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가 가장 사랑한 패션은, 어쩌면 순백의 웨딩드레스일지도 모르겠다. 시대에 따라 변하는 스타일을 발 빠르게 좇으며 수많은 여배우들의 아름다움을 선보였던 영화 속 웨딩드레스. 순백의 신부로 변신한 스타들의 모습과 함께 베일 아래 꼭꼭 숨겨둔 저마다의 사연을 전한다.
기사제공 | SCREEN M&B, 글 | 나원정, 구성 | 네이버영화
Wedding Dress Run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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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 화니 페이스_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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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범한 아가씨 조(오드리 헵번)가 우연히 유명 패션지의 모델이 된다는 내용의 뮤지컬 코미디. 마지막을 장식하는 그녀의 결혼식은 한없이 천진난만한 분위기로 그려진다. 헵번의 사랑스러운 매력을 부각시킨 발레리나 스타일의 웨딩드레스는 <섹스 앤 더 시티>(08)에서 사라 제시카 파커가 입은 '투투'의 앞선 형태. 코스튬디자이너 에디스 헤드가 제작한 뉴욕 패션과, 위베르 드 지방시가 디자인한 파리 패션을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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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 면도날_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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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혼자 래리(타이런 파워)가 자신을 버리고 떠나자 이자벨(진 티어니)은 다른 남자와 결혼하지만, 래리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한다. 우아하게 전신을 감싸는 웨딩드레스와 화려하게 수놓인 레이스가, 결혼 후 이자벨의 신분 상승을 암시한다. 어쩐지 몸을 죄는 듯한 디자인도 그녀의 착잡한 심정을 반영하는 듯. 1940년대 패션 아이콘이었던 티어니의 명성을 한층 높여준 웨딩드레스로, 디자인을 맡은 올레그 카시니는 당시 그녀의 남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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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 하우스보트_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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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아이를 둔 홀아비 톰(캐리 그랜트)이 이탈리아 명문가의 딸 친지(소피아 로렌)를 유모로 고용하면서 벌어지는 소동극. 아버지의 과보호를 피해 이탈리아에서 망명한 그녀는, 일은 서툴지만 숨막히게 아름답다. 결혼에 골인하는 두 사람. 코스튬 디자이너 에디스 헤드는 당시 20대였던 로렌의 싱그러움을 가급적 살리는 방향으로 의상을 제작했다. 값비싼 웨딩드레스가 보이지 않아도 빛나는 로렌의 청초한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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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4. 대부_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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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피아 두목인 아버지를 위해 피의 복수를 감행한 후, 마이클(알 파치노)은 아버지의 고향 시칠리아로 피신한다. 그곳에서 아름다운 시골 처녀 아폴로니아(시모네타 스테파넬리)를 만나 결혼하지만, 엄중한 경호 속에 치러진 결혼식이 마냥 행복할 리 없다. 담담한 표정의 아폴로니아. 웨딩드레스의 풍성한 스커트와 잘록한 허리선에서 1947년에 등장한 '뉴 룩'의 흔적이 묻어난다. 코스튬 디자이너 안나 힐 존스톤은 이 영화로 아카데미 의상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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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5. 베터 어 위도우_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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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여인 로사 미니티(비르나 리지) 주변의 남자들이 하나둘씩 죽음을 맞는다는 내용의 블랙 코미디. 비르나 리지는 차세대 '마릴린 먼로'를 찾던 할리우드 프로듀서들의 눈에 띄며 1960년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한 이탈리아계 여배우다. 그녀는 형형한 푸른 눈과 늘씬한 몸매로 당시의 짙은 눈 화장과 마이크로미니 스타일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코스튬 디자이너 아드리아나 베르셀리가 웨딩드레스마저 마이크로미니로 제작한 이유는 그 때문인 듯. 삐딱하게 선 리지의 모습에서 은근한 자신감이 내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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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6. 페넬로피_1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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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난 남편 제임스(이안 베넨)의 관심을 끌기 위해 페넬로피(나탈리 우드)는 '지방시' 수트를 입고 남편의 은행을 턴다. 1960년대는 미니스커트와 밝은 컬러 그리고 그래픽 패턴과 특이한 소재가 오트 쿠튀르 패션에 영향을 미친 시기. 코스튬 디자이너 에디스 헤드는 유행에 민감한 페넬로피의 패션 감각을 웨딩드레스에도 십분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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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7. 어느날 밤 생긴 일_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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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출한 재벌가의 상속녀 엘리(클로데트 콜베르)와 평범한 신문기자 피터(클라크 게이블)가 우연한 사건으로 동행하며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 티격태격하던 끝에 피터가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한 엘리는 집으로 돌아가 다른 남자와의 결혼식을 준비한다. 코스튬 디자이너 로버트 칼로치의 웨딩드레스를 입고 숲의 요정처럼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콜베르. 극중 피터를 떠올리며 우수에 찬 그녀의 표정이 드라마틱한 분위기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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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8. 가을의 전설_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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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드로우 삼형제의 몰락을 그린 대서사시. 1차 세계대전에서 막내가 전사하자 둘째 트리스탄(브래드 피트)은 죄책감에 바다로 떠나고, 첫째 앨프레드(에이단 퀸)는 막내의 약혼녀 수잔나(줄리아 오몬드)와 대신 결혼한다. 수잔나는 내심 트리스탄을 기다리지만, 그의 자유로운 영혼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 원치 않는 결혼만큼 잔인한 상황이 있을까. 야심가 앨프레드의 단정하고 완고한 성품을 반영하듯 완벽하게 치러진 결혼식에서 수잔나의 눈빛만이 허망하게 흔들린다. 그녀의 순결한 웨딩드레스는 코스튬 디자이너 수잔 베커의 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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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9.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_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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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의 결혼식을 쫓아다니느라 정작 자신은 운명의 상대를 찾지 못한 찰스(휴 그랜트). 우연히 친구의 결혼식에서 만난 매력적인 여인 캐리(앤디 맥도웰)와 하룻밤을 지내지만 그녀는 언약도 없이 떠나버린다. 세월이 흘러 캐리를 다시 만나지만 그녀는 이미 영국의 정치가와 약혼한 상태. 찰스는 우울한 마음으로 그녀의 결혼식에 참석한다. 껍데기뿐인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을 거치며, 예식이란 진심 없는 형식임을 보여주는 영화의 주제에 맞춰, 코스튬 디자이너 린디 헤밍은 호화로우나 아름답지 않은 웨딩드레스를 캐리에게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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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신부의 아버지_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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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외동딸 애니(킴벌리 윌리엄스)가 결혼을 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하자, 조지(스티브 마틴)는 신경과민에 빠진다. 사위는 도둑놈처럼 딸을 채가려 하고, 웨딩 플래너는 남의 집 기둥을 뽑으려 드니, 조지로선 감당하기 힘든 현실. 그래도 화사한 드레스 차림의 애니를 보는 순간 울분은 눈 녹듯 사라지고 조지의 눈에는 왈칵 눈물이 고인다. 코스튬 디자이너 수잔 베커의 정갈한 웨딩드레스가 어느덧 숙녀가 된 애니의 성숙한 모습을 돋보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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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프린세스 다이어리 2_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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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범한 여고생 미아(앤 헤더웨이)가 유럽의 작은 나라 제노비아의 공주로 거듭난 1편 이후 5년. 그녀는 이제 제노비아의 여왕이 되기 위해 30일 이내에 결혼해야 한다. 하지만 왕위를 노리는 간신들 틈에서 제대로 된 신랑감을 찾기란 쉽지 않다. 코스튬 디자이너 게리 존스의 오프숄더 새틴 드레스를 입고 환하게 미소 짓는 앤 헤더웨이. 웨딩드레스의 네크라인을 따라 수놓인 레이스와 진주 장식 그리고 7부 소매가 사랑스럽다. 티아라 진주 귀걸이의 작은 반짝임과 스커트 뒤로 길게 늘어진 베일의 느린 움직임이 로맨틱한 분위기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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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런어웨이 브라이드_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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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릴랜드의 작은 마을에 사는 발랄한 아가씨 매기(줄리아 로버츠). 그녀는 세 번의 결혼식에서 주례사가 시작되기 전에 도망친 전력이 있다. 신문기자 아이크(리처드 기어)가 그녀의 이야기를 신랄한 칼럼의 소재로 삼으면서 둘은 앙숙이 된다. 영화에서 무려 다섯 번의 결혼식에 입장하는 매기 때문에, 코스튬 디자이너 앨버트 월스키는 다섯 벌의 웨딩드레스를 제작해야 했다. 툭하면 창문을 넘고, 말을 타고, 심지어 치마 끝에 시동을 얹은 채로 달리는 그녀. 그래서 보다 질긴 옷감을 찾아야 했고, 캐릭터의 소박한 성품을 살리기 위해 다섯 벌을 모두 비슷하게 보이도록 하는 센스도 잊지 않았다고. 그의 노고로 완성된 오프숄더의 새틴 드레스. 풀어 내린 머리와 야생화 부케가 청초한 조화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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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섹스 앤 더 시티_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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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섯 시즌으로 종영된 동명 TV 시리즈에서 만남과 이별을 반복해 온 캐리(사라 제시카 파커)와 미스터 빅(크리스 노스). 꿈에 그리던 결혼식 당일, 캐리는 '비비안웨스트우드'의 웨딩드레스를 한껏 뽐내며 식장으로 향한다. 금빛이 감도는 아이보리 컬러의 코르셋과 광택 있는 호박단 재질의 풍성한 스커트 그리고 날렵한 네크라인이 한눈에 화려하다는 인상을 주는 드레스. '완벽한 결혼식'에 대한 그녀의 환상을 그대로 옮긴 듯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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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맘마미아!_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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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을 앞둔 그리스의 섬 처녀 소피(어맨더 시프리드)는 아빠의 손을 잡고 입장하는 완벽한 예식을 꿈꾸며, 엄마 도나(메릴 스트립)의 일기장을 단서로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빠를 찾아 나선다. 소피의 결혼식이 푸른 그리스의 풍광과 어우러지길 바란 코스튬 디자이너 앤 로스는 웨딩드레스에 은은한 하늘빛과 물결치는 레이어 장식을 더했다. 바닥까지 늘어뜨린 스커트와 빈티지 느낌의 레이스로 마감된 밑단 그리고 엠파이어 스타일의 리본 장식으로 소피의 로맨틱한 취향까지 반영한 그리스식 드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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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신부들의 전쟁_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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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적부터 아름다운 신부가 되는 순간만을 도란도란 얘기하며 죽마고우로 지낸 리브(케이트 허드슨)와 에마(앤 헤더웨이). 26세가 되어 예비 신부가 된 둘은 꿈에 부풀지만, 착오로 같은 날 예식을 치르게 되면서 불타는 라이벌 의식이 감돌기 시작한다. 처음에 에마가 골랐던 베라 왕 드레스를 차지하는 승자는 리브. 일일이 수작업한 클래식한 느낌의 드레스가 영화를 위해 제작됐다. 대신 에마는 엄마가 물려주신 빈티지 드레스를 선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