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7장,
진희는 주방에서 요리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
가족들이 모이면 모든 요리를 맡아서 해 내고 있는 진희다.
잠시 동생 진성이를 보고 나서 올케하고 다시 주방으로 간다.
김소희는 그런 진희를 도와준다.
“엄마!
이젠 다 되었으니까 나가 보세요.“
“같이 해야지 너희들이 어디 이 집안의 도우미냐?
이제부터는 이런 날 나가서 보내야하겠다.
이렇게 너희들이 일을 하고 있으니 엄마 마음이 너무 아파온다.“
“어머님!
이렇게 집에서 요리를 하는 것도 다 둘째 고모가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런 날에는 모든 가족들이 다 둘째 고모의 요리를 먹는다는 희망과 기대 때문에 즐거움이 배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도 형제들이 모이는 날이면 함께 어울려 보내야 해야지 너희만 이렇게 일을 하고 있으니 엄마 마음이 좋지 않아!”
김소희는 자식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하고 아깝다.
큰 거실에 커다란 상을 서너 개 펴고 놔야만 온 가족들이 둘러앉을 수가 있다.
진숙이도 주방으로 와서 요리들을 나르는 일을 거든다.
모두들 즐거운 마음으로 대화를 나누며 음식을 먹는다.
참으로 오랜만에 모든 자식들이 모인 자리다.
이민철과 김소희는 연신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고 모든 자식들을 바라본다.
먹지 않아도 자식들 입에 최고의 요리들이 들어가는 것을 바라보기만 해도 배가 부른 느낌이 들고 너무나 행복하고 기분이 좋다.
하나같이 너무나 잘난 자식들이다.
어디에 내 놓아도 손색이 없는 자랑스러운 자식들이다.
큰 아들 진구 역시 둘이서 꾸준히 벌어서 저축을 하고 아파트도 이제는 오십 평대의 넓은 아파트로 옮겨서 살아가고 있다.
평범하지만 제일 마음이 편안하게 살아가고 있는 진구다.
무슨 일만 있으면 두 손을 걷고 나서는 며느리 또한 사랑스럽고 자랑스럽다.
어느 정도 식사가 끝나고 나자 진성이가 잠시 모두를 둘러본다.
“실은 이번에 이렇게 나온 것이 부모님과 형제들에게 인사를 시켜드리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 함께 나왔습니다.”
“뭐라고?
네가 결혼을 할 사람이냐?”
김소희가 기쁜 얼굴도 묻는다.
“네!
그러고 싶은 사람입니다.“
“뭐 하는 사람인데 함께 나오다니?
그곳에서 만난 외국인이냐?“
”아닙니다.
실은 그곳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고 이번에 졸업반인 우리 영사님의 딸입니다.“
“그곳에서 네가 모시고 있는 분이 영사님이 아니니?”
“네! 엄마, 그리고 아빠!
빠른 시일 안에 만나주시고 양가의 상견례까지 진행을 시켰으면 합니다.
오늘 영사님도 함께 모시고 나왔습니다.“
“암!
그렇게 해야지.
내일이라도 데리고 오너라!“
흔쾌하게 허락이 떨어진다.
그렇지 않아도 걱정을 하고 있던 일이었다.
다음날 저녁 약속으로 정해진다.
진희는 또 다시 모이는 형제들을 위해서 바빠진다.
올케가 올 수 없는 시간이라 도우미 아주머니를 불러 다시 새로운 요리를 준비하느라 가게는 직원들이 알아서 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해 놓고 온다.
거창한 요리가 아니고 한식으로 준비를 한다.
그동안 외국에서만 생활을 해왔던 사람들이라는 것을 생각해서 순수한 한식으로 준비를 해서 맛있게 먹이고 싶은 마음이다.
김소희는 그런 진희를 보면서 마음이 안타깝다.
결혼을 해서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 그 솜씨를 발휘하면서 살아간다면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으며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하면 가슴이 싸 하게 아픔이 일어난다.
엄마이기에 홀로 있는 자식을 보면 아픈 통증이 일어나곤 하는 것이다.
진성이는 시간에 맞추어 송예지를 데리러 나간다.
송예지는 이제 졸업을 앞두고 있지만 진성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결혼을 하고 싶어 하고 그들의 사랑을 알고 있는 송광호영사는 아이들의 결혼을 승낙한 것이다.
결혼을 하고 새롭게 부임을 할 미국으로 떠날 진성이와 함께 미국에서 신혼살림을 차리게 하고 싶은 송영사의 마음이다.
비록 외국에 외교관으로 근무를 하면서 가족과 함께 외국생활을 하고 있는 송영사이지만 가족들에게는 늘 고국을 잊지 않고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심어주곤 한다.
집에서는 온 가족이 한국어인 모국어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한국에 있는 집을 처분하지 않고 그대로 간직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가끔은 아이들의 휴가에 맞추어 일부러 한국에 나와서 보내곤 한다.
자신의 임기가 끝나면 반드시 돌아와야 할 집인 것이다.
송광호영사는 아이들의 결혼 역시 한국에서 치를 생각이다.
송예지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진성이를 기다리고 있다.
한복을 입은 것도 아버지의 뜻이다.
송광호영사는 딸이 처음으로 인사를 가는 시댁에 대한 선물도 간소하게 준비를 한다.
이제는 고기니 떡이니 하는 것들보다 실속 있고 알찬 선물을 준비한다.
예전에 가난하고 못살던 시절에는 고기나 떡들이 인사를 하는 것이었지만 요즘처럼 먹을 것이 넘치
는 세상에서는 낭비라는 생각을 한다.
시부모님과 형제들에게 가벼운 선물을 준비해 주는 송광호영사다.
그리고 꽃다발을 들려서 보낸다.
참으로 아름답고 귀한 자식이다.
자식의 앞길에 아름답고 좋은 일들만 있기를 바라는 송영사의 마음은 사위가 될 진성이를 생각하면 흐뭇한 마음이 생긴다.
얼마 멀지 않아서 분명히 대사를 할 사람이다.
고국에 대한 사랑도 열정도 대단하고 일을 판단하는 능력과 국제정세를 파악하고 나름대로 분석하는 능력이 뛰어난 이진성 임을 알아본다.
송광호영사는 아이들의 결혼을 육 개월 안으로 잡을 예정이다.그때쯤이면 이진성은 미국의 대사관으로 발령이 날 예정이다.
아이들의 첫걸음을 미국에서 시작을 한다면 더 없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자신은 아직 미국에서 근무를 해 본적은 없지만 늘 미국대사를 꿈꿔왔던 송광호영사는 이제 자신의 꿈을 사위가 될 진성이에게 걸어본다.
송광호영사는 예지가 남편의 내조를 잘 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또한 진성이의 환경을 보고는 더욱 마음에 끌리는 사위 감이다.
더구나 큰누나의 배경은 송광호영사를 더욱 이진성을 사위로 삼겠다는 생각을 굳히고 딸인 예지가 그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만들어 주었던 것이다.
큰누나가 누구이던가?
재벌기업의 회장님의 안주인이다.
또한 누나들의 배경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고 더욱 진성이를 사위 감으로 점찍어 놓고 그를 위해 모든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외교관으로 일을 한다고 해도 손을 벌리거나 기댈 형제들이 아님을 안다.
오히려 동생을 위해서 무언가를 도움을 줄 수 있는 누나들이다.
송광호영사는 진성이의 부모들이 이 결혼을 반대하지 않기를 기원하면서 딸을 보낸다.
진성은 한복을 입은 예지의 모습에 얼굴에 환한 웃음꽃이 피어난다.
예지는 집에서 가끔 입는 한복이다.
예지 자신이 좋아하기도 하지만 아빠가 그런 예지의 모습을 좋아하시기 때문에 때로는 아빠의 기분을 풀어드리기 위해서라도 한복을 입고 있는 예지다.
진성이 또한 그런 예지의 모습이 참으로 곱고 아름답다, 라는 생각을 한다.
참으로 한복이 잘 어울리는 예지의 모습이라는 생각이다.
예지를 데리고 집으로 가면서도 연신 싱글벙글거리는 진성이다.
“진성씨!
뭐가 그렇게 좋아요?“
예지는 그런 진성이를 보며 묻는다.
“지금 예지가 곱게 한복을 입고 우리 부모님을 만나러 가는 것이 너무 즐겁지.”
“정말 내 모습이 고와요?”
“그럼!
정말 아름답고 사랑스러워!
아마 우리 부모님과 형제들이 좋아하실 거야!“
“정말 그러실까요?
나 지금 가슴이 막 떨려요.”
“예지!
그런 걱정을 하지 마!
우리 부모님은 예지를 매우 사랑하실 거야!“
그러나 예지는 긴장이 된다.
저녁약속시간 전에 도착을 한다.
이미 모든 형제들이 도착을 해서 진성이를 기다리고 있다.
“엄마!”
진성이는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서 엄마를 부른다.
김소희는 아들의 음성에 환한 얼굴로 맞이한다.
“어서 오너라!
오느라고 고생을 했구나!“
모두들 현관에서 진성이와 예지를 맞이해 준다.
예지는 생각보다 가족들이 정이 많고 따뜻하다는 것을 느낀다.
거실로 들어오자 예지는 부모님께 날아갈 듯 예쁘게 큰 절로 인사를 드린다.
“어쩜 이리도 곱니?
한복이 참으로 잘 어울리고 네 모습이 너무 아름답구나!“
“고맙습니다.”
“아가!
이렇게 와주어서 정말 고맙구나!“
이민철은 예지의 모습에서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얌전하면서도 아름다운 막내며느리의 모습이다.
잠시 각각의 인사를 나누느라 작은 소란이 일어나지만 모두들 한 결 같이 예지를 마음에 들어 하고 흡족한 표정들이다.
거실에 큰 상을 놓고 음식이 차려진다.
모두 한국식 음식들이다.
갈비찜에 잡채 그리고 김치와 나물 생선 등 한국식으로 차려진 밥상이다.
“어떠냐?
외국에서 생활한 너희들에게 한국음식을 먹이고 싶다는 작은 누나의 생각이다.“
“엄마!
그리고 작은누나!
너무 고맙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한국음식이 늘 그립고 먹고 싶은 마음이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가끔 예지씨 집에 초대를 받아 가서 된장찌개와 김치를 먹곤 합니다.
장모님 되실 예지씨 어머니의 음식솜씨도 아주 뛰어나시기 때문에 늘 포식을 하곤 하지만 언제 먹어도 우리 입맛에 맞는 우리나라의 요리들이 정말 좋습니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하다.
주말에 양가부모님의 상견례를 잡도록 한다.
오랜 시간 머물 수 없는 진성이의 시간 때문에 미루고 할 여유가 없다.
모든 일은 일사천리도 이루어진다.
상견례 장소는 진희의 레스토랑에서 하도록 한다.
진희는 부모님의 상견례를 위해서 특별한 요리를 준비한다.
진성이가 나와서 매우 바빠진 진희지만 모든 것을 묵묵히 처리해 나간다.
마치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는 듯 말없이 해 나가고 있다.
진아는 그런 진희가 참으로 고맙다.
그런 진희에게 그날의 모든 비용을 부담을 한다.
진희가 거절을 했지만 그날의 비용을 진희에게 부담을 시키는 것은 언니로서 그대로 넘어갈 수가 없는 일이다.
두 번의 형제들 모임에서 모든 경비를 부담했던 진희는 언니의 뜻을 받아드린다.
송광호영사는 부인과 둘이서만 참석을 한다.
이민철 역시 그런 사돈 쪽을 생각해서 두 부부만 참석을 하도록 한다.
양가부모님은 서로 기분 좋은 만남을 통해서 서로 자식들을 나누어 갖기를 잘 하는 일이라고 칭송을 하며 결혼 날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결혼은 한국에 나와서 하겠습니다.”
송광호영사의 말이다.
“그렇게만 해 주신다면 저희로서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습니다.”
이민철을 고마움을 표시한다.
“그리고 혼수예단이니 뭐니 하는 것들을 일체 없기로 했으면 합니다.”
김소희의 말에 송광호 영사부부는 감사함을 전한다.
“정말 고맙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혼수에 대해서 어쩔까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결혼을 하고 바로 미국으로 나가야 할 아이들인데 혼수용품이나 모든 것들을 생략을 하고 그곳에서 준비를 하도록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모든 것을 뒤에서 힘을 써 주시는 사돈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혼수용품을 하는 것을 현금을 만들어 주어서 그곳에서 모든 것을 준비할 수 있도록 양가에서 힘을 써주면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겠지요.
여기에서는 결혼식만 올리도록 하면 될 것 같습니다.“
모든 이야기들은 순조롭게 풀어나간다.
이제 결혼식날짜를 신부 쪽에서 잡기로 한다.
아빠들은 술잔을 들고 서로 기분 좋게 건배를 하며 온 얼굴에 웃음꽃을 피운다.
진성이가 미국으로 출발을 하기 전에 한국에 나와서 결혼식을 올린다는 말에 모든 형제들을 매우 좋아하고 기뻐한다.
이제 외교관으로서 점차 자신의 입지를 굳혀가는 막내 동생이 참으로 대견스럽다.
정규호는 막내처남이 미국 대사관으로 발령이 난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기뻐한다.
그들이 살아야 할 신혼집을 구해 주기로 한다.
미국 지사에 연락을 해서 아파트를 구해보기로 한다.
진성이는 그런 매형과 큰누나에게 고마운 마음으로 받아드린다.
아직은 대사관에서 막내이고 미국지리에 익숙하지 못한 진성이는 큰 매형인 정규호 회장의 도움을 받아드리기로 한다.
모든 것들을 결정을 하고 진성이는 일단 다시 호주로 돌아간다.
아직은 그곳의 직원이고 그곳에서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이다.
김소희는 막내 진성이의 결혼 준비를 해야 할 것 없다.
그저 커플링으로 약소하게 준비를 하겠다는 두 아이의 말대로 그렇게 하기로 허락한다.
새 며느리의 의상과 웨딩드레스를 진숙이 맡아서 한다.
신랑의 턱시도와 함께 신부의 웨딩드레스를 새롭게 제작을 하면서 진숙은 진희언니의 웨딩드레스를 제작하던 것을 꺼내어 본다.
결혼이 깨지면서 그대로 보관을 하고 있는 진희언니의 웨딩드레스다.
이것을 완성할 때가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보관을 해 오고 있다.
이제 다시 형제의 막내 턱시도와 웨딩드레스를 제작하면서 진숙은 진희언니를 생각하면서 마음이 안쓰럽다.
집안의 일이 있을 때마다 모든 음식을 책임지고 다 해나가고 있는 진희언니다.
늘 말이 없고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묵묵하게 해 내고 있는 언니가 제대로 결혼만 이루어졌더라면 얼마나 든든하고 보기가 좋았을 것인가를 생각하니 더욱 마음이 아파온다.
그러나 막상 언니는 아무런 내색이 없다.
언니의 마음을 아무도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니 더욱 안쓰럽다.
언제나 혼자 가슴앓이를 해야 하는 작은 언니가 늘 가슴이 아파온다.
형제들 중 대학을 나오지 못한 언니다.
그때는 집안이 너무 가난해서 언니는 자신이 대학을 나오는 것보다 빨리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으로 언니 자신이 희생을 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대학은 나오지 않은 진희언니가 참으로 힘들고 어렵게 결정한 일이었다.
그것을 미끼로 터무니없는 혼수를 요구해온 신랑 측의 부당한 것에 언니는 승복을 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황선배를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진숙은 언니의 마음에 심한 상처를 입혔다는 죄책감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황우혁선배는 그렇게 외국으로 나가고 나서는 아무런 소식도 없다.
그 어떤 소식 하나도 들을 수도 없을 정도로 완전하게 차단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황우혁선배 또한 안쓰러워진다.
어머니의 욕심이 두 사람에게 심한 상처를 안겨 준 것이다.
진숙은 웨딩드레스를 제작을 하면서 간간히 진희언니와 황우혁선배를 생각한다.
누구보다 언니를 많이 사랑했고 좋아했던 황우혁선배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어디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다.
모든 것을 정리하고 떠난 사람이다.
몇 년이 지났지만 그 누구도 황우혁에 대한 소식을 아는 사람이 없다.
진숙은 이제 모든 것에서 안정이 된 자신을 생각해 본다.
결혼이 가져다 안정과 행복이 진숙의 사업 또한 많은 발전을 보이고 있다.
모든 것에서 안정되고 평온한 마음이 되니 아이디어 또한 무한정으로 떠오른다.
의상뿐만이 아니라 핸드백과 속옷에 이르기까지 제작을 한다.
각 부서의 책임자들이 있고 각부서의 디자인실이 있는 상당히 발전한 회사의 규모를 가지고 회사를 운영해 나가고 있는 남편의 모습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다.
사업가의 체질인양 모든 면에서 손색이 없다.
판단과 결정이 빠른 박유찬의 능력이 회사를 성장시키는데 큰 역할을 해 낸다.
또한 박유찬의 어머니 송지영의 사업적 재능도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모든 매장을 이제 송지영이 맡아서 관리를 해 나간다.
본사를 직영으로 하고 각처에 매장을 늘려나가는 것 또한 송지영이다.
진숙이 하는 일보다는 그들 모자가 해 나가는 사업이 더 많은 발전을 보이고 있다.
진숙은 늘 그들 모자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시어머님과 남편이 없었다면 오늘의 자신도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들은 각자의 삶에서 최선을 다하며 서로 존중해 주면서 사업을 해 나간다.
집으로 돌아오면 그들은 아들의 재롱에 서로 시간가는 줄을 모른다.
한창 재롱을 피우며 예쁜 모습으로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아들이다.
하루의 피곤이 봄 눈 녹듯이 사라진다.
그런 행복을 진희언니에게도 찾아와 주기만을 애타게 바라는 진숙이다.
제 68장,
결혼식 준비는 착착 진행이 되어간다.
진성이가 이곳에 없어도 턱시도와 웨딩드레스는 거의 완성을 본다.
이제 신랑과 신부가 나와 입어보기만 하면 완성을 볼 것이고 예식장 또한 신부 측에서 장소를 알아보아 결정을 했다.
신부 측엔 조부모님과 송광호영사의 형제들이 모두 살고 있기에 그들 역시 자신들의 일처럼 모든 준비에 소홀함이 없이 준비를 해 준다.
결혼식이 끝나고 나서 이십 여 일 동안 시댁에 있다가 미국으로 들어갈 예정이다.
그들이 있을 동안 서울 집이 아닌 안성에 있는 집에서 데리고 있을 생각이다.
출근을 하는 것도 아니고 휴가기간 동안이니 아들과 며느리를 데리고 짧은 기간이지만 함께 지낼 생각을 하면서 김소희는 기쁨에 들떠 있다.
신혼여행을 하지 않을 그들이다.
외국에 얼마동안 살게 될지 모르지만 쉽사리 돌아오지 못하는 고국에 부모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 신랑과 신부다.
예지는 함께 호주로 돌아가지 않고 백부님 댁에서 결혼날짜를 기다리며 신부수업을 받는다.
아직 학교를 졸업하지 않았지만 시부모님과의 정을 들이기 위함과 한국 정서를 배울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을 생각하고 학교보다는 더 중요한 일임을 깨우쳐주는 송광호영사다.
학교 졸업은 기회를 보아 언제든지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한국의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는 지금뿐임을 예지에게 얘기를 하며 한국에서 있는 동안 시부모님을 자주 찾아뵙고 정을 나누도록 얘기를 해 준다.
결혼을 하고 떠나고 나면 시부모님과 함께 생활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없고 그렇게 되면 영원히 며느리가 아닌 손님으로 밖에는 남을 수 없다는 송광호영사의 생각이다.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큰 아버지와 큰어머님께서는 그런 예지를 부모를 대신해서 모든 것들을 가르치고 알뜰하게 챙겨주면서 보살펴준다.
결혼을 하자마자 미국에서 신혼생활을 해야 하는 예지를 위해서 모든 것들을 자세하게 가르치고 있는 큰집에서 예지는 열심히 배운다.
모든 예절과 음식 살림하는 모든 것들을 배우느라 하루가 짧다.
그런 중에서도 예지는 안성의 시댁을 찾아온다.
이만철과 김소희는 그런 예지가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다.
신랑이 없어도 혼자서 찾아오는 막내며느리가 너무나 사랑스럽다.
자가용도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찾아오는 예지다.
“여기까지 오느라고 고생이 심했구나!
우리 아기 참으로 고맙다.“
김소희는 늘 따뜻한 마음과 미소로 예지를 편안하게 해 준다.
그들이 결혼을 하고 머물다 갈 방을 새롭게 손질을 한다.
또한 침대로 새로 들여놓고 예지와 함께 침대 이불을 구입하러 나가기도 한다.
김소희로서는 생각하지 못했던 행복이다.
막내며느리와 쇼핑을 하면서 느끼는 행복감을 살아가는 동안 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아가!
네가 이렇게 곁에 있으니 정말 행복하구나!“
“어머님!
저희가 함께 모시고 살아야 하는데 결혼을 하지 마자 바로 떠나게 되어서 정말 죄송스럽고 송구스러울 따름입니다.“
”그런 생각을 하지 말아라!
그저 너희들만 행복하고 편안하면 어미는 그것으로 그만이다.
언제나 너희들이 행복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빌고 또 빈다.“
“고맙습니다.
진성씨 마음이 어머님과 아버님을 그대로 빼 닮아서 참으로 부드럽고 따뜻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늘 편안합니다.“
”그래, 그런 너희들 마음이 평생 변치 않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 가거라!“
김소희는 나긋나긋한 예지가 너무 사랑스럽다.
큰 며느리하고는 또 다른 새로운 정이다.
언제나 믿음직스러운 큰며느리고 더욱 애착이 가고 사랑스러운 막내다.
외국에서 성장한 아이답지 않게 모든 것이 조신하고 천상 여자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 그들 부부는 매우 흡족하면서 더욱 막내며느리에 대한 믿음이 간다.
이제 진성이에 대해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안도감이 느껴지면서 김소희는 최선을 다해서 함께 있는 동안 사랑해 주리라 마음을 먹는다.
“아가!
무엇이든지 많이 먹고 건강해야 한다.
네가 건강하지 않으면 가정이 너를 따라서 병이 든다는 것을 항상 생각해라!“
“네, 어머님!
늘 어머님의 말씀을 가슴에 담아 기억하고 있겠습니다.“
”말 한마디를 해도 너무 예쁘구나!
우리 진성이가 사람 보는 눈이 제대로 갖고 있다는 것을 너를 보니 믿음이 간다.“
”어머님!
그렇게 칭찬을 해주시니 정말 기쁩니다.
어머님과 아버님께 이토록 사랑을 받을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습니다.
모든 것을 관대하고 너그럽게 보아주시고 깊은 사랑을 주시는 부모님이 계시다는 것을 늘 잊지 않고 생각하고 살아가겠습니다.“
”아가!
네 마음이 정말 아름답구나!
진성이하고 서로 변치 말고 끝까지 아름답게 살아가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네! 반드시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렇게 보내는 시간들이 화살처럼 빠르다.
진성이는 한 달간의 휴가를 받아서 나온다.
결혼준비를 위해서 바쁜 진성이다.
모교를 찾아 교수님들께 인사를 드리고 외무부에 들려 다시 인사를 드린다.
또한 예지와 함께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입어보고 다시 완벽하게 손질을 하도록 한다.
참으로 멋지고 우아한 드레스와 턱시도를 보면서 그들의 마음은 흡족해진다.
“막내누나!
생각보다 너무 멋지고 우아해요.“
”마음에 들어 하니 나도 좋다.
올케 웨딩드레스는 내가 특별한 디자인으로 고안을 해서 만든 것이니까 잘 입고 간직했다가 매년 결혼기념일에 입어보는 것이 좋을 것이야!“
“네, 형님!
저도 매년 결혼기념일에 이 드레스를 입고 사진을 찍을 생각입니다.
우리 둘이서 매년 달라지는 모습들을 기록하고 싶습니다.“
”아주 좋은 생각이지.
이 드레스를 입으려면 지금과 같은 몸매를 유지해야 할 것이고.“
”그렇겠지요?
열심히 노력을 해서 그렇게 되도록 하겠습니다.“
결혼식은 성대하게 거행이 된다.
송광호의 친인척들과 인맥, 상사들과 부하직원들이 참석하고 신랑 측 또한 정규호회장을 비롯한 이진숙의 인맥들이 참석을 하며 식장은 비좁을 정도로 축하객들이 넘쳐난다.
축하객들의 피로연 또한 대단히 흥겹게 이루어진다.
신혼여행을 떠나지 않는 신랑과 신부의 여유로운 시간들이 축하객들을 더욱 기분 좋게 만들어주어 피로연은 쉽사리 끝나지 않는다.
신혼부부는 서울 시내의 고급호텔에서 하룻밤을 묵을 예정이다.
그 모든 것을 준비한 큰누나 진아의 마음 씀이다.
예식이 끝나고 바로 집으로 내려가는 것보다는 고급호텔에서의 하룻밤 첫날밤을 보내고 나서 안성으로 내려가라는 것이다.
그들을 위해서 이민철이 기꺼이 당신의 승용차를 내어준다.
신혼부부는 피로연이 끝나자 예약이 되어 있는 호텔로 간다.
“아, 너무 좋다.”
예지는 룸에 들어서자 팔을 길게 뻗으며 좋다는 말을 한다.
“정말 좋아?”
“그럼요!
이제 우리는 떨어져 있지 않아도 되는 거잖아요?“
”평생을 함께 붙어서 살아야 하는데 괜찮겠어?“
”좋지요.
그러고 싶어서 결혼을 한 것이니까요.“
진성은 가만히 예지를 끌어안는다.
“영원한 나의 반쪽!
우리 서로 오늘의 이 마음 변치 말고 함께 가자.“
“네!
진성씨의 사랑을 믿어요.
그리고 영원히 변치 않고 사랑할겁니다.“
그들은 비로소 사랑의 행위를 나누며 한 몸이 되어간다.
진희는 부모님 집에 요리를 할 재료들을 채워 넣는다.
새 올케가 머무는 동안 무엇이든지 부족함이 없이 해 주고 싶은 진희의 마음이다.
“엄마!
아무것도 아끼지 말고 쓰세요.
막내와 함께 생활을 하시는 동안 부족함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해 주세요.“
”그래!
늘 너에게 이렇게 모든 것을 맡기는 것만 같아서 미안하구나!“
“무슨 그런 말씀이 있어요?
이 모든 것을 당연히 제가 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답니다.
그리고 형제들을 위해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고맙고 즐겁지요.“
김소희는 진희가 냉장고를 잔뜩 채워 넣는 것을 보면서도 안쓰럽다.
이제 막내까지 모두 결혼을 하고 혼자만 홀로 남은 둘째 딸이다.
언제나 집안의 행사가 있을 때마다 조금도 싫은 내색도 없이 모든 일을 도맡아서 해 나가고 있는 진희의 모습은 김소희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해주고 있다.
진희는 그렇게 안성 부모님 집에 모든 것을 준비를 해 놓고 올라간다.
형제들을 사랑하는 진희의 마음이 늘 고마우면서도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올라오는 통증을 감내해야 하는 김소희다.
이제 둘째 딸 진희만 제 짝을 찾아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을 보기만 하면 모든 소망은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그것이 마음처럼 쉽지 않다.
자식들 중에서 가장 이해심이 깊고 속이 깊은 딸이다.
다른 사람들을 생각할 줄 알고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 자신이 양보를 해 가면서 살아가고 있는 둘째 딸을 생각하면 명치끝이 아파온다.
“아이들이 올 시간이 다 되어 가는데 뭐라도 준비를 해야지?”
이민철은 당신이 준비를 하려는 듯 주방으로 간다.
“뭘 하시게요?”
“아이들 도착을 하면 무엇이라도 먹여야 할 것이 아니겠소?”
“여보!
이제 그런 걱정을 하지 말아요.
그리고 며느리가 있는 동안에는 당신이 주방에 들어가지 마시고요.“
”그건 또 무슨 말이요?“
”나도 있고 며느리도 있는데 시아버지가 직접 주방에 들어가서 일을 하는 것은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닙니다.
아직 우리는 우리 정서대로 그렇게 지킬 것은 지켜가면서 살아가는 것이 좋지요.“
”허허허............
이제는 내 마음대로 주방에도 들어가지 못하겠군!“
이민철은 너털웃음을 지으며 거실로 간다.
아내의 말뜻을 충분하게 알아들었던 것이다.
신랑과 신부는 늦은 오후에 도착을 한다.
아침에 호텔에서 나와 고궁을 돌아보고 오는 길이다.
한국에 나와 여유롭게 돌아볼 시간이 없을 것이기에 고궁을 돌아보며 자신들이 태어난 고국에 대해서 많은 것을 보며 집으로 돌아간 것이다.
“어서들 오너라!
좋은 꿈을 꾸었니?“
김소희는 따뜻하게 새 며느리를 어루만져준다.
“어서 들어가 쉬거라!”
진성이와 예지는 방으로 들어가 곱게 한복으로 갈아입고 나온다.
“아버님, 어머님!
저희들 인사를 받으세요.“
”새삼스럽게 무슨 인사를 해?“
”그래도 시집온 첫날인데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요.“
”오냐!
우리 새 애기 절을 받아보자.“
이민철은 흐뭇한 마음으로 거실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어서 당신도 옆에 와서 앉아요.”
김소희 또한 남편 옆으로 가서 새 애기의 절을 받으려고 앉는다.
예지와 진성이는 날아갈 듯 예쁘게 절을 한다.
“고맙구나!
이렇게 나란히 있는 것을 보니 어찌 그리도 잘 어울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참으로 곱고 아름다운 모습이다.“
“아버님! 그리고 어머님!
부족함이 많은 저를 자식으로 받아주시고 많은 사랑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모시고 살아가지는 못하지만 늘 지금의 아버님과 어머님의 사랑을 생각하면서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겠습니다.“
예지의 말에 두 부부의 얼굴엔 환한 웃음꽃이 피어난다.
집은 매일 웃음이 사라지지 않는다.
예지도 이른 아침에 일어나 시아버지를 따라서 텃밭으로 나간다.
텃밭을 가꾸는 일을 처음으로 보는 예지는 모든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직접 농사를 지어서 수확을 해서 식탁을 풍성하게 만드는 것이 참으로 신선하고 건강한 생각이 드는 것이다.
시아버님은 매일 새벽에 일어나 모든 작물들을 수확을 해서 시누이가 운영하고 있는 레스토랑으로 가지고 가신다고 하신다.
매일 신선한 재료들을 싣고 다녀오시는 수고로움을 기쁨으로 생각을 하시며 하루도 거르지 않고 운반을 해 주시고 계시는 시아버님의 부지런한 모습에 감동을 받는 예지다.
시댁의 모든 가족들이 한 결 같이 다 부지런한 사람들이다.
조금도 나태하거나 게으른 사람들이 없는 것만 같다.
그런 것을 보면서 예지는 자신이 많은 것을 배우며 따라가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시댁이지만 어렵고 두려운 것은 없다.
늘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한 것이 많다.
이민철은 송광호영사 부부를 초대한다.
이제 호주로 들어가면 언제 만날지 모르는 사돈을 위해서 출국을 하기 전에 안성 집으로 초대를 하는 것이다.
물론 모든 준비를 하는 진희다.
진희의 요리들이 새롭게 다시 가족들의 입맛을 돋우어 줄 것이다.
송광호영사 부부는 그런 진희의 요리에 찬탄을 보낸다.
참으로 입맛에 맞고 모든 요리들이 깔끔하다는 칭송을 보낸다.
잠시라도 딸이 머무는 시댁을 보며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끼는 영사 부부다.
시댁의 시부모님의 성품이 너무나 인자하고 따뜻함에 감사함을 보낸다.
두 사돈들은 서로 자식들 칭찬을 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또한 그들이 살아갈 미국에 새롭게 아파트를 마련해 준 누님의 정성에 진심으로 감사와 고마움을 보내면서 푸근한 마음이 되는 송광호 영사 부부다.
짧은 기간이지만 예지는 시부모님으로부터 많은 것을 보며 깨닫는다.
이십 여일이라는 시간들이 후딱 지나가 버린다.
미국으로 바로 들어가야 하는 신혼부부다.
미국의 신혼집에는 이미 모든 것들이 준비가 되어 있는 상태다.
필요한 모든 것들은 정규호회장의 지시에 따라서 준비가 되어 있고 신부 집에서 필요한 모든 것들을 이미 보내어진 상태다.
둘만 들어가면 아쉬울 것이 없을 것이다.
그들이 떠나는 날 또 다시 형제들이 공항으로 나온다.
“어머님!
자리가 잡히는 대로 초대를 하겠습니다.“
”아가!
그런 일로 신경을 쓸 필요는 없다.
자연스럽게 기회가 닿으면 그때 가면 된다.“
배웅하는 시간이 길다.
예지는 그런 가족들이 참으로 정겹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그들을 떠나보내고 돌아온 김소희는 갑자기 집안이 텅 빈 듯 허전함을 느낀다.
아이들이 쓰던 방으로 들어가 고스란히 두고 간 모든 것들을 만져본다.
잠시지만 참으로 많은 정이 들었던 막내며느리다.
아이들의 결혼사진을 커다랗게 거실 중앙에 걸어 놓고는 들어오나 나갈 때나 아이들의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모습들을 본다.
거실에는 모든 자식들의 결혼식 사진들을 걸어 놓고 보는 부부다.
이제 가운데 둘째 딸의 사진이 들어갈 곳만 휑하니 비어 있다.
“여기에 우리 진희의 사진이 들어갈 때가 있겠지요?”
“암!
누구보다 착하게 살아온 우리 둘째 딸이 임자가 없겠소?
조금 늦게 나타날 뿐이니 아무런 걱정을 하지 맙시다.“
이민철은 아내의 쓸쓸한 마음을 달래 준다.
그런대로 집은 평온을 찾아간다.
이제 아이들이 떠난 집도 다시 또 부부만의 공간으로 되어가고 가끔씩 그리움이 밀려들기는 하지만 남편과 둘이서 가꾸어나가는 집이 평화롭다는 느낌이 든다.
주말이면 자식들이 번갈아 가면서 찾아든다.
큰아들 진구는 시간이 나기만 하면 가족들을 데리고 온다.
맏아들로서의 책임감을 갖고 있기도 하고 아이들이 안성 할머니 집을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다른 곳에 놀러가는 것보다 이곳으로 오는 진구네 가족이다.
두 이아이가 오면 온 집안 밖으로 뛰어다니며 노는 것이 참으로 보기 좋다.
아이들이 있는 집에는 늘 활기가 넘치는 것이다.
그런 평화로운 삶을 즐기는 부부에게 미국에서 다시 소식이 날아든다.
막내며느리가 임신을 했다는 소식이다.
부부에게는 더 없이 기쁜 소식과 동시에 김소희는 다시 둘째 딸 진희가 생각이 난다.
막내까지 이제는 부모가 되어가고 있는데 홀로 살아가는 둘째 딸이 불쌍해진다.
제 할이 있고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딸이지만 부모로서는 늘 위태롭게 보이면서 불쌍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런 부모의 마음을 알고 있는 진희다.
그러나 사랑과 결혼은 마음먹은 대로 되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그냥 참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