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도 얼었던 주말, 갈곳은 딱 한군데 밖에 없더라...
시베리아 와일드 호랭이가 매섭긴 매섭다.
주말 날씨 -16도의 강추위에 예보가 있고, 토요일부터 매서운 날씨에 거실창문은 기온차로 인해 얼음까지 얼어버렸다.
서해와 남해, 그리고 제주지방은 폭설주의보가 내려진 요즘 날씨, 더욱이나 주말에 이러면 서울에서는 갈곳이 마땅치 않다.
물론 고글쓰고 할 수 있는 스포츠라도 있으면 모를까, 겨울스포츠 배우는 것은 영 젬병이라서리...
일요일아침 떼굴떼굴 굴러 커피 한잔씩을 마시고는, 저번주에 봐서 내용을 다 알고 있는 1박 2일 재방을 보고, 동물농장보면서 옆에 퍼질러 자고 있는 강쥐녀석들 괜시래 쓰다듬어도 주고, 서프라이즈까지 보고나니, TV도 재미난것이 없다.
미드도 하도 봐서 낮시간에 보려니, 긴장감도 없고....
그래서 날씨도 그런데 후끈 몸이나좀 뎁히려 가기로 했다.
불린김에 간만에 때도좀 퐉퐉 밀고...
대충 점심을 먹고서는 오후 2시가 넘어서 포천에 있는 내촌참숯가마찜질방으로 출발을 했다.
전날 끓여놓은 겨우살이와 당귀를 넣은 약초물도 챙긴다.
땀흘리는데 수분보충은 필수닌까...
한산한 도심을 벗어나 베어스타운을 지나가는데,이 날씨에도 자빠져가면서 겨울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인자 저거 배워서 두어번만 눈밭에 자빠저도 난 아마도 골병들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추위를 싫어하는데....
집을 나서면서 참숯가마에 온다고 이빨만 닦고, 세수도 않하고 부시시 온지라
뿌옇게 품어져 나오는 숯가마의 연기통을 보니 벌써부터 뜨거운물에 좀 씻고 싶어진다.
그리고 "음메 좋은거..." 소리가 저절로 나오는 황토방에 들어누워서 등작좀 노곤노곤하게 지지고 싶어지는 맘이 굴뚝같다.
머한다고 자꾸 그 벽은 기어올라가시는지....
내촌참숯가마 주차장에 들어서니 규머가 크긴 정말 크다.
찜질방 내부는 잘 모르겠고, 부지자체가 큰데, 여기저기 쌓아둔 참나무에 사방으로 깍아지른 절벽이 돈꽤나 좀 들였겠다 싶다.
주차를 하고서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안쪽 깊숙히 멀리서 보이는 빙벽이 눈에 들어왔다.
헐~~~ 뉘, 빙벽타기를 하고 있다.
찜질방으로 들어서야 하는데, 생각지도 못한 광경이 궁금해져서 자꾸만 빙벽쪽으로 한참을 걸어들어가게 된다.
아마도 일부러 조성한 빙벽인것 같은데, 이런걸 언제 가까이 본적이 없으니, 규모가 어찌 괜찮은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하튼 내가 보기엔 무지 높다.
날씨가 야외에서 10분정도만 서있어도 손가락, 발가락은 기본으로 꽁꽁 얼어붙고
조금이라도 바람이 부는곳엘 가서 얼굴을 내밀었다가는 칼맞을 정도로 매서운 이 날씨에, 참 대단들 하시다 싶다.
좀 방정맞은 소리지만 오는길에 뉴스를 들었는데, 설악산쪽에서 빙벽타다가 않좋은일이 생겼다는 내용이 순간 떠오르면서 조심하라고 소리라도 질러주고 싶은 맘이 생기기까지 한다.
취미생활....저 싫으면 절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끼게되는것 같다.
조금 가까이 다가서니, 아래쪽에서 줄을 잡아서 지켜봐주는 사람이 있는것을 보니 아마도 2인 1조인듯 싶다.
동호회에서 같이 오셨나 본데, 여느 한분은 시범을 보이시기도 하는 모습이다.
그렇게 줄 하나에 몸을 의지를 하면서 송곳을 꽂고, 발 디딜곳을 찬찬히 찾아 올라가는 모습이 지켜보는 사람입장에서는 오금이 절인다.
찜질방은 이젠 안중에도 없고, 어디까지 저렇게 올라갈까 궁굼하기도 하고, 또 혹시나 걱정이되면서도 아찔하기도한 빙벽타기를 얼음위에서 있는 사람보다 더 긴장된 모습으로 올려다 보고 있다.
고것좀 구경하고 서있는데도 손가락 아파올정도로 춥다.
이런날 손발이 내 맘대로 말을 듣지 않는데, 진짜로 아차 한순간이다.
물론 안잔정치가 되어있기는 하겠지만, 여하튼 난 그저 구경하는걸로 만족을 하련다.
응원이나 해주고....
저 붉은 기운이 내장 깊숙히 들어갔을까남...
한참을 구경을 하다 결국 추위를 참지를 못하고 숯가마로 들어섰다.
여기오기전에 장흥쪽으로 갈까 고민을 했었는데, 와보니 한가지 아쉬운점은 숯가마에서 나오면 밖에 바람을 막아주어야 하는데 땀 흠뻑빼고는 고스란히 찬바람에 노출이 되어서 잘못하다가는 감기에 더 걸리겠다 싶다.
숯가마 매니아들의 동굴속 잡담을 귀담아 들어보건데, 장흥가마골랜드는 그렇지 않다고도 하궁,
또 여느 봉고차부대는 머그리 남자사람, 여자사람에 대한 호기심들이 활활 타오르시는지 은근 눈쌀도 찌뿌리게도 하고, 여하튼 주말인지라 각동굴마다 사람들은 숯 구을때 넣는 참나무마냥 빽빽히 들어차 있다.
그리고 숯가마 초짜들 당연 제공되는 수건을 기대했건만, 탕과는 달리 개인수건을 챙겨와야 한다고...
한쪽 구석진 곳에 두리 멀뚱멀뚱 마주보고 앉아서, 소매로 연신 흐르는 땀을 닦으며
"우리 수건장사하는 거 맞지!!"하는 어이없는 눈마주침도 해본다.
끓여온 물을 마셔가며, 시간이 지나니 나름의 엉덩이 비비고 들어앉기도 되고, 모공이 쫙쫙 열리면서 목덜미부터 흘러내리는 땀방울이 그동안 쌓아놓은 독소이려니 싶은것이 내몸에서 나가는 것인데도 다빼줘도 아깝지 않겠다.
아침이면 "아흐~~" 개운하고 가벼운 솜털같은 내일을 기대해보면서...
후끈땀도 빼고, 생각지도 않는 빙벽등반도 보고, 6시가 넘어서 숯가마를 나선다.
저녁이 되어도 추위는 가실줄 모르고, 배는 고파오고해서 주변에 맛난집을 찾아 나서본다.
(주변 볼거리)
포천 주말여행/작품전시관과 천주호의 진한옥빛을 볼 수 있는 포천아트밸리 (http://blog.daum.net/da0464/454)
포천 주말여행/세월과 풍류를 발효시키는 포천배상면주가 산사원 (http://blog.daum.net/da0464/455)
포천 주말여행/주말나들이 향기가득 오감이 즐거운 포천허브아일랜드 (http://blog.daum.net/da0464/456)
포천 주말여행/초여름 광릉 분재 예술공원 둘러보기 (http://blog.daum.net/da0464/463)
(주변 방문맛집)
포천맛집/포천나들이갔다 들렸던 동이손만두 (http://blog.daum.net/da0464/453)
포천맛집/도토리향이 입안에 오래감도는 도토리묵마을 (http://blog.daum.net/da0464/462)
(찾아가는 길)
주소 : 경기 포천시 내촌면 소학리 118-4 T.031-533-6477
첫댓글 /우리 수건장사하는거 맞지/ 빵 터짐 ...어제 내 친구도 포천이 좋다고 하드만 못갔넹...
푸하하하~~ 우리진짜로 얼마나 퐝당했는지요....ㅎ
머하는 집에 머 없다고, 속담이 틀린말이 하나도 없드만요~~~
우와~~ 너무 멋지네요. 추운 겨울날은 이런게 또 묘미네요. 1월중으로 꼭 다녀와야겠어요 ^^
개인 수건은 꼭 챙겨가시길 바래요...ㅎ
우린 나중에는 다른곳을 좀 탐방가 보려구요...3초 삼겹살 이런것도 먹을 수 있는 곳으로 말이죠....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