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냥성에 대하여 지나치게 치중하는 것을 경계하면서도
사냥에 대한 글을 퍼나르는 것을 보면 저도 엔간히 오줄없는 것 같습니다.ㅎㅎ
@누룩 ㅎㅎㅎ
사냥에만 매달리면 답답하지만 진도개가 사냥을 잘 하면 좋지요.
옛부터 지금까지 진도개의 몇 %가 사냥을 잘 하였는가를 생각하면 답은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사냥을 못하면 진도개가 아니다"로 귀결을 한다면 재앙적 사고이지요.
@올챙이국수 예 그런데 공공연하게 재앙적 사고에 의한 발언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과유불급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