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아닌 자연이 축제를 벌이는 이색지대
축제는 인간이 벌이는 놀이다. 그러나 무안은 다르다. 정반대다. 자연이 빚어낸 때묻지 않은 모습이 그대로 축제가 된다. 사람을 일부러 불러들일 필요도 없다. 자연이 지남철처럼 인파를 끌어모은다.
우선 무안연꽃축제다. 매년 7월 하순에 열린다. 일로읍 복용마을 회산 백련지 33만㎡ 일대가 그 공간이다. 일제때 만든 저수지가 동양 최대규모의 백련(白蓮) 서식지가 돼 관광자원이 됐다. 이곳 백련은 홍련처럼 한꺼번에 피지않고 7월부터 9월까지 수줍은듯 잎사귀 아래 보일듯 말듯 숨박꼭질하며 피는 것이 매력을 끈다. 1997년 이후 축제가 계속되고 있다. 세계의 연(蓮)수생식물 생태전시관 개설, 신비의 연꽃길 보트탐사, 연잎차 시음 체험, 연 비누·연 황토 천연염색·연 칠보공예 만들기·연 초콜릿 만들기 등 전시와 체험행사가 많다. 11월엔 이곳에서 연근캐기 체험행사와 연음식 만들기 등 행사가 축제 규모로 열린다.
초의선사 탄생 문화제도 독특한 축제다. 조선 대표적인 선사로 우리 땅에 다도문화를 심어놓은 초의 스님을 기리는 행사다. 탄생지인 삼향면 왕산마을에서 매년 그의 탄신일(음력 4월5일)을 전후로 이틀간 열린다. ‘커피문화’의 대세가 될 것이라는 우려는 그곳에 가면 기우가 된다. 길놀이, 시낭송회, 국악공연, 남도민요 합창, 천인 헌다제, 어린이 행다 경연대회, 전통다례복 발표회, 학술세미나, 초의등 밝히기, 차 떡만들기 체험, 무료시식, 세계의 다양한 차 전시 등 행사를 매년 다채롭게 펼치고 있다.
품바축제도 있다. 무안 일로읍은 품바 발상지다. “어얼씨구씨구 들어간다, 저얼씨구씨구 들어간다. 나랏님 개판쳐도 우린 새판을 짜고….” 유신시대·군부시대 등 엄혹한 시절에도 거침없이 무안인들은 이런 대사를 거침없이 읊어댔다. 품바는 이제 상전 대우를 받고 있는 정식 예술 장르로 변신했다. 1981년 12월 이곳 출신 고 김시라씨(1945~2001)가 불러오던 장타령을 마당극으로 만들어 무대에 올린 것이 성공했다.
발상지답게 보존회가 설립돼 2006년부터 가장 권위있는 ‘전국 품바명인 선발대회’가 매년 7월 열리고 있다. 전국 품바명인들이 실력을 겨루는 장면엔 익살과 해학이 넘쳐난다. 그래서 4일 동안 무안골이 떠들썩하다.
오감이 한해동안 짜릿해지는 체험 행사 손짓
무안의 바다는 때하나 묻지 않은 갯벌로 이뤄졌다. 바닷물이 빠지면 검은 비단을 펼친 듯하다. 들판의 황토는 왕성한 생산력의 대명사다. 이런 천혜의 자원을 이용, ‘또다시 오지 않고는, 참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어 낸다.
무안 갯벌은 해양수산부 습지보호구역 제1호이자, 람사르습지 제1742호로 지정돼 특별 관리받고 있다. 그 임무를 무안생태갯벌센터가 관리를 맡고 있다. 갯벌체험은 맨발에 와 닿는 감축을 느끼며 조개줍기와 바지락을 캐고, 갯바위 낚시 등을 하면서 신선한 해산물을 바로 맛볼 수 있는 재미가 쏠쏠하다. 각종 바다생물의 삶을 살펴볼 수 있어 교육공간이기도 하다. 갯벌체험은 연중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