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갱이 꼬갱 고개
-미이시인- 이제 조금 알겠다. 그날 그 귀하디귀한 금빛의 이파리가 왜
로얄젤리처럼 진득하게 촉촉했는지,
이제 좀 더 알겠다.
그건 괴로움을 뛰어넘은 슬픔이고 아픔이 배어있는 질기고 끈적끈적한 눈물이었다.
온 몸뚱이가 질척하다
반드르르 윤이 나도록
꿀처럼 끈적이는 듯 상큼하게
아삭아삭 그 소리가 귀청을 후벼대듯 쑤신다
마알간 빛 결
황금처럼
로얄젤리처럼
매끄러이 알몸을 내보이는 고갱이는
껍데기를 벗어내고 입으로 들어선 고갱이는
고개 너머 손바닥만 한 따비밭에서 겹겹 몸을 감싸고 품어주던
백발에 비쩍 마른 주름투성이의 손을 기억하고 있는 거다
고랑진 사랑에 헐벗은 포옹을 위해 어기찬 껍질로 몸부림쳤던
그 엄마를 기억하고 있는 거다
풍파에 시달려도 고갱이같은 새끼를 위해 온몸을 내동댕이 쳤던
그 엄마를 기억하고 있는 거다
여리고 차진 노란 고갱이의 아삭아삭은 속울음었던 걸
꾹 감기는 눈꼬리가 촉촉 젖는다 -- 증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