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5/6 인천의 씨게이트 - 고성진강사

[펀스(카페지기)]

2006 5/6 인천의 씨게이트 - 고성진강사

인천의 씨게이트 고성진 강사
Introduction of the Dive shops over 10 year history

제주도 사람인 고성진 강사는 UDT 훈련과 공수부대 군복무를 무사히 마치고 나와서 인천시 부평구에서 아내와 함께 다이브숍 씨게이트(Sea Gate)를 개업했다. 그의 나이 27세 때로 1995년 5월이었다. 그가 군에서 나온 이른 나이에 거침없이 다이브숍을 시작한 것은 바닷가에서 성장한 그의 심성 안에 항상 바다가 들어있었는데다가 군에서 경험한 스쿠바 다이빙이 바닷속에서 휘두를 수 있는 마법의 지팡이를 안겨준 것 같은 자신감을 일으켰기 때문이었다. 씨게이트의 출발은 성공적이었고 부평을 중심으로 인천 지역에 다이빙 인구를 확대시킬 수 있는 영향력있는 구심점이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걸게 했다. 그러나 씨게이트는 IMF를 고비로 상승세가 꺾이는 듯 하더니 그 이후 점진적으로 하강곡선을 그리면서 오늘에 이르렀고 어언 10년이란 세월도 지나갔다.

씨게이트 뿐만 아니라 많은 다이브숍들이 경영난에 부딪친지 오래되었다. 그 원인은 전체적인 사회의 불황에도 있지만 다이빙 업계 내의 파행적인 상거래 범람에 더 큰 이유가 있다는 것을 대개 다 알고들 있다. 정규 시장 시스템 안에 있는 사람들의 시각에서 볼 때 비정상적 거래 관행의 범람이 어느 쪽도 승자가 될 수 없는 ‘쪼그라든 파이’만 남겨 놓았다는 것이다. 많은 다이브 숍 사업자들은 다이빙 시장의 거래 방식이 ‘신사적’인 형태로 돌아와준다면 승산이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안되는 숍을 막상 버리지 못하고 붙잡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씨게이트의 고성진 강사, 이 사람도 프리랜서 강사 시장의 퇴각, 인터넷 시장을 촉발시킬 뿐만 아니라 과당경쟁으로 공멸을 초래하는 공급자 측의 거품가격 취소 이런 것들만 해결된다면...! 소망하면서 힘들게 버티고 있다.


제주도 바다와 함께 자란 고성진
고성진(高聖珍) 강사는 1968년 제주시 삼양동(옛 삼양리)에서 외아들로 태어났다. 서른 아홉 살이다. 삼양리는 자고로 해수욕장이 유명했고 바닷물이든 먹는 물이든 물 좋기로도 유명했다.
그의 집안은 밭농사가 주업이었으며 조부는 골채(삼태기의 제주방언) 생산으로 추가 수입을 얻었는데 골채 만들기에서는 경쟁력이 높았었던지 동네에서 그의 집안을 골채집이라 불렀다.
고성진 강사는 초등학교 6년 기간은 외할머니 집에서 자랐다. 부모가 장기간 육지에 나가서 살다시피해야하는 생업을 했기 때문이다. 중학교 때부터는 어머니와 함께 제주시로 나가서 살았다.

어린 시절에 삼양리 해변은 그의 놀이터였을 뿐 아니라 가끔 맛있는 바다의 간식을 공급해주는 곳이기도 했다. 이 때부터 이미 소살(대나무 작살의 제주방언)에 관한한 꼬마대장이었다. 그의 바닷가 추억은 주로 외갓집 양육기에 형성된 것이어서 그의 마음 속에는 외할머니, 외삼촌, 이모 등 외가 식구들의 사랑이 바다와 함께 깊이 각인되어 있다.

잊을 수 없는 추억 중 하나는 삼양 해수욕장에 여름 시즌이 올 때 마다 외할머니의 부업을 도왔던 경험이다. 해안가 모래지역에 자라는 ‘순부기’라는 나무가 있는데 이 나뭇가지로 간이 벼개를 만들어 해수욕장에서 팔았다. 이 나무는 특이한 향기가 나는데 머리를 맑게 해주며 찜질 때는 효과가 좋다고 소문나 있어서 아르바이트 수입치고는 재미가 있었다. 이렇게 번 돈을 외할머니는 외손자를 위해 다 썼다. 외할머니와 함께 제주시에 나가 구경다니고 먹고하는 재미가 최고였으며 제주시에 사는 이모도 만나 각별한 사랑과 보호를 받고는 했다.

그는 “외갓집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자연을 벗삼아 부족함 없는 시절을 보내서 불우하게 자랐다는 기억은 전혀 없다”고 말한다.중학교(중앙중학교)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는 조그만 가게를 하신 어머니와 함께 제주시내로 나와 살았다. 고등학교는 한림공업고등학교를 다녔는데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으려면 공고가 낫다’해서 선택한 학교이다.

청소년기의 고성진은 공부보다는 ‘잡기’쪽에 관심이 많았다. 불량한 뜻의 잡기가 아니다. 중학교, 고등학교 모두에서 서예부 활동을 열심히 했다. “생긴거답지 않게 서예를 좋아했지요”라고 했는데 왜 생긴거답지 않다고 말했는지 모르겠다. 아마 ‘UDT, 공수부대’ 같은 그의 성장 후 이미지와 다르다는 뜻이겠다.



고등학교 때 또 다른 활동은 브레이크 댄스 동아리 활동이었다. 당시 제주도에서 브레이크 댄스라는 것은 아주 첨단적인 것이었다. 동아리는 선후배 합쳐 6명이었으며 학교 축제 때 마다 공연한 것은 물론이고 한국청소년연맹 주최 도대회에 출전하여 2등에 입상했다.

고성진 강사는 노래에도 소질이 있어 군대에 갔을 때는 내무반 스타가 되기도 했다. 음악에 대한 영향은 어릴 적에 외삼촌에게서 받았다. 외삼촌은 매우 귀했던 휴대용 전축을 가지고 있었으며 팝송을 잘 불렀다. 외삼촌과 그 친구들은 가끔 갯바위에 나가 전축을 틀어놓고 보니엠과 비지스의 노래를 부르며 고고춤을 추었는데 꼬마 고성진도 이 파티에 일원이 될 때가 많았다. 그 때 뜻도 모르면서 따라 불렀던 노래가 댄스곡 ‘Ring My Bell’인데 지금도 이 노래를 부르거나 들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이제 일곱 살인 고 강사의 아들 동호도 이 노래의 팬이라고 한다.

그러나 공부가 아닌 것들 중 그가 가장 좋아했던 것은 운동이었다.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꿈도 체육 교사가 되는 것이었다. 경제적으로는 불가능했지만 그는 볼링과 테니스를 즐길 수 있는 특혜를 친구의 아버지나 선생님으로부터 받았다.

친구 아버지가 볼링장을 운영했는데 볼링에 재주를 보인 아들의 친구에게 공짜 연습을 무제한 허락했다. 중학교 때 고성진의 운동실력을 알아주었던 체육교사가 우연히 고성진이 다니는 고등학교로 전근해 왔다. 체육교사는 고 강사와 같은 동네에 살아서 아주 가까워질 수 있었다. 그 선생님은 테니스 코트가 있는 다른 학교의 체육교사에게 부탁하여 고성진 학생이 이용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었다.

운동신경이 발달한 고성진은 단거리 육상에도 좋은 능력을 보여서 체육대회 진행 중 선수 결원이 생기면 체육교사는 고성진을 대신 출전시키기도 했다. 그를 아꼈던 체육교사는 “너는 레퍼토리는 많은데 힛트곡이 없다”고 말했다. 좀 더 전문적으로 파고들어야 장차 체육교사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충고였다. 체육학과에 붙으려면 전국대회 입상경력도 중요한 것이었지만 소위 ‘예체능계’는 ‘유리한 가정환경’의 뒷받침 없이 입학하기가 어려운 분야였다.

체육교사의 꿈은 그로하여금 두번 재수 공부를 하게 했다. 그러나 꿈은 실현되지 않고 군대에 들어가야 할 나이가 찾아왔다.
다이빙 장면과 검은 베레모 그려진 모병 포스터보고 공수특전단 지원
제주도 바닷가 출신 청년들은 징집에 응하면 80~90%는 다 해병대에 보내졌다고 한다. 체육 교사의 꿈을 접고 병무청에 갔더니 모집기간이 마감되었으므로 두 달 후에 다시 와서 신청하라고 공무원이 말했다. 문을 나섰는데 게시판에 그의 눈을 잡아끄는 멋진 포스터가 보였다. 눈에 확 들어오는 그림이었다.

가까이 가서 들여다보니 공수특전단 하사관 모집 광고 포스터였다. 검은 베레모를 쓴 군인의 모습과 낙하산 그림 그리고 스쿠바 다이빙 그림이 함께 그려져 있었다. “아! 이거다!” 그는 그 자리에서 바로 돌아서서 병무청으로 다시 들어갔다. 그리고 공수특전단 지원서를 써 모병관에게 접수시켰다.

공수부대에 들어간 고성진 강사는 UDT 교육도 수료했다. 전지훈련은 그가 어렸을적에 UDT 부대가 훈련받는 모습을 가끔 보았던 그의 고향 제주도 바다에서 실시되어 감회가 깊었다.

그는 전남에 있는 한 체육고등학교에서 실시된 서류전형과 체력검정 시험에 합격했다가 얼마 지난 다음인 1988년 8월에 논산훈련소에 입소했다.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다음 서울 거여동에서 본격적인 특수훈련을 받게 된다. 공수특전단 훈련이 어렵다는 것은 새삼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고성진 씨는 무창포에서 실시된 해상훈련 기간 중 수영훈련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였다. 수영훈련은 능력에 따라 A~D로 나누어 조를 편성해서 하는데 고성진 씨는 A조에 편성된 것이 아니라 막바로 그 다음 단계인 인명구조훈련조에 편성되었다. “쫄다구지만 수영장에서는 계급에 관계없이 대접 받았다”고 한다.

고성진 씨가 처음으로 스쿠바 호흡을 해본 것은 인명구조훈련 다음인 해상척후조 훈련 때라고 한다. 그 당시 스쿠바 교육은 풀코스 교육은 아니었고 말하자면 맛보기 교육이었었는데 힘들고 긴장된 상황 속에서 빨아본 스쿠바의 공기 맛은 아주 짜릿했다.

고성진 씨는 서울 화곡동 방면에 있는 공수부대에 배치되었는데 운 좋게도 정찰중대에 편성되었다. 정찰중대는 다 합해야 13명 밖에 안되는데 지휘관들이 훈련과정을 지켜보면서 우수한 군인을 골라 뽑는다. 정찰중대가 부러움을 사는 이유는 민간 복장과 두발의 자유가 허락되기 때문이다.

고성진 씨는 군복무 중 그를 긍정적으로 인정해주고 사랑해 주었으며 조언을 많이 해 준 고마운 사람으로 상관이었던 김성철 원사(당시에는 상사)를 잊지 않고 있다.


「UDT 훈련을 받다」
고성진 씨는 군생활을 무난히 잘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90년 4월 경, 대대가 소란스러워지고 있었다. UDT 훈련에 누구를 선발해서 보낼 것인가로 부대가 뒤숭숭해지고 있었던 것이다.
보통 대대 당 1명(여단에 4명)이 UDT에 보내지는데 그 직전에 보낸 UDT 지원병이 퇴교를 당하고 돌아온 것이 문제가 되었다. UDT 훈련을 성공적으로 통과하는 합격율은 50% 이하이므로 퇴교당하는 군인은 많다. 그러나 퇴교 당한 군인은 불명예인 ‘돌아온 UDT’ 닉네임이 붙는다. 그리고 ‘돌아온 UDT’를 발생시킨 부대 지휘관들 역시 불명예가 되며 모르긴 몰라도 진급 고과점수에도 불리한 모양이다. 심지어는 다음 기에 UDT 지원자 TO를 안줄 수도 있어 UDT에 가고 싶어도 못가는 부대가 될 수 있다.

훈련과정 마다 우수한 성적을 보인 고성진 씨가 두말할 것도 없이 선발 대상이었다. UDT 요원이 되면 수당도 올라간다. 그러나 UDT 요원은 장기복무를 해야 한다. 고성진 씨는 장기복무는 원하지 않았다.

고성진 하사가 거부하자 존경하고 있었던 김성철 상사가 조건을 붙여 주었다. 장기복무 서약서는 UDT 훈련을 성공적으로 수료한 다음에 무효가 되도록 취소시켜 주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자기를 믿으라고 말했다. 부대 차원에서 UDT 합격의 명예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게 하는 대목이다.

지휘관들이 고성진 하사에게 거는 기대가 너무 큰지라 그는 더 이상 거부하지 못하고 1990년 5월 19일 드디어 UDT에 입소했다. 그 때 제주도 출신 기간 요원 몇명이 그를 방문하러 와서 “제주도 사람이 UDT를 퇴교 당한 역사가 없으니 단단히 각오하여 제주도의 불명예를 만들지 말라!”고 말했다. 격려해주는 말이었지만 한편으로는 협박같은 것이기도 했다. 고성진 하사는 훈련이 힘들 때 마다 상관 김성철 상사에게 맹세한 약속과 제주도 동향 전우들의 격려를 생각해 내고 힘을 얻었다.

UDT 훈련은 6개월 걸린다. 이 기간 중에 가장 힘들다는 ‘지옥 주 훈련’이란 게 있다. 지옥 주 중에 환자가 많이 발생하며 퇴교 당하는 사람이 발생한다. 늘 젖은 바지로 인해 허벅지 안 쪽이 심하게 쓸려서 상처가 심해진다. 원인이 무엇이든 이틀 만 훈련에서 제외되면 퇴교를 당한다.
고성진 씨는 엎친데덥친 격으로 귀 염증이 나타났다. 귀가 너무 아파서 훈련을 받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 생각이 복잡해졌다. 이러다가 퇴교 당하는 것이 아닐까? 선임교관이 퇴교조치를 고민하기 시작했을 때 그는 절대로 퇴교시키지 말아 달라고 하소연 했다. 이 사실이 자대에 연락 되었다. 김성철 선임하사관이 전화를 걸어 왔다. “죽어도 거기서 죽어! 귀는 빨리 치료될 수 있도록 특별 조치를 취해 주겠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수료해야 한다!”

UDT 6개월 훈련 기간중 힘들다고 하는 지옥주 때의 고성진 강사 모습

선임교관은 일과가 끝나면 진해 시내에 있는 민간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게 해주었다. 고성진 하사는 아픈 귀를 바세린으로 방수시키면서 장거리 수영훈련 기간을 버티어 냈다. 귀는 1주일 치료 뒤에 나았다. 선임교관 한주호 상사와 자대의 선임하사 김성철 상사 두 사람은 어릴 적부터 단짝 친구였기 때문에 서로 ‘작전계획’을 짜서 협력한 덕분에 고성진 하사가 UDT 훈련을 성공리에 마칠 수 있었던 것이다. 함께 교육받은 지원자는 176명이었는데 수료자는 75명이었다. 고성진 강사는 지금도 두 분의 고마움을 잊지 못하고 있다.

후반기 교육은 스쿠바로 하는 훈련이 대부분이었다. 수중폭파 훈련같은 것은 고될 뿐만 아니라 긴장해야하는 훈련이었지만 더블탱크를 메고 물속에서 숨쉬는 시간에는 모든 긴장이 풀리고 환희감을 맛볼 수 있었다. 수중시야가 불량한 내만인데도, 그리고 오리발로 매맞아 가면서도, 스쿠바 장비를 메고 훈련받는 날은 아주 기분 좋은 날이었다. 훈련이 또 즐거웠을 때는 마지막 전지훈련을 제주도에 가서 할 때였다. 그는 초등학교 시절에 제주도 바다에서 훈련받는 UDT 군인들을 보았는데 세월이 지나 그 자신이 그곳에 와 있는 것이었다. 그 바다는 그의 고향일 뿐만 아니라 지형도 잘 아는 곳이어서 즐겁지 아니 할 수 없었다.

고된 UDT 훈련 이야기 속에는 서정적인 에피소드도 있다. 쉬는 시간에 노래를 흥얼거렸는데 교관이 우연히 듣고는 “42번 올챙이! 나와서 정식으로 불러봐!” 명령하는 것이었다(※ 올챙이는 피교육생, 개구리는 UDT 대원을 의미함).

그 노래는 가수 햇빛촌의 ‘유리창엔 비’였다. 이 슬픈 노래는 즉시 고성진을 내무반 스타가 되게 만들었다. 1주일에 세 번은 노래를 불렀는데 장마철에는 매일 불러야 했다. 집을 떠나 혹독한 훈련을 받는 병사들의 눈에 눈물이 고이게 하는 노래였다. 교관은 너무 분위기가 슬퍼지기만 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는지 “신나는 노래도 하나 개발해라!” 명령했다. 그래서 또 불러준 노래가 박성신의 ‘한번만 더’였다. 그의 동기생들은 ‘미스터 유리창엔 비’하면 다 알고 있다.
그는 부대의 명예를 회복시키고 개선했다. 그 후 그는 부대에서 스쿠바 교관에 해당하는 임무를 맡았다. 사체수색인양 임무도 이 때 경험했다. 파주의 한 흙탕물 저수지에 들어가 익사한 군인의 사체를 수색인양했는데 물론 짝다이빙을 했지만 그 때 ‘패닉(panic)이 무엇인지도 배웠다.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더듬어다니며 사체를 찾아야 했다. 짝도 무경험자였다.
사체를 육상조에게 넘겨주고 물에서 나오자 인솔 장교가 두 다이버에게 소주 한 병 씩을 건네 주면서 그 자리에서 단번에 다 마셔버리라고 명령했다. 새벽에 출동한 탓에 빈 속이었는데 소주 한 병이 들어가자 곯아 떨어졌다. 이는 처음 사체 인양을 경험하는 다이버가 쇼크를 일으키지 않도록 예방하는 조치였슴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군복무중 휴가를 나왔을때 제주도 친구들과 함계

민간 다이빙과의 만남
고성진 강사는 부대에서 스쿠바 부문 교관 역할을 담당하게 되면서 모든 관심이 스쿠바 쪽으로 집중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군대의 스쿠바 다이빙은 민간사회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것이었다. 이 시기에 본지(Scuba Diver 지) 한 권을 손에 넣게 되었는데 들여다보니 어리둥절한 것들로 꽉 차 있었다.

우선 BC(부력조절기)의 사진을 보고 무엇인지 궁금했다. 멋져보이기는 하는데 이게 뭘까? 군대에서는 스쿠바 호흡기는 이 세상에서 U.S 다이버스와 데이코(Dacor) 밖에 없는 줄 알고 있었다. 잡지에 나와있는 우정사의 수입품 델타 호흡기 사진은 그의 눈에 쏘옥 들어왔다. 옆에 조절놉이 달려있는 모양도 처음 보는 것이었다. 이 때부터 고성진은 민간 다이버들이 사용하는 스쿠바 장비가 탐나기 시작했다.

고성진 강사는 토요일 일과시간이 끝나면 남대문 시장에 있는 우정사의 슈퍼레이 매장에 나가 시간을 보냈다. 매장에는 휘황찬란한 장비들이 많았지만 박봉의 군인이 소유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구경만 하고 있어도 신기하고 재미가 있었다.

이 시기에 고성진 강사는 우정사에 근무했던 이태진, 홍재선 양 등 여러 다이버들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어렵사리 델타 호흡기도 샀다. 누구보다도 그에게 영향을 준 사람은 부장으로 재직했던 현용부 씨(현재 현스쿠바 장비센타 대표)였다. 현용부 씨는 1970년대 후반에 한국잠수동호회 창립 멤버였고 초대 회장을 지낸 사람으로 우정사에 입사하기 전 오랫동안 스포츠 스쿠바에 심취했던 사람이다. 현 부장은 나이가 훨씬 위라서 어렵기는 했지만 갈 때 마다 친절히 대해 주었고 스포츠 다이빙에 관해서 많은 것을 알게 해 주었다. 현 부장은 늘 “제대하면 스쿠바 디이빙 숍을 해봐라!”고 조언했다.

고성진 중사는 이 시기에 한국잠수협회(KUDA)의 일반 다이버 자격증을 받았고 군인들에게도 민간 사회의 다이버 자격증이 발급되도록 가교 역할을 했다. 그리고 잠수협회가 주최하는 한강정화작업에 1공수 다이버들을 이끌고 단체 참가를 했다. 당시 잠수를 하는 군부대에서 잠수를 배우고 나와도 이들에게는 아무런 인정증 카드도 주어지지 않았었다.
슈퍼레이 바로 옆에 있는 코다스포츠에도 들락거리게 되었는데 이 때 영업부 직원으로 있던 김주성(현 마린뱅크 대표)씨와도 친해졌다. 고성진 강사는 우정사에서 BC도 구입하게 되었는데 사용법은 말로만 설명을 듣고 풀에 가서 사용해 보았다. 그러나 잘 될 리가 없었다. 군대에서 배운 다이빙과 스포츠 다이빙은 뭔가 차이가 크다는 것을 느꼈다.

하소연을 들은 김주성 씨는 김용중 BSAC 강사를 소개시켜 주었다. 특수부대 다이버라는 프라이드를 과감히 버리고 기초에서부터 어드밴스드까지 새로 교육을 받기로 했다. 올림픽 풀에서 고성진 중사는 김용중 강사가 물속에서 오리발을 차는 동작을 보고 “뻑 가버렸다”고 했다. 그 균형 잡는 테크닉이 군대 출신 다이버로서는 흉내도 낼 수 없었다. ‘아! 레저 다이빙은 참 다르구나!’를 절감했다. 그는 김영중 강사에게 어드밴스드 코스까지 끝냈다.

고성진 씨가 강사 자격을 딴 것은 전역한 직후인 ’93년 6월이었으며 KUDA(한국잠수협회) DITC 9기이다. 백상현 씨가 교육위원장이었으며 동기들은 10명 정도였다. KUDA 강사 교육에 참가했을 때 그의 나이는 25세였다. 피교육생들 거의 모두가 삼촌 뻘 이상 되는 다이버들이어서 몸 두기가 불편했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나이 먹은 학생들이 고성진 씨를 두고 ‘저런 어린애하고 동기라니?’하는 생각을 가진 것 같아 보여서다. 고성진 강사는 그 다음 해인 ’94년에 일본의 장비 업체 ‘스쿠바프로 재팬’이 시스템을 만들었고 한국의 썬스포츠가 도입한 SEA 강사 교육도 받았다. 이 교육 브랜드는 업계에서 크게 인정받지는 못했으나 고성진 강사에게는 도움이 되었다. 무엇보다도 군대에서만 다이빙을 배워서 아는 다이버가 거의 없는 그에게 두 번의 강사 교육을 통해 여러 프로 다이버들을 알게 된 것이 보람 있었다.

고성진 강사는 입대한지 4년 6개월 만인 ’93년 1월에 중사로 전역했다. 그리고 먼저 말했듯이 KUDA 강사 자격을 따 두었다. 그는 이미 체육교사가 되는 꿈은 접었으므로 다이빙 강사로 살아갈 방법을 구상하고 있었다. 그는 우선 취직을 했는데 인천에 있는 조나단 레포츠였다. 이 스포츠 숍은 패러글라이딩 전문업체였는데 그는 전역하기 전부터 조나단의 회원으로 가입해 패러글라이딩을 즐기고 있었다.

인연이 맺어진 그 업체는 곧 뒤에 점포를 큰 데로 옮기고 상호도 ‘조나단 스포츠센터’로 확대하면서 스쿠바 까지 취급했다. 그러나 패러글라이딩 쪽에 더 전문성이 강한 업체여서 스쿠바 부문의 비중이 잘 성장하지 못했다.

그는 사실은, 이도저도 안되면 패러글라이딩 실력을 쌓은 다음 제주도에 내려가 활동해보려고 했었다. 그러나 패러글라이딩을 점점 더 깊이 알아가다보니 이 스포츠는 제주도에서는 하면 안되는 사업이었다. 제주도는 바람의 변화가 심해서 위험한 환경이었던 것이다. 그는 스쿠바 다이빙 쪽으로 선택을 좁혔다. 그러자면 패러글라이딩 전문업체에서는 나와야 했다. 이미 그는 스쿠바 숍 개업 절차를 준비해 놓고 있었다. ’95년 5월 약 2년 반 일했던 조나단에 사표를 냈다.

씨게이트 개업
고성진 강사는 1995년 5월 조나단에서 나옴과 동시에 인천시 부평구 갈산동의 한 아파트 상가에 씨게이트를 개업했다.

여기서 먼저 그의 결혼 이야기부터 해야한다. 씨게이트는 창업에서부터 아내와 함께 시작했을 뿐만 아니라 아내도 PADI 강사자격을 획득할 정도로 스포츠 매니아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9년 동안 연애하다가 결혼했다. 고성진 강사와 부인 홍문숙 씨는 동갑이다. 고성진 강사가 대입 재수공부를 하고 있을 때 친구가 주관한 미팅에서 만났는데 홍문숙 씨는 당시 제주간호전문대 1학년이었다. 고 강사는 서울에 있는 부대에 배속되었고 홍문숙 씨도 졸업 후 서울에 있는 병원에 취직하여 기숙사에서 살았으므로 두 사람은 자주 만날 수 있었다. 고성진 씨가 중사로 진급한 다음에는 영외거주의 자유가 있었고 독신자숙소에서 살았으므로 애인과의 만남은 더욱 빈번했다.

홍문숙 씨는 고성진 씨가 군대에 있을 때 이미 스포츠 다이빙에 입문해 있었다. 두 사람이 함께 자주 한 운동은 패러글라이딩이었다. 패러글라이딩은 위험한 스포츠이지만 홍문숙 씨는 고성진 중사보다도 더 잘했다. 무거운 장비를 지고 산에 올라가야 하는 것이 패러글라이딩인데 작은 체구의 애인은 고 중사보다 더 능숙하게 산을 탔다. “체구가 크면 글라이더도 커야 하고 비행중 회전반경도 커지게 됩니다. 그러나 작은 사람은 그 반대여서 회전에도 유리하며 글라이딩을 더 멋지게 탈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은 레저장비를 사는 데만도 돈이 딸렸다. 홍문숙 씨는 화장품을 산다든가 옷치장을 한다든가 하는 일에는 거리가 멀었다. “걸맞지 않게 노는데 돈 다 썼지요” 전철을 타고다니는 수준에서는 패러글라이딩이든 다이빙이든 장비가 크고 무거워서 여간 불편하지 않았다. 그래서 둘이 돈을 쥐어짜 프라이드 자동차도 샀다.

경제적 부담이 있는데다가 패러글라이딩은 위험성 많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자 스쿠바 쪽으로만 가기로 했다. 무거운 장비를 지고 정상에 올라갔는데 바람이 없으면 포기하고 하산해야 하는 것도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여하튼 부부가 씨게이트 개업을 합의한 것은 두 사람이 모두 레저스포츠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고성진 강사의 부인 홍문숙 시도 다이빙 강사이다. 1996년 피지섬에 부부가 다이빙 여행을 갔을 때

둘은 ’95년 2월에 결혼, 5월에 숍 오픈을 했다. 레저를 즐기는데 월급을 다 쏟아부었던 연인들은 남아있는 돈이 별로 있을 수 없었다. 신혼살림은 다세대 주택 전셋방으로 시작했다. 10평 가게를 얻고 승합차도 사고 약간의 장비 상품도 준비하는 데 필요한 자금은 집안의 도움을 받아 마련했다.

그가 곧 만나게 된 딜레마는 강사 자격증의 브랜드였다. 어쩌다가 일본의 다이빙 잡지를 보게 되었는데 광고가 온통 패디(PADI)로 도배되어있다시피 했다. 그 자격증을 따야되는 게 아닌가? 고민되기 시작했다.

(※ 필자 주: 이 이야기는 특정 브랜드와 관련된 것이므로 오해가 일어날 수 있다. 필자가 보기에 고성진 강사는 당시에 국내외에 존재하고 있는 여러 개의 교육브랜드에 대해서 종합적인 지식이 없었다. 세계시장에서는 여러 개의 브랜드들이 경쟁하고 있으며 그 모든 브랜드들을 한국에서도 만날 수 있다.)

결국 김주성 씨에게 찾아가 조언을 청했더니 PADI 코스디렉터 쟌 브린체크 씨의 교육을 소개받기에 이르렀다. ’95년 10월에 PADI IDC를 받았는데 학생은 단 두 명이었다. 다른 한 명은 재미교포 최재승 씨여서 교육 후에 다시 만나지 못했다. 부산 태종대에서 실시된 평가시험은 송호진 코스디렉터가 교육시킨 10여명의 지원자들과 함께 치루었다. 평가시험에서는 수험생들끼리 서로 정보를 주고받고 해서 도움을 받는 일이 많은데 이런 점에서 단 두명의 지원자 뿐인 마이너리티 쪽이 불리했지만 이전에 받았던 강사교육들이 도움이 되어 무난히 합격했다.

씨게이트가 위치한 동내는 부평에서 상권이 좋은 곳은 아니었지만 부평 최초의 다이빙 숍으로서 각광을 받았다. 중소기업 대표나 자영업자들이 많이 찾아왔고 패러글라이딩 활동 때 사귄 인천 사람들도 찾아왔다. 이 시기에 인기가 있었던 활동은 먹거리 다이빙이었다. 먹거리 다이빙이 불법으로 단속되고 있는 현재상황은 다이빙 숍들이 고객을 유인?하는데 큰 장애요소가 되어 있지만 그 때만 해도 고기를 잘 잡아 고객의 입을 즐겁게 해주는 다이빙 숍은 인기가 있었다. 고성진 강사 자신은 회를 먹지 못하는데 회만 떠주고 먹지는 않는 리더를 고객은 더 좋아했다고 한다. 고 강사는 “나는 전생에 인어공주였기 때문에 회를 못 먹는다”고 말했다.

그 다음 단계로 고성진 강사는 해외 다이빙을 경험하기 시작했다. 국내 전문 잡지를 보면 해외 다이빙이 크게 소개되고 있어서 경험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해외 다이빙은 해산물을 잡아먹기는 커녕 수중동식물을 보호하는 사명감을 가지고 해야하는 점에서 국내 다이빙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또 해외 여행이란 것은 여러가지 면에서 안목을 높여주고 사람 자체를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면이 있었다.

부부는 아기를 갖기 전에 해외 여행을 많이 하기로 했다. 다이빙 강사는 원래 자기 돈은 안 쓰고 여행 팀을 조직해서 수익 투어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고성진 부부는 아직은 그 단계까지의 경험이 부족함으로 자비로 해외 여행을 다니는 일이 많았다. 필리핀, 괌, 사이판 같은 가까운 나라는 나중에도 갈 기회가 많다고 판단해서 쉽게 갈 수 없는 곳, 예를 들어 피지나 트럭 같은 먼 곳은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고 부부가 함께 따라 갔다. 부부가 이 정도의 해외 다이빙을 즐길 수 있었다는 것은 씨게이트가 장사도 잘 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제 이 정도 경험이면 회원을 데리고나가도 되겠다 싶을 때가 왔다. 그 동안 그는 해외 다이빙에서 촬영해 온 수중비디오를 열심히 회원들에게 보여주면서 기반을 닦고 있었다.

씨게이트는 개업부터 3년간 장사를 잘했다. 씨게이트 회원들 거의 모두가 수입품 중 가장 고가인 모 업체의 다이브 컴퓨터를 소유할 정도였다. 호황기였던 ’97년 10월에는 아내도 PADI 강사교육을 받았다. 그리고 부부는 2000년에 전셋집이 아닌, 크지는 않지만 매입한 아파트로 이사했다.

부부 강사가 운영하는 다이빙 숍이라서 씨게이트에는 부부 다이버 회원들이 많았다. 그러나 4~5년 지나면서 수입이 위축되기 시작했다. IMF 탓도 있지만 골프 붐이 일어나 중요한 고객들이 골프 쪽으로 돌아선 이유도 컸다. 거기에 더하여 주변에 수영장들이 생기고 덤핑교육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또 강사가 양산되면서 점포없이 교육생을 가르치거나 직장이 있으면서 부업으로 강사업을 하는 프리랜서 강사들이 우후죽순처럼 나타났다. 인터넷 동호회나 쇼핑몰까지 나타나면서는 프리랜서 강사들 까지도 타격을 입을 정도가 되었으니 정규 숍은 말할 것도 없었다.

고성진 강사의 부인 홍문숙 씨가 지원한 PADI 강사교육 평가시험 1997년 제주도에서 열렸는데 고성진 강사는 스텝으로 참가해 부인을 도와주었다.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경영난
다이브 숍들이 장사가 안되는 원인들은 다양하지만 한결같이 호소하는 말은 수입업체들이 프리랜서 강사들에게 도매 행위를 하고 심지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거나 아니면 그 유통과정에 상품을 공급해주는 수입업체들의 원인이 가장 크다는 것이다. 특히 인천은 서울과 가까워서 값 차이가 조금만 나도 서울에 가서 장비를 산다.

유통단계가 붕괴된 현실에 더하여 일부 수입업체들이 높은 거품가격을 책정하는 관행도 다이빙 인구 확대에 큰 걸림돌이라고 그는 말한다. 외국에 나갔을 때 마다 그곳의 다이빙 시장을 반드시 찾아가 보는데 장비 값이 상당히 싸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어떤 경우에는 한국이 세 배나 비싼 똑 같은 장비를 발견한다.

다이빙 강사는 매매가 성사되는 고객을 자주 만나지 못하기 때문에 높은 이익율이 책정된 장비를 어떻게든 권하게 된다. 고성진 강사 자신도 과거에 그랬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이 다이빙 인구 저변 확대에 해를 끼쳐왔다는 것이다. 외국시장의 장비가격 정도로 마진을 줄여서 많이 팔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라인스케이트도 백만원이 들고 싸이클 취미도 비용이 만만한게 아니다. 그래도 그 동호인들이 많다. 다이빙 장비도 국제수준으로 내리면 그런 다른 레저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고성진 강사는 말했다.

고성진 강사는 형편이 어려워도 얻을 수 있는 수입 중 포기한 부분이 있다. 그것은 이제 국내 다이빙 투어, 특히 먹거리 다이빙 투어는 영업 품목에서 빼버린 것이다. 먹거리 다이빙은 안전을 염려하는 리더를 안절부절하게 만들 때가 비일비재하다. 수심이 깊지 않은 바다에서는 다이버가 약속시간을 지키지 않고 공기가 바닥날 때까지 나오지 않는다. 먹거리 욕심 때문이다. 배 위에서 기다리는 사람은 사고가 나지 않았을까 생각에 「속이 시커멓게 탄다」. 수칙과 에티켓을 지키지 않는 다이버들이 너무 많아서 더 이상 「속이 시커멓게 타는 수입」은 포기했다는 것이다.

축구 감독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수명이 짧다는 말이 있다. 아마, 다이빙 오퍼레이터는 그 이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축구 감독은 이기고 지는 일에 스트레스를 받지만 다이빙 오퍼레이터는 신체상해에 관한 스트레스이므로 차원이 다르다. 규칙을 잘 안 지키는 선수들(다이버들)이 있을 때 리더가 피곤해지는 법인데 이런 다이버가 고객일 때 다이빙 리더는 수입을 위해 참을 것인지 포기해야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고성진 강사의 경우는 「속이 시커멓게 타서!」 포기한 경우이다.

부유한 회원들 중에는 골프의 세계로 가버린 사람들이 많아서 해외투어가 가능한 회원 수가 줄었고 해외투어를 실시할 때 마다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인원을 채우기가 힘들어졌지만 그래도 최소한 두 달에 한번은 꼭 나갔다 온다. 투어실시 약속도 지켜야하지만 그 자신이 열대바다 여행을 준비할 때 마다 소풍가는 아이처럼 신이 나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는 대통령 경호실에 근무하는 선배로부터 연락이 왔다. 경호실에 다이빙을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었던 모양인데 후배를 수소문해본 선배는 “너, 참 오랫동안 하고 있구나!” 격려하면서 교육을 부탁해 관계자들을 강습하였다.

고성진 강사가 오랫동안 꾸준하게 해온 일 중에 TV 방송사의 외주를 받아서 수중촬영을 해주는 일이 있다. TV 특종 놀라운 세상, 6시 내고향, 그외 오락프로그램에 참여해 작업하고 있는데 1년에 평균 4~5회 정도 작업했다. 이 비지니스는 씨게이트의 회원이며 카메라 감독 출신인 이용호 씨가 소개해서 시작되었다.

탤런트 류정현 씨와 함께

근래에는 해외에 나가 다이브센터나 리조트를 개척하는 강사들이 많아지고 있다. 고성진 강사도 작년에 오스트렐리아 북쪽에 있는 크리스마스 섬에 매물로 나온 다이빙 센터가 있다고 해서 가보았다. 이용호 씨가 소개해서 함께 다녀왔는데 현지를 조사해보니 상업적으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기회가 되기를 바랬는데 실망하고 말았다. 귀상어를 구경했다는 사실만 위안으로 삼고 돌아왔다.

작년에 크리스마스 섬에서 다이브 리조트를 해보려고 현지를 방문했다. 왼쪽 첫번재가 고성진 강사, 두번째가 이용호 씨이다. 나머지는 투자 예정자들

부부는 슬하에 일곱살 된 아들 동호를 키우고 있다. 조금 더 있으면 본격적으로 교육비 전쟁에 뛰어들어야 한다. 장사가 안되기 시작한 몇년 전에는 다이빙만 가지고는 안되겠다싶어 세미프로골프 시험에 응시하려고 골프를 배우기도 했다. 돈도 많이 들었거니와 그를 지도했던 골프 코치들은 오히려 다이빙 강사를 부러워하면서 골프를 말렸다. 아내도 ‘다이빙 외길 인생’이 되라고 힘을 실어 주었다. 그의 아내는 “내가 무엇이든 해서 생활비는 벌 자신이 있으니까 씨게이트는 계속 합시다”하는 입장이다. 그리고 이미 그 내조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그의 아내가 다이빙 숍을 계속하자고 하는 것은 부부가 다이빙을 너무 좋아하고 남편의 능력 중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 다이빙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때 다이빙 장사의 호황도 누려보았으므로 언젠가는 또 좋은 시절이 오지 않겠나하는 기대감도 저버릴 수 없을 것이다.

고성진 강사가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부문은 해외 다이빙 투어 경험이다. 이 분야만큼은 경쟁업체들과 비교할 때 우위에 있다고 부부는 자신한다. 외국 열대바다 다이빙은 그들 부부 자신들이 중독될 정도로 좋아했었기 때문에 당연히 투어 노하우도 체득했을 것이다. ‘해외 다이빙’, 여기서 부부는 재기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