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박 2일 봄 맞이 산행 (순창.하늘길-출렁다리-하동벚꽃길-남해 설흘산)

[루이스]

<해 마다 봄이오면 가장 빨리 봄소식을 전 하는 남녘으로 봄산행을  떠나곤 했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목발에 발목잡혀 집근처에 평화누리길도 걷지 못합니다.

아쉬움을 달래려 지난해 봄마중 산행기를 들춰봅니다.

행여라도 봄산행 계획이 있으시다면

강가에 모래 한 알 만큼 만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뿐입니다.

참고로 산행기에 있는 하동십리벗꽃길의 벗꽃과 가까운 여수 영취산의 진달래 개화시기는 거의 같습니다.> 

◁ 봄 맞이 산행기 ▷

겨울내내 기승부리던 "오미크론"에 급기야 "스텔스오미크론" 까지 가세하여 하루 확진자가 수십 만명을 넘나 든단다.

고령자 고위험군에 천식 기저질환 까지 추가해야 하는 나로써는 기세등등한 역병 앞에 숨죽이며 다녀야 했던 추운 겨울이었다.

어려서부터도 사계절중에 추운 겨울이 가장 싫었지만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득실거렸던 지난 겨울이 어서 지나가길 얼마나 손꼽아 기다렸던지...

손꼽아 기다린다는 것은 어김없이 찾아 오기 때문이다. 

겨울 내내 그리도 손꼽아 기다리던 봄의 화신 섬진강 봄전령이 드디어 올해도 나를 찾아 오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다.

발돋움하며 기다렸던 따뜻하고 화사한 봄전령을 마냥 앉아서만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느 곳을 가든 마다하지 않는 아내와 함께 4월 1일 이른 새벽 섬진강으로 봄 마중 나간다.

<10:31 순창 용궐산 하늘길>

(4월1일 05:30)

"전라북도 순창군 동계면 장군목길 562"를 네비에 치고 시동을 켠다.

전라북도 "순창 용궐산 하늘길" 가는 주소다.

쉬엄쉬엄 교통법규를 잘 지켜가며 느긋하게 달려 순창 IC에서 내려 용궐산으로 향한다. 

지방도로를 벗어나면 용궐산 하늘길까지의 접근성은 좋지 않다.

대항차와 마주치면 기다릴 것인지 얼른 전진해야 할지 아니면 후진해야 할지 빠른 판단을 강요받으며 09:45 용궐산치유의숲 주차장에 도착한다.

집에서부터 먼길을 달려왔지만 바로 주차장에서 간단하게 산행준비를 하고 10:05 용궐산 치유의숲 안내판 좌측으로 들어서 하늘길로 향한다.

원래 용궐산 하늘길 등산로는 없었는데 가파른 암벽에 나무계단을 설치하고 돌을 깔아 등산로를 설치하여 처음 출발할때는 돌길을 올라야 하는데 그 경사가 만만치 않다.

힘들여 돌길을 20여분 오르면 하늘길 데크계단 앞에 서게 된다.

산행 중 가장 오르기 싫은 곳이  계단이지만 웅장한 암벽을 가르지르며 놓여진 용권산 하늘길의 아찔한 계단길에서

봄의 화신 섬진강을 바라보면 먼길 달려와 급경사 돌길 올라온 피곤함은 저 계단 아래로 흩어져 버린다. 

<10:48 하늘길에서 내려다본 섬진강 상류방면>

<10:59 정자>

하늘길 계단입구에서 계단길을 다 오르는데는 20분 정도 소요된다.

계단을 다 올라 바로 내려가지 않고 제법 까칠한 바윗길을 올라 정자까지 오른다.

산행경험이 별로 없으면 정자까지 오르는데는 짧은거리지만 조심해서 올라야 한다.

조심해서 거친 돌길을 밧줄 잡아가며 오르면 힘들여 오른만큼 자연은 어김없이 눈 호강 시켜준다.

<정자에서 바라본 섬진강 상류>

<11:26 하늘길 내려가며 바라본 주차장>

정자에서 용궐산(646m) 정상까지는 1시간 30분 정도가 걸린다고 하는데 오르지 않고 오늘의 계획대로 정자에서 하산한다

하산하면서 하늘계단에서 내려다본 주차장.

<12:37 순창 채계산 출렁다리>

용궐산에서 채계산 출렁다리 까지는 11km 정도로 자동차로 20분이 안걸린다.

평일이라 한산한 제1주차장에 주차한다.

채계산 출렁다리는 남원 책여산(381m)과 순창 책여산(342m.송대봉)을 가로지르는 24번 국도 위에 설치된 길이 270m의 국내 무주탑 최장 현수교로 작년에 개통 되었다.

<13:09 채계산 출렁다리>

채계산은 360m의 야트막한 산이지만 능선은 까칠한 암능이어서 안전 철계단을 설치해놓을 만큼 만만치 않은 산이다.

처음엔 채계산 주차장에서 무량사 입구까지 걸어가 채계산(송대봉)으로 올라 현수교를 건너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다.

일단 한가한 주차장이라 출렁다리 오르는 곳 가까이에 주차하고 보니 1주차장 출렁다리로 오르는 계단 앞이다.

사진에서 보면 출렁다리 끝 오른쪽 산아래가 1주차장이고 국도 건너 오른쪽 넓은 곳이 2주차장이다.

주차장에서 출렁다리로 오르는 계단을 보니 무척 가파르게 보인다.

원래 계획대로 무량사 입구까지 40여분을 걸어가 송대봉으로 올라 출렁다리를 건너기로 하고 도로를 건너 무량사로 향하려는데 인터넷 산행기에서 본 옛길을 얼른 찾지 못한다.

나중에 채계산에서 주차장으로 돌아오며 확인한 사실이지만 초행이라면 이곳에서 무량사로 가는 옛길은 주차장에서는 찾기 어렵다.

일단 순창 방면으로 24번 도로를 따라서  도로 왼쪽으로 출렁다리 밑을 지나 4~5분 정도 가면 옛길로 들어서게 된다.

이러니 옛길을 포기하고 한옥정자 333m 출렁다리 271m 이정목이 있는 계단 입구에서 출렁다리로 오른다.(12:47)

제법 가파른 데크계단을 힘겹게 올라 출렁다리 입구에 도착한다.

출렁다리를 건너기 전 입구에서 지형을 확인하니 채계산 정상인 송대봉을 가려면 저 출렁다리를 건너지 말고 바로 좌측 산으로 올라 월하정자를 향해 올라야 한다.

오늘 출렁다리를 꼭 건너려면 일단 저 끝에까지 건너갔다 다시 되돌아와야 한다.

송대봉을 가기 위해 저 출렁다리를 건너지 않으면 순창에 올 이유가 없었다.

출렁다리를 왕복으로 건너는 행운(?)을 얻은 꼴이 되었다.

<13:13>

출렁다리를 건너 어드벤처 전망대 방향에서 송대봉 방향으로 바라본 출렁다리.

<13:21 송대봉 가는길>

카메라 촬영하며 출렁다리를 왕복하는데 12분이 걸렸으니 건너는데 넉넉하게 잡아 5분이면 족할 것 같다.

정확히 따진다면 4분 정도면 현수교를 건넌다.

처음에는 조금 흔들리는 것 같고 출렁다리 아래 도로가 빤히 내려다 보이고 약간의 경사도 있어 미끄러질 것 같아 은근히 신경이 쓰이지만 미끄러진다는 것은 그냥 기우일 뿐이다.

그럭저럭 여유롭게 사진촬영하며 출렁다리를 건너갔다 다시 되돌아 왔다.

바로 위에 월하정 정자를 향해 계단으로 올라간다.

<13:24 월하정에서 내려다본 출렁다리>

작은 정자 월하정으로 올라 출렁다리를 내려다 본다.

다리 건너 위에 어드벤처 전망대가 보인다

<13:41>

출렁다리에서 채계산 송대봉으로 가는 능선은 참 아기자기한 능선이다.

평화롭게만  보이는 들녁을 내려다 보며 걷는 것도 즐겁기만 하지만 

<13:46>

까칠하고 위험스런 칼바위 능선을 걷는 것도 스릴이 있다.

<14:12 채계산 송대봉>

얕은 오르막 능선에 작은 대나무 군락지를 올라가면 채계산 송대봉이라는 커다란 표시석이 서있는 채계산 정상인 송대봉이다.

24번 국도가 섬진강을 건너 순창으로 달리고 있다.

<송대봉에서 바라본 출렁다리 방향>

<15:24 다시 출렁다리>

(14:31)송대봉에서 송편과 과일로 늦은 점심식사를 끝내고 대나무 숲을 지나 당재 방향으로 하산 한다.

송대봉에서 당재로 내려서는 길은 아주 순한 내리막이다.

(14:41 당재) 직 - 책암마을 5.1km  후 - 송대봉 0.44km 이정목이 있는 당재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우측 포장도로를 따라서 무량사 입구로 내려간다.

좌측 아래로 무량사가 보이는데 구불구불 내려가야 할 시멘트 포장도로는 순창 방향으로 향하고 있어 출렁다리로 다시 돌아가려면 조금이라도 더 가까운 곳으로 내려가려 넓은 벌목지대 시작점에서 벌목지대 오른쪽으로 들어선다.

벌목지대 우측을 살펴가며 한 줄 철조망을 넘어 내려가서 산사태 방지를 위한 수로로 내려오면 24번 국도변 옛길이다.

자그마한 철다리로 올라 수로를 건너 출렁다리로 가는 옛길을 걷는다.

쉬엄쉬엄 미주알고주알 아내와 담소하며 35분 정도를 걸어 출렁다리 아래를 지나 주차장으로 돌아온다.

<18:13 하동 쌍계사 10리 벚꽃길>

채계산 출렁다리에서 쌍계사 10리 벚꽃길 까지는 60km 정도에 넉넉하게 잡아 1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게다가 15km정도 고속도로를 이용하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원활한 교통 흐름이면 50~60분 정도면 충분히 도착할 수 있는 거리다.

순천.완주고속도로 구례화엄사 출구에서 빠져나와 19번 도로로 들어서자 휘황찬란 눈부시게 만개한 가로수 벚꽃길이 오늘 새벽부터 먼길 달려오고 두 군데 산을 오르내리며 여독에 지친 우릴 맞이한다.

섬진강 따라 늘어선 벚꽃 가로수길을 개화 절정기에 맞춰서 달리고 있는 우리 부부는 마음이 들뜨고 그저 즐겁기만하다.

더구나 오늘 용궐산 하늘길과 채계산 출렁다리 두 군데를 이미 다녀 왔으니 섬진강 가로수 꽃길을 달리는 지금이 어찌 즐겁지 않겠는가...

그러나 그 환희와 즐거움도 잠시뿐

화개 쌍계사 10리 벚꽃길 15km 정도를 남겨두고 갑자기 자동차가 주춤거린다.

평일인 금요일이고 시간도 늦은 오후라 절대 밀리지 않으리라 예상 했었는데 전혀 뜻밖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찔끔 가다 오래 서는 정체시간이 길어질수록 환희와 기쁨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창밖에 만개한 벚꽃만 무덤덤하게 바라보게 된다.

하품이 계속 나오며 졸음이 몰려오기 시작하고 감정도 뒤틀리기 시작한다.

더구나 바로 섬진강 건너 구례 벚꽃길에 화개삼거리 쪽으로 씽씽 달리고 있는 자동차를 바라보면

저 길로 들어서지 않고 섬진강을 건너와 19번 도로로 들어온 것을 2시간 내내 후회하며 툴툴거린다.

이제는 후회해봤자 별 수 없지만 자꾸만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후회막급한 이 상황을 스스로 다스리고 감당해가며 17:53 10리벚꽃길 화개천 건너 화개면 다향문화센터 주차장에 도착한다.

하루 종일 맑고 온화하던 날씨도 비실비실 자동차에서 내리자 저물어 가는 하동 화개천 하늘에는 짙은 구름이 잔뜩 끼어 있고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것 같다.

밀리는 벚꽃 가로수길에서 지친 아내는 비도 올 것 같으니 그냥 자동차 안에서 휴식을 취한단다.

서둘러 카메라 하나만 둘러메고 화개중학교로 향한다.

화개중학교에서 조금 떨어진  쌍계사10리벚꽃길의 명소 데크전망대에서 10리 벚꽃길을 바라본 모습이다.

이제 막 만개한 10리 벚꽃 가로수 아래에는 낙화된 꽃잎 하나도 찾아 볼 수 없는 개화 절정기다.

하동 쌍계사 10리 벚꽃길의 명소는 화개중학교 부근 데크전망대와

쌍계사 입구 근처 쌍계2교와 신촌1교사이 가로수 벚꽂터널이다.

데크전망대에서 바라보는 10리 벚꽃길은 가로수길 제1의 포토존이고

쌍계2교 부근의 벚꽃 가로수 터널은 가장 화려하고 웅장한 가로수길의 백미인 곳이다.

점점 어두워지는데다 빗방울마저 내린다.

화개중학교 버스정류장에서 이곳에 사시는 할머님께 가로수길 점등은 몇시에 하느냐 여쭈니 7시에 점등한다며

아주 장관이라고까지 하신다.

아끼던 고어자켓 까지 입었겠다 주저없이 쌍계사 방면으로 걷기 시작한다.

<19:20신촌1교 부근>

7시에 점등한다더니 7시 17분이 되서야 깜깜한 밤하늘에 새햐얀 벚꽃이 피어난다.

<20:06 데크전망대>

차 안에 있는 아내에게서 전화가 올때마다 울림이 다르고 목소리 볼륨도 커진다.

그러나 슬슬 내리던 비도 그치고 휘황찬란한 쌍계사 10리 벚꽃길 저 모습을 바라보면

앞으로 내가 겪을 아내로부터의 후환을 기꺼이 감내하겠다 다짐하며 마음은 저 가로수길 따라 쌍계사로 향한다.

<20:12>

이 화려한 가로수 밤 벚꽃을 마지막으로 보고 자동차로 돌아왔다.

밤 9시가 가까워온다.

따가운 아내 시선을 의식해 이직도 체력에 여력이 있는 듯 허세를 부리며 자동차 시동을 켜고

화개천 아래 가로수 길 따라 쌍계사로 방향을 튼다.

지금 육신은 극도로 피곤하여 당장 눕고 싶고, 또 내일 산행할 남해 설흘산 아래에 미리 예약한 펜션까지 가려면 적어도 밤길 운전을 또 1시간 이상 해야한다.

그러나 언제 또 아내와 한밤중에 이곳에 올 수 있을지 몰라 이 화려한 하동 쌍계사 10리 벚꽃길의 밤 벚꽃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22:10 남해힐링타운 펜션>

휘황찬란한 밤 벚꽃 모습을 돌아보고 남해로 향하는 자동차 안에서의 마눌님 심기는 편해졌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몹시 즐거워 하는 내색이 역력해 보인다.

고된 오늘 여정에 졸음운전 하지 말라는 불순한 의도(?)가 숨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아까 자꾸 전화할 때 보다는 상냥스럽고 공손한 말투와 행동에서 아내의 다정다감함을 느낄 수가 있었다.

세상은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고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이 있다. 

오늘 섬진강 따라 화개천으로 들어올 때 지루하고 괴로웠던 자동차 정체 현상으로 인한 고통을 감수하지 않았다면 결코 화려한 밤 벚꽃은 볼 수가 없었다.

감당하기 힘들었던 정체 끝 후유증으로 빨리 돌아오라 후환이 두려웠던 마눌님의 전화 소리를 바꿔 놓은 것도

결국은 화려한 화개의 10리 밤 벚꽃길 이었다.

<4월2일 09:15 설흘산 등산로 입구>

경상남도 남해 설흘산은 481m 의 나즈막한 산이지만 해발 0m에서 부터 오르기 때문에 그리 만만한 산은 아니다.

특히나 날카로운 칼능선을 걷기도 해야 하는 까칠한 산이기도 하다.

특히 설흘산의 바위는 둥근 여유있는 암석이 아니고 모서리가 모난 날카로운 바위들이 대부분 이어서 함부로 접근하면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조심해서 산행을 해야한다.

설흘산 등산로 입구는 일단 선구리보건소를 찾으면 설흘산 들머리 찾기는 아주 쉽다

또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도 바닷쪽이 아닌 산쪽으로 팽나무가 보여 팽나무를 기준 삼아도 된다

시멘트 포장 도로를 따라서 오르다 앞에 산기슭으로 다가가면 설흘산등산로표시판이 있어 자연스럽게 산으로 오를 수 있다.

등산로 입구에 수많은 럿셀 리본이 등산로 입구임을 알려 주고 있고, 얼마나 많은 등산인들이 이곳을 찾는지 말해주고 있다.

등산로 입구까지 이렇게 편한길로 오른다.

<09:23>

시야가 트이기 시작하며  사촌해수욕장이 있는 평산리가 내려다 보인다

<10:10>

이곳 능선에 오르기까지는 몇 군데 너덜지대를 지나지만 주로 편안한 등로로 올라온다.

산행시작 1시간 만에 여수 앞 바다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능선에 오른다.

<10:16>

앞에 저 암벽은 우측으로 우회한다.

<10:34 

오랫만에 다시 설흘산에 오르니 까탈스런 칼능선 곳곳에 데크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첫번째 오르는 데크계단에서 향촌항을 내려다 본다.

설흘산 산행의  까탈스러움은 연이어 펼쳐지는 그림같은 산 아래 바닷가 풍경과

능선 곳곳에 펼쳐진 칼능선의 경관을 바라보며 통과하는 짜릿함과 더불어

설흘산 등산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력 중에 하나가 아닌가 생각된다

<10:43>

바닷가 반대 편으론 운암마을이 그림처럼 내려다 보인다.

<10:49>

올라운 암능을 돌아 보았다.

<10:50 먼 여수앞바다>

<10:57 칼바위능선>

설흘산 산행의 압권 칼바위 능선이다.

처음 이곳에 왔을땐 숨죽이며 부들부들 떨어가며 통과했었는데 지금은 모든 안전시설이 설치되어 있어

옛 정취는 사라져 버렸다.

<10:59> 

<11:05>

첨예한 능선을 가며 또 뒤를 돌아 보지 않을 수 없다.

사람이 뒤를 돌아본다는 것은 아름다움이 있기 때문이다

깊은 상처를 받았거나

꼴도 보기 싫었던 일들은 또 다시 뒤돌아 보기 싫다

설흘산 가면서도

자꾸 뒤돌아 보는 것은

저런 아름다움이 있기 때문이다

<11:10>

가운데로 보이는 곳이 설흘산이니 아직도 갈길이 멀다.

<11:15>

군데군데 활짝 핀 진분홍 진달래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남해 바닷가는 한폭의 그림처럼 보인다.

<11:40 응봉산>

계속 되던 칼바위 능선은 끝이 나고 평범한 등로를 지나 한 차례 가쁜 숨 몰아쉬며 힘들여 응봉산에 오른다.

멀리 오늘 마지막으로 올라야할 설흘산이 버겁게 보인다.

이곳에서 간단하게 송편과 과일로 점심식사를 한다.

<12:32 설흘산 오르며>

응봉산에서 설흘산을 가려면 설흘산을 바라보며 좌측 내리막으로 내려가야 한다.

한참을 내려가니 내려간 만큼 또 올라야 하기 때문에 너무 내려 간다며 마눌님은 걱정을 한다.

급경사를 내려와 지나온 칼능선과는 너무도 대비되는 평탄하고 넓은 등로를 비스듬히 내려와서

등산로 같지 않은 넓은 길을 쉬엄쉬엄 걸어와 제법 너덜길도 있는 오늘 산행의 마지막 고비 설흘산을 향해 오른다.

설흘산 사면길을 계속 돌아 오르는데 시야가 트이지 않는다.

힘겹게 오르다 벌써 산 비탈에 무수히 피어있는 이름모를 보라빛 꽃을 담아왔다.

<13:04 설흘산>

드디어 봄 마중 산행의 목적지 남해 설흘산에 올랐다.

남해 바다 멀리 항구 찾아 움직이는 크고 작은 배들 모습이 정겹게 보인다.

<설흘산 봉수대에서 바라본 다랭이 마을>

봉수대 위에서 내려다 보이는 가천 다랭이 마을을 당겨 보았다.

이제 이곳에서 저 다랭이 마을로 하산 할 것이다.

<13:19 서포 김만중의 유배지 노도>

설흘산 봉수대에서는 보통 첫번째나 두번째  우측 내리막으로 내려서 계곡을 통해서 다랭이 마을로 하산한다.

두 군데 하산길을 무시하고 계속 작은 암능을 오르내리면 널찍한 바위에 쉬어가기 좋은 곳이 나온다.

이곳에서 배낭털이를 하기로 하고 남은 과일로 허기를 채운다. 

앞에 삿갓 모양의 섬이 보인다.

구운몽과 사씨남정기를 쓴 서포 김만중이 정치적인 이유로 유배 당했던 노도다.

한때 공조판서.대사헌을 지냈던 김만중은 저 노도에서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진분홍 진달래와 함께 아찔한 칼능선에서 그림같은 바닷가 마을 풍경을 봄 내음과 함께 시원하게 내려다보며

이제 역사의 현장을 묵묵히 내려다보는 숙연한 마음으로 다랭이 마을로 하산한다. 

<14:12>

다랭이 마을로 내려가는 하산길은 급경사다.

조심스럽게 스틱에 의존해 내려가다 너덜지대가 끝나는 지점에서 다랭이 마을을 바라본다.

<14:37 가천 다랭이 마을>

몇 년만에 다시 보는 다랭이 마을도 많이 변했다.

전 전에 삶의 고통을 이겨내며 쌓아올린 다랭이 밭에 알록달록 심겨졌던 농작물 대신 노란 유채꽃이 활짝 피어 있었고.

지금은 하늘에 계신 내 어머니 보다도 더 늙은 아낙이 거친 손으로 밭 일궜던 모습도 볼 수 없었다.

늙은 아낙 대신 다랭이 노란 유채꽃밭에서 웃음 지으며 쎌카봉 치켜들고 있는 선남선녀들과, 무수한 관광객들이 다랭이 마을 안길을 분주하게 오르내리고 있는 모습이 보일 뿐이다.

이곳에서 20여분을 기다려 버스를 타고 자동차가 있는 선구리로 돌아왔다.

[거울(김동자)]

우와 사진과 글속에 경치가 그대로 보고 느끼며 함께 산행하는 즐거음 감사합니다

[루이스]

네~ 대장님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천사의합창]

직접 가보지는 못하고 루이스님 따라 벚꽃 진달래 구경하고 무서운다리도 건너서 잘 다녀왔네요 이렇게 여행후기 써 주셔서 잘 읽었습니다 좋은 달란트 부럽습니다

[루이스]

네...천사님 고맙습니다.

[산노을]

루이스님 차도는 어떠신지요? 올려 주신 산행 후기 넘 섬세하고 완벽합니다. 후기 따라 저도 간접 산행 잘 했습니다. 멋지십니다.
어서 쾌차하셔서 저희와 함께 봄 산행하는 날 희망해 봅니다.

[루이스]

네.. 부회장님 고맙습니다.
요즘 일 주일이 얼마나 긴 세월인지 절감하고 있습니다.
6주인데 이제 절반을 겨우 넘긴 것 같습니다.
덤으로 받은 물리 치료는 빼구요...ㅠㅠ

[민들레사랑(김귀자)]

날짜와 시간을 순차적으로 산행일기를 쓰셨네요
빨리 쾌차하시길 바랍니다

[루이스]

네 민들레사랑님 고맙습니다.
촬영한 사진에서 날짜 시간을 확인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