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호 청강노트 2019. 6.18 화
名筆의 꿈
강사 栗山 李 洪 宰
강사는 그의 자고전(自古展) 초대의 訥辯에서 단 한번 이 좋은 세상에 태어나 살아 왔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행운인데 오직 한길을 걸어, 서 있을 수 있다는 것 하나가 더 기분 좋다. 그리고 또 멋진 인연 하나 있어 붓 잡고 노래하고 춤추며 신명나는 세상 함께함이 정말로 진짜로 행복이다. 더불어 같이 한 숙명 같은 인연들 늘 처음처럼 한결같이… 하고 싶다.
예쁜 글씨보다 이뿐 글씨, 이뿐 글씨보다 아름다운 글씨가 좋고 아름다운 글씨보다 멋진 글씨가 좋다. 사람도 그러하다. 예쁜 얼굴보다 이뿐 얼굴이 좋고 이뿐 얼굴보다 아름다운 얼굴, 아름다운 얼굴보다 멋진 얼굴, 멋진 얼굴보다 매력적인 얼굴이 더 좋다
추사나 왕희지는 그때 그 시대에 붓글씨를 잘 썼다. 왕희지는 스승 없이 법첩을 보고 공부하여 자기 글씨체를 이루었다. 사람들은 붓글씨를 시작하면 추사나 왕희지처럼 쓸려고 하다가 지쳐서 그만 둔다.
화가묵무 華歌墨舞
붓에 먹물을 묻혀 쓰는 붓글씨, 붓이 노래하고 먹이 춤을 추는 것이 필가묵무다. 정말 맛있고 멋진 예술 ‘서예’라는 그 이름만으로도 아름답다. 서예는 참다운 정신세계의 음악이요, 춤이고, 스포츠이다. 마음껏 노래하고 즐기며 춤추어라. 예술은 창작이야 하듯 서예도 그러하다.
인생은 모방에서부터 시작하지만 자기의 개성을 표현해야 진정한 예술이다. 우리는 노래를 불러도 가수처럼 부르려다 좌절하고 포기하게 된다. 노래도 내 방식대로 내 모양대로 부르면 되는 것이다. 그게 내 노래다. 젊은 청춘들은 설익었지만 늙은 청춘들은 익은 사람이요 익은 생활이다
숙습난당 熟習難當
익은 습관이 명필을 만든다. 명필이 되려면 잘하기보다 오래하라. 돈이 되는 일을 하고, 돈이 되는 인생을 살며, 돈이 되는 예술을 하라, 아마 돈은 자기의 생의 가치라고 본다. 글씨는 붓이 쓰는 것이 아니고 먹물이 쓰고 가슴으로 쓴다.
서예는 눈썰미가 뛰어나야 하고 붓과 먹물로 쓴다. 마라톤 주자들은 한 컬레에 이 1억 원을 호가하는 신발을 신고 먼 거리를 뛴다. 마라토너들이 자기 발에 편한 신발을 신 듯 서예를 하는 데도 좋은 붓과 먹이면 좋다. 화선지는 원래 먹물이 번진다. 그런데 먹물이 번지면 질겁하지만 먹물을 잘 다루어 번지는 것도 서예의 멋이다.
遺言보다 遺筆을 남겨라
나의 엄마는 글자를 몰랐고. 내 아버지는 헌 종이에다 자식들 이름을 연필 글씨로 겨우 써 놓았다. 그 흔적이 남아 나에게는 가보보다 더 소중하다. 엄마 아버지들은 18번 노래는 있어도 18번 글씨는 없다. 지금은 스마트폰시대이지만 아버지 시대에는 백색전화 하나로 온 동네가 같이 썼다.
엄마, 아버지는 자식을 낳으면 그때부터 엄마 아버지의 이름은 없어졌다. 자식의 이름으로 아무개 엄마, 아무개 아버지라 한다. 우리 부모들은 체념의 시대를 살았다. 그런 것을 생각하면 부모에 대한 고마움을 잊어서는 안 된다. 엄마 아버지는 자기 아기가 태어나서 목을 가누다가 뒤집기를 하고 겨우 한 걸음을 옮겨 놓으면 야단이다. 자기 아이만 하는 것처럼…
이 세상에 살면서 좋은 것만 하다 저세상으로 가지 못한다. 연필이든 볼펜이든 붓이든 상관없이 자기가 쓰기 편한 필기구로 유필을 남겨 보세요. 예쁜 글씨만 좋아하지 말고 내 마음에 드는 내 글씨가 제일이다. 내가 쓴 내 글씨가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하다. 내 새끼들한테 하고 싶은 말을 글씨로 남기자. 내가 손수 쓴 글씨가 제일이다. 그게 명필이요 신필이다.
남의 것이 부러우면 내가 하면 된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듯, 좋은 것은 좋고, 나쁜 것은 나쁜 것이다. 있는 그대로 아름다운 것이다.
명필은 진짜로 잘 쓴 글씨이지 솜씨 자랑을 과시하거나 뽐내는 것이 아니라 당당해야 한다. 상을 받으려면 출품부터 해야 하고, 복권에 당첨되려면 복권을 사야 하듯 명필이 되려면 우선 글씨부터 써야 한다
至誠如神 - 神筆 : 지극한 정성은 신과 같다.
지성이면 감천하고 지성이면 여신이라 했다. 중용에서 나온 말이다. 좋은 쇠는 백번을 담금질해야 좋은 쇠가 되고, 매화는 추운 겨울을 견뎌야 향기가 맑듯 사람도 어려운 고난을 감내한 후 덕풍이 우려나야 세상에 퍼지게 된다. 곡조가 높으면 따라 부르는 사람들이 적다. 세상에서 아름다운 것이 우리들이다.
삶을 영위하는데 중한 것이 誠이다. 스스로 성을 이루는 것이 自誠이요 스스로 헤쳐 나아가야 할 길이 自道이다. 지극정성으로 오늘을 살아야 한다. 오늘은 오늘만 있을 뿐이다. 과거는 지나간 오늘이고 미래는 다가올 오늘이다. 지금 순간을 아껴 살아가야 한다. 살아 있음에 감사하고 정성을 다해 오늘을 돌아보며 감사해야 한다, 오늘이 없는 희망은 기대할 수 없고 오늘을 쌓아 새 역사를 만들어 가야 한다.
우리는 달인들을 본다. 달인은 하는 일에 숙달된 사람이다. 우리 몸에 숨과 피가 흘러야 살 수 있다. 숨과 피의 순환은 남이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숨을 쉬고 내 심장이 뛰어야 살 수 있는 것처럼 글씨도 내가 써야 내 글씨가 된다.
漢字敎育
우리말과 글에는 한자로 된 언어가 많다. 그것은 오랜 기간 동안 써 왔기 때문이다. 한때는 한자를 병행하다가 국한문으로 혼용하였고 지금은 한글 전용이다. 한글전용으로 의사소통에 불편함이 없다.
주위에는 한자어들이 엄청 많다. 그러나 한자어들을 무시하고 외면 한다. 사자성어를 몰라도 상관없지만 그래도 아는 것이 이로울 때가 많다. 漢書나 한문을 병기한 전문서적을 읽어도 한자를 모르면 내용 파악이나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게 자랑거리로 내 세울 일이 아니다. 그래도 한 천자정도의 한자를 익히면 한서나 주렴의 글씨들을 보고 읽을 수 있다. 한자교육만 탓하지 말고 스스로 게임하듯 알았으면 한다.
한자를 가르치지 않으면 선진국이 될 수 없고 나라 사랑은 문화강국, 국가부강, 정체성이다. 온 국민이 정신교육이 없으면 선진국이 될 수 없다.
訓民正音 序文에 國之語音이 異乎中國하야 與文字로 不相流通이라 내 생각은 당시 우리말과 글이 있었다 그게 나랏말씀이다. 그 말씀이 한자와는 달라 서로 통하지 않아 어떻게 읽으며 무슨 의미인지 모르는 우민(백성이나 사대부)들에게 쉽게 읽고 쓰고 말할 있도록 만든 것이 훈민정음이다.
강사는 강의 마지막에 전지 석장 크기의 한지에다 오동나무 벼루의 먹물을 붓에 찍어 물처럼 출렁이고 산처럼 진하고 여리게 그리고 뭉치고 흩어짐이 쉼 없이 노래하듯 그림을 그리듯 단숨에 써 내러 갔다.
天衾地席山爲枕月燭雲屛海作樽大醉居然仍起舞却嫌長袖掛崑崙
2시간 내내 달변으로 우리의 정신세계와 서예가로서의 멋과 맛, 그리고 오늘과 어제 내일을 오가며 열정을 태웠다. 땀으로 웃옷이 흥건히 젖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