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직장인 경주고등학교에서 부장을 하면서 처음으로 학년 여행을 떠난다. 학년 전체가 움직이는 것은 학교 측에 보고를 해야 하고 어지간해서 허가 나기가 힘들어 그 동안 학년 선생님들하고 같이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다소 힘들었었다. 하지만 모두들 늘 그렇게 제재 받을 수 만은 없다는 생각들이 공유되어서 우리는 사사여행으로 각자 울릉도로 떠나기로 했다. 사사여행은 사적으로 허가를 받으면 되기 때문이었다. 우리들의 여행 행선지는 울릉도이다. 사사여행이니만큼 울릉도에 들어가긴 들어가되 들어가서는 각자가 마음대로 하기로 했다. 그래서 독도도 3명 만이 가고 성인봉 등반도 3명 만 오르기로 했다. 거기다가 제마다 울릉도에 있는 지인들을 따로 만날 예정이었다. 하지만 계획이 늘 계획대로만 될까?
여튼 우리 12명(부부 3쌍, 솔로 6명)은 울릉도로 떠난다. 여름이면 태풍이니 장마니 하는데 이번에는 전혀 그런 것이 없다. 늘 맑은 날씨 속에 무더위 속에 우리는 거대한 섬, 울릉도로 들어간다. 울릉도로 들어간 우리는 어떻게 되었을까?
2010.8.6일 저녁 6시 40분 울릉행 배를 기다리고 있는 일행들. 들어가기는 같이 들어가지만 들어가서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이번 여행은 여행사에서 기획하는 패키지식의 여행이 아니다. 이번 여행은 여행사가 안내하는 일반 코스가 아니라, 울릉도 지인들에게 물어보고 어렵더라도 숨겨진 최고의 코스를 경험하려고 한다. 그것은 관광이기도 하겠지만 어쩌면 먹거리, 색다른 경험 쪽으로 나아갈 지도 모른다.
울릉도행 배를 타고 울릉도로 향한다. 우리 멤버들이 보인다. 나는 고개 숙이고 있네.
포항 바다를 떠나는 울릉행 선플라워호.
포항 여객선터미널을 떠난 선플라워호는 3시간 10분만인 밤 9:50분에 울릉도 도동항에 도착한다. 울릉도에서는 저동이 가장 크지만 항구가 도동에 있어 도착 지점은 늘 도동항이다. 도동항에 내리면서부터 울릉도의 주변 지형은 예사롭지가 않다.
밤 9:50분 울릉도 도동항에 도착하자 마자 배진현 군(경주고 1-2반 학생)의 부모가 달려왔다. 그들은 이번에 우리가 울릉도에 온다는 것을 알고 미리 준비하고 있던 분들이다. 진현 부모는 배에서 내리는 우리를 바로 도동-저동 해안도로로 안내했다. 해안도로의 밤은 멋들어졌다. 카메라에는 잘 나타나지 않지만 위에 보이다시피 절벽 난간에 길을 설치해 지나가게 만들었다. 이 길이 저동까지 간다고 하는데 이번에 꼭 가볼 코스이다. 절벽 군데군데에 조명등이 붙어 있다.
이런 굴도 지나고................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갑자기 나타난 수호지의 양산박 같은 요새지가 나왔다. 이름하여 <용궁>이라! 말 그대로 용궁일 수 밖에 없다. 어두운 해안절벽길을 따르다 갑자기 하나의 요새가 나타나니 모두들 함성을 질러댔다.
매우 즐거워하는 단미. 2년전 울릉도행에서 그녀는 크게 즐거워하지 않았다. 신경 쓰이게 하는 선배들이 많이 왔기 때문이었다.
용궁횟집에서 바라다 본 해안도로와 바다 경치. 캬! 술맛 죽인다.
일단 진현아빠는 해산물을 시킨다. 울릉에는 생선이 별로 없고(맑은 물에는 고기가 없단다) 주로 오징어와 전복, 조개, 성게, 홍합....등이 생산된다. 여기 해산물은 전부 자연산으로 주인이 직접 채취하여 내어 놓는 것으로 맛이 고소하기 그지 없다. 소라, 전복, 멍게, 성게, 오징어, 홍합 그리고 이름 모를 해산물들이 무한 필로 나왔다.
홍합은 우리가 보는 홍합이 아니다. 완전히 자연산으로 우리가 먹는 홍합보다 크기가 5배는 되었다. 하나를 입에 넣으니 온 입이 가득찼다.
시장한 터라 신나게 먹어대는 팀원들. 사실 시장이고 뭐고 저 자연산 해산물을 어디에서 먹어 보겠냐? 막 집어 넣어라. ㅋㅋ
진현아빠 배상용(45세)씨는 울릉도의 군의원으로 이 지역의 유지 중의 한분이다. 그는 약관 45세로 일찍부터 이 지역의 군의원으로 활약해 오고 있는 분이다. 무소속 출신이라니 한나라당 텃밭인 이곳에서는 유일한 야성을 가진 소장파 의원으로 젊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보통이 아니라고 한다. 사람 좋고 호방하고 통이 커 말을 해 보니 금방 성격의 시원시원함을 알 수 있었다. 거기다가 그의 유우머는 보통이 아니고 정치적 소신도 강한 편이었다. 그의 원맨쇼 덕분에 우리는 몇 시간을 웃어댔다. 박진홍 선생이 묻는다. "울릉도는 군의원을 개그맨들만 뽑습니까?"................ㅋㅋㅋ
양산박(이건 내가 부른 이름......) 용궁의 주인이다. 원래 이곳에서 상행위는 할 수 없으나 이 지역을 관리해 주고 청소하고 관광객들을 보살피고 하니 군에서도 영업행위를 눈 감아주고 있다고 한다. 그는 직접 바다에 들어가 해산물을 채취하면서 이 지역을 관리하고 있다. 그러니 해산물이 모두 자연산이라 맛이 끝내 줄 수 밖에 없다. 그야말로 울릉은 자연산 해산물의 보고이다. 물속에 들어가면 해산물이 지천으로 깔려 있는 것이다.
술과 함께 울릉도의 여름 바다는 깊어만 가고...............
자정이 넘어 술자리가 마쳤지만 진현아빠는 우리를 그대로 보내주지 않았다. 고급 노래방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그리고 직접 사회를 보고 개그하면서 연신 웃겨댔다. 아무튼 능력이 대단한 사람이다.
오랜만에 즐거운 멤버들. 올해 우리 멤버들은 화합이 잘 되는 것 같다. 내 생각일까?
밤 2시의 울릉도. 영등포의 밤이 아니라 울릉도의 밤은 깊어만 간다.
아침 6시에 일어나 나가보니 진현부모가 바로 김밥을 나누어 주며 이 차 번호판을 찍으라고 했다.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모두 데리고 성인봉 넘어서 나리분지로 내려와 나리분지에 있는 산마을식당으로 오면 이 차가 세워져 있다고 했다. 그러면 그대로 운전하여 나리분지에서 빠져나와 울릉도 북면 추산 해변으로 오라고 했다. 모든 계획의 각본이 쫙 짜여져 있었다. 아주 재미있는 계획이다.
무슨 간첩 놀이하는 것 같다. ㅋㅋㅋ
8.7일 새벽부터 모두들 성인봉(984m) 등반에 나선다. 애시당초 성인봉 등반은 배철민 선생을 위시하여 3분이 간다고 했지만, 마침 이날 울릉도에는 국제트라이애슬론대회가 열려 아침 7:30분부터 울릉도 전체가 교통 통제 되기에 관광을 할 별 다른 방법이 없어 진현부모가 계획한 등반이다. 우리는 아침 6시에 일어나 진현어머니가 주시는 김밥을 들고 모두들 성인봉 등반에 나선다. 우리는 성인봉을 넘어 나리분지에서 진현아빠가 세워놓은 봉고차를 타고 추산 해변으로 나갈 것이다. 거기서 진현 부모와 등반을 하지 못하는 표중근 선생, 전상균 부부가 텐트 치고 먹거리를 준비하고 기다릴 것이다. 매우 무더운 날이지만 우리는 성인봉에 오른다. 어쩌면 울릉도에 와서 이 성인봉 등반만 한다 하더라도 가치가 충분할 것이다. 그만틈 성인봉 등반은 가치와 등반성이 있는 산이다. 간밤의 취기와 부족한 잠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땀을 흘리며 산을 오른다. 우리는 도동의 KBS기지국으로 봉고차를 타고 가서 거기서 등반을 시작한다. 성인봉은 해발이 1,000m 정도가 되기 때문에 제법 품을 팔아야 한다.
몸도 피곤하고 무더위여서 땀을 무척 흘려대지만 우리는 부지런히 성인봉을 오른다. 모두가 이 등반에 나선 것은 이 등반이 아주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번 여행의 백미일런지도 모른다. 도동에서 성인봉을 올라 반대쪽 나리분지로 종단하는 산행이.....................
백세명 선생은 유난히 땀을 많이 흘린다. 완전히 부실공사다. 그의 아내가 옆에서 안쓰러운 듯 지켜보고 있다.
성인봉 수풀은 푸르러기만 하다.
가다보면 콰이강의 다리도 나오고...................
성인봉 동편으로 솟아있는 또 하나의 봉우리. 위에 어떤 시설물이 보인다. 그러나 성인봉은 저 봉우리보다 훨씬 더 높다.
중턱부터 장관을 이루는 양치류의 고사리식물들. 지천에 깔려있어 카메라로 다 못 잡아낸다. 누가 말한다. "저건 못 먹는 고사리다!"
땀을 흘리며 계속 오르고 있다. 단미는 등산 준비를 해오지 않아 치마 차림에 빌린 운동화를 신고 오르고 있다.
산행 시작한 지 2시간이 다 되어 드디어 정상 직전까지 왔다. 근데 산 속에 왠 오징어냐? 누가 저걸 보고 문어라고 한다. 아직 술이 덜 깼군. ㅋㅋㅋ
드디어 정상이다. 정상에서 북면으로 내려다 본 경치다.
밑으로 나리분지가 보인다. 화산섬인 울릉도에서 이렇게 큰 분화구에 그것도 그 속에 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에서 특이한 지형으로 첫 손가락에 꼽힌다. 세계에서 분화구에 마을이 있는 곳은 여기 뿐이라고............비가 나리면 물이 고일 터인데 여기는 물 빠지는 통로라도 있단 말인가? 백두산의 천지나 한라산의 백록담은 물이 고이고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 없다. 그래서 여기는 못이나 호수가 아니고 분지라고 호칭하는가? 한국 세 분화구는 아직도 휴화산이다. 언제 다시 폭발할 지 모른다. 최근에 백두산 천지 밑에 엄청난 마그마가 조사되어 곧 백두산이 폭발할 것이다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의 백록담이나 나리분지는 아직 한국에서 지질 조사해 본적이 없다고 한다. 한국은 늘, 뭔가 폭발해야 그때 가서 조사하는 나라가 아니던가? ㅋㅋ
성인봉 정상에서 나리분지 방향을 배경으로 하여 기념 촬영. 맨 뒤에 북면의 뾰족한 송곳바위가 보인다. 우리는 이제 나리분지로 내려가서 나리분지를 횡단하여 저 송곳바위가 있는 추산 해변으로 나아갈 것이다. 거기에서 진현부모와 표중근, 전상균 부부가 텐트를 치고 먹거리를 만들면서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우리도 한 커트.
드디어 984m의 성인봉. 울릉도에서 가장 높은 정점이다. 단미는 2년전 다친 다리를 끌고 울릉도에 와서 "지금 오르지 않으면 언제 다시 오르랴?" 하면서 기브스한 발로 이 성인봉에 올랐다. 그러나 2년만에 다시 이 성인봉에 오다니.........사람 일은 알 수가 없다.
정상에서 바로 우측으로 틀어 나리분지 방향으로 내려간다. 산 전체에 끼인 산안개가 서서히 주변에 끼이기 시작한다.
안개 속의 산을 내려오고 있다. 나리분지 방향으로는 된비알이 심해 전부 가파른 나무계단이다.
부지런히 내려가는 박진홍 선생.
드디어 나리분지로 내려섰다. 하지만 대형 분화구인 이 나리분지를 횡단해서 벗어나야 한다.
나리분지에 있는 전통 가옥. 사람이 사는 것은 아니다. 나리분지 한 가운데에 있다.
나리분지를 횡단하는 것은 많은 시간이 걸린다. 뒤에서 줄기차게 따라오는 단미.
마을로 들어가는 길도 길기만 하다. 날은 푹푹 찐다. 머리가 익을 지경이다. 모자는 벌서 단미한테 빼았겼다.
나리분지 입구에 있는 마을을 지나...............마을 가운데에 있는 산마을식당으로 와서 거기에 세워 둔 봉고차를 운전해서 북면 해안으로 나온다.
그리고는 울릉도 북면 추산 해안. 여기서 진현 부모와 전상균 부부, 표중근 선생이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가 울릉에 온다고 벌써부터 주문해 놓았다는 울릉새우. 우선 생 새우로 먹고 뒤에는 불에 구워 먹는다. 자연산이라 맛이 기가 차다.
물론 새우 먹기 전에 장닭 백숙을 몇마리 뜯어 먹었다. 국물과 함께...............미리 위 벽을 코팅해 놓은 것이다. ㅋㅋ
일반 새우만 있는 것이 아니다. 더 험하게 생긴 보리새우도 있다. 맛이 서로 다르다.
벌써 물속에 뛰어들어 식량 채취에 들어간 배철민 선생. 그는 해병대 출신이라 물개 수준이다.
두번째 박동희 선생도 입수 준비.
벌써 조져 버린 장닭 백숙.
진현 아빠의 요청으로 북면 전문 잠수 요원들이 등장하고.............왜 왔냐고? 우리들에게 해산물을 채취해 주고 아울러 수영과 스킨스쿠바, 요팅을 시켜 주려고 왔다.
잠수요원들이 들어가자 마자 건져 올린 전복과 해삼 그리고 소라................
울릉청년과 배철민 선생이 바다에서 놀고 있다. 우리도 곧 들어가야지.
인어과인 단미도 서서히 수영 준비를 하고..................
술에 취해 종회무진하던 전상균 선생을 바다에 밀친 잠수요원들이 전선생을 다시 건져 올린다.
우와! 다시 봐도 침이...............홍합밥이다. 거대 홍합에 그대로 양념쳐 만든 밥이다. 이번 여행의 별미 중 하나였다.
수영과 식도락이 함께 벌어지고.............물론 술도.............
해변가 옆에 이채롭게 보이는 절벽 위 펜션.
백세명 부부가 가장 잘 논다. 여행을 즐길줄 알고 여유로운 부부이다.
바다는 깊지만 중간중간에 바위들이 있어 이러 저리 수영하다 보면 발에 닿는 바위들이 있다.
피곤해 잠 든 전상균 선생 부인, 손승애씨. 화가이다.
물에서는 강자인 배철민 선생이 잠시 드림센터를 방문한다.
건져 올린 자연산 전복을 나에게 설어주는 황영호씨. 그의 친절이 너무 고맙지만 그보다 먼저 이 전복부터 먹어 치워야지.
오후 4시가 넘어가자 드디어 구이의 향연이 벌어지고.............가운데 대형 전복이 이채롭다. 불속에 한참 꾸물럭 거리더니 잘 익는다. 그리고 왕새우, 삼겹살................등이 등장한다.
치우 판 바아!...................ㅋㅋㅋ
곧 돌돔도 건져 올리고 잡다한 고기들이 막 올라온다. 막 구워라. 막 먹어 버리자. 오늘은 자연산의 날이다.
배철민 선생히 손수 회를 뜨면서 실력을 발휘한다.
드디어 즐거운 하루에도 저녁은 오고....................누가 말한다. "아! 너무나 긴 하루였다!" The longest day....인가?
아름다운 울릉도 북면 추산 해변.
마지막 파티는..............자연산 홉합을 무더기로 삶아서 까 먹기이다. 언제 또 이 맛을 즐기겠느냐? 배 불러도 먹어두자.
사람 발 만한 홍합들.
어제 밤에 무사히 지냈느냐고? ㅋㅋ 어느 분은 저녁부터 잤지만 몇명은 그렇지 못하다. 역시 밤 2시까지 빨다가 잠 들었다. 그리고 우릉도에서의 세번째 날이다. 오늘 오후에 돌아가지만 사실 이번 여행의 백미가 오늘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이때까지도 아무도 몰랐다. 물론 다리를 다친 오기택 선생과 친구를 찾아간 박동희 선생, 그리고 새벽에 포항으로 나간 이병재 선생은 아쉽게도 동행하지 못했다.
울릉도 도동항은 동해안 유일의 섬 항구이다. 포항에서 북동쪽 188km 해상에 위치하는 울릉도의 문호항인 2종항이다. 도동항의 최대 선적 선박은 1,000톤급 1척이다. 이 안벽의 완공으로 포항 ·후포 ·묵호에서 항해시간 3∼4시간의 쾌속선이 취항하여 울릉도를 육지와 1일 생활권으로 묶고 있다. 한편 연간 하역능력은 2만 톤으로, 취급 화물은 주민의 생활필수품과 울릉도산 오징어가 대부분이다.
오늘은 기어코 도동-저동 해안도로를 일주하고야 만다. 이 더운 날에 무리라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어쨌든 도전해 본다. 못 하는 사람들은 중간에 돌아오겠지. 나는 간다. 도동쪽보다 저동 쪽이 더 아름답다고 누가 말하던데 과연 그럴지!?
첫날 밤에 왔던 용궁횟집. 그저께 밤의 풍경이 그립다.
도동에서 시작되어 행남등대까지는 바다가 손에 닿을 듯 아름답고 좁은 해안산책로이다. 도동항에서 시작해 행남등대까지 이어지는 약 3.8km의 좌안해안산책로이다. (물론 그 뒤로 숲길과 나선계단-저동항 코스가 더 있다.) 두 사람이 겨우 나란히 걸을 수 있을 정도의 이 길은 바다를 향해 가릴 것 없이 드러난 울릉도의 몸뚱이를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덕분에 길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울릉도의 자연과 지형, 지질을 살필 수 있는 공간이다. 붉은색과 검은색, 푸른색, 노란색, 흰색 등 오색을 가진 울릉도 땅의 속살을 볼 수 있다. 조면암으로 이루어진 울릉도 땅은 원래부터 오색을 가진 것이 아니었다고 한다. 연한 회색이나 청록색을 띄는 조면암이 풍화되면서 황갈색이나 회백색으로 변했다는데, 덕분에 여행자들은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아름다운 해안 길을 만날 수 있게 된다.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가 끝날 즈음 길은 행남등대 이정표에 닿는다. 이제부터는 바다가 아닌 숲과 함께 하는 길이 시작되는 것. 대숲과 솔숲이 이어지는 산길 끝에는 울릉도 동해안의 바닷길을 밝히는 행남등대가 있다.
그리고 그 숲길이 지나면 절벽과 그 절벽을 내려가는 나선계단이 나오면서 눈앞에 나타나는 파노라마는 드디어 절정에 이른다. 도동-행남등대까지의 해안산책로가 모두가 아니었던 것이다. 도동~저동간 해안 트레킹 코스는 울릉군이 도동항 관문 해안 좌안도로와 행남등대, 저동항 촛대바위를 동시에 연결하는 엄청난 해안도로를 엄청난 예산을 투입 지난 2008년 완공해 울릉도의 새로운 명물로 만든 곳이다.
이렇게 오르는 길도 있고...................
중간 바위벽에 이렇게 기묘한 암석이 끼어도 있고................아마 암석이 있는 상태에서 마그마가 뿜어져 나와서 덮쳤겠지.
해안도로는 계속 이어지고.............너무 더워 서서히 지치지만, 절경은 이 뒤에 있다.
중간 지점에서 돌아가려다가 주변 사람들의 안내로 저동까지 종주하기로 한다. 이 지점이 중간이고 돌아가는 것보다 저동으로 나가는 것이 길이 더 좋다라고 하기에..................
그리고 행남등대로 오른다.
행남등대는 울릉군 울릉읍 도동리 산1-1번지에 있는 유인 등대이다. 울릉도 동쪽 끝인 향남말(香南末) 해발고도 108m 지점에 자리 잡고 있다. 1954년 12월 19일 무인등대로 설치되었으며, 1979년 6월 유인등대로 전환되었다. 2007년에 새로이 준공하여 단장하였는데 높이 22m의 흰색 원형 등탑이 건립되고, 최신형 등명기 등이 설치되었다. 등탑 앞 건물의 2~3층에는 울릉도 주민과 관광객을 위한 휴식공간과 홍보전시관이 마련되었으며, 등대 주변으로 야외공원과 전망대가 조성되고 상징조형물과 휴식시설 등이 설치되었다.
등대에서는 저동항과 죽도가 한눈에 들어오며 날씨가 좋으면 등탑 정동쪽으로 독도가 보인다.
왼편이 저동으로 나가는 해안도로다. 드디어 밀수선들이 접선을 시작한다.
숲길이 지나자 절벽이 나타나고 그리고 그 절벽을 내려 서는 나선계단(소라계단)이 나온다. 이 정도면 외국의 그 어느 곳 못지 않은 경관이다.
나선계단을 내려 가는 멤버들. 엉? 나도 있네?
나선계단에서 내려다 본 우측 경치.
밑을 내려다 보니 백세명 부부가 위로 쳐다 본다.
나선계단을 내려서며................
그리고는 단애의 해변에 이렇게 철다리로 길을 놓았다.
서서히 나선계단은 멀어지고..............
촛대바위 앞을 지나는 백세명 부부. 뾰족한 촛대바위는 앞에 오니 그 모습이 없다. 멀리서 보면 뾰족한데...............
이런 굴이 있어 잠시 뜨거운 햇살을 피한다.
해안도로에서 경치에 취해 걷다가 좁은 문이 나타나고 그 문을 통과하자 갑자기 나타나는 저동항. 너무나 갑자기 나타나서 깜짝 놀랐다.
저동항은 울릉군 울릉읍 저동리에 있는 항구이다. 저동은 1967년 어업전진기지(각종 제반 시설을 갖춘 다목적 어항)로 지정되었다. 울릉군 내 350여 척의 어선 중 300여 척이 저동항에 정박하며, 독도여객선·생필품 수송화물선, 골재선, 유람선 등 울릉군 내 선박의 90% 이상을 수용하는 울릉군에서 가장 큰 항구이다.
저동항은 폭풍 등으로 기상이 악화될 때에 동해 먼 바다에서 조업하는 선박들이 대피하는 대피항이기도 한데, 1985년 10월 태풍 브렌다가 강타했을 때 저동항에 피항한 선박 285척이 전파되거나 반파되는 큰 피해를 입었다. 노후된 시설로 인해 피항지로서의 역할을 다 하지 못하고 있으나 2008년부터 국비 45억 원을 확보하여 보강공사를 계획하고 있다.
저동항은 울릉도 오징어의 대부분이 취급되는 항구로 오징어 성어기(9월~11월)에는 그 어느 때보다 부산한 부둣가 풍경을 볼 수 있다. 해마다 8월에 저동항 일대에서 5일 동안 오징어축제가 열리며 저동어화(저동 야간 오징어잡이 배의 불빛)는 울릉 8경 중 하나로 꼽힌다.
저동 근처의 내수전 일출전망대에 서면 저동항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며, 저동항 부근에 관해정, 봉래폭포, 내수전 약수터, 내수전 몽돌해변, 정매화곡쉼터 등의 관광지가 있고, 도동항과도 가깝다.
뜨겁고 머나먼 길을 두 여인은 힐을 신고 지나왔다. 항의 어부들이 두 여인의 신발을 보고 어떻게 지나왔느냐고 놀란다. 힘들어도 할 수 없이 왔겠지. 이럴줄도 모르고.................
오전 11시에 숙소에 도착하니 미리 약속하고 있던 김경호 군(경주고 1-4반 학생) 아버지가 기다리고 계셨다. 그는 우리가 울릉도에 온다니 진현 부모한테 전화를 걸어서 선생님들을 한번 모시고 싶다고 요청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어제는 우리가 시간이 없어서 못 만나고 오늘 드디어 시간이 나니 점심을 같이 하자고 기다리고 있었다. 경호 아버지는 우리를 도동에서 서쪽 바닷가에 위치한 남양으로 안내했다. 남양은 전상균 선생의 외가가 있는 통구미를 조금 지나서 나오는 마을로 그 지역에서는 많은 가구가 모여있는 마을이었다. 그 남양에서 우리는 경호 아버지로 부터 울릉도 명물인 약소 소고기를 대접 받는다. 울룽도 소를 왜 약소라고 부르냐? 라고 물으니..........울릉도의 산지에 자라는 모든 식물들은 육지와는 다르게 거의 다 약초 수준이라 그 식물들 속에서 소를 방목하니 약초를 먹고 자란 소라고 하여 약소라고 부른다고 한다. 어쨌든 가치있는 고기임에는 틀림이 없다.
약소 소고기는 너무나 맛이 있다. 소고기 맛에 일가견이 있는 나로서도 그 맛에 취한다. 중간에 끼인 하얀 부분도 꾸둑꾸둑 씹히는 것이 맛이 제법이었다. 더우기 이곳 남양은 약소 축목이 유명하고 이 고기집, <대구한우>는 그 중 유명한 식당이라고 했다. 경호 아버지는 울릉도 출신이지만 예전에 경주에도 좀 사셨다는데 전상균 선생과 동기되는 연배였다. 그래서 금방 전선생과 친구처럼 변하는데 같은 또래라는 것이 참 무섭다. 나는 경호 아버지에게 경주에서도 한번 만나자고 했다. 경주에서 맛있는 소고기를 한번 사겠다고............대학에서 수학을 잘 했다는 경호 아버지는 대학 졸업 후 제약회사에 들어갔다가 적성이 맞지 않아서 그만두고 고향으로 들어왔다는데, 지금은 울릉도에서 약소 목축, 건축업, 포크레인 등의 중장비, 고로쇠 채취..........등 다양한 일거리를 가지고 있었다. 한마디로 팔방미인인 셈이었다. 아들과 아내가 지금도 경주 황성에 산다는데 경주에는 자주 온다고 했다.
약소 소고기를 잔뜩 먹고 남양의 마을로 나오니 얼근한 가운데에 성인봉 방면의 산세가 만만치 않음이 느껴진다.
그리고 남양에서 도동으로 다시 돌아온다. 이 터널은 외길 터널로 한쪽에서 죽 지나가면 다른 쪽에서 교대하여 지나가고 하는 특이한 터널이다. 우리는 도동에 도착하여 바로 오후 2:40분에 포항행 선플라워호를 승선한다. 나름 짧은 시간이었지만 길기만 했던 여행, 스케줄이 빡빡했기에 그렇게 느껴지겠지. 모두들 이번 여행에 만족하는 것 같았다. 여행사 패키지 여행이 아닌 우리 스스로 이곳 저곳을 찾아 갔던 여행이었기에 더더욱 그렇다. 아마 시간이 지나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여행일 것이다. 안녕! 울릉도여!
첫댓글 울릉도 귀경 잘했음..그런데 13년전에 성인봉8부능선에서 와이프가 발목 부상으로 업고 지고 안고해서
내려오면서 초죽음 기억이 새삼 나네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