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울산 수석 합격 수기 (실기 후기 추가합니다)

[공부하자ㅏ]

합격 직후 써놓은 수기를 안 올리고 저장만 해둔 걸 발견했습니다. 너무 늦었지만 울산 준비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내용을 보충해서 올려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울산 지역에 응시해 최종합격한 수강생입니다.

가깝고 좋은 곳으로 발령을 받아 혹시나 했는데 임명식 날 수석인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저의 오랜 바람이었던 음악 교사의 꿈을 이뤄주신 이미정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선생님과 함께 음악 공부해서 진심으로 행복했습니다.

저는 음악대학에서 작곡을 전공했고 교직이수 했습니다. 학부 4학년 때는 교생, 졸업연주회 준비 등으로 바빠서 시험을 안 봤고, 졸업유예 이후 2019년 1월에 처음으로 임용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초수와 재수 기간 모두 일 병행 없이 공부하며 이미정 선생님의 연간 패키지 직강을 수강했습니다. 초수 때는 서울을 응시했고, 재수 끝에 합격했습니다.

<1차 시험>

재수 시작하기 전에 분석한 초수 실패 원인입니다.

① 기출 분석 부족: 문제 유형, 출제 범위 분석 부족

② 과목 편식: 공부량이 부족했던 과목을 제쳐두고 좋아하는 과목만 더 많이 공부함

    - 국악: 민속악, 악기론 공부 부족

    - 음교론: 교수법, 심리학 공부 부족

③ 문제 파악 능력 부족: 연주 형태, 연주 방법 등 문제에서 무엇을 묻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함

④ 문제 대충 읽고 실수한 것 ex) 보허자 장구 구음, 소금 운지법 등

⑤ A형 마지막 시간 분배 실패

이렇게 1차 탈락의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찾아보고자 했습니다. 

저는 초수 때 서양음악사만을 너무 팠고 다른 과목에 소홀했습니다. 그래서 재수 상반기 때는 서양음악사를 제쳐두고 국악과 음악교육론에 집중했습니다.

특히 음악교육론에서 많은 감점이 있었기에 재수 때는 2~4월 동안 음악교육론 전 범위를 회독, 암기, 인출하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교과서 분석도 부족했다고 판단해서 이미정 선생님의 유튜브 강의를 돌려 듣고, 교과서에서 외울만한 부분을 따로 인쇄해 요약본을 만들었습니다. 

저는 모든 과목에서 서브노트를 만들었습니다. 학원 교재와 개론서를 종합해 서브노트 목차와 세부 카테고리를 만들고 표나 넘버링으로 구조화했습니다. 이때 단순히 개론서나 학원 교재의 내용을 보고 요약해 만들기에는 시간이 아까웠습니다. 그래서 무조건 내용 암기를 먼저 하고 백지인출을 하는 방식으로 서브노트를 만들었습니다. 

반드시 예쁘고 완벽한 서브노트를 만들어야겠다는 부담은 없었습니다. 과목의 특성에 따라 이미정 선생님의 백지인출 프린트, 직접 손으로 적은 백지인출노트, 한글 표로 만든 요약본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해 하나로 묶은 게 곧 저만의 노트가 되었습니다. 문풀반, 모고반을 거칠 때마다 새로운 내용을 알게 되면 그때그때 추가하는 방식으로 노트를 유연하게 활용했습니다. 타공기 작업 후 링을 끼워 묶어놓으면 속지를 수시로 끼울 수 있어 편했습니다.

다음은 과목별로 말씀드리겠습니다.

1. 전공

  1) 국악

    ① 학원 교재와 김영운 선생님 국악개론에 기반한 서브노트

    ② 악곡 카드 활용

예를 들어 종묘제례악 파트를 공부하는 날이면

- 종묘제례악과 관련하여 시험에서 나올만한 키워드 정리(악현, 음악적 특징, 역사적 변천, 절차 등)

- 학원 교재 보면서 먼저 키워드와 관련해 달달 외우기

- 백지에 목차만 적어놓고 아무것도 안 본 상태에서 백지인출하기

- 학원 교재와 내가 쓴 걸 비교해보면서 아직 안 외워진 부분을 파란색 펜으로 보충하기

- 마지막으로 김영운 선생님 국악개론 읽으면서 혹시 빠진 내용이 있는지 보고, 파란색 펜으로 보충하기

이렇게 완성이 된 백지인출 노트이자 서브노트는 무한반복 하면서 암기했습니다.

정악, 국악사 백지인출노트 예시

의식음악 백지인출노트 예시, 정악 구두인출 키워드

민속악부터는 표에 정리하는 게 편할 것 같아서 타이핑했습니다. 타이핑으로 서브노트를 만들 때 역시 먼저 내용을 충분히 암기한 다음 백지인출해보고, 또 보충하는 식으로 만들었습니다. 서브노트를 활용할 때 조심해야 할 점은 지엽적인 내용까지 다 담아놓고 외우는 것인데, 항상 중요한 뼈대를 놓치지 않으면서 살을 붙여가는 방식으로 암기하자고 생각했습니다.

민속악 서브노트 예시

정악/민속악/고문헌 별로 악곡카드를 만들어서 악곡을 외웠습니다. 정악은 확실하게 멜로디를 익히고 갔지만 민속악은 판소리 대목이나 향토 민요까지 하나하나 다 외울 순 없는 것 같아요. 

정악은 문제풀이 고문헌 악보가 나오는 문제가 많아서 악곡카드 인출을 반복하며 악보를 해석하는 방법을 익혔습니다. 각 악기의 음역, 연주법, 고문헌의 생김새, 기보법, 변천, 고문헌에 나오는 한자나 가사, 장단 등 실제 악보와 서브노트의 내용을 연결했습니다. 그래서 초수 때 ‘구중춘색’ 가사만 보고 관악보허자 수악절창사의 후단 부분이라는 걸 유추할 수 있었습니다. 악곡에 익숙해지면 문제를 보고 잡아낼 힌트가 많아지는 점이 좋습니다. 

악곡 선율을 외우는 범위는 기출에 근거했습니다. 예를 들어 기출에 계면가락도드리 가야금 선율이 나왔으니 천년만세의 가야금, 거문고, 양금 선율은 모두 외워놓는 식으로 기출에서 조금 더 범위를 넓혀가며 선율을 익혔습니다.

학원 모의고사는 내가 아는 걸 써낸다기보다는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판단하는 자료로 삼았습니다. 예를 들어 고악보 중 한자를 못 읽어서 감점이 있었다면 고악보에 나오는 한자 정리본을 만들어 외웠습니다. (낱낱이 외우지 않고 쉬운 한자 몇 개만 맞춰서 읽을 수 있는 정도로만) 국악기 구음 문제에서 감점이 있었다면 중요 국악기의 연주법, 구음, 음역 공부에 하루를 할애하기도 했습니다.

고문헌에 나오는 한자 정리

  2) 서양음악사

    ① 초수 때 만들었던 서브노트 활용

    ② 악곡 카드

    ③ 시험 일주일 전 만든 백지인출 서브노트

서양음악사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과목이기도 했고 이미정 선생님 강의를 듣는 게 너무 좋아서 더 열심히 했습니다. 저에게는 단순히 시험을 위한 강의 이상의 의미였습니다. 세계사와 음악사가 연결되는 맥락을 놓치지 않고 이야기를 풀어가듯 강의하시는 게 재미있었어요. 농담까지도 다 받아 적을 정도로 너무 재미있어서 대학원 가고 싶다는 악마의 생각까지 하게 되는 강의였어요.

작곡 전공이라 화성대위, 형식론, 현대 파트는 수월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중세~바로크 파트는 악곡과 이론이 생소했습니다. 중세 파트는 초수 1월부터 그라우트를 붙들고 호기롭게 달려들었다가 결국 르네상스 직전까지 만들고 포기했던 서브노트가 의외로 도움이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해서는 안 되는 짓이었습니다. 이미정 선생님이 그렇게 읽지 말라 했던 그라우트 중세 파트 3장을 한 자 한 자 분석해가며 요약본을 만들었으니까요... 그땐 몰랐습니다. 이 부분 다 외우시면 수도원에 다니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이 요약본에 빈칸을 여기저기 뚫어서 인출하는 방식으로 고대~중세파트를 달달 외웠었는데요. 이걸 너무 많이 해서 재수 때까지 상당 부분 기억에 남아있었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했다기보다는 초수 상반기 때는 하루에 6시간 공부한다 치면 5시간 30분을 제가 좋아하는 서양음악사만 공부했어요. 이것은 아주 어리석은 짓이었습니다. 과목을 편식하는 것은 불합격의 큰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초수 때 악곡카드를 정말 빡세게 만들어놓았습니다. 초수 때 같이 스터디했던 정말 고마운 선생님과 함께 노가다로 만들었습니다. 덕분에 만들어놓았던 악곡 카드를 재수 때도 효율적으로 활용했습니다. 고대+중세/르네상스/바로크/고전/낭만/현대 이렇게 시대별로 나눠 만들었습니다. 악곡카드는 학원에서 정리해준 교과서 악곡, 초수 때 봤던 기본이론반 책, 심화반 프린트에서 나오는 모든 악곡을 오리거나 복사해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문풀반 들어갔을 때 여태껏 못 봤던 악곡이 나오면 그것도 수시로 복사해서 추가했습니다. 재수 때라면 중요한 악곡만 외웠을 텐데, 초수 상반기 때는 뭐가 중요한지 판단력이 없었고 남들이 다들 악곡 외우기 한다길래 의욕에 넘쳐서 제가 접하는 모든 악곡을 다 봤습니다. 솔직히 경쟁자 중에 내가 제일 많이, 상세한 내용까지 정확하게 외웠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외웠습니다. 요즘은 악곡을 이렇게까지 외우지 않아도 되는 문제 위주로 출제되고 있지만, 이렇게 악곡을 외웠던 것은 결과적으로 서양음악사의 이해도를 높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악곡 카드 예시 (현대 파트)

악곡은 단순히 작곡가와 제목만 외우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카드의 뒤에는 제목, 작곡가, 연주 형태, 형식, 사조 등 단순한 정보를 적고, 작곡 방법, 역사적 의의, 음악사적 영향, 악곡과 관련된 사회문화적 배경, 이 악곡이 가져온 음악적 변화 등 시험에서 물을 만한 논점까지 상세하게 적었습니다. 그리고 악곡만 보고 그 뒤에 적은 정보들을 구두로 인출할 수 있을 정도로 복습했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안 외워져서 한 시대를 사흘씩 나누어 외워야 했지만, 막판으로 갈수록 한 시대당 1시간만 걸릴 정도로 인출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악곡을 많이 본 건 실전에서 낯선 악곡과 악보를 접했을 때의 대처 능력을 기르기 위함이라 생각합니다. 초수 때 악곡을 탄탄하게 잡아놓은 덕에 재수 때는 만들어 놓은 카드를 빠르게 복습하는 정도로 가볍게 악곡 공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열흘 전 서양음악사 최종 백지인출노트 예시

이것은 재수 때 시험 치기 열흘 전에 작성한 노트입니다. 시대별로 시험에서 물을 법한 질문을 먼저 쭉 적어놓고, 아무것도 보지 않은 상태로 백지인출을 했습니다. 그리고 학원 교재와 비교하며 답안에 살을 붙였습니다. 이 요약본은 3일 내로 인출해서 만들었고, 마지막 일주일은 이것만 가지고 달달 외웠습니다.

3) 음악교육론

음악교육론은 선생님께서 반드시 이해가 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신 게 기억납니다. 초반에는 기초와 총론 책을 여러 번 읽었습니다. 그리고 학원에서 백지인출하기 편하게 만들어주는 프린트가 있는데, 철학, 미학, 심리학은 이 프린트를 활용해 백지인출을 하며 서브노트를 만들었습니다. 교수법을 포함한 나머지 부분은 이미정 선생님이 주시는 자료와 개론서를 종합해 요약본을 만들어 암기했습니다.

미학, 철학, 심리학 같은 경우 답안으로 쓸 수 있는 표현을 통째로 외우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해한 내용을 재구성해서 내 언어로 풀어 쓰는 방식도 좋았지만, 특히 현대음악 교육철학 같이 모호한 내용은 자료에 있는 표현을 그대로 외워서 답안으로 활용했습니다.

음악교육론 서브노트 예시

서브노트 내용에 기반한 실제 답안 예시

이런 식으로 서브노트에 있는 표현을 외워 답안 작성하는 방식을 좋아했습니다. 

초수 때는 음악교육론에 흥미가 없었는데 재수 때 제대로 공부하고 나니 정이 갔습니다. 특히 리머의 심미적 음악교육철학은 제가 이때까지 음악 하면서 느꼈던 것을 학문으로 정립했다는 점이 감동적이고 공감이 갔습니다. 또 기억나는 건 이미정 선생님께서 오르프의 음판 악기를 설명하실 때 음판을 떼었다 붙였다 한다는 걸 농담처럼 흘러가는 이야기로 하셨는데 그게 시험 칠 때 기억이 나서 반갑고 신기했습니다. 

그 외

이미정 선생님의 연습 문제들, 670제 문제집을 꼼꼼하게 풀어보았고 특히 하반기 모의고사 때 어떤 파트에서 감점되었는지를 분석해 부족한 부분 위주로 보충했습니다. 매주 모의고사 등수가 나오는 걸 보고 은근히 승부욕이 생겨서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습니다. 등수는 직강 기준으로 2등, 14등, 1등을 했다가 마지막 회차 때 24등으로 쭉 떨어졌는데, 조금 불안했지만 실전에서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모의고사 등수로 동기부여하는 건 좋지만 절대 낙담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10~11월 모의고사 오답노트 (틀린 것 외에도 조금 더 범위를 넓혀서 되짚어 보았습니다. )

기출을 꼼꼼하게 분석하는 과정은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역대 기출을 모두 프린트해서 실제 시험 치는 것처럼 손으로 써 보고, 모범답안과 비교하며 답 쓰는 방법을 익혔습니다.

문제를 많이 풀다 보면 이상한 요령이 생깁니다.

가끔 답으로 가는 사고를 단계별로 유도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문제의 의도대로 잘 따라가며 답안을 쓰다 보면 문제에서 원하는 게 뭔지 보이기도 합니다.

또 문제를 읽고 떠오르는 답이 여러 개일 경우, 내가 쓰고자 하는 답이 임용 시험 문제로 낼 정도의 중요한 개념인지를 생각해서 다른 답을 쳐냈습니다. 예를 들어 이번 시험 A형 7번에서 스트레토 외에 생각나는 다른 개념도 있었지만, 스트레토는 학부 형식론 수업 때도 다양한 장르에 등장하며 교수님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작곡 기법이었기 때문에 스트레토를 답으로 적었습니다.

가끔 율명이나 악기 구음이 헷갈리면 시간 아끼겠다고 머리로 계산하지 말고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쭉 적어놓고 문제를 풀었습니다. 이건 이미정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팁인데요. 오히려 시간이 덜 걸리고, 긴장되는 실전에서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이번 가야금 구음 문제에서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 문제에서 무엇을 묻는지 정확히 보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악기 편성을 묻는 문제라면 세악수보다는 삼현육각이 답에 가깝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전에서 문제를 받아들고 만약 내 생각보다 쉬워도 절대로 쉽다고 생각하지 말고 꼼꼼하게 풀자고 생각했습니다. 모르는 건 틀려도 된다, 그런데 실수는 절대 하지 말자고 백 번 외치고, 정신 똑바로 차리고 문제 세 번씩 읽고 신중하게 답안을 썼던 기억이 납니다. 

그 외에 문제에 대한 선입견 없이 푸는 연습도 했습니다. 내가 이전에 풀었던 문제와 비슷한 유형인 것 같다거나 개념 A와 개념 B는 반드시 연결된다거나.. 이런 습관들이 오답으로 이어졌습니다. 굳이 꼬아보지 않고 단순하게 생각해야 해결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내 사고가 너무 갔다(?) 싶으면 원점으로 돌아와서 문제를 다시 읽어보면 풀리기도 합니다. 또 약간 교과서 스타일로 접근해야 하는 답도 있습니다.

그외 중요한 키워드부터 잘 챙기기, 한 문장 안에 여러 답을 적지 않고 점수 매기기 좋게 적당히 끊어 쓰기와 같은 답안 작성 요령을 연습했습니다.

모의고사를 많이 풀어보면서 어떻게 하면 점수를 안 뺏길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문제가 묻는 바를 잘 파악하여 핵심 키워드는 놓치지 않되, 제 답안에 대한 근거를 상세하게 붙이는 방식으로 답안을 작성했습니다. 예를 들어 이번 시험에서는 장구와 관련된 음악사 문제가 나왔는데요. 문제가 중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서 “‘장고’라는 명칭은 조선 문종 대 「고려사」 악지에 처음으로 등장했으므로 이 명칭이 처음으로 등장한 시대는 조선 시대이다. ”라고 서술했습니다. 낭송음을 적으라 한 서양음악사 문제에서는 제가 알기로는 계이름이 이동도법인데 너무 뻔한 것을 묻는 것 같아서 “계명창법으로 불렀을 때 솔이다” 어쩌고 하면서 구구절절하게 적었습니다. (이건 답으로 처리되었는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그외 시험 직후에 복기한 답안 일부를 보여드립니다. 모범 답안이 전혀 아니며 A8번은 틀린 것 같기도 한데.. 칼채점 당했으면 틀렸을 답안도 있고요.. 답안 쓰는 방식만 참고해주세요

A형 답안 복기, 출제 범위 분석(이건 시험 치고 나서 심심해서 한 것 같아요)

2. 교육학 

중요한 영역(교육과정, 교육심리학, 교육방법및공학, 교육평가, 교육행정및경영)에 집중해서 서브노트를 만들고 외웠습니다. 

18.67점으로 나름 고득점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교육학 공부를 전공만큼 열심히 했다고는 말 못 할 것 같습니다. 교육학은 정말 재미가 없었습니다. 재미없는 공부는 진득하게 못 하는지라 답안을 많이 써 보지 않았습니다. 시험 문제를 예측하는 건 매우 안 좋은 습관이지만, 교육학만큼은 강사님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신 것 위주로 여러 번 보고, 작년 시험 때 이미 나왔던 주제는 덜 보는 등 요령껏 공부했습니다. 

① 채점하기 좋은 구조화된 답안 만들기. 굳이 점수가 안 될 말은 붙이지 않기. 간결하게 점수가 될 만한 답만 쓰기

② 서브노트에 있는 표현 최대한 옮겨 쓰기: 전 교육학에 대한 이해도가 전공보다는 떨어진다고 생각했고 아직 이론을 정확히 소화했다는 자신감이 없었어요. 즉 달달 외우고, 그대로 썼습니다.

이 정도 규칙만 지키면서 욕심부리지 말고 조금씩 꾸준히 하자는 마음으로 했습니다.

용량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앞글자만 딴 청킹을 엄청 많이 활용했습니다. 청킹으로 유명하신 모 강사님 강의를 2년간 들었습니다. 연칸 패키지는 아니고 3~4월만 들었습니다.

그리고 버릴 건 버렸습니다. 교육사회학, 철학, 교육사는 2년간 한 번도 안 봤습니다. 만약 시험에 나와서 후회하더라도 내 탓이다. 그 시간에 전공을 더 봤을 테니 괜찮다. 이런 마음으로...

교육학 서브노트 예시

<2차 시험>

1. 실기

1차는 통과의례다. 내가 컷에서 몇 점이 높은지는 중요하지 않다. 1차 합격자인 11명 모두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1) 창작곡 범주범창

사실 임용 준비를 시작하기 전부터 제일 걱정되던 게 노래였습니다. 저는 음역이 ‘가온 라’ 이상으로 절대 올라가지 않습니다. 라 이상의 음역은 목소리에 힘이 없어 전달력이 떨어지고, 피아노 소리에 묻혀 노래가 거의 안 들릴 정도였습니다. 비아 선생님께서 저 때문에 고생을 하셨습니다. 절 레슨하는 게 숙제 같다고도 말씀하셨어요. 선생님께서 제 목소리에 맞는 발성법과 호흡을 찾아주기 위해 이 방법 저 방법 적용해보고, 비전공자도 이해하기 쉽게 레슨해 주셔서 그나마 나아졌습니다. 유쾌한 레슨으로 자신감을 북돋아 주신 비아 선생님 덕분에 실전에서 자신 있게 노래했다고 생각합니다.

대신에 밴드 동아리와 교회 반주를 오래 해서 초견 멜로디에 적절한 화성을 붙이는 건 자신 있었습니다. 울산 실기는 교과서 곡이 아닌 창작곡 연주기 때문에 초견 독보와 즉흥 연주가 남들보다 경쟁력 있지 않을까, 피아노로 노래를 커버하자는 희망을 품고 연습했습니다. 

창작곡 범주범창은 연습할 수 있는 자료가 많지 않습니다. 리지 선생님께서 만들어주신 창작곡으로 실전처럼 연습해보고, 시험 약 3일 전 ‘새애창 한국가곡집’을 사서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쳐보았습니다. 이 가곡집은 변박이 많고 음정이 까다로운 현대 가곡도 수록되어 있기 때문에 초견 연주 연습하기에 좋습니다. 또 리지 선생님이 시험 전날 원격으로 모의시험을 진행해주셔서 이미지 트레이닝할 수 있었습니다. 시험 직전까지 세심하게 신경 써주신 리지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다른 지역 수험생들이랑 직접 창작한 곡들을 피날레로 찍어서 공유했습니다. 창작 조건은 셋잇단음표나 붙임줄, 당김음 등 까다로운 리듬, 반음계 진행이나 크게 도약하는 음정을 포함하는 것이었습니다. 가사는 교과서 악곡에 나오는 가사를 활용했고, 거의 모든 조성과 박자를 연습했습니다. 가사를 바꿔 부르거나 제 박보다 일찍 붙이지 않도록 주의했습니다. 늘임표가 나올 때 반주형, 전조될 때나 반음계 상하행 시 베이스 처리, B에서 반주형 바꿔서 치는 방법 등을 연구했습니다.

실전에서는 4/4 Eb Major 곡을 뽑았습니다. 전체적으로 리듬은 어렵지 않았으나 꽤 음가가 짧았고 붙임줄이 있었습니다. 다행이었던 건 음역이 클라이막스 빼고는 그다지 높지 않았습니다. 셋잇단음표가 반음계로 진행되는 부분이 주제적으로 사용되었고, 12마디에서 4도로 연속 하행하는 어려운 음정이 있었습니다(예시: 도-솔-레). 1~8마디까지는 무난한 리듬과 음정이었고, 10마디에서 분위기가 살짝 바뀌면서, 11~12마디는 틀리라고 함정을 파놓은 듯한 작위적인 선율이 나왔습니다. 11~12마디에서 음정이 흔들릴까봐 그 부분만 살짝 루바토를 걸은 듯이 천천히 짚으면서 노래했고, 마지막에는 6도 변형-7도 변형-1도로 끝냈습니다. 재작년에 서울을 준비할 때 유니스 선생님께 잠깐 레슨을 받았었는데, 선생님께 얻은 팁들(화성 변형해서 치기, 반주형 멋지게 살리는 방법 등)이 이번에도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저는 시험 때 마스크 안에 마스크가드를 끼우고 마스크와 입 사이의 공간을 확보해서 노래했습니다. 시험 당일엔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두 시간가량 연습실에서 목을 풀고 갔습니다. 도라지즙과 온열 팩 등으로 추운 1월에 목 관리를 철저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 민요 가창+장구

울산은 몇 년간 중모리와 자진모리 민요가 나왔는데, 올해는 굿거리와 자진모리로 바뀌었습니다. 서울을 준비할 때 굿거리 민요를 대부분 연습해뒀기 때문에 다행이었습니다.

음원 파일을 반복해 들으면서 아주 작은 시김새까지 다 채보했습니다.

민요 채보 예시입니다. 비전공자기 때문에 절대 정답이 아닙니다. 연습 방법 중 하나로 봐주세요! 

양악 가창과 달리 민요는 제 목소리와 잘 맞았어요. 국악 전공자는 아니지만 최대한 전문가와 비슷하게 시김새를 넣어 부르려고 노력했습니다. 장구는 많이 쳐보면서 익숙해지는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유튜브를 보면서 어려운 변형 장단을 적용해보기도 했습니다. 

경서도 민요는 입술 위쪽을 사용해서 소리를 위로 띄우며 부르고, 남도 민요는 턱 아래쪽을 사용하는 느낌으로 불렀는데 말로 쓰니까 이상하네요.. 또 부르기 전에 시작하는 음정과 장단의 빠르기를 마음속으로 정해놓고 부르는 게 중요합니다. 시험 준비하면서 민요를 배울 수 있어서 정말 즐거웠고, 현직이 되어서도 쓰임새가 쏠쏠합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앞에서 효도 공연하면 용돈도 받을 수 있습니다. 유은지 선생님 감사합니다!

연습할 때 이 표를 사용했습니다. 병기된 숫자는 학원 악보집 페이지입니다.

3) 청음

작곡 전공이고 절대음감이라 청음은 수월했습니다. 12월부터 서울, 경기, 울산 청음 문제를 돌려가며 하루에 5개씩 들었습니다. 기보할 때 나타나는 문제점들을 체크해놓고 혹시나 있을 실수를 대비했습니다.

쉼표 잘 듣기, 임시표 정확히 기보하기, b와 # 다음 나오는 제자리표 반드시 표시, 박자에 따른 단위 박을 끊어서 기보하기, 다 적고 나서 박자에 내가 그린 리듬이 맞는지 꼼꼼히 체크하기, 한 박 내에서는 붙임줄 쓰지 않기, 셋잇단음표와 다른 리듬 구분하기 등

2. 수업 실연

지도안은 8.8점, 수업실연은 19.4점을 받았습니다.

수업 실연은 1차 시험 직후 스터디를 꾸렸으나, 한 번의 발전적 해체를 하고 다시 모집해서 이미정 선생님 문제와 ‘음악과 교수학습의 실제’에 나오는 지도안을 적어보고 실연했습니다. 미리 순회지도 틀과 가창/기악/창작/감상 수업 별로 적용할 수 있는 만능 틀, 나에게 가장 편한 판서 양식을 만들어놓고 익숙해질 때까지 연습했습니다. 

이미정 선생님께서 12월에 2번(영상평가), 1월에 2번 봐주셨고 김남주 선생님도 1번 봐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비언어적인 표현을 교사답게 만들기 위해 집에 작은 화이트보드를 사서 수시로 연습했습니다.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수업을 피하고자 개념 설명은 발문으로부터 끌어냈습니다. 노래가 약한 저는 제발 가창만 나오지 말라고 빌었는데 올해 창작, 감상 수업이 나와서 다행이었습니다.

수업 실연은 11번(마지막 순서)을 뽑아서 대기시간 동안 교과서 요약본을 훑어보면서 하이든 집시 선율을 찾았습니다. 생상스 곡은 못 찾았어요. 교과서에 나오는 론도의 정의를 외우고 도입 부분에서 정의 그대로 설명했습니다. 대기시간이 길어서 중간에 조금 졸다가, 남은 시간에 지도안을 상기하며 속으로 실연을 10번 이상 한 것 같습니다. 말이 엉키지 않도록 발문, 순회지도를 계속 중얼거리면서 대본 외우다시피 했고 들어가기 직전까지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습니다. 마지막 번호를 뽑아서 준비할 시간이 남들보다 많아서 좋았습니다. 마지막 번호라고 실망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지도안 조건 중에 제가 실수한 걸 구상실에서 발견했습니다. 조건 중 가락 패턴 카드가 제시되었는데, 저는 리듬 패턴 카드인 줄 알고 첫 번째 활동에서 리듬 창작 조건과 가락 창작 조건을 따로 제시했습니다. 가락 패턴 카드라면 리듬을 따로 창작할 필요가 없었던 거죠.. 이걸 고칠까 말까 하다가, 지도안을 모두 리듬 패턴 카드에 맞춰서 계획해놓았기 때문에 그냥 조건을 뜯어고쳐서 실연했습니다. 저는 지도안에서 회색 음영으로 표시된 부분은 실연을 모두 생략하고 지도안 작성 부분만 실연했습니다. 실전에서 한 대로 복기해 보겠습니다. 

• 도입

성 그림 자료를 제시하면서 저번 시간에 배운 론도와 이 그림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 발문하고, 론도의 정의를 설명했습니다.

다음은 제시된 리듬 악보를 론도의 Refrain이라 인지시킨 후 모둠별로 성부를 나눠 학생들이 연주하게 하고, Episode는 저 혼자 즉흥으로 꾸며서 연주했습니다. 이때 제가 리듬을 좀 이상하게 연주해서 당황했지만 최대한 티 안 내려고 했습니다..

• 첫 번째 활동

- 리듬 창작 조건: 리듬 패턴 카드를 사용해서 4/4박자 리듬 창작하기(리듬 예시를 몇 가지 판서하고 설명함)

- 가락 창작 조건: (음계 설명 후) 이 음계 내에서 가락을 창작하기, 뛰어가기 음정과 차례가기 음정을 골고루 사용하기, 끝나는 음은 반드시 으뜸음으로 두기

이렇게 창작 조건을 번호를 달아가면서 판서하고, 중간에 학생들이 질문하는 상황을 가정했습니다. (ex. 왜 으뜸음으로 끝나야 하냐고 질문을 해 주었네요. 음계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음이라 마치는 느낌을 강하게 줄 수 있어서~ ) 그리고 창작 시범을 보여주었습니다.

이후 모둠별 창작 시간을 주고 3번의 순회 지도를 했습니다. 태블릿 PC가 조건에 있어서 작곡 앱을 통해 선율을 직접 들어보며 기보하고 창작하라고 강조했습니다. (실음 중심 수업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 순회지도

첫 번째로 과제를 어려워해서 교사의 도움이 필요한 모둠: 4/4 리듬을 틀리게 기보하여 바로 잡아줌(발문-재발문-강화)

두 번째로 활동 참여에 소극적인 학생이 있어서 관계의 통제가 필요한 모둠: 학생에게 역할을 부여해 무임승차를 방지하고, 옆 학생이 도와주게끔 격려함

세 번째로 과제를 쉽고 빠르게 완료한 모둠: 칭찬해주고, 앱을 활용해서 선율의 빠르기나 음색 등을 달리 설정해보라고 하며 추가 과제 제시

모둠별 창작이 끝난 이후 발표-피드백하는 부분은 생략하고, 바로 두 번째 활동으로 넘어갔습니다.

• 두 번째 활동

거꾸로 학습 조건을 지키기 위해 음원과 감상 학습지를 미리 배부했다고 가정하고, 미리 집에서 작성해 온 학습지의 답을 발표하게 했습니다. 감상 학습지 문항은 지도안에 모두 적었습니다.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악기 편성이나 첫 주제가 다시 등장하는지 이런 질문들을 넣었던 것 같습니다. 

학생들이 발표하다가 오답을 얘기했다고 가정하고 재질문하여 답을 정정하고 칭찬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칠판에 표를 그려서 두 곡을 비교했습니다. 제가 집시 3악장이 종달새 4악장이랑 헷갈려서 지도안에는 현악 4중주라고 잘못 적었습니다. 그리고 그 곡이 피아노 3중주인지는 대기시간 동안 교과서를 보면서 알았습니다. 그래서 실연할 때 “선생님이 감상 학습지 5번에 잘못 표기한 게 있는데 하이든의 집시는 피아노 3중주입니다~ 모두 고쳐주세요~” 이렇게 심사위원을 일부러 쳐다보면서 얘기하고 넘어갔습니다. ㅠㅠ 생상스 곡은 제가 모르는 곡이었는데 왠지 바이올린이 연주할 것 같아서 바이올린 협주곡이라고 찍어 맞췄습니다. 그리고 첫 번째 활동과 두 번째 활동을 간략하게 정리하는 멘트로 실연을 끝냈습니다. 시간은 약 30초가 남았습니다.

저는 수업 실연에서 조건을 맞추는 것을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실전에서는 제시한 조건도 하나 잘못 짚었고, 마지막 활동에서 곡도 못 알아봤습니다. 하지만 소수점 감점된 걸 보면 생각보다 수업 내용을 틀리는 건 점수에 별 영향이 없는 건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맞추면 좋겠지만 지도안에 내가 모르는 게 나왔다 하더라도 당황하지 마시고 당당하게 수업하시기 바랍니다.

감상 학습지 부분을 어떻게 작성했는지 기억이 안 나서 평상시에 제가 썼던 지도안을 첨부합니다. 저는 보통 감상 수업 때 감상 학습지를 활용한 수업을 많이 계획했기 때문에 실전에서도 이와 비슷하게 작성했습니다.

감상, 창작 수업 지도안 예시

3. 심층 면접

면접은 타 교과인 사범대 친구들이랑 12월부터 준비했습니다. 전 비사범대인데 확실히 사대 친구들이 평가원 스타일 문제를 많이 가지고 있어서 자료 확보나 답변 구상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면접 스터디 때는 시선 처리(심사위원 골고루 보기, 구상지 덜 보기), 물어보는 논지가 뭔지 정확히 파악하기, 나의 경험 관련한 답변 생각해 두기, 반복되는 단어를 피하고 간결하게 말하기, 두괄식 답변 구성, 제시문이 주어질 경우 멀리 가지 말고 제시문 내에서 근거를 찾아 쓰기와 같은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평가원 지역은 다문화/통일/탈북학생교육, 공간혁신 같은 특수한 주제보다는 생활지도나 전문적 학습공동체, 교사 간 갈등처럼 일반적인 주제를 묻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명한 면접 책을 보며 서브노트를 간단하게 만들었고, 개념, 시책, 관련 교직관 등을 정리해 저의 답안을 만들었습니다. 같은 주제를 대상별(학생, 학부모, 교사), 단계별(담임교사, 부장교사, 교장, 교육청 등)로 다양하게 접근해보았습니다.

면접 서브노트 예시

코로나 상황과 관련된 답변도 많이 연습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교육 격차의 원인, 해결 방안, 대면 공교육의 의미, 장기화된 비대면 수업의 문제점, 효과적인 원격 수업, 음악 교과와 관련한 원격 수업, 원격 수업 역량을 신장하기 위한 교사로서 노력, 원격 수업과 관련한 교직관, 코로나 시대에 교사에게 요구되는 역량, 코로나가 교육에 끼친 긍정적 영향,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교사에게 요구되는 역량 등 다양한 주제를 물어볼 수 있습니다.

면접 때는 전날과 정반대로 1번을 뽑아서 9시 20분쯤 시험장을 나왔습니다. 나이가 지긋한 남자 심사위원들이 세 분 앉아계셨고, 그분들이 저를 안 보고 필기하실 때는 저도 구상지를 슬쩍 보고, 고개를 드시면 저도 한 분씩 차례로 쳐다보며 답변했습니다.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울산교육을 실현하겠다’고 울산교육청 슬로건을 활용해서 답변했던 기억이 납니다.

마치며..

제 유일한 장점이라면 멘탈이 센 편입니다. 2년간 아 공부하기 싫다-는 있어도 큰 슬럼프는 없었습니다. 친구랑 농담으로 하던 말이 시동을 끄고 켜는 과정을 생략해야 안 힘들다는 건데요. 하루 쉬고 책상에 앉으면 더 하기 싫더라고요. 습관이 되면 힘들지 않습니다. 숨 쉬고 밥 먹듯 하면 평온해집니다. 그러면 합격을 위해 공부한다기보다 그냥 앞에 주어진 지식을 소화하기 위해.. 공부를 위한 공부를 한다는 기분이 듭니다. 저는 합격의 순간보다 수험생 때 매일 작은 성취감과 희열을 느꼈던 과정이 인생에서 빛나는 순간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힘든 시기지만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시길 바랍니다.

울산 수기가 없는 것 같아서 울산 준비하시는 선생님들께 제 수기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울산 지역 2차 시험이 궁금하신 분들이 계신다면 댓글로 질문 주십시오. 제가 아는 선 안에서 최대한 답변 드리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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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댓글로 울산 2차를 여쭤보시는 분들이 계셔서 작년 실기 시험을 치른 직후 복기한 내용을 추가해보겠습니다. 울산 2차 준비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울산 2차 실기 시험 후기>

  1. 대기실 입실

• 우선 1층에 있는 음악 대기실에 들어가서 칠판에 붙여진 수험번호별 자리 배치표를 확인하고 자리에 앉습니다. 9:00까지 모두 입실을 완료하고, 따뜻한 분위기 속에 전체적인 시험 진행 과정 안내가 시작됩니다. 이 시간에 화장실도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 관리번호 추첨: 12개의 나무 막대가 담긴 통이 있고, 수험번호가 빠른 순대로 앞에 나와서 번호를 뽑은 후 자기 관리번호를 명단에 직접 기재합니다. 감독관 선생님께서 “관리번호가 빠르면 빨리 치고 집에 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 늦으면 계속 기다려야 하니 여러 장단점이 있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하고 말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본인이 작년에 가창 시험 감독으로 들어갔었는데 다들 너무 떠신다고, 긴장 풀고 편하게 치라는 말도 해주셨습니다.
• 수험표, 신분증, 먹을 물 정도를 제외하고 앞쪽으로 가방을 모두 제출합니다. 
• 몇몇 수험생들이 질문을 했습니다.

Q. 국악 가창 전 1분 연습 시간 때도 목소리, 장구 소리 내면 안 되나요?

A. 안 됩니다. 눈으로만 봐야 합니다.

라고 하셨지만 정작 국악 시험을 치러 갔을 때는 1분 동안 목소리와 장구 소리를 내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감독관 선생님께서 이 부분은 잘 모르셔서 착오가 있으셨던 것 같습니다. 걱정하지 마시고 국악 시험 때는 연습 시간 1분 동안 마음껏 소리 내셔도 됩니다. 

2. 청음 시험

- 시험 시작 시각인 9:30이 되면 다 함께 옆 건물의 음악실로 이동해서 청음 시험을 칩니다.

• 순서지를 나눠주시고, 답안지 위 4줄은 연습하는 칸(연필 사용 가능), 아래 4줄은 채점하는 답안지 오선보가 4줄씩 있습니다.
• 감독관 선생님께서 천천히 안내를 해주십니다. 제출용 칸에 볼펜으로 답을 쓰다가 틀리면 X자를 치고 도장을 받으면 수정할 수 있다고는 했지만, 오선지 칸도 좁으니 웬만하면 틀리지 말고 잘 확인해서 쓰는 게 좋다고 하셨습니다.
• 1번은 3/4 C Major, 2번은 6/8 a minor였습니다. 
• 순서지에는 전체, 12, 12, 1234, 34, 34, 3456, 56, 56, 5678, 78, 78, 전체 2번씩 들려준다고 친절하게 표로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청음을 듣기 전 scale을 한 번 쭉 들려주고 으뜸화음을 각 마디를 듣기 전 한 번씩 쳐 주십니다. 매우 여유롭고 따뜻한 분위기입니다.
• 연습용 칸에 청음을 다 듣고 나면 지워지지 않는 까만 펜으로 답안지에 답을 옮겨 씁니다. 이때 5분이 주어집니다. 전 5분이 짧다고 생각해서 청음을 듣는 중간에 여유가 생기면 바로 제출용 칸에 답을 옮겨 썼습니다. 시간이 넉넉한 덕에 자를 사용해서 가독성이 좋은 악보를 그릴 수 있었습니다.
• 1번 3/4 문제는 1234와 5678의 리듬이 거의 같았습니다. 마디를 넘어서는 붙임줄도 거의 없었고 매우 쉬운 편이었습니다. 
• 2번 6/8 문제는 템포가 꽤 빨랐습니다. 그리고 3/4의 박자감이 내면에 남아있는 상태에서 6/8을 바로 들으려니 헷갈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음정은 1번보다는 더 어려웠고, 리듬은 역시 평이했습니다. 헤미올라나 당김음도 별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사실 울산 청음은 좀 쉬운 편이라 그리 변별력이 클 것 같지는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억이 나는 리듬이나 음정입니다.

1. 3/4 C Major

2. 6/8 a minor, 이 문제는 마지막 두 마디가 너무 쉬웠어요.

2. 창작곡 범주범창 시험

• 다시 모든 수험생이 원래 있던 대기실로 돌아갑니다. 청음 시험을 쳤던 장소에서 창작곡 범주범창 시험을 치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대기실로 돌아가면 진행위원 선생님들은 책걸상 11개를 모두 치우고 범주범창 시험에 적합한 구조로 바꾸셔야 합니다. 그래서 1번을 뽑은 수험생도 시험을 치기 전까지 여유가 좀 있습니다. 
• 약 10~15분 정도가 흐른 후, “1번 나오십시오” 합니다. 그럼 1번 수험생은 본인 짐을 모두 다 챙겨서 음악실로 이동합니다. 음악실에 들어가기 전 수험번호와 신분증을 간단히 확인하고, 음악실 밖에 모든 짐을 놔두고 들어갑니다. 
• 5개의 나무막대가 통에 담겨있습니다. 수험생은 그중 하나를 뽑고, 그 번호가 적힌 서류 파일을 들고 피아노에 앉으면 됩니다. 피아노는 검은색 업라이트 피아노였고 음량이 꽤 작았습니다. 제 목소리가 작은 편이어서 그 점은 좋았습니다. 

- 진행위원께서 한 번 더 자세히 규칙을 설명해주십니다. “전주는 절대 치면 안 됩니다. 첫 음은 치고 시작해도 됩니다. 서류 파일을 여는 순간 1분을 재는 타이머가 시작됩니다. 관리번호 0번은 0번 곡을 뽑았습니다. ”

• 수험생은 마음의 준비를 하고 서류 파일을 엽니다. 그럼 타이머가 시작됩니다. 하지만 타이머는 등 뒤에 있어서 시간을 확인하면서 동시에 악보를 보기가 조금 힘들 수 있습니다.
• 1분 동안 악보를 스캔하면서 박자, 조표를 먼저 파악하고 쭉 가사와 리듬, 선율을 읽어 갑니다. 1분이 끝나면 또 진행위원께서 설명을 해주십니다. 이때 잠깐 악보를 좀 더 볼 수 있습니다. ㅎㅎ 요령껏 악보를 보면 1분 10초 정도 악보를 보고 시작할 수 있습니다.
• 저는 4/4 Eb Major 곡을 뽑았습니다. 전체적으로 리듬은 어렵지 않았으나 꽤 음가가 짧았고 붙임줄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셋잇단음표가 반음계로 진행되는 부분이 있었고, 3번째 단에서 4도로 연속 하행하는 어려운 음정이 있었습니다. 뭔가 여기를 틀렸으면 좋겠다- 라고 의도하고 낸 듯한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악보 밑에 반주형이 적혀있습니다. 하지만 전 거의 안 지키고 제 맘대로 쳤습니다.

3. 민요 시험

• 범주범창을 마쳤으면 나가서 짐을 싸 들고 다시 옆 건물의 방송실로 이동합니다. 진행위원 한 분이 붙어서 길을 안내해주십니다. 방송실 앞에서도 마찬가지로 짐을 모두 내려두고 들어갑니다.
• 진행위원 선생님께서 매우 친절하게 규칙을 설명해주십니다. 마찬가지로 2곡 중 한 곡을 추첨하고, 선생님 설명을 듣고, 1분 연습을 시작하면 됩니다. 울산은 장구를 바닥에 앉아서 치는 게 아니라 장구 받침대 위에 얹어서 의자에 앉아서 칩니다. (사실 이게 더 편합니다) 연습 시에는 소리를 마음대로 낼 수 있습니다. 장구는 소리가 낮고 울림이 적은 편이며 변죽과 복판 사이의 경사가 좀 적은 편이어서 치기가 편했습니다. 장구채는 비치되어 있습니다. 저는 뱃노래를 뽑았는데, 굿거리장단 뱃노래의 2절까지 모두 다 나와서 처음에는 1분 악보를 읽으면서 좀 당황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읽어보니 새로운 가사의 선율도 비슷하길래 그냥 초견으로 보면서 쳤습니다. 연습 시 2절까지 꼭 연습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방송실 내부가 모두 방음벽이라 흡음이 매우 잘 되어서 목소리가 건조하게 들립니다. 연습실에서 부를 때보다 더 쌩목소리가 납니다만 개의치 마시고 큰 소리로 부르시길 바랍니다.

 + 시험을 치는 음악실과 방송실은 매우 따뜻했으나, 대기실 바로 앞에 바깥문이 있어서 대기실은 추웠습니다. 겉옷이나 핫팩을 챙겨가시길 바랍니다.

+ 민요, 범주범창 시험은 모두 심사위원 앞에 나무 발로 된 병풍이 쳐져 있었습니다. 즉 블라인드로 진행되므로 깔끔하게 입되 편한 옷을 입고 가시면 됩니다. 

[샤실장]

선생님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왜 전 수기를 이제서야 본거죠? 저에 대한 멘트가 없는게 유일한 흠이지만 잘 읽었습니다ㅎㅎㅎ

[공부하자ㅏ]

저희 샤실장님에 대해 멘트를 하자면.. 영혼을 어디다 내다버린 채로 실기학원을 들락거리는 수강생들에게 잠시나마 생기를 불어넣어 주시는 아주 감사한 분입니다. ㅎㅎㅎ뭔가를 고민하고 있으면 별 거 아니란 듯이 툭툭 던지면서 해주시는 말씀들이 꽤나 위안이 되었답니다. 감사합니다 실장님!!

[샤실장]

엎드려 절받기가 바로 이것ㅋㅋㅋ 즐겁게 잘 지내고 계신다니 더할 나위 없는 소식입니다. 건강 조심하세요!

[Via샘]

선생님~~~~ 잘 지내시죠???
힘들었던 시기였던 거 같은데 또 지나니 그래도 매 시간 열심히 하시는 선생님 덕분에 즐거웠던 시간이였어요!
좋은 선생님 되실 것을 믿고, 늘 건강하세요!!
후기 감사합니다~^^

[blueblue0807]

선생님.. 진짜 멋있으세요.. 제대로 시작도 전에 겁먹고 강의만 겨우듣고 있는 초수생인데, 선생님 글 읽고 다시 마음잡고 시작합니다. 좋은 후기 감사합니다.

[공부하자ㅏ]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합격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