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트너 따라잡기를 추구하면서 비로소 셰이크핸드 유저로서의 플레이 스타일이 정착되어감을 느꼈습니다.
또한 스타일이 잡혀가면서, 그동안 워낙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하여, 자의로 또 타의로 펜홀더와 셰이크를 왔다갔다 하고 블레이드와 러버의 조합 역시 정말 많이 다른 성격의 조합들의 수많은 개체를 사용해오면서, 결국 제 자신의 탁구는 감각이나 플레이 스타일이나 선호하는 용품의 조합 등 거의 모든 면에서 혼돈상태에 있었음을 자각했습니다.
발트너 따라잡기는 그동안 카오스를 지나쳐 라비린토스에 까지 들어가 있던 제 탁구를 정리해준 고마운 작업이었습니다.
저 역시 비로소 제대로 알게 된 제 탁구 스타일은..
주로 전진을 고수하며 수세에 몰려도 결코 보통 중진이라고 칭하는 거리보다 더는 물러나지 않는다.
백핸드 서브를 주로 쓰고 주 득점원 역시 다양한 백핸드 기술이다.
파워와 회전의 절대치보다는 극단적으로 조정하여 다양하게 구사하는 상대치의 변화를 추구한다.
랠리의 마무리 한 방 역시 엔드라인을 뚫는 강력한 한방이 아니라 사이드라인을 끊는 빠른 템포와 깊은 각도의 커브다.
같은 공이 계속 넘어와도 절대 같은 방식으로 두 번 리턴하지 않는다.
서브나 리시브, 기타 모든 공의 회전괴 코스와 길이, 스피드를 다양하게 조절하며 특히 상대의 리듬을 깨는 타구 타이밍 조절을 잘 한다.
대충 이런 내용이네요.
사실 발트너선수는 탁구의 전설, 황제라는 칭호와 함께 여우라고도 불리죠.
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구질과 타이밍과 코스로 상대의 허를 찌릅니다.
제 탁구도 제 자신조차 모르는 가운데 예전부터 늘 그걸 추구해왔고 또 앞으로도 그렇게 되어야 함을 그제야 제대로 깨닫게 된 것입니다.
전진에서의 플레이가 사내답지 못하다고 한 발 더 물러서서 힘차게 맞드라이브 걸고 싶었던 호기를 버리고, 예상을 깨고 타이밍을 뒤흔드는 빠른 블록과 카운터에 집중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드라이브보다 블록과 카운터를 훨씬 더 잘 하는지 그제야 알았습니다.^^
발트너를 추구하면서 탁구에 새로운 즐거움을 느끼던 차에.. 성배를 만나게 됩니다.
성배라는 뜻을 이름으로 가진, 제게는 보물과도 같은 블레이드 '칼릭스'를 얻게 된 거죠.
탁구 스타일과 기술 등이 정착되어가면서 거기에 적합한 용품에 대한 생각도 마음속에 거의 정리되고 있었습니다.
블레이드는 우선 얇아야 했습니다.
타구감의 종류보다는 선명한 타구 감각의 전달이 우선이었고 기본 반발력은 ALL+ 정도.
감싸안기보다는 빠르게 튕기는 게 좋았고 깊은 묻힘보다는 표면의 끌림이 나았습니다.
내가 살짝 놓으면 짧게 떨어지고 강하게 치면 빠르게 나가주는 가변반발력이 아주 심했으면 했습니다.
제 맘속에 있던 그 모든 요구사항들에 칼릭스는 정말 완벽히 부응했습니다.
발트너 센소 카본에 쓰던 헥서 플러스를 그대로 쓰다가 텐존SF를 거쳐 P7에 정착했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양면 같은 러버를 씁니다.
폴리공 시대가 오면서 파워가 높은 몇 블레이드들을 시타하다가 결국 다시 칼릭스로 돌아왔습니다.
러버는 폴리공 때문에 전면만 P5로 바꿔 쓰고 있지만 폴리공에 웬만큼 익숙해졌으니 다시 양면 P7으로 돌아갈 생각입니다.
아디다스가 P7을 더 만들지 않으면 뭐 비슷한 러버를 찾게 되겠죠.
납작한 ST그립을 둥글게 보완하고 헤드 형상도 제가 좋아하는 반다 계란 스타일로 깎아놓긴 했지만 칼릭스는 출시된 직후(정확히는 정식 출시되기 며칠 전부터^^) 지금까지 만 4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이 변덕스런 공룡의 주력 자리를 놓치지 않은 성배와 같은 블레이드입니다.
제 탁구인생 35년에 이렇게 긴 시간 꾸준히 주력으로 사용한 블레이드는 칼릭스가 처음입니다.ㅎㅎ
마지막이기도 바라겠습니다..^^
공룡의 용품 방랑기를 칼릭스로 마무리하면서 그동안, 35년 동안^^ 여러 달 이상 주력으로 썼던 블레이드와 러버 조합들만 좀 열거해보겠습니다.
주력이 아니고 몇 주 함께했던 애들이나 며칠 시타한 애들 모두를 열거하려면 기억도 다 나지 않을 뿐아니라 너무 많아서..ㅎ
대략 꼽아보니 하루 이틀 시타만 한 것들까지 다 치면 약 500 여 종의 블레이드를 사용해 보았고 러버 역시 그 정도 까지는 되지 않아도 200 여 종은 넘는 것 같습니다.
저는 감각이 남달리 예민하고 기억력도 매우 좋은 펀이라 제가 써본 500 여 종류의 블레이드 각각의 타구감각과 성능 특성들을 거의 기억하고 있습니다.
제 옛 주력들은 사용 순서대로..
야사카 패자 + 마크V
버터플라이 파워드라이브FL + 스라이버
버터플라이 일중호 + 임파샬
TSP 오펜시브 ST + 스라이버, 페인트롱 OX
스티가 올라운드 에볼루션 AN + 스라이버, 히야꾸
스티가 올라운드 클래식 FL + 스라이버
스티가 그라파이트우드 FL + 스라이버
버터플라이 게르겔리 FL + 스라이버, 페인트롱2 OX
버터플라이 프리모라츠카본 FL + 브라이스
니타꾸 발트너 멘체스터 ST + 발트너
야사카 가티엥 엑스트라 중펜 + 태키파이어 스페셜, 스라이버
니타꾸 바이올린 중펜 + 라피드 디 텍스
도닉 발트너 센소카본 중펜 + 스라이버 가와츠키, 스라이버EL
버터플라이 크레앙가카본 ST + 테너지05
니타꾸 어쿠스틱 ST + 테너지05
버터플라이 티모볼ALC ST + 테너지05
도닉 발트너 센소카본 ST + 헥서플러스
아디다스 파이버텍익스트림 ST + 텐존sf, P7
넥시 칼릭스 ST + P7
그리고 주력은 아니었지만 많이 관심을 가지고 좋아했던 블레이드들은..
펜홀더:
버터플라이 사이프레스S, 탁심 중펜
다카 스피드70
코쿠타쿠 초특선
니타꾸 바이올린R-H 반전형
TSP 스핀에이스 카본 반전형, 리플렉스5오펜시브 중펜
셰이크:
스티가 오펜시브 클래식, 클리퍼 우드
티바 브와슈치크, 삼소노프알파, H-3-9, 김정훈
아디다스 챌린지포스, 챌린지 스피드, 라딕스 얼티밋, 악셀룸 하이스피드5
버터플라이 키샷, 슐라거, 미즈타니 준, 그루바 카본, 요니에르H, 장지커ZLC
엑시옴 푸가
DHS TG7AL, 천극(TG)825
암스트롱 봉황7
넥시 카보드, 한니발, 아리랑, 피터팬, 리썸, 올람
대략 이 정도네요.
늘 하는 얘기지만.. 용품은 뭐.. 다 좋은 거니까 각자에게 잘 맞는 거 골라 쓰시면 됩니다.ㅎㅎ
길다면 긴 35년의 탁구 인생에 쓸데없는 용품병으로 돈도 수천 쓴 것 같고.. 얻은 게 많다면 또 그만큼 잃은 것도 많은 용품 방랑의 길.
얻은 건 지식과 즐거움, 잃은 건 돈과 실력?^^
이젠 주력만 들고 취미삼아 운동삼아 즐탁하며 용품방랑을 슬슬 접을지, 아니면 계속 새로운 용품들을 맛보며 나름 즐거운 이 길을 계속 갈지 아직도 헷갈리는 공룡입니다.
담배 끊듯 용품병도 이젠 진짜로 끊겠다고 헛 선언한 것만 벌써 몇 번인지..ㅋㅋ
이 오래된 용품병은 제겐 마누라와도 같네요.
즐탁~
공룡
첫댓글 파워와 회전의 절대치보다는 극단적으로 조정하여 다양하게 구사하는 상대치의 변화를 추구한다.
랠리의 마무리 한 방 역시 엔드라인을 뚫는 강력한 한방이 아니라 사이드라인을 끊는 빠른 템포와 깊은 각도의 커브다.
같은 공이 계속 넘어와도 절대 같은 방식으로 두 번 리턴하지 않는다...
이건 원래 발트너 스타일인가요?
넵.
발트너가 회전량이나 파워가 특별히 높아서 최강이었던 게 아니거든요. 상대의 허를 찌르는 변화무쌍한 게임 운영과 좋은 서브, 거기에 매번 달라지는 예측불허의 구질이 더해져 상대를 맥빠지게 만드는 선수였습니다. 발트너의 스타일은 정해져 있지 않고 상대에 따라 바뀌었습니다만 그래도 기본적으로는 전진에서 빠른 박자의 각도 깊은 드라이브를 구사하는 공격형 올라운더였죠.
@공룡 백문이 불여 일견이라고..
혹시 자주보시는 동영상 있으시면 추천 부탁드려도 될까요?^^
@슈미아빠 jw 유튜브에서 WALDNER 검색하면 참 많이 나옵니다.
그 중 발트너의 영상만 200개 모아놓은 열혈팬의 채널이 좋더군요.^^
베스트 플레이, 하이라이트 등의 편집 영상 만으로는 진정한 발트너를 볼 수 없죠.
풀 게임을 다 봐야 그의 게임 운영 능력이 보입니다.
게임마다 급하지 않은 느린 호흡으로 상대에게 적응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공룡 요즘 블럭 잘하시는 분들을 만나면 사이드 라인을 끊는 드라이브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하도 있었는데
마침 좋은 답을 얻게 되었네요...
늦는밤 감사합니다^^;
다른이들의 용품방황은 우스워보이네요...^^ 용품탐험의 끝은 없을것같습니다...
저는 발트너하면 우선 평정심(마음의 평화?)이 떠오릅니다,
어떤 상황, 상대의 어떤 공에도 당황하지 않고 여유있게 자신의 플레이를 펼쳐 나가는 모습은 참으로 우아하고 아름답습니다.
가장 닮고 싶은 덕목입니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100% 공룡님의 플레이 스타일을 동경하는 60대 후반 지역 5부 초보 탁구인 입니다.
언제나 전진을 지키며 블록과 카운터, 플릭과 화 빽 드라이브를 특히 빽플레이에 장점이 있읍니다
공룡님과 용품에 대해 다른점은 감싸안고 깊은묻힘의 얇은 브레이드를 선호 합니다.현재 사용하는 블레이드는 허리케인킹 구형(87g)에 낮은경도의 rubber 을 사용 합니다.
공룡님의 블레이드 추천을 부탁 합니다.
좋은 답변 기다리겠읍니다.
이미 허리케인 킹을 쓰시는데 더 이상 무슨 추천을 드리겠습니까..ㅎㅎ
지금 쓰시는 조합에서 뭔가가 맘에 안 차신다면 분명 '낮은 경도의 러버' 탓일 겁니다.
감싸안는 블레이드를 좋아하시고 허킹으로 전진 플레이를 하신다는 건 중국풍 조합이 어울린다는 뜻이니 러버의 경도만 높여줘도 감각이나 성능이 훨씬 살아납니다.
만약 너무 잘 나가는 게 싫어서 낮은 경도 러버를 택하신 거라면 높은 경도면서도 잘 튀지 않고 잡아주는 러버를 조합하시면 됩니다.
TSP의 트리플 파워 정도면 허킹 포어 쪽에 매우 좋을 겁니다. 약 50~55도의 중국풍 약점착 러버입니다.
백쪽엔 트리플 스피드. 45도 정도의 트리플 버전입니다.
@공룡 트리플 시리즈는 요즘 기준으로는 참 안 나가는 러버입니다.^^
힘드실 것 같으면 높은 경도의 스펀지를 채택한 러버들을 찾아서 조합해보시길 권합니다.
허킹 같은 목판의 특히 포어핸드 쪽에는 높은 경도, 독일식으로 50도 이상의 러버들이 잘 어울립니다.
포어 쪽 경도를 높이면 그 영향으로 백 쪽의 파워도 보강되지요.
빠른 답변 너무 감사 합니다.
티바 아우루스 흑맥 소유하고 있읍니다.
포어핸드에 사용해보겠읍니다.
감사합니다.
아우루스도 좋죠. 스피드가 살짝 빠를 수도 있겠지만 편히 쓰실 수 있으실 거에요.^^
공룡님 혹시 익스트림과 칼릭스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알수 있을까요? 전중진에서 네트 플레이와 전진 드라이브 쇼트 블럭등을 하려고 하는데 좀더 날카롭고 손에 전달되는 느낌이 좋은 블레이드를 찾고 있습니다.. 조언부탁 드립니다.
파이버텍 익스트림과 칼릭스의 공통점은
특수소재로 얇은 카본을 사용했다
걸고 때리는 기술을 구분해 사용할 때 좋다
가변반발력이 있다(반발감각이 높다)
중후진보다는 전진 플레이에 더 좋다
공의 무게나 파워보다는 박자와 속도로 승부한다
묻힘보다는 끌림 위주로 세팅되어 있다
얇은 두께로 감각 전달이 좋다
가격대가 비슷하다^^
둘의 차이점은
익스트림은 칼릭스보다 두껍고 빠르고 단단하다(익스트림은 off+, 칼릭스는 all+)
표층이 다르다(익스트림은 중심과 특수소재층이 단단하고 표층이 부드러운 히노끼, 칼릭스는 중심이 버닝한 탄탄한 목재고 부드러운 극박카본 위에 단단하고 얇은 표층)
익스트림보다 칼릭스의 타구감이 낮고 울림이 많고 징징거린다
익스트림보다 칼릭스의 반발감각이 월등히 높고 가변반발력 역시 매우 높다
그립이 다르다(ST 기준, 익스트림은 둥근 단면, 칼릭스는 각지고 가는 단면)
헤드 크기와 모양이 다르다(익스트림은 작은 계란형의 헤드로 디콘과 거의 같은 크기, 칼릭스는 레귤러 크기지만 각진 스타일의 넓은 헤드)
문의하신 플레이 스타일에는 둘 다 잘 어울립니다. 엄밀히는 칼릭스가 더 어울립니다.
차이점이라면 같은 전진 플레이를 하면서도 파괴력과 스피드가 우선이 되면 익스트림이 낫고 컨트롤과 변화가 우선이 되면 칼릭스가 낫다는 점입니다.
거기에 중점을 두고 고르시면 됩니다.
@공룡 칼릭스 2는 어떤가요? 칼릭스와 비슷한가요? 혹시 수비적 (갑작스런 공격이나 강한 공격에 대한)쇼트나 블럭 능력은 비슷한가요? 요즘 쇼트나 블럭이 예전 같지 않아 고민입니다 ㅡ,.ㅡ
@언젠간마롱껌딱지 칼릭스2는 칼릭스와 다릅니다.
스피드만 업된 게 아니라 기본 성향이 다릅니다.
칼릭스는 전진에서 버티며 다양한 기술을 구사하면서 날카로운 짧은 드라이브를 걸게 되는데 칼릭스2를 들면 (제 경우에는) 자꾸 물러나면서 세게 '때리게' 되더군요.
하도 많은 용품들을 써보다 보니 각 용품들이 추구하는 플레이 성향들이 금방 파악되어 제 플레이도 금방 그렇게 되는데^^ 칼릭스2는 전진용이 아니라고 느껴집니다. 전진에서 다양하게 쓰기엔 비거리가 너무 길게 나오고 강합니다. 제게는 카보드보다도 더 부담스런 파워였습니다.
단, 수비스타일의 블록은 좋습니다. 상대 힘을 잘 흡수해 죽여줍니다. 그건 칼릭스와 같습니다.
@공룡 아 그렇군요... 장지커 ALC 쓰는데 전면 MX-P 후면 FX-p 쓰는데.. 비스카리아 쓸때는 승률도 좋고 할만 했는데 블레이드와 후면 러버를 P3 에서 바꾼 이후 승률이 거의 0 가깝고 뭔가 오버 스럽고 블럭은 완전히 겨우겨우 받아지고... 완전 슬럼프에 빠져서리... 뭔가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수비성 블럭이 안되니 겜이 안되네요....
@언젠간마롱껌딱지 블레이드야 어차피 같은 거니까 차이가 난다면 개체 차이일 거구요.. 러버를 P3에서 FX-P로 바꾸셨으니 게임이 힘드실 수밖에 없죠.^^ 너무 다른 걸로 가셨네요. P3에서 위화감 없이 넘어가시려면 헥서 플러스나 퀀텀S 정도로 하셨으면 좋았을 텐데요.
@공룡 네 감사합니다 이번기회에 그립도 ST로 바꿀겸 (FL을 고집 했지만 손에서 노는 느낌을 지울수 없더군요 어느회사 제품이라도) 컨트럴과 임기웅변에 강하고 코스 공략에 날카로우면서 갑작스런 수비에 좀더 수월한 블레이드를 찾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언젠간마롱껌딱지 그건 당근 칼릭스죠^^
딱 그 이유로 제 주력인걸요
@공룡 그럼 혹시 칼릭스 전후면 러버 추천 해주실수 있나요? 아 혹시 칼릭스 ST 그립은 어떤 모양 인가요? 그립감이 어떤지 ..
@언젠간마롱껌딱지 이미 제 글에 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