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준에게는 우여곡절 많은 2017년이었다. 유현준은 2016년, 신인상을 수상하며 혜성 같이 데뷔했다. 2016년 대학리그가 중계되지 않아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프로와의 연습경기에서도 예사롭지 않은 패스를 보이면서 입소문을 탔다. 리그에서는 평균 14.1점 5리바운드 4.1어시스트 1.8스틸을 기록했다. 득점은 팀내 최다였고, 경기당 2.12개의 3점슛을 성공시킬 만큼 슈팅 능력도 좋았다. 신입생 유현준의 활약 덕에 전 시즌 7위에 머물렀던 한양대는 4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그러나 그 기세가 2017년엔 이어지지 못했다. 학점 탓이었다. 아쉬움을 머금고 나선 플레이오프에서는 무릎 부상으로 주춤했다. 그랬던 유현준에게서 뜻밖의 소식이 들려왔다. 프로에 진출한다는 것이었다. 그의 가세로 2017년 드래프트는 한층 더 흥미로워졌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78253359F29DB916)
Q. 먼저, 프로에 일찍 나가게 된 계기를 물어봐야겠군요.
어렸을 때부터 빨리 프로 가고 싶은 욕망이 있었어요. 대학에 온 것도 제 목표가 프로선수이기 때문이었어요. 지금은 빨리 가서 배우고 싶고, 빨리 자리 잡고 더 잘하고 싶어요. 돈도 벌고요.
Q. 농구는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지만, 축구를 하다가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어릴 때 축구를 잘 했거든요. 그러다 농구부 코치님이 ‘농구하지 않을래?’라 물어보셨어요. 농구하면 옷도 주고, 빵도 준다고 해서요. 그게 초등학교 3학년(충주 남한강초) 때였어요. 하다가 실증이 나서 그만두기도 했는데, 4학년 때 다시 가서 정식으로 하게 됐어요. 경기를 하면 정말 재미있었어요. 그것 때문에 하게 된 것 같아요.
Q. 중학생 때는 변준형(동국대) 선수와 손발을 맞추기도 했죠.
대성중 때 함께 했죠. 저는 포인트가드였고, 형이 스몰포워드였어요. 형은 신체조건이 좋았어요. 반대로 저는 키가 작았어요. 중1 때 160m였거든요. 그러다 중2 때 갑자기 자라다 또 그 이후에는 안 자라더라고요. 준형이 형이 실력이 더 좋아서 경기도 많이 뛰었죠. 저는 득점이 잘 안 되다보니 머리를 많이 굴렸어요. 패스를 많이 했죠. 준형이 형이 그때 제게 패스를 배웠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지금은 제가 형에게 배워야 할 점이 많지만요. 저희는 고등학교 때도 잘 맞았어요. 형 스타일은 제가 지금도 가장 잘 알거예요. 제가 가장 잘 맞춰주지 않을까 생각해요. 언제 줘야 할지 타이밍을 잘 알고 있거든요.
Q. 한양대에서도 출전시간을 많이 부여받았어요.
정말 많이 뛰었죠. 저는 한양대에 온 게 좋았어요. 경기도 많이 뛰고, 신인상도 받았잖아요. 감독님, 코치님 모두 잘 해주시니까요. 게다가 2학년 마치고 프로에 도전하도록 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결정이셨을 텐데 보내주셨어요.
Q. 대학과 고등학교 농구의 차이가 있었을까요?
운동량도 많고, 체격도 더 좋아지죠. 전술적인 부분도 달라요. 그런 부분을 겪은 것이 도움이 됐어요. 코치님이 가드 출신이시다보니 패스도 잘 알려주시고, 감독님은 슈터이시다보니 슛 타이밍이나 마인드를 많이 알려주셨어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9967E13359F29DAD26)
Q. 아쉽게도 2학년 때는 6개월 가까이 쉬었어요. 학점 문제로요.
스트레스 많이 받았어요. 정말 열심히 준비했는데 한순간 무너지니 멘붕이 왔죠. 그래서 노안도 빨리 왔어요(웃음). 얼굴 폭삭 늙었다는 말 많이 들었죠. 살도 쪘어요. 5kg정도 늘었죠. 지금 살이 잘 안 빠져서 큰일났어요. 제가 체중이 잘 붙는 편이어서 프로에서는 더 철저히 관리해야할 것 같아요.
Q. 플레이오프도 아쉬웠을 것 같아요.
손발도 안 맞고, 체력도 부족했죠. 동계훈련을 열심히 했는데, 1학기를 쉬다보니 몸도 안 좋고 체력도 안 되더군요. 건성건성 뛰었다고도 말씀하실 수도 있지만, 정말로 체력이 안 좋았어요. 프로에서 체력도 끌어올려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평가가 바뀔 거라 생각해요. 먼저, 제가 바뀌어야겠죠.
Q. 그래도 한양대가 플레이오프에 올라서 다행이었죠?
주변에서 플레이오프 못 간다고 했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했어요. 저 없어도 잘 하는 형들이었거든요. 다만 손발을 계속 맞췄다면 8위보다 더 높은 곳에 가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99DECA3359F29D9B2B)
▲ 잘 하는 선수로 남고파
유현준에게도 KBL은 꿈의 무대다. 그는 이곳에서 최대한 오래 남는 최고의 선수가 되겠다는 포부를 안고 있었다. 이를 위한 그의 1옵션 무기는 바로 패스. 이상민 감독부터 주희정, 박찬희까지 호평을 아끼지 않은 장점이다. 최근에는 보기 힘든 정통 포인트가드이며, 대담하다는 점에서 그는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었다.
Q. 많은 감독들이 유현준 선수의 패스 감각을 이야기해요. 타고났다고 볼 수 있을까요?
타고 난 건 아니라 생각해요. 잘 한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그저 아주 조금 나을 뿐이죠. 타이밍 같은 것 말이죠. 저는 약간 얍삽한(?) 농구를 좋아해요. 플레이오프에서는 보여드리지 못했지만 저만의 타이밍이 있는 것 같아요. 남들이 생각 못하는 타이밍, 혹은 보지 못할 때 주는 패스를 좋아하죠. 프로에는 외국선수들도 있으니, 패스를 더 잘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Q. 패스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것 같아요.
다른 플레이에 비해 자신이 있어요. 그나마 제가 잘 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고요. 제가 큰 편도 아니라, 제 키에 맞는 플레이를 찾아야 했어요. 공격적인 포인트가드도 아니니 패스부터 잘 해야 할 것 같았어요.
Q. 프로팀과의 연습경기에서도 찬사를 많이 받았어요.
1학년 때 칭찬을 많이 들었는데 못한 경기가 많았어요. 기복이 있었는데,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해요. 어떻게 보면 복이죠. 특히 삼성에서는 1학년 때 주희정 선수께서 저를 불러서 가드에 대해 알려주셨어요. 그때 감명 받았어요. 베테랑이고 유명한 선수인데, 그런 선수가 저를 불러서 이야기해주시니 정말 감사했죠.
Q. 롤모델이 있었나요.
양동근 선배님요. 플레이스타일은 비슷하지 않지만, 공격이 안 되면 수비로 풀어줄 수 있는 선수잖아요. 저는 패스 위주로 하는데 공격적인 면에서 2대2에서 점프슛을 던지는 플레이나, 수비 노하우나 마인드 등은 대단한 것 같아요. 직접 겪어보진 못했지만, 인터뷰할 때 보면 정말 멋있으세요. 연습경기를 해봤는데 저는 그때 정말 아무 것도 하지 못했던 기억이 나요. 양동근 선배님은 제 앞에서 아무 것도 안 했어요. 수비도 타이트하게 하지 않았죠. 그런데도 위압감이 느껴졌어요. 힘도 좋으셨고요. 차원이 다른 선수였어요.
Q. 아쉬운 경기가 있다면?
대학 와서 단국대한테 3번졌어요. 작년 플레이오프, 올해 종별선수권대회, 그리고 올해 플레이오프까지요. 이번에는 이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무릎이 꺾였어요. 2쿼터 중반에요. 너무 아파서 감독님이 빼주셨는데, 다시 투입된 뒤에도 수비를 못 하다보니 제 플레이를 못 보여줬어요. 지역방어도 못 깬 부분도 아쉬웠죠. 꼭 이기고 싶었는데 아쉬웠어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990C6B3359F29D8E36)
Q. 단점이 있다면?
체력 안 좋은 건 다 아는 사실이라…. 다만 비시즌에 운동을 많이 하면 좋아질 거라고 생각해요. 또 어렸을 때 자세가 다소 높아요. 낮아야 돌파도 잘 되는데, 그런 아쉬운 점이 있어요.
Q. 쉴 때는 주로 뭘 하나요?
딱히 없어요. 취미삼아 친구들과 당구치거나 카페에서 이야기하는 걸 좋아해요.
Q. 어떤 프로선수가 되고 싶나요?
농구 잘 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무늬만 농구 선수가 아니라요. 농구로 보여주고 싶어요. 그리고 오래 남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첫댓글 경기당3점이 2개이상이라니ㄷㄷㄷ
ㄷㄷㄷㄷㄷㄷ
어서와요 환영합니다 등번호는 몇번으로 할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