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싼 걸로 하나 가입하지 뭐. 이 글을 읽고 있는 대부분의 독자들은 아마 이렇게 보험을 들기 시작했을 것이다. 아는 사람이 보험회사에 들어가고 한 번 두 번 방문하다 부탁을 받게 되고 왠지 손해라는 생각을 하면서 들게 되는 보험. 과연 손해일까? 보험에 대해 우리가 흔히 생각하고 있는 잘못된 상식 네 가지에 대해 알아보자.
착각 1 - 보험은 가입하면 손해, 중간에 해약하면 보험사만 좋은 일 시킨다
원하지도 않는 보험을 가입하고서 중도에 해약하자니 해약 환급금이 원금보다 적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보험을 중간에 해약하면 보험사만 이득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가입하고 해약하기 전까지 사고나 불행을 당했을 경우 엄청난 혜택을 받는 사람도 있다. 내가 해약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기 직전에라도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질병에 걸렸다면, 그동안 내가 불입한 금액의 몇 배 또는 수십배나 되는 보험금이 지급된다. 보험에 가입하고 해약 환급금이 적다고 해서 손해라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그 기간만큼 보장을 받았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보험에 소요되는 각종 부대 비용을 초년도 보험료로 모두 지불하기 때문에 많은 사업비를 들인 보험을 고객이 중간에 해약하면 손실을 보게 된다. 따라서 보험 가입은 신중하게, 유지는 오래도록, 해약은 신속히 하는 것이 좋다.
착각 2 - 사고 보상이 잘 되는 보험사에 가입해야 한다
언뜻 들으면 그럴싸하게 들리지만, 사고 보상을 보험사가 직접 해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고 보상이라 하면 피해자 치료·차량 수리 등을 말하는데 이러한 일은 병원이나 정비 공장에서 다 한다. 운전자는 보상 청구 서류를 병원이나 정비 공장에 제출하고 보험사는 그 서류를 심사하여 보험금을 지급할 뿐이다. 그래도 큰 사고가 나면 큰 보험사가 더 낫지 않을까 하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큰 사고일수록 대형 보험사에서는 보험금 지급에 더 까다롭게 굴 가능성이 많다. 따라서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면서 사고 보상이 잘 되는 보험사를 힘들여 고를 필요는 없다. 금융감독원이 경영에 문제가 있다고 공개한 보험사가 아니라면 사고 보상에는 별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착각 3 - 보험은 아는 사람에게 들어야 좋다
대부분의 경우 주위의 아는 사람을 통해 보험에 가입한다. 그러나 그럴 필요가 없다. 전문적이고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설계사면 된다. 특히, 최근에는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보험에 대해 공부하면 보험료를 아낄 방편을 많이 알 수 있다. 요즘은 자동차보험을 중심으로 온라인 보험 가입이 급증하고 있다. 전화와 인터넷을 통해서만 가입하기 때문에 보험 모집인에게 지급하는 판매 수당이 없고 지점 및 영업소 운영 비용이 들어가지 않아 보험사들이 팔고 있는 기존 자동차보험보다 싸게 가입할 수 있다.
착각 4-종신보험은 생존시 보장이 되지 않는다
종신보험의 가장 큰 특징이 사망 원인에 관계없이 보험금이 지급된다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종신보험이 단순히 사망 때만 보장이 되는 것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종신보험의 특약을 활용할 경우 생존시에도 암·성인병·재해 등에 대해 다양한 보장을 받을 수 있다.
보험에 들어서 돈을 벌 수는 없다. 보험은 저축이라기보다는 ‘비용’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러나 똑같은 비용을 들여서 얼마나 많은 효과를 거두느냐는 전적으로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박정일 (제일은행 수신상품팀 부팀장) 시사저널 2002.9월
보험상품 신규판매의 60%이상 차지 - - 사망이유 관계없이 무조건 지급 장점
외국계 보험사인 ING생명 보험설계사 강경원(37)씨는 요즘 일하기가 무척 편해졌다고 한다. 종신보험을 주로 판매하는 강씨는 “작년까지만 해도 종신보험이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그런 수고가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종신보험에 가입하겠다”며 먼저 찾아오는 고객이 생겨날 정도로 종신보험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강씨는 “고객들이 ‘보험’하면 바로 ‘종신보험’을 연상할 정도로 종신보험이 보험의 대명사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종신보험이 보험사의 대표 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종신보험은 올해 각 보험사들이 판매한 신규상품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종신보험의 인기는 계약자가 사망하면 사망 이유에 관계없이 무조건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특징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기존 보장성 보험상품은 암이나 성인병 등 특정 질병을 일정 기간 동안만 보장했고, 게다가 갖가지 제약조건까지 딸려있어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했다는 평가다.
각 보험사들이 경쟁적으로 종신보험 시장에 신상품을 출시하면서, 상품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보험전문가들은 “보험 만기때의 금리의 종류와 특약 보장내용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지는 만큼 꼼꼼히 비교하라”고 권고했다.
◆ 종신보험의 장단점 =보험금을 탈 수 있는 확률이 100%라는 점 외에도 종신보험은 몇가지 강점이 있다. 우선 각자의 형편에 맞게 설계할 수 있는 ‘맞춤형 보험’이란 매력이 있다. 자신이 사망한 뒤 가족들의 생계 유지와 자녀 교육 등에 필요한 자금을 계산한 뒤 여기에 맞게 보험료를 결정할 수 있다.
종신보험은 또 보험계약자의 사망 후 남은 가족들에게 매달 일정액의 생활비를 지급하는 기능이 있어 연금상품 성격도 갖추고 있다. 게다가 암이나 특정질병에 걸렸을 때 수술비나 치료비도 받을 수 있는 보장성 보험 고유의 특징도 지니고 있다.
최근에는 효과적인 상속수단이란 기능도 주목 받고 있다. 재산을 상속하는 경우 고액의 상속세를 납부해야 하지만, 종신보험을 통해 절세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장점만 있는 게 아니라 단점도 있다. 종신보험은 다른 보험상품보다 보험료가 비싸다. 가입조건에 따라 보험료가 천차만별이지만, 사망보험금 1억원 정도를 보장받으려면 최소 월 15만원 정도(35세 남자 기준)는 내야 한다. 그렇다고 보험료를 무조건 싸게 가입하는 선택은 좋지 않다. 고보장이란 종신보험 고유의 특성을 해치기 때문이다. 보험전문가들은 적정한 보험금을 보장받고, 경제적 부담도 크게 느끼지 않으려면 자기 월 수입의 5~7% 범위 내에서 보험료를 결정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조언한다.
보험료 납입기간이 너무 긴 점도 보험가입을 망설이게 만드는 요소다. 혹 중간에 실직, 파산 등으로 보험료를 내기 어렵게 되면 어쩌나하는 걱정이다. 하지만 다른 보험상품과 마찬가지로 종신보험도 이런 경우에 대비한 보완장치를 갖추고 있다. 그동안 낸 보험료로 보험료 납입을 끝내고 대신 보장금액을 줄이는 방법(감액완납·감액완납)이나, 기존 납입보험료를 담보로 대출을 일으켜 대출금으로 보험료를 내는 방법(보험료 자동대출 납입)을 이용하면 된다. 보험료를 10년 정도 납입한 경우라면 이런 대출을 통해 7년 정도는 보험료를 더 낼 수 있다.
◆ 상품별 특징과 차이점 =현재 생보사들이 판매중인 종신보험은 ▲확정금리형 정액보험 ▲변동금리형 종신보험 ▲변액보험 등 크게 3가지다. 이중 확정금리형 정액보험(정액보험)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확정금리형 정액보험은 계약 당시 정한 이율에 따라 사망보험금이 미리 정해진다. 예를 들어 2월 현재 사망보험금이 1억원인 6.5%짜리 확정금리형 보험상품에 가입하면 시중 금리의 변동에 관계없이 사망시 보험금으로 1억원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비해 변동금리형 종신보험은 시중 실세금리의 변동에 따라 만기에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이 달라지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가입 후 1년 뒤 시중 금리가 연 4%대로 떨어지면 1년동안 4%대의 금리가 적용되고, 그후 금리가 다시 7%대로 뛰면 다음해 1년 동안은 7%의 금리가 적용되는 식이다. 쉽게 말해 금리변동 위험을 보험사가 떠안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전가하는 상품인 셈이다. 하지만 보험사별로 4%대의 최저 이율을 보장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위험은 크지 않은 편이다.
변액보험은 보험사의 투자실적에 따라 보험금 지급액수가 달라지는 ‘실적배당형 보험상품’이다. 예를 들어 보험사가 주식투자에 성공하면 원금 이외에 더 많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투자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다 해도 기본 사망보험금(보통 1억원)은 받을 수 있다. 이때문에 보험료는 정액보험보다 평균 15%가량 비싸다. (조선일보 2002.02.20)
종신 보험 하나면 온 가족이 든든
인간에게는 두 가지 위험이 있다. ‘너무 일찍 죽는’ 위험과 ‘너무 오래 사는’ 위험. 생명보험은 이러한 위험에서 벗어나는 가장 좋은 경제적 수단이다. 종교는 인간에게 ‘사망 이후’를 보장한다는 점에서 가장 강력한 보험인 셈이지만, 얼마 전 스님들이 보험에 집단 가입해 화제가 되었듯이, 현실적으로는 종교인조차도 사망 이후가 불확실한 모양이다.
1998년 11만7천 건에 불과하던 종신 보험 가입 건수는 2001년 말 2백만을 넘었다. 불과 3년 만에 17배가 넘는 급속한 증가세다. 지난해 보험 신규 계약 건수의 80%가 종신 보험이었다. 유태인들은 평균 100만 달러짜리 종신 보험에 가입해 자기가 죽은 뒤 수백만 달러의 유산이 자녀에게 돌아가도록 인생을 설계한다. 종신 보험은 사망 이유에 관계없이 무조건 보험금이 지급되는 생명 보험이다. 그래서 ‘죽고 싶으면 보험에 가입한 뒤 2년 후에 죽으라’는 우스갯소리마저 있다. 2년이 지나면 자살을 해도 유족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가입할 때 알아두어야 할 요령 네 가지
종신 보험은 단 하나의 보험 상품에 가입해 보험 재테크를 완성할 수 있다는 점이 특히 매력적이다. 건강특약·재해사망특약 등 몇 가지 특약을 추가하면 여러 보험 상품을 동시에 가입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개인별 맞춤 설계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고객의 재산 상태와 경제적 여건을 감안해, 최소한의 보험료로 미래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경제성의 원칙에 부합하는 유용한 도구인 셈이다.
그런 만큼 보험회사의 부담이 커서 보험료가 다소 비싸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보험료가 낮은 상품을 선택하는 것은 좋지 않다. 보험료 납입 기간이 너무 긴 점도 종신 보험의 약점이라면 약점이다. 종신 보험에 가입할 때 알아두면 좋을 요령이 있다.
첫째, 이왕이면 젊을 때 가입하라는 것이다. 나이가 많을수록 보험료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결혼하고 가정을 이룰 사람이라면 예기치 못한 불행이 닥쳐 가정이 흔들리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총각 때 미리 가입하는 것이 좋다.
둘째, 보험 계약자를 배우자 또는 자녀 이름으로 가입하는 것이 좋다. 보험 계약자와 수익자(상속인)가 다를 경우 상속세 문제가 발생한다. 피보험자(사망인) 본인이 계약자일 경우 유가족에게 지급되는 사망 보험금은 상속 재산으로 간주되어 상속세를 내야 한다.
셋째, 우량 보험회사를 선택하라는 것이다. 종신 보험은 보험료 납입 기간이 보통 20년 이상이므로 우량한 보험회사를 고르는 것이 필수이다. 그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먼저 그 회사의 지급 여력을 따져본 다음, 자본금 규모와 자산 운용 능력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넷째, 자신의 경제 능력을 고려해 보험료 수준을 정한다.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월 수입의 5∼7% 수준이 합리적이다. 살다 보면 일시적 곤란을 겪어 보험료를 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중도 해약을 하기보다 약관 대출이나 감액 완납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몸 하나가 전재산’인 샐러리맨들에게 이제 종신 보험은 재테크 필수 항목이 되고 있다. 보험사마다 종신 보험 내용이 다르므로 반드시 약관이나 특약 내용 등을 비교한 뒤 자신에게 유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시사저녈 2002.5.23 박정일 (제일은행 수신상품팀 부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