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0.3㎕로 5초내 측정 의사 처방없이 구입 가능 정확한 양 주사할 수있어 시각장애인 위한 제품도
[조선일보 인턴, 이지혜 기자]
당뇨 환자용 혈당측정기와 인슐린 주사기가 진화하고 있다. 여러 가지 편리한 장치들의 개발로 환자들은 이제 별다른 통증 없이 쉽고 간편하게 혼자서 혈당을 재고 인슐린을 주사할 수 있게 됐다.
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오승준 교수는 “환자들은 혈당 측정이나 인슐린 주사를 위해 바늘로 손끝이나 복부를 찌르는 것을 무척 부담스러워 했고, 또 인슐린 양을 정확하게 재서 정확하게 주입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며 “당연히 자가 혈당 측정과 자가 주사를 기피하는 환자가 많았는데 새 장비들이 속속 개발되면서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환자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혈당측정기
예전보다 훨씬 적은 양(0.3마이크로리터)의 피로 빠른 시간(약 5초) 내에 혈당 측정이 가능해졌다. 시험지가 혈액을 빨아들이도록 설계된 것이 피를 떨어뜨려 측정하는 것보다 편리하다.
뿐만 아니라 혈당을 잴 때마다 매번 시험지를 끼워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도록 일정량의 시험지가 내장돼 있는 것(아큐첵 컴팩트/한국로슈), 측정한 혈당값을 저장해 뒀다가 컴퓨터에 연결하면 혈당 변화를 그래프로 그려주는 것(케어센스/아이센스, 원터치 울트라/존슨앤드존슨)도 있다.
이 밖에 존슨앤드존슨의 라이프스캔, 또 디아센스, 글루코닥터에서 나온 제품들도 많이 쓰고 있다. 피 없이도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장치도 개발 중이다.
인슐린을 맞고 있는 데도 혈당 조절이 잘 안되는 환자나, 저혈당 증세가 자주 나타나는 환자, 인슐린 치료를 처음 시작하는 환자의 경우에는 혈당 변화에 대해 가능한 한 자세히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데 이때 사용되는 것이 연속혈당측정기(CGMS)다.
연속혈당측정기는 환자의 배에 혈당 측정용 침을 부착하고 이 침을 통해 자동으로 5분마다 혈당을 측정, 72시간 동안의 데이터를 모아둘 수 있는 장치다. 사흘 뒤 이 장치를 다시 병원에 가져가면 72시간 동안의 혈당변화를 파악,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다.
혈당측정기는 의사 처방없이 의료기기상에서 5만∼20만원 정도의 가격에 구입 가능하며 인터넷을 이용하면 약간 싸게 살 수 있다.
■펜형 인슐린 주사기
휴대가 간편하고 무엇보다 정확한 용량을 편리하게 주사할 수 있다는 것이 펜형 인슐린 주사기의 장점이다. 인슐린 약병에서 정확한 양을 주사기로 뽑아 낸다는 것이 일반인들에겐 쉬운 일이 아닌데, 인슐린 펜은 눈금을 돌려 맞추기만 하면 정확한 양을 주사할 수 있고, 또 용량을 잘못 맞췄다면 수정도 가능하다.
눈금이 하나씩 돌아갈 때마다 소리가 나도록 만들어져 시각장애인들을 배려한 제품도 나와 있다. 연세 드신 분들이 쓰기 편리하도록 시계 모양의 다이얼이 달린 것도 있으며, 인슐린을 피하(피부 밑)주사하기 쉽고 통증도 줄일 수 있도록 가늘고(30∼31 게이지) 짧은(8∼5mm) 바늘이 이용되고 있다.
‘인슐린 펜’은 환자가 선택하기보다는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한다. 환자의 혈당 변화 상태에 따라 속효성 인슐린과 지속형 인슐린이 적절하게 섞여 있는 제품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제약회사 노보에서 나온 노보렛 이노렛, 아벤티스사의 란투스, 릴리사의 휴뮬린과 휴마로그 등이 의사들이 추천하는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