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진구에서 전세가 끝나서 마포구로 이사해서 또 전세 2년 시작입니다. 같은 가격인데 집이 34평으로 훨씬 넓어져서 아주 쾌적하네요.
주변에 맛집도 많고, 망원시장도 가깝고.. 만족스럽습니다.
제가 서울에 집 구하면서 몇가지 기준이 있었는데 강변북로나 올림픽대로 같은 대로에 금방 접근할 수 있는곳,
가까운 곳에 걸을수 있는 한강변 같은 공원이 있는곳, 수영장이 가까운곳, 재래시장이 가까운곳 등이었는데
제가 생각하는 금액내에서는 아무래도 강북, 그중에서도 광진구 자양동과 마포구 망원동이었습니다.
지난 2년 전세는 광진구 자양동에 살았는데 친구들이 많이 사는 동쪽이어서 친구들 만나기엔 아주 좋았습니다만,
강남하고 접근성이 좋은 바람에.. 25평 아파트에 살아야만 했습니다.
처음엔 괜찮을 줄 알았는데 호주 넓은 집에 살다가 상대적으로 작은집에 살려니 너무 힘들더라구요.
그리고 잘 몰랐는데 자양동이 정말 도심 이었습니다. 지하철과 가깝고 모든 편의 시설이 많은대신 도시의 잔 소음들이 미묘하게
삶의 질을 떨어뜨렸던것 같아요.
그래도 집에서 걸어서 갈수 있는 광진문화예술회관, 교보문고, 도서관, 한강공원들은 아주 만족스러웠고요, 덕분에 수영많이 잘 배웠습니다.
다만 프렌차이즈 매장들이 많고, 맛있는집이 너무 없어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사는 사람들이 매우 도시화 되어있습니다. 도시적인 매너들에 크게 마찰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2년 계약기간을 채우고 몇달전에 마포구 망원동으로 이사왔습니다. 이동네는 서울이 맞나 싶게 한산하고 스카이라인이 낮고
물가가 아주 저렴합니다. 자양동과 같은 돈은 34평 아파트인데 뷰가 있습니다. 소파에서 남산타워도 작게 보입니다.
홍대로 대표되는 예술?분위기가 좀 강한 지역이라서 그런지 연령대가 매우 낮고 장인정신으로 작게 작게 하는 개성넘치는 가게들이 많습니다.
굉장히 트랜디합니다. 물론 맛도 있고요.
사실 이동네 오니까 좀 한국 온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옛날 한국 분위기입니다.
강남하고 멀어서 그런지 강북의 분위기가 확실히 많이 납니다.
출퇴근 하는 사람들이 비교적 적고, 사람들이 개성이 넘치고 타투가 많습니다. 저같은 빡빡이들도 많아서 좋습니다.
운전매너가 거칠고, 사람들이 막무가내인 경우가 좀 있습니다.
한가지 예로 제가 주차해 놓았는데 아파트 윗집에서 레노베이션하느냐 시멘트물이 제 차위로 떨어졌습니다. 경비아저씨가 저에게 전화해서 알려줘서
경비아저씨와 함께 올라가서 공사하는 분들에게 이야기 하니 자기네가 아니랍니다. 나중에 경찰 불러서 경찰도 여기서 떨어진 증거가 있다고 하는데도
자기들은 그런적 없답니다. 경찰분들은 일부러 떨어뜨린거라면 처벌이 가능하지만 고의성이 없으니 처벌은 불가능하기에 민사적 문제이나 이분들이 또 이렇게 부인을 하시니 일단 증거를 확보하시고 그 다음은 둘이서 알아서 하랍니다. 그래서 그냥 제 자동차 보험 부르고 자차처리 한다음 제 보험사에서 구상권 청구하는 쪽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사소하다면 사소한 일들이지만 이동네 분들은 남에게 피해를 입히고 증거가 있어도 일단 아니라고 발뺌 합니다. 한마디로 끝까지 가보자 입니다 ㅎㅎ 시간이 남아서 그러시는지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네요.
글쓰다보니 다시 생각나는 몇가지 일이 생겨서 그라데이션 분노가 차오르네요.
한국에서 지내면서 힘든점을 몇가지 꼽자면 그 중에 한가지는... 좀 웃긴데요... 남에게 함부로 웃으면 안된다는 점 입니다.
나름 오랜 호주 생활하면서 몸에 배인것 중 하나가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도 밝게 웃으며 인사하고 말거는 태도인데요.
한국에서는 처음 본 사람에게 그렇게 밝게 웃고 인사하면 '아 저 사람이 뭔가 나에게 아쉬운게 있구나', '좀 이상한 사람이구나'
'뭔가 다른 속셈이 있나?' 이렇게 생각하는것 같습니다.
뭐 아닌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것 같아요.
그래서 어쩔수 없이 무표정, 거리를 두는 표정, 가끔은 살짝 싸가지 없는 표정으로 사람을 대해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합니다.
근데 참 쉽지 않네요. 나는 웃으며 살고 싶은데..
한국에 와서 호주에서 생활할 때 처럼 일년에 2번정도 해외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목적지는 태국, 베트남으로 같지만 호주에 있을때와는 스타일이 완전 바뀌었습니다.
호주에 있을때는 복작복작한 방콕이나 하노이 호치민을 좋아했었는데
한국에 있다가 방콕과 하노이를 가보니 아 내가 어떻게 여기를 그렇게 좋아했었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대로 호주에서 여행 갔었을 때 아 여기 너무 밋밋하고 재미없네 싶었던 치앙마이가 한국에 있다가 여행가니 너무 평화롭고 좋았습니다.
한국에 있다가 여행을 가면 한국처럼 복잡한 곳 보다는 한적하고 조용한곳을 원하게 되는 것 같아서 참 사람이 간사하구나,
이곳들은 그대로인데 내 마음이 이렇게 변하는거구나 싶었습니다.
이제는 후아힌 같은 휴양지에서 리조트에 들어가서 한번도 안나오는 그런 종류의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한번도 리조트를 좋아해 본적이 없었는데, 베트남도 푸꾸옥 같은 리조트 중심의 여행지를 가게됩니다.
사람은 정말이지 자기주변에 없는것을 항상 목말라 하는것 같습니다.
이야기가 조금 옆으로 새었는데요, 다음에 좋은 지역으로 생각되는게 서울에서는 서대문쪽 안산 주변이 좋은것 같습니다.
가끔 서대문청소년수련관에서 자유수영하고 그 뒤에 바로 있는 안산 트레킹 하는데
저에겐 남산 보다 좋은것 같고 아차산 보다 좋은것 같습니다.
그외 이번 전세 끝나고 서울에 집을 구매할 것이냐? 고민을 좀 했지만
지금 저의 결론은 무주택이라면 지금이라도 구매를 했겠지만, 다른곳에 부동산이 있다면 서울에 추가 구매는 조금 생각해 봐야 할것 같습니다.
서울도 잘 찾아보면 그렇게 비싸지 않고 옛날동네 분위기 간직한 곳이 많은것 같습니다.
서울에 두번째 전세 시작해서 이제 또 2년 살기 시작인데요, 일단은 서울생활 만족스럽습니다.
하지만 그리 오래 쭈욱 살곳은 아닐것 같습니다.
일정 기간 서울에 살면서 재밌는것 많이 경험하고, 배우고 나면 다시 또 어딘가 찾아 떠날 것 같습니다.
더 재밌는 곳이 많을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 한국의 모든것은 서울로 집중되고 있습니다.
한국에 와서 안해본 장사도 셋업 해보고 재밌습니다. 규모가 작게 뭐 해보기에는 한국이 천국인것 같습니다.
다들 한국에서건 어디서건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한국에 더 많은 회원분들이 계셨으면 합니다 ㅎㅎ
첫댓글 광복이님 반갑습니다.
2022년 5월 서울에서의 카페모임에서 뵌적이 있었는대 벌써 2년이 지났군요.
인상이 선하고 착한분으로 봤는대
고국에서의 역이민생활 잘 적응해가며 살아가시니 고맙고, 앞으로도 행복한 생활 있으시기만을 기원하겠습니다.
하시는일도 번창하길 빕니다.
광복이님 반갑습니다
한국생활 잘 적응 하시는것 같아
뿌듯합니다
광복이님 웃는 미소가 따뜻하게 느끼는
한 사람입니다
전 항상 미소짓고 살려고 하는데
실천이 잘 안되네요
환한 미소는
광복이님의 큰 장점 인데
항상 미소짓고 행복 하세요
역이민 하시려는 분들한테 소소하게 도움을 주시는 글입니다 반갑고 고맙네요
전 서울은 고등학교 졸업하고 첨 가보고 이민올때 가본곳이라 낯설기만해도 내나라의 수도이기에 사랑할수 있는곳 서울이야기 잘읽고 갑니다
맞아요 호주는 길거리에 지나가다가도 웃으며 하이 하곤 해요. 눈 마주치면 웃는게 일상인데 사는 것에 힘든 경험이 별로 없어서 그런것 같아요^^ 문화차이가 크기도 하고요.
글 감사합니다.
ㅎㅎㅎㅎㅎ
처음에 미국 유학가서 모르는 사람에게 웃는 연습을 많이 했는데,
한국에서는 웃지않고 말걸지 않는 연습을 해야 하더라구요 ㅋㅋ
도시, 특히 서울에서 사는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장점(특히 문화적인)이 아주 많죠.
용산이 고향인 저는 마포구 공덕동에 고모가 살아서 학교 끝나면 걸어서 오가던 곳이었어요.
사촌들과도 어울려 재미있게 놀던 곳이고요.
나라마다 특성과 장단점이 있는 건 당연하죠.
여기선 거기가 그립고, 거기선 여기가 그립고......공감합니다!!!
한국에서 사는것이 재밌고 하루하루 의미 있어서 좋습니다. 호주에서는 일상이 평화로워서 좋았지만 시간이 좀 무의미하게 가는것 같아서 아까웠는데 한국에서는 이런저런 일들에 하루가 너무 알차네요. 여기서 좋은 경험과 추억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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