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Images-471070554.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gnews.naver.net%2Fimage%2F%2F208%2F2016%2F04%2F25%2FsptPostArticleImage-88170.jpg%3Ftype%3Dw540)
출전 기회가 줄었다. 뛰지 못하는 경기가 늘었다. 전반기와는 딴 판이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전반기만 하더라도 기성용은 스완지 전력의 중심이었다. 첼시와의 시즌 개막전 선발로 나섰다 다리 부상으로 2경기 쉰 것을 제외하곤 스완지의 전반기 리그 전 경기에 출전했다. 지난 시즌 팀 내 최다 골만큼의 공격 포인트는 아니어도 스완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했다. 하지만 한 순간 급격한 변화와 마주했다.
2월 이후 팀 내 입지가 크게 줄었다. 최근 3개월 교체로 나서거나 아예 뛰지 못하는 경기가 급증했다. 지난 시즌과 전반기의 흐름과 견주면 심하다 싶을 정도의 변동이다.
① 뇌진탕 사고
![GettyImages-508020632.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gnews.naver.net%2Fimage%2F%2F208%2F2016%2F04%2F25%2FsptPostArticleImage-83572.jpg%3Ftype%3Dw540)
지난 2월 WBA전에서 머리를 다친 기성용
2월 이후 기성용이 스완지에서 90분 풀타임 뛴 경기는 없다. 기성용은 2월부터 현재까지 리그 6경기에 나섰지만 모두 교체돼 나가거나 들어갔다. 8월 개막 이후 1월까지 출전 20경기 중 12경기를 90분 풀타임 뛰었던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결장했던 경기도 6개월간 2경기에서 3개월간 6경기로 크게 늘었다.
직접적인 원인은 기성용의 머리 부상이었다. 기성용의 교체 혹은 결장 흐름의 시작이 되었던 경기는 2월2일 WBA전이었다. 기성용은 이날 경기서 선발로 출전했으나 전반 막판 상대 공격수 세세뇽과 머리를 크게 충돌하면서 결국 교체돼 나갔다. 기성용은 가볍지만 뇌진탕 증세라는 진단에 따라 안정과 휴식 차원에서 2경기를 쉬었다.
문제는 복귀 이후였다. 기성용은 2경기를 쉬고 2월28일 토트넘전에 나섰다. 하지만 몸이 완전치 못했고 후반 10분 남기고 교체돼 나갔다. 다음 경기는 아스널전이었다. 기성용은 다시 선발로 출전했지만 전반 수비에 어려움을 겪는 등 고전하다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돼 나오고 말았다. 이후 기성용은 약간의 발목 부상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선발 다툼에서 밀리며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경기가 이어졌다.
지난 주말 레스터전 교체 출전은 기성용이 리그 4경기 만에 얻은 출전 기회였다. 시간으로 따지면 한 달 하고도 일주일 만에 나선 경기였다. WBA전 머리 부상이 기성용의 경기 출전에 직접적인 악재로 작용했다면 복귀 2연전 상대가 북런던 강팀인 토트넘과 아스널이었던 건 부담이자 불운이었다. 다시 치고 올라와야 하는 시점이던 3월 말 FIFA A매치 데이로 한국과 태국을 오가며 2경기를 선발로 치른 것도 기성용의 프리미어리그 반전엔 어려움으로 작용했다.
<WBA전 기성용 부상 장면>
② 페르 영입과 브리턴 중용
![GettyImages-518718672.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gnews.naver.net%2Fimage%2F%2F208%2F2016%2F04%2F25%2FsptPostArticleImage-83448.jpg%3Ftype%3Dw540)
겨울 이적 시장서 영입한 페르(왼쪽)와 팔로스키
강등 위기에 빠졌던 스완지는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전력을 보강했다. 시즌 초반 골을 몰아치다 개점휴업 상태에 빠진 최전방 공격수 고미스를 대체할 스트라이커를 우선 영입했다. 스완지는 프란체스코 귀돌린 감독과 이탈리아 활동 시절 인연을 맺었던 공격수 알베르토 팔로스키를 키에보로부터 데려왔다.
그 다음으로 손 본 곳이 미드필드다. 팀 내 갈등설도 있었지만 잉글랜드 대표로까지 뛴 존조 셸비가 뉴캐슬로 떠나면서 미드필더 보강이 필요했다. 스완지의 선택은 2부 QPR에서 뛰던 르로이 페르의 임대였다. 2부 소속이긴 했지만 페르는 노리치와 QPR에서 이미 프리미어리그를 경험한 바 있으며 네덜란드 대표로도 11경기나 소화한 재능 있는 미드필더다. 공격과 수비 모두 되는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로 양발을 쓰는 기술적인 선수기도 하다. 귀돌린 감독은 시즌 중 즉시 전력으로 영입한 페르를 중용했다. 실제 페르는 2월28일 토트넘전 통해 스완지 선수로 데뷔해 이후 9경기에 빠짐없이 나섰다.
페르는 셸비의 대체 자원(물론 셸비는 전반기 완전한 주전은 아니었다)이라 볼 때 기성용 자리와 직접적으로 부딪친 선수가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기성용 주전 경쟁의 보다 핵심적인 요인은 리언 브리턴의 전면 등장이었다. 한 때 스완지의 라이언 긱스라 불리기도 했지만 서른 살을 넘기면서 최근 2,3년은 주 전력에서 밀려 있었던 브리턴이다. 하지만 감독 교체와 함께 기성용의 부상 공백이 겹치면서 기회를 잡더니 후반기엔 주전 멤버로 존재감을 확고히 하고 있다. 전반기 주로 교체로 뛰던 브리턴은 기성용이 풀타임 경기를 뛰고 못한 최근 3개월 여 동안 7차례나 선발 기회를 잡았다. 부상 결장 경기가 있었던 걸 감안하면 적지 않은 출전 횟수다. 전반기 기성용의 자리가 후반기 브리턴으로 대체된 것이다.
포지션이 겹친 페르 영입과 브리턴 중용은 기성용 주전 경쟁엔 분명 부담이었다.
③ 수비 전문가 귀돌린
![GettyImages-516523152.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gnews.naver.net%2Fimage%2F%2F208%2F2016%2F04%2F25%2FsptPostArticleImage-24481.jpg%3Ftype%3Dw540)
귀돌린 감독은 이탈리아 시절부터 승격과 수비 전문가로 불렸다
부상 후유증, A매치 데이 여파, 경쟁자들의 등장은 기성용이 후반기 자리싸움에 고전한 이유이긴 하지만 보다 직접적이며 본질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신임 귀돌린 감독의 수비 축구 애정과 그에 따른 선택이다. 스완지가 후반기 들어 페르와 브리턴을 중용하고 있는 것이 드러난 일이라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이면의 분석이 필요하다. 그게 진짜 이유다.
귀돌린 감독은 스완지에 이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수비 축구를 투영시켰다. 4-2-3-1이나 다이아몬드 4-4-2와 같은 공격적인 포메이션을 즐겨 썼던 스완지는 지난 1월 귀돌린 감독 부임과 함께 중앙 미드필더를 두껍게 세우는 수비적인 4-3-3를 주로 쓰고 있다.
한편으론 이해되는 일이다. 귀돌린 감독 입장에서는 강등 위기에 내몰린 스완지를 구하기 위해 화려함 대신 실리를 택한 것이다. 실제 귀돌린 감독은 수비 축구로 스완지를 전환한 뒤 13경기에서 5승3무5패의 반타작으로 스완지를 강등권에서는 어느 정도 벗어나게 했다. 귀돌린 감독 체제 아래서 아스널과 첼시를 잡기도 한 스완지다. 수비 축구의 산물이라고도 할 수 있다. 물론 현재 15위인 스완지와 18위 노리치의 승점차가 9점밖에 나질 않아 남은 경기를 전패할 경우 강등당할 수도 있으나 그 확률은 크지 않다.
귀돌린 감독의 수비 축구는 최전방과 미드필드를 특히 크게 변화시켰다. 수비하다 빠르게 공격하는 수비 축구 카운터 전술의 특성상 귀돌린 감독은 최전방에 타깃형 공격수인 고미스 대신 움직임이 많은 팔로스키를 중용했다. 지난 주말 레스터전처럼 아예 전형적인 스트라이커를 두지 않는 파격적인 4-6-0 시스템을 쓰기도 했다.
![스완지포메이션변화.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gnews.naver.net%2Fimage%2F%2F208%2F2016%2F04%2F25%2FsptPostArticleImage-75947.jpg%3Ftype%3Dw540)
귀돌린 감독 부임 직전 1월19일 왓포드전 선발라인업(왼쪽)과 지난 새벽 레스터전 스완지의 선발라인업 비교
미드필드는 수비적인 조합으로 구성했다. 수비적인 미드필더인 잭 코크를 중용하고 몸의 스피드나 공수 전환이 빠른 브리턴과 페르가 보다 많은 귀돌린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이전처럼 공을 점유하고 주고받으며 공격적으로 풀어나간다면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높은 패스 성공률(91.2%)을 자랑하는 기성용이 중용 받았겠지만 수비 축구를 선호하는 귀돌린 감독은 수비력과 함께 공수 전환의 템포가 앞서는 빠른 선수들 위주로 라인업을 짜면서 기성용의 입지가 결과적으로 줄고 말았다.
사실 이 같은 귀돌린 감독의 수비 축구는 이탈리아 리그에서 활동할 때부터 너무나 잘 알려진 일이다. 1990년대 하부 리그의 비첸차의 승격과 코파이탈리아 우승, 컵 위너스 컵 4강 파란 등을 이끌며 ‘기적의 비첸차’ 전설을 쓴 주인공이 귀돌린 감독이다. 비첸차를 비롯해 파르마, 팔레르모 등을 승격시키며 승격 전문가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 중소 클럽의 부상을 이끄는 데는 탁월한 수완을 발휘한 귀돌린 감독이었지만 특유의 수비 축구(작은 팀을 이끌고 나가야 했기 때문에 수비 축구를 할 수밖에 없었던 측면이 있었겠지만) 탓에 팀과 서포터들에게 비난을 받았던 일도 많았던 귀돌린 감독이다. 팔레르모 시절엔 32년 만에 팀을 세리에A로 승격시켰지만 수비 축구에 대한 비난으로 마우리치오 잠파리니 회장과 갈등을 빚다 팀을 떠나기도 했다. AS모나코를 이끌면서도 전임인 디디에 데샹 감독의 공격 축구 대신 수비 축구로 일관하다 물러나기도 했다.
귀돌린 감독의 수비 축구는 이처럼 중소 클럽의 승격이나 파란을 이끌기도 했지만 반대로 그것이 칼이 돼 지루한 축구란 비판으로 자신의 목을 조르기도 했는데, 어쩌면 스완지에서도 다르지 않은 운명에 처할 지도 모를 귀돌린 감독이다.
④ 기성용과 귀돌린 감독의 엇갈릴 운명
![GettyImages-501102368.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gnews.naver.net%2Fimage%2F%2F208%2F2016%2F04%2F25%2FsptPostArticleImage-6380.jpg%3Ftype%3Dw540)
현 프리미어리그 패스성공률 부문 1위 기성용의 가치는 여전하다
귀돌린 감독이 강등 위기에 처한 스완지를 어느 정도 구해낸 것은 맞지만 귀돌린 감독이 스완지에 계속 머물지는 미지수다. 시즌이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스완지 안팎에서 리더십의 변화와 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귀돌린 감독을 향한 가장 큰 불만은 스완지가 오랫동안 지켜온 팀 컬러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데 있다. 스완지의 팀 컬러와 스타일은 분명했다. 점유+패스+공격으로 요약 가능한 팀이었다. 이것은 역대 감독의 면면에서도 알 수 있는 일이다. 현 에버튼 감독인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포르투갈 출신의 파울로 소자, 리버풀로 건너갔던 브랜던 로저스, 덴마크의 축구 영웅 미카엘 라우드럽, 선수에서 감독으로 변신해 훌륭하게 팀을 이끌었던 게리 멍크 감독 등이 보여주고 이어왔던 흐름이다.
스완지는 이 같은 스타일과 흐름을 통해 3부에서 3부로, 2부에서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했다. 지난 시즌엔 팀 프리미어리그 역사 최고 순위인 8위까지 기록했던 스완지다. 하지만 귀돌린 감독의 등장과 함께 스완지의 전통적 스타일과 흐름은 깨졌고 결과도 시원치 않게 이어지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특히 최근 2경기 뉴캐슬전과 레스터전에서 수비 축구를 하고도 팀이 각각 0-3, 0-4로 무득점 대패당하면서 귀돌린 감독을 향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레스터전의 4-6-0 제로톱의 수비 전술과 무기력한 경기 내용 탓에 귀돌린 감독의 처지가 곤란해졌다.
웨일스 언론들에 따르면 스완지 구단 측은 이미 후임 물색에 나섰다. 귀돌린 감독의 수비 축구 불만이 커지고 또 미국 자본과의 결합 추진 속에 보다 무게감 있는 감독 요구가 따르면서 새로운 감독을 찾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스완지의 승격과 현재의 뼈대를 구축한 브랜던 로저스, 스페인 세비야의 유로파리그 2연패를 이끈 우나이 에메리, 아약스의 젊은 지도자 프랑크 더 부르 등이 스완지의 차기 지도자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귀돌린 감독의 임기가 이번 시즌까지인데다 귀돌린 감독이 다음 시즌 첼시 감독으로 확정된 안토니오 콩테 감독의 아주리 후임 사령탑으로 거론되면서 스완지 감독 교체설에 무게가 더하고 있다.
기성용의 현재 상황이 귀돌린 감독의 등장, 전술적 이유와 깊숙이 연결돼 있는 만큼 스완지의 다가오는 여름 감독 교체 여부는 매우 관심 가며 중요 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귀돌린 감독의 자리 보존 여부에 따라 기성용의 선택도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귀돌린 감독이 스완지에 남느냐 떠나느냐의 문제는 기성용이 팀에 남느냐, 새로운 도전에 나서느냐의 선택과 매우 가깝게 연결돼 있다고 할 수 있다. 차두리의 말처럼 프로 선수에게 중요한 건 때론 개인적으로 잘 하느냐 못 하느냐보단 감독과 맞느냐 맞지 않느냐의 문제일 수 있다.
과연 스완지와 귀돌린 감독은 어떠한 선택을 할까? 귀돌린은 스완지에 남을까, 떠날까? 또 기성용은? 시즌 종료까지는 이제 3주밖에 남질 않았다.
첫댓글 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