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도, 다치지 않게 조심 조심 … | |
벽지도배를 업으로 삼고 살아가는 이창배(가명)씨는 어느 날도 평소처럼 신혼집의 벽지 도배를 맡게 되었다. 10여 년째 하는 일이라 도배라면 눈감고도 자신 있던 이씨는 그날따라 깜박 잊고 업무용 사다리를 챙기지 못했다. 풀 먹인 벽지를 천장에 붙이기 위해서는 하는 수 없이 의자라도 딛고 올라가야 했다. 심한 통증과 출혈 불안한 자세로 의자의 등받이에 한쪽 발을 딛고 올라가서 작업을 하던 이씨, 그만 순간에 미끄러지면서 등받이 윗부분에 회음부(음낭과 항문사이의 부위)를 심하게 찧고 말았다. 이씨는 심한 통증과 함께 요도에서 피가 흘러 신속히 응급실로 내원했다. 남성의 요도는 길이와 생김새면에서 여성과 다르다. 여성의 요도는 곧고 그 길이가 짧은데 반해 남성의 것은 음경에서부터 시작하여 회음부를 거치고, 종국엔 전립선을 통과하여 방광에 이르는 비교적 긴 여정을 거친다. 문제는 요도가 회음부를 통과한다는 점에서 생기는데 상기와 같이 회음부를 다쳐 요도를 손상당하는 경우가 간혹 발생한다. 회음부를 지나는 요도를 해부학적으로 구부요도라 부르는데 맨홀에 발이 빠지거나 철봉같은 곳에 회음부를 찧는 경우, 혹은 자전거 등을 타다가 생기는 안장형 손상 등으로 요도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소변이 지나는 길이 다치므로 환자는 배뇨가 곤란하며 때로는 배뇨불능 상태에 다다르기도 하며 회음부의 통증과 출혈을 호소한다. 조금 더 세밀하게 설명한다면 남성의 요도는 위치에 따라 앞쪽의 전부요도와 뒤쪽의 후부요도로 나뉘는데 사례와 같은 경우를 ‘전부요도손상’이라 한다. 그러나 사실 가장 많은 요도 손상의 원인은 후부요도가 다치는 교통사고에서 찾아볼 수 있다. 교통사고의 경우 골반의 골절과 함께 대부분 후부요도가 손상당하게 되는데, 골반의 압통과 혈종 등을 동반하며 더욱 심한 형태의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일단 요도가 손상되면 상황에 따라 치료가 조금씩 달라지게 된다. 요도에 집어넣는 요도카테터가 잘 삽입되면 그대로 약 2주간 유치하여 요도의 복원이 되기를 기다릴 수 있고 시간이 지난 후에 회음부를 통해 손상된 요도를 다시 이어주는 방법을 택할 수 있다. 때로는 배꼽밑에 구멍을 뚫어 그 통로로 소변을 배출시키며 요도의 회복을 도모하기도 한다. 불행하게도 한 번 손상당한 요도는 섬유화가 진행되어 자꾸만 좁아지려는 성질을 띠게 되어 ‘요도협착’이란 병을 덤으로 얻게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요도협착 환자는 내시경을 보며 협착부위를 절개하는 수술을 받기도 하고 주기적으로 요도를 확장시키는 요도확장술이란 시술을 자주 받아야 할 성가신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요도 손상, 병 덤으로 얻는다 결론적으로 요도손상은 당하지 않는 게 좋다. 다른 손상과는 달리 그 후유증인 요도협착, 요실금 등이 배뇨와 관련되어 있어, 차후에도 삶의 질을 떨어뜨려 상당한 불편을 초래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교통사고와 같이 예측 불가능한 경우는 어쩔 수 없더라도, 사례처럼 조금만 조심하면 피할 수 있는 안전사고들은 미연에 방지하여 평생 후회하는 일이 없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