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한테는 여동생 있는데, 솔직히 중학교 때부터 차별대우 너무 심했어요..
저만 따로 강남 8학군 엄마 부대로 학원 다니고, 학교 끝나고 바로 차타고 학원가고 학원 끝나는 시각에 다시 차타고 집오고
이에 반해, 여동생은 그냥 동네 해법 수학 다니고 한우리 논술 학원 2곳밖에 안다녔는데
(그 떄 저는 무슨 위슬런 수학이니 미래 탑클래스 과학이니 영어는 또 이병일인가 유명하다는 학원 가고 거기에 논술 학원도 다님, 주말에는 체육 내신 들어간다고 따로 체육 과외도 받음. 진짜 체육 수업은 왜 받는지 이해가 안감 지금도)
또 고등학교 때 추석, 설날만 되면 사촌 중에 혼자 남자라서 매일 집에 따로 쳐박혀서 닌텐도가지고 놀았는데
그러다가 걸리면 정신못차리네, 공부나 해라 보는 눈이 몇 개인데 이러면서 축구로 따지면 토탈 사커 10명이 전진 압박하는 느낌
이런 스트레스를 저는 그냥 방문 닫아놓고 일부러 영어 인강 켜놓은 다음에 이어폰 빼놓고 최대 볼륨으로 해서 시위했..
아 그래 나 지금 공부한다, 절대 방해하지마라. 혹시나 과일 이딴 거 주면서 공부하나 안하나 감시하는 것 같으면
대놓고 아 문제 드럽게 안풀리네 내 머리가 빠가인가 혼자 자학하고 그렇게라도 안하면 저 스스로 미치는 줄 알았어요
그리고 수능 때 다들 아시겠지만, 성적 나오면 수능 본 당사자가 제일 힘들자나요
대학교도 솔직히 제가 원하는 성적 안나와서 정말 힘들었는데, 부모님은 아니 너한테 투자한 게 있는데 이래 가지고 되겠냐.
나는(아버지) 명문대 나오고 자기 동창 친구들한테 우리 아들 공부 잘해서 요번에 좋은 대학 갈 거라고 말해놨는데
정말 실망이다. 그럴꺼면 그냥 짐싸고 나가서 너 혼자 알아서 학교 다녀. 등록금이랑 생활비 다 지원해줄테니까 꼴도 보기도 싫으니까
나가 살라고 하시는데 진짜 나 주워온 자식인 게 아닐까 하는 생각 엄청 들었어요..(그 때 뭐만 하면 학부모님들 사이에서 돌다리에서 주워온 애 라고 장난식으로 말하는 게 대세?였음)
그래서 아 알았다고 하고 평소에 제가 상담 많이 받은 학원 선생님한테 울면서 찾아간 다음에
대학교 어디 쓰면 좋겠냐고 물어 보고 그 선생님이랑 밤새 의논하고 대학교 원서 씀..
원서비도 선생님이 내주셨는데. 부모님한테는 대학교 어디 썼는지 말 안하고 조용히 넘어갈려고 했는데
설날 때 친척들이 어디 썼니? 수능 잘 봤지? 그 뻔한 레퍼토리를 전혀 예상하지 못하다 있었..
그런데 대놓고 아 우리 아들 잘못 키웠다고. 공부를 한건지 논건지 모르겠다 하시면서 개쪽?주는데
그 당시 그냥 아 세뱃돈이고 뭐고 아무 생각이 안들고 그냥 옷 대충 입고 친구 집으로 가출
태어 나서 가출은 그 때 처음인데, 친구가 야 그냥 여행이나 가자 이래서
당일 계획 잡고 일주일인가 바다 보러 감. 부모님한테는 말씀 안드리고 동생한테만 아 나 진짜 너무 힘들어서 여행 다녀옴 문자보냄
그리고 나서 집에 왔는데, 세탁소 가면 위에 옷걸이 뺄 때 쓰는 그 긴 봉으로 개같이 쳐맞음.
그러다가 머리통 잘못 맞아서인가 심장 쇼크인가 하여튼 기절하고 응급실 실려갔는데..
의사 선생님이 이 학생 진짜 큰일날 뻔했다고 하면서 아니 애를 무슨 이정도로 잡았냐고 할 정도
그 때 친척분들 다 오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그 사건 이후로 진짜 집에 들어가도 서로 투명인간 취급하다가.. 대학교 자퇴하려고 하는데 부모님 동의서 얻어야 한다는 거에요.
딱 봐도 저거 부모님한테 말씀드리면 어떠한 상황이 연출될 지 뻔히 아니까.. 작정하고 술 마시고 집 들어간 다음에
나 진짜 지금까지 그래도 다 참으면서 하라는 거 다 하고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하게 살았다. 이제 나도 성인인데 제발 나 한번만 믿어줄 수 없냐고 울면서 빌었음. 한 5시간정도 울면서 딱 중학교 때부터 서러웠던 기억 하나도 빠짐없이 다 말했음.
그 날, 부모님이랑 나랑 여동생이랑 다 같이 울면서(진짜 하루 내내 울었음) 아 그래 서로 미안하다 잘못했다 이러고 여튼 좋게 끝남
그 이후로 완전 태도 다 바뀌시고 지금은 진짜 남 부럽지 않게 화목한 가정이라고 자부할 수 있음..
그냥 프리토크에 올라온 맏이 이야기 보면서 옛 생각 나길래, 써봤네요..
야밤에 이런 장문 올리는 것이 실례되는 행동인지 알지만 한번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ㅠㅠ
첫댓글 헐ㅠㅠ 전 초반부 읽으면서 부럽다고 느꼈는데 극한의 절정과 다행스런 결말이 있었네요ㅠㅠ 저도 맏이고 없는집에선 그래도 첫째라서 누린 혜택도 있는데 수능끝나고 진짜 집에서 찬밥취급에 들들 볶아대서 진짜 죽고싶다는 생각 엄청많아하고, 수시결과 나온날 교통카드도 동생꺼 빌렸나? 그걸로 친척언니한테 피신가고 그랬는데ㅠㅠ 지금은 그런대로 잘? 살고있어요 글쓴님도 잘살고있어서 다행...
저도 장손에 장남 여동생 둘인데 부모님께서 남매간 차별 전혀 안두셨는데
해피엔딩이네여
부모님이 다행히 깨어있으신 분들이네요. 비슷한 집안들은 운다고 이해안해주는데ㄷㄷ 좋은 부모님 두셧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