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어 두 번째 참가하는 장흥대회다.
지난 달 고성에서 추위에 좀 고생을 해서 오늘은 긴팔에 긴바지를 입고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어느 때나 마찬가지로 완주의 걱정을 한아름 안고 출발선에 섰다.
출발예정 시간인 10시를 조금 넘겨서 출발신호가 울렸다.
고성대회가 끝나고 2주 동안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해 큰 고생을 할 것이라는 생각대로
처음부터 힘든 레이스가 지루하게 펼쳐졌다.
하프반환점을 2시간 21분에 돌아서 오는 도중에
내 뒤를 따라오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환점을 돌고 얼마 가서 딱 한 분을 만났는데 나보다는 나이가 많으신 분이신데
대회에서 자주 만나는 분이 하프반환점을 향해 오시는 것을 보았다.
나도 이렇게 힘이 드는데 저 분은 더 많이 힘이 들텐데 대회에서 그 분을 자주 만나게 되면서
마라톤이 뭐길레? 라는 의문이 강하게 든다.
내가 보기에는 5시간 안에도 들어오시지 못하는 것 같은데도
그리고 완주보다는 기권을 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은데
대회에 꾸준히 참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굼하기도 했다.
나 같으면 하프만 뛰던가 아니면 마라톤보다 다소 쉬운 다른 운동으로 바꾸었을텐데 말이다.
하여튼 그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하면서 골인점을 향해 가면서는 전반에 지친 주자들을 몇 명 만나고 4시간45분 페메일행도 만나서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지루한 레이스를 무사히 마쳤다.
고성대회보다 12분이 늦었지만(4:42:22) 또 하나의 숙제를 마친 기분은
언제나처럼 피곤한 육체와는 다르게 진한 성취감을 느끼게 했다.
아침 일찍 함께 같은 차를 타고 하루동안 단란한 식구가 된 남자 아닌 여자들인
산마님, 행운아님, 힌우유님과
마라톤 매니아들인 민통선님, 기범주영짱님, 순대님, 무달기님과 함께
장흥의 특산물인 장흥삼합을 먹으러 장흥시장의 식당으로 향했다.
인생길에 있어서도 힘든 고갯길을 넘으면 쉬운 내리막길이 있듯이 마라톤길에서도 힘든 105리의 길이 끝나면 이렇게 회포를 풀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 있다는 것이 큰 행복이다.
그리고 그 길을 함께한 도반들이 있다는 것 역시 더 큰 행복이다.
가득히 부른 배를 안고 부산으로 향하는 차길에는
겨울이 가는 것을 아쉬워하는 겨울비가 내리고 있었다.
돌아오는 찻속에서 각자의 좋아하는 신청곡과
오손도손 재미있는 얘기들을 나누는 소리를 들으며
각자의 보금자리가 있는 부산에 도착했다.
풀마라톤 기록 생신도 하시고 장거리를 긴 시간 동안 피곤을 무릅쓰고 안전운전을 잘해 주신
순대님과 짧은 시간이지만 찐한 우정을 함께 나눈 회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그리고 함께하지 못한 런클회원님께도 다음대회에서 즐거운 시간 함께 갖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즐겁지 않으면 런클이 아니다" 런클 런클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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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축하드립니다. 대단하심니다.
감사합니다. 설연휴 잘지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