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간 1학년짜리 자폐아 아들을 키우고 있는 가정입니다.
자폐아 가정이라면, 누구나 다 해 본 고민일 것 같습니다 : 내 아이를 일반학교에 보내야 하나? 아니면 특수학교로 보내는 것이 낫겠나?
이 게시판에도 그런 글들이 많고, 그 많은 글들 다 읽어보았습니다.
대충 결론은 이렇게 나는 것 같더군요,
- 아이(자폐아)를 일반학교에 보내면, 저학년까지는 일반 얘들이 그런대로 상대도 해 주고 할 것도 있지만, 고학년이 되는 순간 (심지어는 3학년부터) 부터는 완전 투명인간 취급 당하며, 물과 기름 같은 존재로 나뉜다....
...안 그러면 좋겠지만, 내 아이에게도 일어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 생각합니다.
저희는 원래 외국 (영어권 국가 중 하나, 어디라곤 못 밝히고요) 에 살다, 한국의 치료 시스템이 워낙 좋으니 아이 치료를 위해 한국으로 들어와서 살고 있습니다. 외국이 더 선진국이라던지 너무 그런 환상 가지지 마세요.
한국에 와서 보니 정말 치료 시스템 (하다못해 사설 센터라도)이 정말 너무너무 잘돼 있고, 복지도 예상했던 것보단 되게 잘 돼 있어서 놀라고 감사하게 치료 받고 있는 중입니다. 대신 물론 아직 사회적 인식이라던가, 장애인에 대한 인식 등 개선되어야 할 점은 있지만, 최소한 치료 면에선 대만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학교가 될 것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현재 우리 아이는 그런대로 기능이 좋아서 일반학교 특수반에 입학시켜서 다니고 있는데요 (서울입니다).
선생님도 좋고, 다른 얘들도 아직까진(1학년이니) 순진해서, 아이는 학교에 매일매일 가고 싶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일반 애들이 어울려 주는 것도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 아이가 좋다고 매일 신나서 학교에 가는 것 또한 얼마나 갈 수 있을지? 라는 의문이 심각하게 듭니다.
한국의 현실에 대해 오기 전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와서 직접 생활해 보니 어떤지 감이 더 잘 옵니다.
저희 가족에겐, 다행이라고 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한국에서 해 볼 때까지 해보다가, 아이가 고학년이 되서 도저히 못 버티겠으면 다시 살던 외국으로 갈 수 있는 옵션 아닌 옵션이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선 저학년 때까지 열심히 치료해 주고, 초등 고학년이 되기 전에 (즉 왕따를 당하기 전에) 한국을 뜨는 것이 나을까? 아니면 초등학교는 끝마치는 것이 나을까? 심각하게 고민 중이네요 ㅠㅠ
집 근처에 특수학교가 있긴 한데, 이미 일반학교에 입학해 버려서 나중에 특수학교에 입학시키는 것도 하늘의 별따기라고 들었습니다. 또 특수학교 가기엔 기능이 좋다고 받아주지도 않을 것 같고요 ㅠㅠ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일단 지켜보면서 선택하시는게 낫지 않겠나요?
외국에 나갈 경우 따돌림이나 괴롭힘의 위험에서 자유로운지?
교육시스템도 비교해 보시고, 외국에서 여러해 공부할거면 빨리 나가는게 좋겠지만 한국에서만의 장점이 있다면 이곳도 괜찮겠죠.
저희 애도 처음엔 특수학교로 가닥을 잡았는데 이젠 일반학교 보낼려고요. 학습을 못 쫓아가면 특수학교나 다른 대안을 찾아볼까 합니다.
저희 앤 희귀한 증후군이 있어, 페이스북으로 외국맘들 소개나 글을 보면서 외국이 얼마나 자폐나 지적장애, 의료 서비스등에서.. 대중적으로나 학교내 재활외 기타 시스템..위기의식..그외 인식..돈....재활..이런게 낙후됐다는걸 느꼈어요.
저희 아인 초2인데 어치피 한국이든, 외국이든 어딜가던 왕따는 있어요. 아이가 부족한게 있어서 왕따를 당하는게 아니예요. 채워지지 않은 아이들의 대다수가 왕따를 당해와서 우리 애들이 왕따를 당한다고 다들 생각하는거지..
초3쯤부터 그렇게 되는 이유부터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외국이라고 다를꺼라 생각하세요? 우리나라 공교육이 요즘 어디서 따라하는지 모르시나요? 성인이 됐을때의 장애인을 바라보는 인식의 경중이 외국이 덜 냉정하단거지..왜 왕따를 당하겠어요...
공부를 못해서? 요즘은 게임만 잘해도 금메달 따고 국민 영웅돼요. 게임만 하는 애들이 공부 언제 하겠어요...소통의 부재예요. 관심사의 문제고 할줄 아는것,역량의 문제예요.
보통 아이들이 보모도 아니고 어울려주길 바라지 마시고, 일반 아이들이랑 같이 놀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세요. 그 애들이 보편적으로 하는 학원, 그 애들의 대다수가 경험해보지 못한 장기적으로 해야 얻을수 있는것들.
오~재 저런것도 할수 있었네? 다시 보인다..
아이에게 그나마 가장 강점이다 싶은걸 살리고 못해도 다른 애들이 시키는건 다 시키시고요. 못하니까 배우는거지, 잘하면 왜 학원 다니겠어요. 거절하면 다른곳 가고 또 거절하면 사정해서 다니고 그래도 안되면 가정방문이라도 시켜야죠. 남들하고 똑같이 출발하거나 비슷하게 시작하면 당연히 못따라가는데..남들보다 먼저 가셔야죠. 영재는 한발 앞서 가는게 아니라 둔재니까 두발 앞서 가야하는거예요. 한번 배운거론 기억 못하니까 본게임 들어가기전에 한번이고 두번이고 귓등으로라도 들으라고. 아이 인권 챙겨주며 키우면 나중에 내가 죽은후에 성인되서 작업장이나 주간보호센터 밖에 없단 마음으로 하세요.
초등학교뿐 아니라
아이가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더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게 되죠.
우리 아이들은
피터팬처럼 지적, 정신적 연령이 멈춰있는데
정상인 아이들은 성장하니까
그 갭이 점점 커지죠.
당연히 같이 어울리려 하지 않죠.
학교뿐 아니라
가족, 친척들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에요.
결국 아이가 20, 30, 40대가 돼도
부모가 유일한 친구가 되는 듯 해요.
그냥 운명이라 여기며
살아갑니다.
저도 율이라 율이엄마가 유일한 제 친구라는 생각이 해가 갈수록 강하게 들어요... 실제
친구들을 만난지도 율이가 커 갈수록 더 줄어드는것 같아요
아무래도 관심사가 달라지니
장애인 인식만큼 인종차별도 무시 못할꺼예요. 하층민들로 내려갈수록..티를 안낼라해도 사회가 어수선해지면 바로 나타나는게 인종차별이고 민족주의니까..유럽 심한거 아실꺼예요. 인종차별이 아니라 그쪽은 혐오예요. 미국은 혐오까진 아니어도 수위 높고요. 아이가 커서 가면 그거도 그거대로 고민해야 하고 인구가 많으면 그 나라 교육수준도 낮아 국민 수준이 낮아요. 한국은 교육수준이 높아서 한국 기준으로 생각하면 안돼요. 치료도 평생 해야하는거라 초등때만 한다고 나아지는거도 아니고..외국은 자연치료..그런거 믿는 사람도 있고 종교가 어찌해줄꺼란 사이비 믿음도 강하고 공교육에서 해주는 그런거로 끝내려는 사람도 많고 개인센터들은 엄청 비싸고 질도 낮고 디테일하지도 못하고 부모들부터가 구지 이렇게 해야해? 지금 우리 같이 있음됐지. 애 힘들게..이런 마인드라 같이 지내다보면 위기의식이 떨어지실꺼 같아요.
저는 일단 여러가지면에서는 다른 부모님들보다는 선택권이 넓으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가올 미래는 그때가서 생각하는 것이 좋을겁니다. 오늘 기준으로 오늘 고민만 하시고 내년봄 세팅 계획만 생각하세요.
살다보면 정리됩니다. 내 아이의 한계 느끼고요. 그러니 장애등록도 하게 되고요. 비우게 됩니다.
아이가 외국어는 자유로운가요?
국제정세도 예전같지 않으니 떠날수 있는 시점에 고민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