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외식기업 국내 진출 잇따라 |
일본기업의 직접투자방식 증가·본토 맛으로 무장 |
신규 브랜드 폐점도 늘어…시장 낙관론은 시기상조 |
국내에 일본 외식기업이 직접 투자하는 방식의 브랜드가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이는 국내시장에서 일식이 대중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일본 최대 이자카야 브랜드 ‘시로키야’(白木屋)가 본사인 몬테로자의 직접 투자방식으로 강남에 상륙했다. 이전인 2009년도에는 일본 유명 라멘 전문점 ‘아지센’(味千)이 본사 스게미쓰산업의 투자로 홍대에 입점했다. 일본의 유명 스시브랜드인 ‘갓파스시’(かっぱ 司)도 본사인 갓파 크리에이트의 자본으로 지난해 말 부산 해운대에 상륙했다. 이처럼 일본 주요 외식기업들의 직접투자가 크게 증가된 요인은 국내 일식의 대중화 및 대기업의 잇따른 일본브랜드 유입에서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시, 우동, 돈가스로 대표되던 일식은 최근 다양한 일본브랜드의 입점을 통해 커피, 도넛, 피자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으며 라멘, 이자카야 등은 홍대, 강남을 중심으로 외식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대기업들도 외식사업에 참여하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일식을 선택, 다양한 일본 브랜드를 유입시켜 외식시장에 ‘왜색바람’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으로 매일유업은 지난 2009년 일본 와이즈 테이블사와 제휴를 통해 국내에 커피전문점 ‘폴바셋’(Paulbassett)과 고급레스토랑 콘셉트의 피자전문점 ‘더 키친 살바토레 쿠오모’(The kitchen salvatore cuomo) 브랜드를 선보였다. 아울러 오는 8월에 오픈하는 현대백화점 킨텍스점에 일본의 중견 돈가스브랜드인 ‘만텐보시’(滿天星)를 추가로 도입해 운영할 예정이다. 서울우유도 오는 10월 일본 ‘도토루 커피’(ドト-ルコ-ヒ-) 1호점을 론칭하고 외식사업에 참여한다. 이에 앞서 코오롱은 2009년에 슈크림 빵 전문점 ‘비어드 파파’(ビア-ド パパ)를, 농심은 2008년 일본 최대 카레전문점 ‘코코이찌방야’(ここいちばんや)를 들여와 운영하고 있다. 또 서울랜드를 운영하는 한일시멘트는 2007년 WDI 인터내셔널의 ‘카프리쵸사’(capricciosa)와 ‘캘리포니아피자키친’(CPK)을, GS 리테일은 도넛 브랜드 ‘미스터도넛’(ミスタ―ド―ナツ) 등 일본 유명 브랜드들을 운영하고 있다. ● 日, 자기자본으로 한국 진출 ‘봇물’ 특히 일본 기업들의 직접 투자는 주점 브랜드를 중심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일본 주점브랜드 기업들의 직접 투자가 증가된 원인은 크게 일본 내부적인 요인, 국내적인 요인 두 가지로 나눠진다. 일본 내부적인 요인으로는 일본 이자까야 시장의 불황이 영향을 주었다는 분석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외식전문지 닛케이레스토랑(にっけい-レストラン)에 따르면 최근 일본 이자카야 시장은 고령화, 금주 문화 확산 및 인구감소, 소비감소 등의 영향으로 1990년대를 기점으로 급격히 감소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일본 주점브랜드들은 살생모색차원에서 세계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고 그중 이자카야 시장이 활성화된 한국시장을 겨냥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적인 요인으로는 국내 이자카야 시장의 성숙기가 일본기업들의 입점을 이끌고 있다는 평이다. 일본기업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국내 시장에서 이자카야 주점이 자리를 잡았지만 대부분이 메뉴의 난립 등으로 차별화에 어려움을 겪어 시장 정리가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시장이 정리되면 본래의 맛을 강조한 본토 브랜드들이 전통성과 차별화로 그 빈자리를 채우고 큰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 2월 오픈한 ‘몬테로자’가 운영하는 주점브랜드 ‘시로키야’가 대표적인 사례다. 일본에 1800개 이자카야 매장을 직영하고 있는 ‘시로키야’의 한국진출 배경은 이러한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2008년 오픈한 ‘텟벤’(てっ-ぺん)과 2007년 입점한 ‘로바다야(ろばたや) 서울’ 등의 주점브랜드들도 순수 일본 자본으로 설립된 배경은 국내 이자카야 시장에서의 일본 본토 맛에 대한 한국 시장성이 높게 평가됐다. 주점 브랜드의 뒤를 이어서는 일본 라멘 브랜드 기업들의 직접 투자방식이 활발하다. 지난해 말 쓰게미산업은 ‘아지센’(味千)을 홍대앞에 오픈시켰으며 2011년에는 일본 산파치사가 ‘산파치’(三八)를 부산에 입점시킬 예정이다. 라멘 브랜드 진출 역시 이자카야 브랜드와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되는데 홍대 및 강남 등에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일본 라멘 시장이 빠르게 형성되고 있는 만큼 본토의 전통성이 큰 차별화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일본 외식브랜드 성공 지켜봐야 이처럼 일본 외식브랜들의 유입이 증가는 했지만 한국 시장 정착에는 아직 넘어 할 산이 많다는 평가다. 신규 일본브랜드들의 국내 입점이 증가는 했지만 일본의 유명 브랜드들의 폐점 역시 증가됐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운영 중인 일본 브랜드들 역시 매장 출점을 비롯한 경영성과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05년 국내에 진출한 일본의 유명 오므라이스 전문점 ‘오므라이스 테이’(オムライス - てい) 와 다음해 오픈한 ‘포무노키’(ポ ムの樹)는 2008년과 2009년 국내 시장에서 철수를 단행했다. 수제 버거 시장에서 두각을 보였던 일본 ‘프레쉬니스버거’(フレッシュネスバ-ガ-)도 지난해 국내 사업장을 커피전문점 할리스를 운영하는 할리스F&B에 모두 매각시키고 국내 시장에서 백기를 들었다. 현재 ‘프레쉬니스버거’ 매장은 ‘프레쉬버거’로 브랜드명이 교체돼 운 영되고 있다. 2005년 도입됐던 카페 ‘프론토’(Pronto)도 2008년 철수를 한 상황이다. 경영에 고전하고 있는 브랜드로는 썬앳푸드가 일본 페퍼푸드사를 통해 도입시켜 2007년 에이제이푸드로 매각한 ‘페퍼런치’(ペッパ ランチ)를 들 수 있다. 페퍼런치는 초반 5개의 매장을 넓히며 공격적인 마케팅전략을 펼쳤지만 현재는 코엑스점 한곳만 운영 중에 있다. 한일시멘트가 2007년 도입한 ‘카프리쵸사’(Capricciosa)도 현재 강남에 매장을 한곳만 운영하고 있으며 매장 확대와 관련해서도 이렇다 할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가 같은 해 동시에 오픈시킨 ‘캘리포니아피자키친’(CPK)도 다음달 4호점을 출점시킬 예정이지만 점포 확대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세계적인 일본 커피브랜드인 UCC커피를 운영하고 있는 우메시마컴퍼니사의 커피전문점인 ‘카페라’(カフェラ) 역시 2002년 자기자본을 투입시켜 오픈을 실시했지만 현재 신사동에 매장 1곳만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의 경우는 2001년 자사 커피브랜드인 ‘크레이튼스’(Craightons)를 오픈시켰지만 2003년 한국시장에서 철수를 단행한바 있다. 이밖에 일본식주점 하이카라야(ハイカラヤ), 쯔루하시 후게츠(鶴橋風月), 가젠(がぜん), 로바다야(ろばたや) 서울, 텟벤(てっ-ぺん)도 현재 매장 운영은 4개 미만으로 이들 외식 브랜드들은 모두 일본의 명성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한국시장 이해부족이 가장 큰 장애요인 일본 외식기업들의 한국시장의 잇따른 철수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우선 식자재에 대한 문제가 점포수 확장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는 분석이다. 국내에는 현재 다양한 이자카야 브랜드들이 운영 중에 있지만 일본 현지 맛을 느낄 수 있는 브랜드들의 매장 수는 비교적 적다. 이 때문에 국내에는 일식 본토 식자재를 소품종으로 수입해 유통하는 업체가 적다. 실제로 일본식 마요네즈, 한뺀(일본식 오뎅: はんぺん) 등 70여 가지 주요품목은 한국의 ‘모노마트’ 한 업체에서 독점으로 수입을 체결해 판매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의 식재료 수입통관 절차도 까다롭고 본토 식재의 공급업체도 적다보니 일본 ‘본토의 맛 고집’은 오히려 원가율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과 한국과의 높은 환율차이도 식재료의 원가상승에 더욱 영향을 주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현지에서 중요한 성공요인이 됐던 가격 경쟁력은 국내시장에서는 상실된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로열티 부담까지 생기면서 일본의 저가 브랜드가 국내에 와서는 중고가의 레스토랑으로 변하고 있다. 또 국내 외식업체들이 일본 브랜드를 들여올 때 레시피뿐 아니라 인테리어와 서비스 등까지 함께 들여오는 경우가 많은데, 저가 브랜드에 맞춰진 인테리어와 서비스 수준으로 중고가 레스토랑을 운영하다보니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떨어지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1998년 철수한 덮밥 브랜드 ‘요시노야’의 경우 일본에서는 저가 콘셉트의 레스토랑이었으나 국내에 들어오면서 중고가 브랜드로 탈바꿈 됐다. ‘프레쉬니스 버거’의 경우도 일본에서는 대중적인 버거로 성공한 반면 한국에서는 1만원 이상의 높은 가격의 고급버거로 변신, 결국 이들 브랜드들은 폐점이라는 ‘고배’를 마셨다. 이 때문에 일본 본토 식자재의 활용을 위해서는 시장의 성장이 더욱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외에도 브랜드 고유의 가치 상실 등을 실패요인으로 꼽고 있다. 일본에서 성공한 대부분의 외식기업들은 전통성, 장인정신과 소박함, 자연친화적 분위기 등이 중요하게 작용이 되는데 국내에는 그런 문화 전달 없이 오직 상품만 전달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식자재 전문가들은 “현재 국내 외식시장 역시 현지화가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에 본토의 맛을 고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 시장의 이해가 우선이 돼야 한다”며 “하지만 서비스와 마케팅 등이 훌륭한 일본 외식기업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공격적인 경영을 펼친다면 한국 외식기업들 역시 이들 기업 못지않게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선보일 것일 만큼 일본 기업의 유입은 결과적으로 한국 외식시장의 성장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외식업계 관계자들은 “기존에 폐점한 일본 브랜드들 대부분은 한국 시장에 대한 이해력이 부족한 브랜드가 대부분이었다”면서 “한국 시장의 틈새를 겨냥하는 것이 만만치 않은데 최근 오픈한 시로키야, 갓파스시, 아지센 등은 모두 현지 경영진들이 한국에서 직접 경영을 하고 있는 만큼 한국기업이 비교적 월등한 입장에서 운영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 외식 중견기업인 A사와 M사 또 다른 A사 등이 일본 외식기업들과 브랜드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일본 외식기업의 국내 상륙은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유진 기자 yujin78@ |
자료출처 - [식품외식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