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되고 처음 맞는 졸업식인데 아무런 감흥이 없어요.
아니, 오히려 신나요.
이제 하루 종일 폰 붙잡고 우리 반 보호자님들이랑 연락할 일도 없고
출결 서류 챙겨 와라, 교복 입어라, 신발 갈아 신어라, 폰 내라 별별 잔소리도 두 달은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하니 설레기까지 해요.
다른 반 선생님들은 지친다, 정 떨어진다면서도 한 명 한 명 손편지니 사진 인화니 상장이니 준비하시던데...
전 할 말은 이미 생기부에 충분히 꽉꽉 채워 쓴 것 같고
선물은... 줘봤자 버리거나 줄 거면 더 좋은 거 주지 왜 이런 걸 주냐고 욕할 텐데 돈 쓰기 싫더라고요...
사진 찍으라고 풍선이랑 가랜드랑 현수막 준비했음 됐지 싶기도 하고...
그나마 단체사진도 매번 제가 사정사정해서 겨우 두어장 찍었는데 누굴 위한 사진인가 싶고ㅎㅎ
크리스마스나 시험기간에 다른 선생님들이 학급행사하시는 것 보면 제가 너무 재미없는 사람인가 싶으면서도
내가 교사지 이벤트회사 직원인가 싶어요.
언제부터 학교에서 백일이니, 생일이니 챙겨줬는지..
진심으로 축하하는 건 아이들의 졸업이 아니라 저의 종무일 뿐, 아이들한테는 구색만 맞추는 기분이에요.
담임이 이리 못돼도 될까요...
카페 이용시 꼭 지켜햐 하는 내용입니다. |
1. 게시판 용도에 맞게 글을 작성해 주세요. - 게시판에 맞지 않게 무분별하게 게시글 작성하지 마세요. 2. 여러 게시판에 도배하지 마세요. - 같은 내용의 게시물을 이곳저곳 도배하는 이기적인 행동 하지 마세요. 3. 욕설글, 반말글은 무조건 강퇴입니다. - 게시물, 댓글 내용에 상관없이 욕설글, 반말글은 무조건 강퇴입니다. 4. 저작권 위반 게시물 작성하지 마세요. - 업체에서는 수시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으며 저작권 위반시 책임을 지셔야 합니다. 5. 광고글 작성하지 마세요. - 본 카페는 광고하라고 만들지 않았습니다. 광고글 작성시 무조건 삭제하며 강퇴조치 합니다. 위 사항을 지키지 않아 강퇴시 강퇴는 번복하지 않습니다. |
첫댓글 못된게 아니라 이성적 현실적 객관적 !!!T성향 아니실까요~!!!!! 자책하지 마셔요 ♥️
항상 모든 선생님들에게 첫 졸업식이 뜻 깊을 순 없져~ 선생님의 마음도 충분히 공감갑니다! 너무 자책하지 마셔요~!
지극히 정상이시고요.. 학교에서 학생에게 줄 수 있는 사랑은 형태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저같은 경우도 애들이랑 잘 놀아주고 이벤트 챙기면서 학생들이랑 막역하게 지내는 것보단 그래도 학교 안 어른으로서 따로 교과 전문성 키우고 수업 제대로 하고 생활지도를 똑바로 하는게 진정한 인류애 실천이라고 생각합니다.
222
33
이벤트같은 센스가 전체교사에게 의무처럼 되어가는게 불편해요
이벤트 한다고 참교사, 안한다고 정없는 교사가 아닌데 말이에요ㅠ
저도예요ㅜㅜ 전 그래도 몇몇 예쁜 아이들 땜에 짧은 손편지는 준비했지만 종업할 때 속이 다 시원했네요;; 다른 반 선생님은 울기도 하시던데.. 전 너무 홀가분하더라고요 ㅋㅋ 그만큼 고생했으니 그런 거 아닐까요? 어쨌든 첫 큰 산을 넘은 느낌이어요~ 고생하셨어요 쌤~
구구절절 저랑 생각이 일치해서 깜짝 놀랐어요. 선생님과 같은 사람이 여기도 있다는거 알려드리며 즐거운 방학 되세요~
행발에 할 말 꽉꽉 채워쓰신거면 이미 정 있는 담임인듯합니다!! 전 과세특 진짜 써줄말도 없고 써주기도 싫었거든요...
유독 정이 가는 해가 있고, 그렇지 않은 해도 있는 거 아닐까요~~
오 생각보다 저와 비슷한 분들이 많이 계셨군요! 정신 없이 졸업 준비하다 이제야 댓글을 확인했습니다^^; 눈물 한 방울 없이 아주 후련하게 졸업식 잘 마치고 선생님들 댓글 덕분에 위로 받습니다. 감사합니다! 다들 방학 동안 충전 잘 하시기를..ㅎㅎ
저역시 첫 졸업생을 보내는데 눈물은 안나고 시원하더라구요. 몇명이 결석하고 속썩이는애들이 있어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방학동안 쉬시고 재충전하셔요
고생많으셨습니다. 아마 정말 많이 열정을 갈아넣으시느라고 너무 수고하셨을거같아요. 잘 회복하시고
또 매년 달라지곤 하니 절대 그런 생각마시고 샘을 위한 방학 보내시기 바랍니다
올해 신규면서 첫 담임인데 특별한 이벤트 하나 안 해줘서 제가 정말 정없는 교사인가, 아이들을 안 사랑하나, 등 고민이 많았는데 이 글 읽고 답답했던 속이 풀린 기분입니다! 감사합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