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봉산(五峰山)을 왕송호수(旺松湖水)에
1호선 당정역에서 출발하여 의왕시청 뒷편에 있는 오봉산(205m)으로 향합니다. 용인시에 있는 백운산(567m)으로의 계획은 다음으로 미루었습니다. 하늘에는 낮은 구름이 군데군데 하늘을 가리기도 하지만 전형적인 완연한 봄 날씨입니다. 위짜추 패노우 서류바 조단서 씨모우 까토나 오늘의 동행자들입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오봉산을 오르고 근처에 있는 왕송호수를 한바퀴 걸을 예정입니다. 산행들머리에는 생각지도 않은 대나무 숲의 상큼한 기(氣)를 맛볼 수 있습니다. 쭉 뻗은 대나무의 꼿꼿한 모습은 냉정함이 묻어납니다. 오르는 곳곳에 진달래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여 늘어진 노객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덜어주고 있습니다. 산세에 비하여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바위들의 풍채는 깊은 산의 기풍을 보는 듯 합니다. 단숨에 오봉산 정상을 밟으니 의왕시 시가지와 모락산이 시야에 잡히고 서울구치소도 발아래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는 광주산맥이 구릉성(丘陵性) 산지(山地)를 이루며 동쪽으로는 청계산(429m) 국사봉(540m) 바라산(428m) 백운산(567m) 등의 400~600m의 높은 산을 이루고 서쪽으로는 모락산(385m) 오봉산(205m) 구룡산(146m) 등이 파노라마를 이루고 있습니다. 의왕시는 백제의 영토였으며 예로부터 민속씨름의 힘과 기(氣)를 겨루던 곳이기도 합니다. 다섯 봉우리의 오봉산은 다섯 정승이 한 가문에서 태여난다는 오봉산 설화도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오봉산의 명물인 병풍바위가 자리하고 있는 곳으로 하산을 합니다. 준비해 온 간식을 먹으며 아담한 병풍바위의 암기(岩氣)를 노구(老軀)로 끌어들입니다. 왕송호수는 버스로 이동하여 왕송못길로 들어섭니다. 왕송호수(旺松湖水)는 경기도 의왕시 남부, 황구지천 상류에 위치한 총저수량 207만톤, 제방 길이 640m, 높이 8.2m의 인공호수입니다. 호수 둘레에는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4.2Km의 레일바이크가 설치되어 있어서 가족단위와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도 인기가 좋습니다. 다양한 어종(魚種)과 청둥오리를 비롯한 백로가 서식하는 사철 철새도래지이기도 하며, 조류박물관(鳥類博物館)이 있어서 학생들의 자연체험 학습장으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일렁이는 호수의 물결을 바라보며 호수공원 산책로를 걷노라면 자맥질을 하는 오리들 처럼 덤버덩 몸을 던져보고 싶기도 합니다. 호수로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갈대 부들등의 수생식물로 자연정화를 하고 있습니다. 습지에 있는 홍련 백련 수련 식용련 등도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는 자연생태 관광지입니다. 한켠에서는 까만 비닐을 농기계로 덮어가며 농작물을 파종하는 농민들의 모습도 새롭습니다. 오봉산을 오르고 호수 한바퀴를 돌고나니 그만 걷자는 볼멘소리의 단골 당사자가 투덜댑니다. 시간도 오후 2시 35분이 지나고 셔틀버스에 몸을 싣고 의왕역에서 하차합니다. 마땅한 회식 장소를 찾지 못하고 다시 전철로 금정역으로 방향을 바꿉니다. 역시 금정역은 젊음의 거리로 먹자골목이 서울 여느곳 못지 않게 즐비합니다. 여섯명이 자리를 잡고 무한리필의 豚三肉으로 Alcohol의 정기(精氣)를 벗하여 권주가의 목청은 거리를 흔들고 있습니다. 노인네들 정력(情力)도 주력(酒力)도 성력(聲力)도 엄청나다는 젊은이들의 조명을 받기도 합니다. 토론의 고성(高聲)도 한 몫하며 계속되는 술잔에 권주가는 우정의 성(城)을 두텁게 높게 쌓아가고 있습니다. 아쉬움을 조선족의 양꼬치를 추가하여 주정(酒酊)의 농도를 북돋아 줍니다. 거나하고 기분 좋고 바랄 것 없는 백년지기 노객(老客)들입니다. 끝맺음은 언제나 국가에서 배려해 주는 전철의 주인공이 되어 각자의 보금자리 아내의 안방으로 찾아갑니다. 등산배낭은 꼭 어깨에 둘러 메시고 남에게 선물로 희사하는 행위는 더 이상 금물(禁物)입니다. 전철로 서울 둘레길을 한바퀴 헛 도는 어리석음은 되풀이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그래야 오늘밤도 역시 아내는 웃는 얼굴로 기쁘게 받아 주리라 믿습니다. 노객 여러분 ! 오늘밤도 행복한 꿈으로 나래를 펴봄은 어떠하리요.
2017년 4월 22일 무 무 최 정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