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난한 이들을 우리가 이따금 펼치는 봉사 활동이나 양심의 평안을 위하여 즉흥적으로 실행하는 선의의 수혜자로만 단순히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행위로써 우리는 사람들의 필요와 그로부터 흔히 비롯되는, 불의에 대한 감수성을 기르는 데 유용한 도움을 받기도 하는데, 이는 가난한 이들과의 진정한 ‘만남’과 ‘나눔’의 생활 방식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우리의 기도와 제자의 길과 회심의 복음적 진정성이 이러한 사랑과 나눔 안에서 명확하게 확인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생활 방식이 영혼의 기쁨과 평화를 불러옵니다. 우리 두 손으로 ‘그리스도의 몸’을 만지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와의 만남을 참으로 바란다면 우리는 성체성사로 받은 성사적 친교에 대한 응답으로 가난한 이들의 고통받는 몸 안에 계신 그분의 몸을 만져야 합니다. 거룩한 전례에서 나누어 모신 그리스도의 몸은, 사랑과 나눔을 실천함으로써 가장 미약한 우리 형제자매들의 모습에서 볼 수 있습니다. 요한 크리소스토모 성인의 훈계는 이 시대에도 여전히 적절합니다. “여러분이 그리스도의 몸을 공경하고자 한다면, 그분께서 헐벗으셨을 때에 업신여기지 마십시오. 성전을 벗어나면 또 다른 그리스도가 추위와 헐벗음으로 고통받는 것을 못 본 체하면서 비단 천으로 그리스도의 성체를 흠숭하지 마십시오”(「마태오 복음 강해」, 50.3, 그리스 교부 총서 58).
다가오는 연중 33주일인 11월 19일은 세계 가난한 이들의 날입니다.
가난한 이들은 그리스도교의 큰 보물입니다. 그런데 세상은 가난한 사람을 먼지보다 못하게 여깁니다.
민들레국수집에는 극도로 가난한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입니다.
오늘은 노숙하는 사람이 아닌 것 같은 분이 찾아왔습니다. 구두도 반짝거립니다. 어떻게 오셨는지 물어봤습니다. 58년 개띠라고 합니다. 집은 경기도 가평인데 알코올 중독 때문에 도저히 집에 있을 염치도 없어서 며칠 전에 나와서 동인천역 광장에서 지냈다고 합니다. 어제 저녁도 못 먹었답니다. 지하도에서 밤을 보냈답니다. 배가 고프다고 합니다. 어떻게 술을 끊을 방법이 없는지 물어봅니다.
어제는 말끔한 차림의 손님이 왔습니다. 있을 곳이 없어서 근처의 화도집 도서관에서 책을 보고 있는데 배는 고프고 돈은 없고... 그래서 왔답니다. 밥을 먹고 갔었는데 또 왔습니다. 어제 저녁은 먹었는지 물어봤더니 어제 오후 여섯 시에 왔었는데 문이 닫혀 있어서 그냥 굶었답니다.
살고 싶지 않다는 손님이 있었습니다. 겨우 마흔 초반인데 알콜 중독으로 결국은 거리에서 지냅니다. 찜질방에서 잘 수 있도록 찜질방 표를 드리고 있습니다. 술을 끊어보려고 애를 씁니다만 또 다시 엉망으로 취해버립니다. 방을 얻어주려고 했는데 몇 번의 경험으로 이런 경우에는 찜질방에서 지낼 수 있도록만 도와주고 있습니다. 방을 얻어주면 그때부터 안심하고 술만 마시기 때문입니다. 술을 잘 참고 있을 때는 민들레국수집에서 설거지 봉사를 하면서 지낼 수 있도록 합니다. 이번에는 꽤나 오랫 동안 술을 마시지 않아서 희망을 가졌었는데 어제부터 술독에 다시 빠져버렸습니다.
이슬왕자인 정근 씨는 참사랑 병원에 입원해 있습니다. 매달 용돈을 보내주고 있습니다. 조금만 늦으면 득달처럼 전화가 와서 돈 좀 보내달라고 합니다 이제는 이슬왕자도 많이 늙었습니다.
샘터 출판사에서 반가운 연락이 왔습니다. “하루 하루가 기적입니다” 9쇄 들어간답니다. 놀랍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초대한 이에게도 말씀하셨다. “네가 점심이나 저녁 식사를 베풀 때, 네 친구나 형제나 친척이나 부유한 이웃을 부르지 마라. 그러면 그들도 다시 너를 초대하여 네가 보답을 받게 된다.
네가 잔치를 베풀 때에는 오히려 가난한 이들, 장애인들, 다리저는 이들, 눈먼 이들을 초대하여라.
그들이 너에게 보답할 수 없기 때문에 너는 행복할 것이다. 의인들이 부활할 때에 네가 보답을 받을 것이다.” (루가 14, 12~14).
아득한 옛날입니다. 기억이 가물거립니다. 2000년 11월인가 수도원에서 서울대교구 교정사목에 파견되어서 구의동 출소자의 집에 있을 때 25년이나 살았던 수도원 생활을 접고 세상 속으로 환속을 했습니다.
비승비속. 중도 아니고 속인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로 그냥 꾹 참고 살았습니다. 어떻게 살아야할지 오리무중이었습니다. 어떻든 교회로부터 환속장을 받기 전까지는 가만히 숨죽여 기다려야 했습니다.
2001년 4월초에 안드레아 형제가 저를 찾아왔습니다. 안드레아 형제는 청송 2감호소에 살 때 만났습니다. 2000년 8월에 감호소에서 가석방으로 나왔는데 갈 곳이 없습니다. 그래서 출소자의 집인 구의동 평화의 집에서 함께 지냈습니다. 제가 환속한 후에도 계속 평화의 집에서 살다가 결국 나온 것입니다.
교도소 봉사자 자매들의 도움으로 송현동 성당 옆 허름한 집을 보증금 오백만원에 월세 15만원에 얻었습니다. 가전제품들은 중고로 싸게 샀습니다. 이불과 전기밥솥 냄비 몇 개도 샀습니다. 그렇게 출소자들을 위한 겨자씨의 집을 시작했습니다.
출소한 형제들과 겨자씨의 집에 지내면서 밥 해 주면서 지냈습니다. 할 일이 생겼습니다. 청송에 있는 재소자 형제들을 위한 일도 계속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겨자씨의 집에서 출소자 형제들과 지내면서 4월 20일에는 안드레아 형제와 함께 청송교도소와 감호소를 다녀왔습니다. 청송교도소가 있는 진보에 도착해서 맘모스 제과점에서 빵을 샀습니다. 고맙게도 주인아주머니께서 교도소까지 승용차로 데려다 주셨습니다. 과일가게 아주머니도 좋은 과일을 싸게 주시면서 커피도 자판기에서 뽑아 줍니다. 청송교도소에서 79년생 겨우 스물셋인 요한 형제를 면회했습니다. 지난 해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한 날 함께 불고기를 먹다가 사라진 형제입니다. 한 달 만에 노랗게 물들인 머리를 하고 서울 구치소에 다시 들어왔습니다. 얼마 전에 청송교도소로 이감을 왔습니다. 2002년 5월이면 출소를 한다고 합니다. 영치금이 얼마쯤 인가 알아보니 단돈 220원이 남아 있습니다. 만원을 넣어주면서 아껴 쓰라고 했습니다. 속옷이 없다고 좀 보내달라고 합니다. 곧이어 청송교도소 바로 옆에 있는 1감호소에 갔습니다. 몇 달을 찾아보지 못했던 영등포 코털 아저씨를 면회했습니다. 예순이 다 된 나이인데 영등포 역 근처에서 그냥 하루하루를 살아온 분입니다. 영등포 구치소에 있을 때 영세를 했습니다. 영치금이 단돈 15원이 남아있습니다. 앞으로 4-5년은 더 청송에서 살아야 합니다. 영치금을 조금 넣어주었습니다. 2감호소에서 자매상담을 했습니다. 열 명의 형제들과 모임을 가지고 오후 세 시에 감호소를 나왔습니다. 형제들 영치금을 조금씩 넣어드리고 서둘러 안동으로 가서 다섯 시 청량리행 기차를 타고 멋진 소백산 경치 구경을 하면서 인천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환속한 후 출소자들과 재소자들 돕는 일을 하면서 지냈습니다.
세월이 흘렀습니다. 쏜살처럼 흘렀습니다. 십칠년이 흘렀습니다. 청송교도소는 매달 두 번씩 다니다가 몇년 전 부터 허리가 아프면서는 한 번으로 줄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매년 베로니카 여름휴가에는 전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재소자 형제들을 만나러 다녔습니다.
그제는(2017년 11월 3일) 베로니카와 모니카와 함께 청송을 다녀왔습니다. 나이가 육십을 넘기면서부터 딸 모니카의 도움을 받아서 운전을 나눠서 합니다.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서 청송으로 출발할 준비를 해서 여섯 시에는 출발을 합니다. 덕평휴게소에서 간단하게 아침 요기를 하고 청송 진보에 도착하면 오전 11시쯤 됩니다. 경북3교도소 민원실에 가서 면회를 합니다. 면회가 끝나면 곧바로 진보 시장으로 나와서 점심을 먹고 자매상담에 나눠 먹을 음식을 준비합니다. 오후 12시 30분에 경북1교도소 천주교 자매상담을 교도소 안에서 합니다. 음식도 나누고 기도도 하고 성경공부도 합니다. 그제는 “만약에 나에게 일억원이 생긴다면 어떻게 쓸 것인가?” 나눔도 했습니다. 모임을 마친 후에 민원실에 가서 모임에 나온 재소자 형제들 영치금과 간식거리를 넣어주었습니다.
35살 고아인 청년이 3년 전에 42년형을 언도 받고 겨우 3년째 이곳 청송에서 징역을 살고 있습니다. 세상 누구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서 영치금이 한 푼도 없답니다. 매달 조금씩 넣어 주기로 했습니다.
인천에 도착하니 밤 아홉 시입니다.
온몸이 노곤하지만 기분은 편안합니다.
사랑은 수고를 모르는 법입니다.
첫댓글 행복을 전하는 민들레 나눔 정신을 저는 지지합니다~ 민들레 수사님과 베로니카님 감사합니다!
민들레 국수집의 사랑에 또 한번 반하며~~
가난한 이웃들을 위해 언제나 몸소 뛰어주시는 서영남 대표님께 감사드립니다.
남에게 사랑의 나눔을 하는 일이란,
얼마나 어려운 것임을 알기에.
서영남 대표님과 베로니카님이 얼마나 위대한 일을 하고 계시는지 저는 느낄 수 있습니다.
민들레국수집 늘 감사드립니다.
민들레 천사들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포근해집니다.
민들레가 전해주는 생생한 희망의 기운, 힘든 이웃들을 돌보는 민들레 국수집 고맙습니다!!
민들레 가족분들 모두 무탈하시고 평화롭기를!!! 저도 마음의 평화를 열심히 찾겠습니다. 모두들 부디 건강하세요.
진실하게 동행하는 사람들과 함께 삶의 기쁨을 나누며 사는 세상을 꿈꾸며...
앞으로의 민들레 국수집 꿈들도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함께 걷는 세상을 민들레국수집 안에서 여러 상황과 사람들을 통해 진정한 만남이 가져다 주는 기쁨과 감동을 봅니다!~ 응원해요^^
가난한 사람들의 천국!
민들레국수집을 자세히 알게 되어서 감사합니다.
늘 애써주시는 서영남 대표님 베로니카님께 감사드립니다.
따뜻한 홀씨를 뿌려 가난한 이웃들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민들레 국수집의 사랑 진심으로 감동했습니다.
응원해요~~
민들레 수사님, 베로니카님 정말 수고 많으십니다!!
늘 건강하시고 화이팅!!
민들레 이야기를 보는 날은 너무 마음 한켠이 따뜻합니다...
민들레 국수집으로 인해서, 우리사회 구석구석에
민들레 희망홀씨가 널리 퍼지길 희망하며
건강과 가정 내 행복을 기원드립니다.
서영남 대표님, 베로니카님 감사하고 존경합니다.
누구에게나 시련과 절망을 있는데, 민들레 국수집을 만난건 민들레 손님들에게 아주 커다란 행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언제나 건강하시고 언제나 모두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민들레 국수집은 나눔에 담긴 우리의 소중한 희망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정말 아름다운 향기입니다. 감사합니다
누구라도 와서 행복하게 나누고 가고 또 누구라도 와서 부담없이 신세도 지고...
민들레국수집은 그래서 좋습니다.
민들레국수집과 함께하는 모든 분들 모두 웃으면서 행복한 날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감동받으며 마음을 정화할수 있는곳... 민들레국수집 입니다.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사랑이 결핍된 이 시대, 민들레 국수집 풍경이 희망으로 다가옵니다.
오늘도 화수고개에는 차가운 바람이 불겠지요.
마음만큼은 따뜻함을 간직하는 우리가 되길 빌며, 힘차게 응원합니다!!!
가난한 사람들 힘없는 사람들 곁에서 아름다운 울타리가 되어주는 민들레의 사랑에 진심으로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민들레 국수집이 시선 돌리는 곳마다
우리사회의 그늘이 있습니다.
그 그늘에 밝은 미소를 불어넣는 민들레 국수집입니다. 파이팅~~~!
울다, 웃다, 감동인 민들레 국수집이 좋습니다!!! 오늘도 민들레 희망홀씨가 멀리멀리 퍼져갑니다.
따뜻한 밥과 뜨거운 국, 그리고 맛깔나는 반찬들이 전해주는 희망과 용기의 노래!
언제나 손님들은 그 응원에 힘을 내겠지요.
힘든 이웃들의 내일을 응원합니다^^
찬바람 부는 화도고개에 많은 이들이 바람막이를 자처 하십니다. 오늘도 힘내시고, 내일도 아름답게 빛나기를 바랍니다.
평소 민들레 국수집을 벗하며, 삶의 희망을 충전 받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국수집 손님들의 모습을 보며 저도 힘을 얻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민들레 국수집!
누군가를 환대하는 삶!
세상 모든 사람들의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삶의 모습일 것 같습니다.
첫눈이 온 날이예요.... 날씨가 너무 너무 춥습니다.
민들레 손님들이 정말 이 추위에 어떻게 견뎌내실지..
거리에서 지내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참 아픕니다..에구..힘내세요. 기도합니다..
민들레 국수집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나눔의 참 기쁨이며, 언제나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긍정적인 마음입니다. 가난한 이웃들을 모른 척 하고 자기 혼자 살려고 할 때, 행복도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감동으로 잘 보고 갑니다~
민들레국수집의 아름다운 마음을 볼때면, 괜시리 마음이 뭉클...
참 아름다운 세상이란걸 실감합니다. 감사합니다.
기분 좋은 휴일~
민들레 국수집 안에서 어떤 좋은 일이 있을지 설레임으로 상상해봅니다.
힘든 이웃들에게 끊임없는 사랑을 전해주는
민들레 수사님과 베로니카님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하루하루가 기적이라는 말씀의 뜻을 요즘 참 많이 되새기고 느끼고 있습니다.
모두 모두 힘내시고 건강하세요!
민들레의 모든분들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빕니다.
민들레국수집의 희망나눔이 많은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가난한 이웃에게 따뜻한 밥한끼.... 민들레 국수집의 따뜻함이 제 하루를 웃음짓게 합니다. 따뜻한 하루되기를...
작은 물방울이 모여 강을 이루고 강이 모여 바다가 되는 것처럼 작은 사랑이 큰 사랑을 만들어 내는 것 같습니다~~ 수고 많으십니다!
언제나 따뜻한 미소를 지으시고 계시는 민들레수사님, 베로니카님께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행복한 마무리하세요!
사랑은 참으로 신비합니다. 마음속을 환하게 밝혀 주네요. 복음대로 사는 민들레 국수집 참 고맙습니다.
우리시대에 함께 살아 감사한 분이십니다.
민들레국수집 서영남대표님과 베로니카님을
큰 박수로 응원합니다.
안타까움과 반가움, 따뜻함이 공존하는듯 합니다..!
어려운 이웃들 곁에 따뜻한 손을 내밀어 주는 민들레국수집이 변함없이 많은 이들의 행복의 조력자가 되어 주길 바랍니다.
노숙 손님들에게 최고의 식당
민들레 국수집은 하루하루가 기적입니다.
민들레 국수집이 특별한 이유는 믿음과 사랑에 있어서 빼어날 뿐 아니라
힘든 이웃을 위해서도 가장 구체적이며 헌신적인 사랑을 실천했기 때문입니다.
자랑스럽습니다!
이 쌀쌀해진 날씨에 온기를 불어 넣어주는 민들레 사랑.... 서영남 선생님께 나눔을 많이 배웁니다.. 고맙습니다...
사랑의 촛불을 꺼트리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민들레국수집과 같은 곳들을 오래오래 지켜갔으면 좋겠습니다. 감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