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둔감한 대장, 미리·자주 살피세요
대장암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상식. 여러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일어나기도 하지만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이 주를 이룬다.
우선 환경적 요인에서는 식생활 변화에 따른 결과로서 웰빙 붐과 함께 충분한 식이섬유를 섭취하고 육류나 패스트푸드 섭취를 자제하고 무공해 음식재료, 재래식 식단을 선호하는 것이 일단 사회적 분위기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만으로 대장암을 완벽히 예방할 수 없다는 점이다. 평생을 채식주의자로 생활하는 사람들도 대장암이 생기고 유전적 요인으로 직계가족 중에 대장암이 없더라도 대장암이 생길 수가 있다는 것이 문제다. 한 통계에 따르면 대장암의 20% 정도는 대장암이 잘 발생되는 유전인자를 가진 층들에서 발생되며 가족력 경우는 5%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진행과정도 대장암의 95%는 전 단계로 불리는 대장용종에서 시작된다. 이러한 대장용종은 거의 대부분 자각증상이 없이 대장 내시경검사를 통하여 제거가 가능하다. 40세 이상에서 대장 내시경검사를 시행한 경우 3분의 1에서 대장용종이 발견되며 이 용종들의 3분의 1은 대장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선종성 용종이다. 선종성 용종이 발견되면 1년에서 3년 정도 간격으로 대장 내시경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항병원 대장암 복강경센터 이두석 박사는 “우리나라 대장암 발병 연령은 서구보다 약 10세 정도 빠르며 대장암의 대부분은 정상점막→선종→대장암→전이 과정을 거치게 되며 대장암으로 발전되기까지 10~15년 정도 걸린다”고 말한다.
이 병원 복강경센터는 최근 5년간(2000~2004) 대장 내시경 검사를 처음으로 받은 5만5천8백9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검사자 100명 중에서 2명꼴로 대장암 환자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장암 판정을 받은 1,089명의 환자들이 이전에 주로 호소한 증상으로는 항문출혈이 약 34%, 변비 등의 과민성 대장증상 12%, 변비 7%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혀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했다는 즉, 무증상 비율은 과반수나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이박사는 “빈혈이나 가는 변, 항문출혈 등은 이미 대장암이 많이 진행되었을 때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증상을 보고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하겠다는 발상은 전혀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번 조사에서 대장암 판정을 받은 환자들의 경우 수술 없이 대장 내시경적 암 절제만으로 완치도 가능한 1기 비율은 26.8%인 반면 나머지 7할대는 대장암 2기 이상으로 2기는 11.0%, 3기 52.2%, 4기 10%로 조사됐다.
특히 생존율에 있어 조기 대장암 수술시에는 95% 정도로 거의 완치됐다. 대장암 2, 3기에서는 수술이 반드시 필요하며 2기에서는 약 70%, 3기로 넘어가면 30~50%, 4기에서는 5% 이하의 생존율을 보인다. 진행성 암 경우는 5년 생존율이 대략 50%로 급격히 떨어진다.
진행성 대장암(2~4기)일수록 출혈, 변비, 설사 등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으나 조기 대장암(1기)과 비교했을 때 증상에 있어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특히 진행성 대장암임에도 불구하고 무증상이 많았다.
관련전문가들은 불행히도 아직까지는 이러한 유전인자를 알아내는 일반화된 정확한 검사방법이 없기 때문에 대장암으로부터 생존율을 높이는 결정적인 요소는 좋은 치료보다는 조기발견이며 예방이라고 강조한다.
요즘 각종 암의 조기발견을 위한 검진이 활발히 시행되고 있지만 대장암의 경우는 대부분 혈액검사로서 이는 매우 부정확하여 이로 발생하는 피해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조기검진을 위해서는 대장 내시경검사가 정확도가 매우 높으며 대장용종을 발견, 제거함으로써 대장암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특히 최근에는 수면 내시경기법이 도입되어 검사로 인한 불편도 크게 감소됐다. 또한 CT 내시경검사는 최첨단 입체영상으로 실제 몸 속에 내시경을 대장 안에 넣을 때 생기는 불편함이나 통증 없이 대장 검사가 가능해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다음으로 수술과 관련하여 개복수술은 배를 크게 절개하여 상처를 만들어야 하고 주위 장기나 조직을 많이 당기면서 수술을 해야 하므로 인체에 불필요한 손상과 함께 회복도 길어 최근에는 주로 복강경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복강경수술은 주로 내시경으로는 치료가 곤란한 큰 폴립이나 침윤경향이 적은 조기 암을 대상으로 하는데 통증과 장 마비, 입원기간 등이 줄어들고 정상생활로의 복귀가 빠르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이박사는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한 생활습관보다 더 중요한 것은 40세가 되면 대장 내시경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강조했다.
〈이준규기자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