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원 광주대 축구부 감독, 선수들 유니폼에 "별" 달겠다.
“방심하지 않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최근 광주대 축구부를 ‘2018시즌 U-리그’ 왕중왕전에 진출시킨 이승원 감독은 “선수들이 하나의 팀으로 경기를 잘 풀어나가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서 선수들을 단결된 팀워크를 승리의 요인으로 꼽았다.
현재 57명의 선수로 구성된 광주대 축구부는 지역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다.
전국 83개 대학 축구팀이 참가해 11권역으로 나뉘어 진행되는 ‘2018 U-리그’에서 8권역(남부대, 동강대, 원광대, 조선대, 조선이공대, 호남대)에 속해 9연승을 기록, 9승 1무로 일찌감치 왕중왕전 진출을 확정 지었다. 하계방학 휴식기를 갖고 오는 8월 31일과 9월 7일 치러지는 조선이공대, 호남대와의 경기에 상관없이 왕중왕전에 진출한 것이다.
특히 10경기를 치르며 광주대 축구부는 단 2골 밖에 허용하지 않는 압도적인 실력을 보였다.
지난해 U리그에서도 같은 권역에서 전승으로 왕중왕전에 진출, 시드배정을 받은 뒤 32강 토너먼트에 진출해 8강까지 올랐고, 대학연맹에서 주최하는 춘계대회에서는 3위, 전국체전에서는 광주대표로 동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이렇게 지역 축구를 넘어서 ‘전국급’ 실력을 갖춘 광주대 축구의 강점은 상황마다 촘촘하고 정확하게 만들어진 빌드업이다.
과거 축구는 측면 공격수들을 활용해 운동장의 좌우 폭을 넓게 사용하는 게 정석이었으나, 현대 축구로 접어들면서 빌드업이 중요시되고 있다.
축구에서 빌드업(Build-up)은 수비수가 공을 가지고 팀 동료에게 연결하며 상대 진영으로 나아가 공격하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한다.
축구라는 종목 특성상 가로 60m, 세로 100m에 이르는 광대한 필드에서 양 팀 각각 10명의 필드 플레이어가 손과 팔을 쓰지 않고 다리 위주로 공을 적진까지 운반하기 때문에 한 팀이 볼 소유를 일관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이를 위해 볼을 오래 소유하고 완벽히 제어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빌드업이다.
나아가 공을 가진 채 원활한 패스로 상대 팀 공격부터 수비라인까지 한 꺼풀 한 꺼풀 벗겨 나가며 상대 골대까지 진행하는 것으로 ‘점유율 축구’와 같은 궤를 이룬다.
특히 세밀하고 상황마다 치밀하게 만들어진 탄탄한 빌드업 과정으로 현 맨체스터 시티의 과르디올라 감독은 영국 프리미어리그 2017~2018시즌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과거 FC바르셀로나와 FC바이에른 뮌헨을 지휘하며 화려한 우승 경력을 쌓기도 했다.
이 감독 또한 이 점을 선수들에게 집중적으로 주문하고 있다.
그는 “축구는 공 하나 가지고 하는 것”이라며 “오랫동안 공을 소유하고 있으면 다양하고 결정적인 성황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수밖에 없고 실점 상황도 적어진다”고 말했다.
훈련방법 또한 광주대 축구를 국내 대학무대 정상급으로 이끈 원동력이다.
광주대 축구부의 훈련량은 대회 직전을 제외하고 하루에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2시간밖에 되지 않는다.
축구부 선수들이 수업을 병행하고 오후 5시 30분부터 일반 학생들에게 운동장을 개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 감독은 선수들의 효율적인 훈련을 위해 전체 훈련을 월 계획으로 나눈 뒤 이것을 주 계획, 일일훈련 등으로 나눠 체계적인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일일훈련에는 빌드업 과정 등 그룹 전술이 주를 이루고 개인기 훈련, 기본기 훈련, 퍼스트 터치 등이 주를 이룬다”고 훈련을 소개했다.
특히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기본기 훈련을 강조하고 있다.
모든 스포츠의 승패는 기본에서 갈린다는 이 감독의 축구 지론 때문이다.
그는 “사실 축구에서 ‘위험 지역에서의 무리한 움직임’ ‘백태클’ ‘공을 오래 가지고 있지 마라’ 등은 축구의 기본이다”며 “이는 목적의식을 갖고 충실히 플레이하면 결과는 따라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기본 중의 기본인 ‘패스 앤드 고(pass and go)’를 몸에 익히라 강조하고 있다”며 “패스를 주고 유리한 위치로 뛰면 경기를 쉽고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6년 광주대 축구부 감독으로 부임한 이 감독은 유소년축구 클럽과 중학교축구 클럽, 금호고 축구부 코치, 조선이공대 감독 등을 거친 축구팀 육성의 대가다.
그는 선수들에게 훈련일지 작성을 권한다. 매일 진행되는 훈련에서 부족한 점과 성장한 점을 선수 자신이 기억하게 하기 위함이다.
이 감독은 “지난 2016년 10월 처음 부임했을 때는 2명이 훈련일지를 쓰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안 쓰는 선수가 2명 정도”라며 “각자의 훈련을 메모하며 얻을 수 있는 게 많다. 선수들도 감독의 속뜻을 깨달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대를 단기간에 지역 최강으로 만든 이 감독은 부임 기간 꼭 달성하고 싶은 목표가 있다.
바로 유니폼 엠블럼에 별을 다는 것이다.
엠블럼에 별이 달린다는 것은 대학연맹에서 주최하는 대회에서 우승했다는 증거다.
그는 “현재 광주대 축구부 유니폼에 별이 한 개 있다. 추계대학연맹전 우승으로 별을 달았다”며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주요 대회에서 입상은 자주 했으나 우승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이번 시즌이나 다음 시즌에는 꼭 별을 더 달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이산하 기자 goback@gwangnam.co.kr
http://m.gwangnam.co.kr/article.php?aid=1532424962298955036#imad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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