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는 메아리입니다.
‘동방예의지국’ 예로부터 우리 나라는 노인 천국으로 일컬어져 왔습니다.
고종 황제의 밀사 노릇까지 했던 미국인 할버트는 ‘이 세상에서 관습적인 노인 복지가 가장 완벽하게 되어있는 나라가 조선’이라고 했고, 미국 공사를 역임한 샌즈의 회고록에는 ‘나의 노년을 위해 조선 땅에 다시 태어나고 싶다’고 했으며, 선교사인 알렌도 ‘노인과 망인 사이가 단절되지 않고 연결되어 이 세상에서 가장 죽는 것이 두렵지 않은 즐거운 노인 천국이 조선’이라고 극찬했던 나라입니다.
그러나 남의 집 어른까지 극진히 모셨던 모습을 지금은 눈 씻고 찾아도 찾을 수 없어졌습니다. 늙은 자기 부모조차 서로 모시기 싫어합니다.
중국 초나라에 원곡이라는 사람이 자기 아들에게 노부를 수레에 태워 버리도록 하였다고 합니다.
아들이 할아버지를 버리고 빈 수레를 끌고 돌아왔습니다. 원곡이 아들에게 수레마저 버리지 않고 온 것을 나무라자 아들이 하는 말이 “아버지가 늙으시면 또 다시 수레를 만들기 번거롭다고 생각하여 그때 다시 쓰려고 가져왔습니다”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이런 이야기도 있습니다. 한 가정에 부모가 간혹 다투었습니다. 처음에는 아들이 들을 세라 할머니가 들을 세라 소리가 문밖으로 새어나가지 않게 조심조심하며 투닥거렸습니다.
그러나 차츰 날이 감에 따라 부부의 싸우는 소리는 점점 커졌습니다. “오늘 신경정신과에 다녀왔어요. 내 병명이 뭔지 아세요?” 소년의 어머니가 소리쳤습니다. 날이 가면서 소년의 어머니는 할머니에게서 고개를 돌렸고, 소년의 아버지도 할머니 방을 점점 무심히 지나쳤습니다.
어느 날 또 다투는 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소년의 어머니는 시퍼렇게 날이 서서 외쳤습니다. “나를 택하던지 당신 어머니를 택하던지 둘 중의 하나를 택해라!” 마침내 소년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합의를 하였습니다. 할머니가 거할 방 하나 얻어서 내보내기로 한 것입니다.
낙엽이 우수수 지는 날 온 식구가 달려들어 할머니의 이삿짐을 꾸렸습니다. 아버지는 상자를 묶었고, 어머니는 고무장갑을 끼고 거들었습니다.
소년이 종이와 연필을 꺼내와서 적었습니다. ‘헌 옷장1, 전기장판1, 담요1, 밥통1... ’
어머니가 물었습니다. “너 왜 그런 것을 쓰니?” 소년이 대답했습니다. “다음에 어머니를 내보낼 때 내가 챙겨드릴 품목이에요.”
사람의 욕심과 교만은 사람을 인내하지 못하게 합니다.
부모는 자신의 생명을 이 땅에 태어나게 해 주신 사실 하나로도 참으로 고귀하신 분입니다.
끝없이 자식들을 위해 희생하다가 늙어서도 오로지 자식들을 생각하며 돌아가시는 분이 부모님들입니다.
-아침좋은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