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은 8월 아파트시장은 초반 매수세가 끊어지고 중개업소들도 휴가에 들어가면서 거래시장이 개점 휴업상태를 보였다. 국지적으로 개발 호재가 있는 단지나 소형 위주의 싼 매물만 거래가 간혹 형성되는 등 전반적으로 미미한 움직임을 나타냈다.
하지만, 8월 중순부터는 가을 이사를 준비하는 수요가 늘면서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서울, 수도권 서북부권을 중심으로 수요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서울은 강북, 강서권역 중심으로 문의가 증가했고 수도권 역시 개발 호재가 많은 서부권과 북부권역이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폭이 컸다. 반면 가격대가 비싼 서울 강남, 강동권역과 늘어난 입주물량에 비해 매수세가 적은 수도권 남부와 동부권역은 내림세를 보여 대조적인 양상을 띠었다.
전세시장도 서울, 수도권 서북부권 중심으로 가을 이사수요와 신혼부부 수요가 증가하면서 소형 전세 물건을 찾는 문의가 늘어난 반면, 방학기간이면 학군 수요 움직임이 활발했던 강남권역과 목동, 분당 등은 단일학군제 도입과 내신제도 변경 영향으로 예년보다 전세 수요가 줄면서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에 따라 8월 아파트 시장은 수도권 전체적으로 "북서 高, 남동 低" 의 상반된 모습을 띠었다. 또한 소형 저가 아파트 강세가 두드러졌다. 자금 마련 부담에다 상한제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매수세가 신혼부부 등 저가 소형아파트를 찾는 수요에 국한됐기 때문이다. 국지적으로 전세수요가 몰린 지역은 수급불균형으로 소형 아파트 매매수요로 전환되기도 했다.
지역별, 규모별로 상반된 가격 동향을 나타내긴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가을 이사수요가 형성되면서 아파트 가격은 상승세를 띠었다.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 전국 매매시장은 각각 전 월에 비해 상승폭이 2배 가까이 증가했고 7월 하락세를 보였던 전세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수도권에서도 1기 신도시 시장은 매매 전세 모두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 수도권 매매시장 동향 |
서울은 8월 한 달간 0.14% 상승해 전 월(0.09%)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동대문(0.63%), 노원(0.56%), 구로(0.56%), 금천(0.51%), 중랑(0.49%), 용산(0.42%), 도봉(0.39%), 관악(0.38%) 등 강북권과 서부권역 소형 아파트 가격이 오른 탓이다. 구로, 금천 지역과 관악 일대는 인근 산업단지 직장인 수요가 소형 아파트에 몰리면서 가격이 올랐고 동대문, 중랑 일대는 재개발 및 경전철 호재 등으로 관심이 늘면서 새아파트 소형 수요가 늘어났다. 노원과 도봉구는 저가 주공 아파트 소형은 물론 중형까지 수요가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고 용산구는 서부이촌동 개발을 중심으로 일대 가격 상승세가 가팔랐다.
반면 강남권과 목동 일대는 약세가 이어졌다. 양천(-0.23%), 강남(-0.07%), 송파(-0.04%) 지역의 하락세가 지속됐고 서초(0.03%), 동작(0.05%) 지역도 상대적으로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재건축 약보합세 지속과 중대형 고가 아파트 거래 부진이 주 요인으로 예년보다 크게 줄어든 학군 수요 영향도 컸다.
이에 따라 서울 강남권(강남, 서초, 송파 3개 구)은 8월 평균 -0.04% 하락으로 전 월에 이어 하락한 반면 비강남권(강남권 제외)은 0.26% 올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 4월부터 5개월 동안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신도시는 5개 도시가 일제히 한 달간 하락했다. 일산(-0.17%), 평촌(-0.13%), 중동(-0.12%), 분당(-0.06%), 산본(-0.01%) 순의 하락률을 기록했고 신도시 전체는 -0.0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에서도 일부 소형만 간간히 거래가 되는 등 전반적으로 중대형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전 월에 비해 도시별 하락률이 증가했다.
수도권은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컸다. 8월에 0.28% 상승해 7월 회복세로 돌아선 이후 소형 중심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역별로는 시흥시가 3.82%로 크게 오르면서 전 월에 이어 수도권에서 상승폭이 가장 컸다. 수인선 호재를 비롯해 군자지구, 시화멀티테크노밸리(MTV) 착공으로 정왕동, 장현동, 장곡동까지 오름세가 확산됐다. 안산시(1.13%)도 지역 내 개발 호재는 물론 인접한 시흥 등지가 오르면서 수요가 확산되거나 상승 영향을 받았다. 그 밖에 의정부(1.12%), 이천(0.96%), 양주(0.53%), 광명(0.33%), 남양주(0.32%) 등이 소형 수요가 이어지면서 오름세를 보였다. 양주와 남양주는 신규 분양 영향으로 기존 단지 가격이 상승하기도 했다.
그러나 과천(-0.42%), 수원(-0.15%), 오산(-0.12%), 용인(-0.12%), 화성(-0.10%), 안양(-0.10%) 등은 하락세가 이어졌다. 과천의 경우 재건축(-0.94%) 약세가 이어졌고 수원, 화성 등은 신규 입주단지 영향으로 기존 아파트 중대형이 약세를 보였다.
| 수도권 전세시장 동향 |
서울은 매매와 마찬가지로 강남권 하락, 비강남권 상승 양상이 지속됐다. 8월 한 달간 강남권은 -0.28% 하락했고 비강남권은 0.24% 상승했다. 서울 전체는 0.07% 상승했다. 구별로는 마포(0.74%), 은평(0.70%), 금천(0.68%), 성북(0.64%), 동대문(0.55%), 강북(0.47%), 관악(0.42%), 서대문(0.35%) 등이 상승했고 강남(-0.44%), 송파(-0.28%), 강동(-0.10%), 강서(-0.04%), 서초(-0.01%) 지역은 하락했다.
강북, 강서권은 가을 이사철로 접어들며 소형 실수요가 늘어난 반면 신규 전세물건 출시량은 제한돼 상승세가 이어졌고, 대표적인 학군 수요 강세 지역이었던 강남은 방학 수요가 사라지며 대치동 일대도 약세를 보였다. 송파와 강동은 신규 입주한 트리지움, 프라이어팰리스 영향으로 주변 기존단지 전셋값이 하락했다.
매매와 마찬가지로 신도시 전세 역시 5개월 동안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8월에는 -0.07% 하락했다. 중동(0.16%)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이 일제히 -0.01%~-0.05%대의 하락률을 보였다. 중대형 약세가 두드러졌고 소형 전세도 거래가 많지 않았다.
수도권은 모처럼 상승세로 돌아섰다.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던 수도권 전세시장은 8월 0.09%로 상승했다. 이천(2.08%), 포천(1.24%), 남양주(1.06%), 시흥(1.01%), 양주(0.66%), 성남(0.53%), 파주(0.41%), 구리(0.33%), 광명(0.32%), 화성(0.32%) 등이 오름세를 주도했다. 국지적인 수급불균형으로 상승세를 보이는가 하면 상대적인 저가를 앞세워 소형 전세수요가 늘어났다.
그러나 전반적인 소형 전세수요 증가에도 군포(-0.76%), 의왕(-0.47%), 안양(-0.31%), 오산(-0.26%), 수원(-0.21%) 등은 하락했다. 10월 말 청계지구 입주를 앞두고 약세를 보인 의왕시나 동탄 영향으로 약세가 지속된 수원처럼 신규 입주공급 영향으로 일시적인 수급불균형이 부각된 지역들이 하락세를 보였다.
가을 이사철 진입, 소형 수요 증가 9월 분양시장 관심 집중, 기존 아파트 매매시장 당분간 관망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이 시작되면서 신혼부부와 실수요자들의 소형 문의가 증가하는 추세이나 수요는 예년만 못하다. 9월 1일부터 분양가 상한제 민영 확대와 청약 가점제가 시행에 들어간 후 저렴한 새아파트를 기대하는 대기 수요가 늘어나면서 기존 아파트 매매시장은 그야말로 "멈춤" 상태다. 본격적인 상한제 적용 물량은 아직 선보이지 않고 있지만 분양시장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기존 아파트 시장은 당분간 관망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지적인 수급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는 전세시장은 소형 매물 부족으로 중대형 전세나 소형 매매로 관심이 확산되는 모습이 눈에 띄지만 9-10월 새아파트 입주 물량이 늘어나면서 매물 부족현상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