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릉도는 경북 울릉군 북면,서면에 위치하며 산의 모양이 성스러운 사람을 닮았다 하여 이름 붙여진 성인봉(해발 984m)은 울릉도의 중심에 우뚝 솟아 있다. 동해 검푸른 물결 위에서 국토의 막내 독도를 거느리고 있는 울릉도는 동서 직경이 10km, 남북 직경이 9.5km, 섬둘레가 56.5km인 오각형 모양의 섬이다. 성인봉은 형제봉, 미륵산, 나리령 등 크고 작은 봉우리들을 거느리며 사방으로 펼쳐지고 있는데 정상까지 984m로 표기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같은 높이의 다른 산보다 훨씬 오르기가 힘들다. 등산을 시작하는 지점이 해발 0m이기 때문이다.
정상에 오르는 길은 대원사, 관모봉을 거치는 도동길을 택하면 3시간 안에 성인봉 정상에 당도할 수 있으며 정상에서는 섬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날씨가 좋은 날 꼭대기에 오르면 북쪽으로는 천부리와 죽암, 삼선암, 관음도, 원시림으로 덮인 나리분지를 내려다 볼 수 있고 동으로는 저동항과 촛대바위, 죽도 서쪽으로는 태하령, 동남쪽으로는 도동항을 내려다 볼 수 있다.
▶ 도동 시가지를 관통하는 도로를 따라 북서쪽 끝으로 올라가면 주민들이 88도로라고 부르는 또아리형 고가도로가 저만치 앞으로 바라뵌다. 이 근처에서 오른쪽으로 대원사 가는 길이 있다. 길 입구에 대원사 가는 길목임을 알리는 팻말이 붙어 있다. 가파른 대원사 길로 접어들어 10분쯤 올라가면 콘크리트 포장도로가 끝나고 성인봉 등산로가 시작된다. 동백나무와 산죽, 소나무가 어울린 산비탈 길을 오르노라면 산나물을 판다는 팻말을 내건 민가를 몇 채 지난 뒤 콘크리트 구조물과 벤치 등이 놓인 휴식처에 다다른다. 10여 분 더 오르면 475m봉 동쪽 안부로 올라서게 되는데, 여기에도 휴식처가 마련돼 있다. 이후로는 능선 북사면 길로서, 500m쯤 완경사 길을 올라가면 왼쪽 직각 방향으로 좁은 샛길이 한 가닥 갈라진다. 이 지점 바로 위의, 우측으로 깊은 계곡(사다리골)이 있는 한편 등산로 왼쪽 위 산비탈로 밧줄이 가설된 지점은 종종 추락사고가 나는 곳이다. 여름에는 그저 발걸음을 좀 조심하면 되지만, 겨울에는 실족해 아래 계곡으로 떨어지며 크게 다치는 사고가 잦다. 골 중턱을 오른쪽으로 유턴하듯 길이 나 있는 이 구간을 지날 동안 조심하도록 한다. 왼쪽 직각 방향의 샛길로 가면 몇 해 전 새로이 개설된 능선길을 탈 수 있다. 갈림길목에서 10분쯤 가면 회색 전봇대가 나오는데, 이 전봇대 밑 풀숲에 능선으로 붙는 소로가 나 있다 능선 북사면 길을 계속 따르면 30여 분 뒤 앉아 쉬기에 좋은 팔각정에 다다른다. 이후 바람등대까지 고도가 죽죽 높아진다. 오리나무, 고로쇠나무 등 수목들도 한결 굵어진다. 그러다 갑자기 시원한 바람과 함께 평탄한 능선 위로 올라서는데, 여기가 바람등대다. 늘 바람이 불어온다고하여 그런 이름을 주었다고 한다. 벤치가 있고 아름드리 수목이 울창한곳이다. 이 도동 - 팔각정 - 바람등대 코스는 원래 숯을 구워 내오는 길이었다고 한다. 이 코스 북쪽 골짜기의 상류부 지류를 안숯골, 바깥숯골 등으로 부를 정도 였으며, 때문에 경치보다는 걷기에 편한 쪽을 선택, 사면을 가로지르는 길이 났다고 한다. 이 바림등대부터 길은 폭 3m 정도로 넓어지고, 거의 외길이어서 흐린 날이라도 성인봉까지 길 잃을 염려는 거의 없다. 경사진 곳에는 통나무를 가로질러 계단을 만들어 두기도 한 널찍한 길을 따라 15분쯤 오르면 울릉도 꾼들이 헬기장이라 부르는 쉼터가 나온다. 이곳은 나무가 무성히 자라나 있고 터도 좁아 도저히 핼기가 내릴 수 없는 곳인데, 다만 과거엔 헬기장이 여기 있었기에 그렇게 부른다고 한다. 이 헬기장에서 정상까지는 280m란 팻말이 서 있다. 10분쯤 더 오르면 정상 직전의 안내 팻말에 이어 정상에 다다르게 된다. 성인봉 정상에는 '聖人峰' 이라고 한자가 새겨진 높이 2m의 표지석이 서 있고, 옆의 바위에 올라서면 주위 산릉과 바다가 바라뵌다. 그러나 조망은 20m 북쪽의 조망대에서가 훨씬 낫다. 특히 나리분지가 훤히 내려다뵌다. 이 조망대에서는 나리분지와 그 왼쪽에 자유분방한 하늘선을 그리며 장벽으로 늘어선 형제봉 - 송곳봉 능선이 망망대해를 배경으로 어울린 풍치가 압권이다. 그리고 성인봉 산행은 흐리고 안개 낀 날이라고 해서 포기하지 말자. 비록 정상 조망은 신통치 못하더라도, 그런 날 성인봉 숲속은 더욱 원시적인 분위기로 깊어진다. 기존의 등산로의 경우는 어차피 정상에 이르기까지 조망이 트이는곳이 없는 숲속 길이다.
▶ 나리분지코스 바람등대 지나 성인봉 정상으로 가노라면 정상 직전에 벤치를 놓아 둔 쉼터가 있다. 여기서 왼쪽(서쪽) 아래로 뚜렷하게 나리분지로 가는 등산로가 나 있다. 길은 왼쪽 아래로 성인봉 남동쪽 급경사면을 한참 내려간다. 통나무로 계단을 만들어 두었지만, 중간중간 허물어 진 곳도 있는 급경사 길을 20분쯤 내려가면 작은 공터가 나오는데, 여기서 나리분지가는 길은 직각 방향으로 우측이다. 공터 왼쪽 5m 아래에는 돌축대로 보강해둔 샘터가 있다. 여기서 왼쪽(서쪽) 아래로 뚜렷하게 나리분지로 가는 등산로가 나 있다. 길은 왼쪽 아래로 성인봉 남동쪽 급경사면을 한참 내려간다. 통나무로 계단을 만들어 두었지만, 중간중간 허물어진 곳도 있는 급경사 길을 20분쯤 내려가면 작은 공터가 나오는데, 여기서 나리분지 가는 길은 직각 방향으로 우측이다. 공터 왼쪽 5m 아래에는 돌축대로 보강해둔 샘터가 있다. 이 샘터는 거의 마르는 일이 없다고 한다. 샘터를 떠나 잠시 후면 성인봉 서릉으로 길이 올라 붙는다. 이후부터는 넓은 외길이어서 달리 헤맬 이유가 없다. 왼쪽 바로 아래로는 남양리로 내리뻗은 남양천 상류 계곡이 내려다뵌다. 성인봉 서릉길은 아름드리 거대한 수목들이 압권이다. 성인봉 남동쪽 사면에 비해 한결 더 수목들이 굵고 많다. 실은 이것이 울릉도 원래의 모습이었다는 것이 이곳 토박이들의 증언이다. 일제 시대와 6.25에 이어 곤궁한 60년대를 거치며 주민 수가 많은 도동과 저동쪽의 남동사면 수목은 땔나무로 깡그리 베어졌다는 것이다. 해방 후 울릉도에서 스키대회도 열었는데, 얼마나 나무가 없었으면 스키대회까지 가능했겠느냐는 것이 울릉산악회원들 말이다. 반면, 성인봉 너머의 나리분지쪽 주민 수는 매우 적어서 수난을 그래도 덜 받았다고 한다. 두 아름도 넘을, 가운데가 썩어서 패어들어가기도 한 거목들이 늘어선 한편 이곳 원시림은 천연기념물임을 알리는 안내판이 서 있는 곳을 지나 5분쯤 더 가면 비로소 나리분지 내려가는 길목이다. '←성인봉, 나리분지→' 팻말이 선 이곳에서 우측 직각 방향으로 급경사 통나무계단이 놓이고 옆엔 밧줄도 설치돼 있는 하산길이 나 있다. 이 사면 일대의 아름드리 수목이 주를 이룬 숲 풍치 또한 기막히다. 안개가 짙게 끼었을 때 이곳을 지나면 분위기가 환상적이라 할 만큼 아름다웠다. 안부를 떠난 지 15분 뒤면 길은 골짜기를 오른쪽으로 건넌다. 별 표지물이 없지만 골물 건너편으로 족적이 뚜렷하다. 계류 옆을 따라 5분쯤 내려가면 태풍에 거목 한 그루가 쓰러져 있는 널찍한 공터가 나온다. 이후 흡사 이도 같은 건천을 두 가닥 건너면 신령수 샘터에 다다른다. 벤치가 놓이고 커다란 울릉도 안내판도 세워진 장방형의 널찍한 휴식공간이다. 샘터부터는 널찍한 임도가 시작된다. 잘 다듬어진 숲속 산책로 같은 길을 따라 500m 남짓 가면 길 왼쪽에 울릉도 고유의 전통가옥인 투막집이 보인다. 사람은 살지 않는 이 투막집에서 오른쪽 길을 따라 다시 1.5km쯤 걸어 나가면 군부대 철망 옆으로 하여 나리동 마을에 다다른다. 성인봉에서 북동쪽 말잔등 능선으로는 길이 나 있지 않다. 손가락 굵기의 대나무가 꽉 들어차 있어 초입부터가 난관이었다. 3년 전 겨울 눈이 깊이 쌓였을 때는 산악스키를 신고 쉽사리 지나갈 수 있었다. 성인봉의 가장 큰 볼거리는 군락을 이룬 갖가지 수목들이다. 섬피나무, 너도밤나무, 삼나무 등의 희귀수목들이 군락을 이루며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그 가운데는 천연 기념물 189호로 지정된 성인봉 원시림도 있다. 이 밖에도 성인봉 곳곳에는 고비, 미역취, 부지깽이, 다래, 마가목 등 진귀한 산나물과 열매가 자라나고 있다. 봄에서 가을까지의 등반은 산나물과 열매를 채취할 수 있어 일거양득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또, 설경이 절경을 이루는 겨울의 성인봉은 색다른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연평균 300일 이상 안개에 쌓여 신비감을 더한다. 정상의 제단처럼 된 바위에는 장군의 발자국이라고 하는 족적이 남아 있는데 왼쪽 발뿐이라고 하니 성인봉에 서려있는 전설로 그 장대함을 엿볼 수 있다
○ 울릉도 우리나라에서 7번째로 큰 섬이자 동해바다의 유일한 유인도인 울릉도는 동해바다의 외로이 고립된 섬이라는 인상과 달리 그렇게 외롭거나 삭막하지 않다. 7만3천여 평방미터의 섬 안에는 현재 785세대 1만1천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고, 섬 전체는 자연의 보고이자 관광의 천국이다. 다른 섬들과는 달리 물이 풍부하여 살아가는데 어려움이 없으며, 울릉도 인근 해역은 동해바다 최대의 황금어장으로, 동해안 어업의 전진기지로서의 역할도 맡고 있다. 신비의 섬 울릉도라는 이름만큼이나 울릉도는 항구에 들어서면서부터 예사롭지 않다. 좌우로 울릉도의 관문인 양 우뚝 솟아있는 기암 절벽을 통과하여 부두에 내리면 울릉도 행정 문화의 중심지인 도동읍이다. 울릉도 기행의 시작점인 이곳에서 우선은 도동항 좌우로 나 있는 해안절벽 산책로를 따라 걸어볼 일이다. 화산암으로 이루어진 해벽에 부딪히는 파도와 깊은 해식동굴 아래의 투명한 바닷물을 바라보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좌우측 모두 돌아보는 데 왕복 1시간 정도 소요되며, 왼편 산책로 중간에는 도동등대로 올라가는 길이 있으나 급경사에다 갈림길이 많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울릉도의 가장 큰 마을이자 동해안 어업전진기지인 저동에는 유명한 봉래폭포가 있다. 부두를 지나 계속 나아가면 내수전 화력발전소 위쪽에 내수전 약수터가 있는데, 탄산약수로서 도동약수와 더불어 위장 및 피부질환에 효험이 있다고 한다. 약수터 위로 이어진 구불구불 한비포장 도로를 약 30분 정도 걸어 올라가서 고갯마루 정상에 다다르면 넓은 길은 끝나고 멀리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조그만 석포마을이 보인다. 석포마을까지는 하늘이 거의 보이지 않는 트레킹 코스로 땀을 씻을 수 있는 작은 계곡이 중간에 있으며 때때로 바다 위에 떠 있는 죽도와 관음도를 조망하면서 걷기에 좋다. 도보시간은 2시간 정도. 석포마을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관음도가 정면으로 보이는 선창마을 해안절경지대이다. 우측의 콘크리트 도로를 계속 따라가면 이내 길은 끝나고 섬목 도선장이 나온다. 여기서 도선을 타면 다시 도동,저동으로 갈 수 있고 원하면 경유지인 죽도에 내려 죽도관광도 할 수 있지만 이 경우 도선 시간을 잘 맞추어야 한다 섬목도선장에서 시계반대방향으로 현포마을까지 이어진 길은 절경과 절경의 연속인 해안도로이다. 섬목에서 약 2km 거리에 삼선암이 있으며, 죽암등대를 지나 다시 1km를 더가서 딴바우가 바라보이는 죽암마을 앞 해변은 해수욕을 즐기기에 좋다. 죽암마을 위로는 석포마을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죽암마을에서 다시 해안길로 약 2km를 더 가면 조선 태종 때 공도정책 실시 이후 울릉도 개척민이 제일 처음 도착했던 천부항 천부리 마을이다. 이곳 천부항 방파제 위에서 보는 일몰의 광경은 가히 장관 이다. 지척에 송곳처럼 뾰족한 송곳바위가 웅장하게 버티고 있는 모습과, 바다 밑으로 석양의 노을이 서서히 잠기는 모습을 바라보며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천부마을 위쪽으로는 성인봉 나리분지로 가는 도로가 나 있으며, 천부항에서 해안길로 약 1.5km 지점에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지하수로 발전을 하는 추산 수력발전소가 있다. 위로는 거대하게 솟은 송곳바위를 바라보며 수력 발전 원천인 용출소를 지나 나리분지 야영장으로 가는 길이 있다. 추산 앞바다로 흘러내리는 계곡수는 해수욕을 즐긴 후 소금기에 절은 몸을 씻기에도 좋다. 태하리 대풍령 절벽바위 추산 앞바다에 떠있는 구멍바위(공암)을 바라보며 해안도로를 따라 3km가량 나아가면 현포항 현포마을에 이르고, 열두구비 현포령을 넘어 태하리에는 동남동녀의 전설을 간직한 성하신당이 있으며, 선착장 위쪽의 해안절벽 산책길을 따라 태하등대에 올라갈 수 있다. 태하등대앞 전망대에서 바라본 대풍령 해안절벽과 그곳에서 자생하는 천연기념물 향나무의 모습도 잊지 못할 장관이다. 태하리에서 학포를 거쳐 구암마을로 넘어가는 일주도로가 최근에 완공되어 한결 편리하게 울릉도를 일주할 수 있게 되었다. 구암마을에서 다시 해안도로가 이어지고 약 3km쯤 가다 두 개의 터널을 지나면 남양리 사자바위와 투구봉이 보인다. 해수욕 하기에도 좋은 남양해변을 따라 2km 지점에는 통구미 마을의 거북바위가 보이고 다시 1km 거리의 가두봉 등대를 지나면 사동리 해변이다. 사동해변은 울릉도에서 유일하게 백사장이 펼쳐져 있어 비교적 해수욕을 원하는 사람들은 이곳을 많이 찾는다. 사동을 지나 도동으로 넘어가는 나선형 고갯길은 육지에서는 볼 수 없는 울릉도만의 특이한 도로이다. 비록 작은 섬이지만 울릉도만큼 훌륭한 배낭여행지는 많지 않다. 해안 절경을 감상하며 때로는 더할나위없이 깨끗한 바닷물에 몸을 적셔 보고, 길을 걷다가 인심좋은 트럭운전사를 만나 차를 얻어타고 이 얘기 저 얘기 들으며 힘겨운 고갯길도 넘어보고 곳곳에 널려있는 전설과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마주대할 수 있는, 한번쯤은 시도해 볼만한 여행일 듯 싶다. 을릉도는 기호와 취미, 능력에 따라 다양하게 일정을 계획할 수 있다.
2. 육로일주 1) 저동(30분)-내수전(2시간30분)-석포(30분)-선창(30분)-죽암(30분)-천부(30분)-추산(1시간)-현포(2시간)-태하리 태하등대(2시간)-학포(1시간)-구암(30분)-남양(30분)-통구미(30분)-가두봉 등대(1시간)-사동(1시간)-도동 ※ 이상 도보이동 시간이며, 선창-태하-학포-구암-도동 구간은 일주 노선버스 운행.문의: 우산버스(054-791-2179)
2) 도동/저동(도선 20분)-섬목(30분)-선창--- (이하 상동)
해상일주 도동항에서 1일 2회 운항하는 섬일주관광 유람선(054-791-4468)이용, 2시간 소요.(성수기 선편 증편됨)
육로드라이브 도동-사동-남양-구암-태하-현포-천부-나리분지 [지프형택시 이용, 왕복 4-5시간 소요, 규정요금(협의요금)] 문의 : 울릉택시 사무실(054-791-2315) / 개인 택시사무실(054-791-2612)
■도동항과 저동항 울릉도는 오랜 옛날부터 무릉, 익릉, 우릉 등으로 불리던 섬이다. 울릉도의 관문은 도동항이다. 육지에서 오는 모든 여객선과 화물선은 도동항에 닿게 되고, 근처에 있는 저동항으로는 오징어배를 비롯한 수많은 고깃배들이 들어온다. 저동항은 울릉도에서 가장 활기찬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저동항 끄트머리에 불쑥 솟아 있는 촛대바위 는 울릉도의 상징물 가운데 하나로 마치 수문장처럼 늘 똑같은 모습 으로 저동항 앞바다를 지키고 서 있다. 울릉도는 5각형 형태의 섬으로 독도를 비롯한 4개의 유인도와 40여 개의 무인도를 거느리고 있다. 울릉도에서 가장 높은 곳은 해발 983m 의 성인봉이다. 여행자들은 도동을 출발해서 성인봉을 넘어 천부항까 지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호젓한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데 이 코스 중간쯤에는 울릉도 유일의 평지인 나리분지(약 60만평)가 자리잡고 있다. 성인봉 북쪽 산기슭에 펼쳐진 나리분지에서는 울릉도의 전통가 옥인 투막집과 너와집을 볼 수 있다. ■쌍굴등 3대 비경 울릉도에 딸려 있는 새끼섬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섬으로는 죽도와 관음도를 꼽을 수 있다. 사람이 살고 있는 죽도에는 울릉도 특산물인 '약소'를 키우는 방목장이 펼쳐져 있고, 본 섬과 거의 붙어 있는 관 음도는 일명 '깍새섬'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오랜 풍화작용으로 인해 생겨난 쌍굴이 특히 유명하다. 이 쌍굴은 삼선암, 공암(코끼리 바위) 등과 함께 울릉도의 3대 비경으로 손꼽히고 있기도 하다. 울릉도의 북쪽 한가운데에는 또 하나의 명물인 송곳산(또는 추산)이 솟아 있다. 마치 송곳처럼 뾰족하다고 해서 이같은 이름이 붙여졌는 데 근처 바다 위에 떠있는 공암과 더불어 멋진 절경을 이룬다. 공암은 바위 한가운데 큼지막한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이 특징. 이 구멍으로는 조그만 배들이 지나갈 수도 있어서 '바다의 터널'이라 불리고 있기도 하다. ■별미 약소 불고기 울릉도를 얘기하면서 3무 5다를 빼놓을 수 없다. 다시 말해 울릉도에 는 도둑과 공해와 뱀이 없으며, 물과 바람과 돌과 바람과 향나무가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여기에 5미가 더해져서 울릉도 에 대한 외지 사람들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5미란 울릉도 의 다섯 가지 별미인 약소 불고기, 토종닭, 명이나물, 홍합밥, 따깨 비밥을 일컫는 말이다. - 홍 정 우 - 자료출처 : 매일경제[2003-03-09]
성인봉의 원시림 -천연기념물 제189호- 성인봉 원시림 지역은 울릉도 특유의 습기가 많은 기후적 영향으로 석송과, 면마과 등에 속하는 것 37종, 난초과 10종, 울릉고 특산식품 16종, 독도식물 12종, 벼과식물 5종, 국화과23종이 분포하고 있는 등 이 일대는 타 지역에 비해 인위적 영향이 적은 곳이다 약수공원 삭도 케이블카(독도 및 도동항 전망대), 봉래폭포, 성인봉 원시림(천연기념물), 나리분지 투막집, 죽도, 통구미 거북바위, 남양 투구봉·사자바위, 태하리 태하등대·대풍감, 추산 송곳산·구멍바위, 선창 삼선암·관음도해수욕장 : 울릉도엔 특별히 해수욕장 시설이 갖추어져 있지 않다. 그러나 사동, 남양, 추산, 죽암, 태하 해변 일대가 수심도 얕아서 해수욕하기 좋다. 특 산 물 : 오징어, 호박엿, 더덕, 약소고기, 돌미역
○ 포항이나 묵호에서 배를 타야 하는데 포항 쪽이 결항이 적다. 배편은 포항에서 도동항까지 오전 10시, 울릉도에서 오후 3시 하루 한 차례 출발한다. 통상 3시간 소요. 배삯은 왕복 10만7000원. 포항 연안여객선터미널(054-242-5111), 울릉도 도동여객선터미널(054-791-0801). 묵호항(033-531-5891)에서도 오전 10시 출발하지만 도동에서 묵호항으로 향하는 배는 오후 2시 출발. 2시간40분 소요. 왕복 8만5000원. ○ 섬을 일주하는 유람선은 12월~2월 중에는 오전 9시 한 차례만 출발한다. 도동항을 떠난 유람선은 사동~통구미~남양~구암~태하~현포~공암~추산~천부~삼선암~관음도~죽도 앞바다~저동항을 거쳐 다시 도동항으로 돌아온다. 2시간 소요. 요금은 대인 1만3000원, 소인 6500원. 문의 유람선협회 054-791-4468. ○ 가는 길 울릉도에 가려면 포항여객터미널(054-242-5111)이나 묵호여객선터미널(033-531-5891), 서울의 대아여행사(02-514-6766, www.dae-atour.co.kr), 울릉여객선터미널(054-791-0803)에 출항 여부를 묻는다. 포항에서는 매일 울릉도행 썬플라워호가 오전 10시에 출항하고(3시간 소요) 강원도 동해시 묵호항에서는 매주 금~일요일에만 오전 10시에 한겨레호가 출항한다(2시간20분 소요). 대아여행사는 12월 12, 19, 26일 묵호항을 출발하는 울릉도 여행상품을 19만4,000원(2박3일)~17만원(1박2일)으로 할인판매한다. ○ 울릉도에는 아직 일주도로가 완공되어 있지 않다. 도동에서 시계 방향으로 길을 나설 경우 사동 - 태하 - 현포 - 천부 - 섬목까지 이어지는 도로를 탔다가 다시 역순으로 도동에 돌아와야 한다. 도동에서 시계 반대 방향으로 향하면 저동항 - 내수전몽돌해변까지 갔다가 다시 되돌아가야 한다. 아직도 내수전 - 섬목을 잇는 도로는 개설되어 있지 않다. 이 구간은 워낙 가파른 해안절벽지대인데다가 도로를 낼 구석이 전혀 없는 탓이다. 1) 포항→울릉도 포항여객선터미널(054-242-5111)에서 대아고속(02-514-6766) 의 대형쾌속선 썬플라워호가 매일 10시에 출항하며, 도동항까지는 약 3시간이 걸린다. 2) 동해→울릉도 지난해 9월 8일부터 신규 취항한 한겨레호가 묵호항여객선 터미널(033-531-5891)에서 하루 1~2회(10:00) 출항하며, 화요일과 수요일에는 기존의 카타마란호로 교체 운항된다. 소요시간은 2시10분(한겨레호), 3시간(카타마란호). 요금은 한겨레호가 조금 비싸다. 그러나 요일과 승객수에 따라 운항편수가 증감되기도 하고, 운항시간이 변동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미리 전화로 알아보고 예약을 하는 게 좋다. ※울릉도를 왕복운항하는 여객선은 날씨와 계절에 따라 출항 날짜와 시간이 크게 달라지므로 출항 전날이나 당일에 반드시 출항 여부를 미리 확인해야 한다. 또한 여름 성수기 기간은 속초, 후포항에서도 운항하며 필히 사전예약을 해야한다. 3) 울릉도→독도 매주 토요일 포항으로 복항하는 여객선은 독도를 한바퀴 돌아 포항으로 향한다. 4) 저동↔섬목 도선 저동항에서 하루 6회(08시·10시·12시·14시·16시·18시)운항. 30분 소요 ※ 선장이나 승무원에게 미리 이야기하면 죽도에 다 내려줄 뿐만 아니라 원하는 시간에 다시 데리러 온다. 문의: 도선 사무실(791-0123) ※ 성수기 선편 증편. 문의 : (도동)동백호 054-791-0150, (저동)충무호 054-791-0123 ◇대아고속해운(02-514-6766)에서 포항-울릉도, 묵호~울릉도 사이를 매일 1회씩 운항하고 있다. 포항과 묵호에서 오전 10시에 출 발하여 포항에서는 약 3시간, 묵호에서는 약 2시간 50분이 소요된다. 요금은 포항~울릉도 5만 1,100원(편도), 묵호~울릉도 4만 2,000뭔(편 도)이다.<문의 : 필투어 777-9881>
○ 울릉읍의 울릉마리나관광호텔(791-0020), 스카이힐펜션(791-1040), 울릉호텔(791-6611), 북면의 추산일가(011-823-3940) 등이 있다. 울릉도 유일의 관광호텔인 울릉마리나관광호텔은 30실의 객실 외에 한식당, 노래방, 단체실, 방갈로, 회의실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울릉의 ‘鬱陵’은 울창한 원시림이 숲을 이루고 있는 바다 위의 언덕 같은 섬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내수전 옛길을 길을 걸을 때 그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찬 숲길을 걷노라면 그런 설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런 울릉도가 해안가로 돌아오며 갑작스럽게 시야가 환하게 트이는 때가 온다. 내수전 해안가에서 이어져, 저동을 지나 도동항에 이르는 행남해안산책로를 걸을 때이다. 도대체 내가 언제 그 빛도 스며들어서야 보이는 환상의 숲에 있었냐는 듯 온몸을 때려대도 표현할 수 없는, 숨막히는 푸르름의 바다가 눈에 펼쳐지는 것이다.조금 지친 다리를 쉬어볼까 저동을 기웃거리다 기어코 경찰서에서 시원한 물을 얻어내고는 룰루랄라 즐겁게 저동항을 걸어 행남해안산책로 쪽으로 향한다. 정박중인 배가 방파제 안에서 편안하게 쉬고 있는 그곳은 녹음이 우거진 숲이 내려다 보이는 풍경을 배경 삼아 참으로 인상적인 풍경이다.
그런 항구를 지나쳐 한사람도 겨우 지나갈 것 같은 돌문을 통과해 나가자, 아 하는 탄성이 터져나왔다. 우리나라 특유의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곶 하나가 바다로 향하고 있는 참이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알록달로 일곱색 무지개의 다리들이 보일듯 말듯 물 위에 세워져 있다. 저게 바로 행남해안산책로의 핵심인, 철교들이었다.
바다의 풍경을 온몸으로 느끼라고 바닥이 보이는 교량 덕에 그야말로 파아란 물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 물색이면, 2008년에 다녀왔던 카프리의 그 인어자궁 같았던 동굴을 여기서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입구의 높이가 낮은 동굴들을 찾는데, 뭐 배가 있나 뭐가 있나 결국 물의 신비스러운 색감에만 흠쩍 취한다. 그렇게 바다색에 비몽사몽하고 있는 사이 어느새 교량이 끝이나고 한숨이 절로 나오는 굽이치는 소라 계단이 나타났다.빙글빙글 돌고 돌아 올라가며 숨을 헐떡이고, 어지럼증도 슬쩍 느끼고 나서야 비로소 계단은 끝이나고 한 순간 아래쪽으로 푸른 바다와 내가 지나쳐온 교량의 일곱 무지개가 눈에 다시 들어오며, 행남해안의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진다.잠시 멍하니 해안을 내려다 보다 슬쩍 왼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하자, 이번에는 바람소리도 시원스러운 대나무 숲길로 이어진다. 바람에도 흔들릴 것 같은 가는 대나무는 정말로 바람이 불자 쓰르라미처럼 울어대어 어둑한 그림자에 으슬한 분위기도 자아낸다.
대나무길의 중간즈음에 등대로 이어지는 작은 교차로가 나타나고, 표지판도 나타났다. 등대를 올라갔다 갈까 그냥 갈까를 두고 일행과 이야기 끝에 너무 오래 걸어 힘이 부치니 내일이나 모레 다시 오는 걸로 하자고 결론을 내고 올라가는 것을 포기하며 시골길 같은 작은 골목을 빠져나오자 다시 또 푸른 바다의 산책로가 드러났다. 때마침 바다에서는 유람선 하나가 신명나는 트로트의 노랫소리와 하얀 흔적을 남기며 지나가고 있다. 울릉도의 아름다운 해안절벽을 보거나 작은 섬들을 둘러보기 위해서라면 저렇게 배를 빌려서 보는 것도 좋겠지.
역시 울릉도 최고의 해안산책로답게 너무 아름다운 풍경은 자꾸만 걸음을 늦추게 만든다. 우리나라를 삼천리 아름다운 화려강산이라고 했던가, 울릉도의 해안가는 최고의 화려해안이 아닐까.
도저히 사람의 손으로는 깍아내릴 수 없을 것 같은 바위의 멋스러움도 어떻게 내리치면 이렇게 푸르게 멍이 들까 싶은 황홀한 바다의 색도. 하루종일 걸어 내려오던 피로도 이 풍경들만으로 단번에 달아나 버렸다. 바다를 끼고 아슬아슬 하게 이어지는 산책로는 두 사람이 나란히 걷기에도 협소하여 혼자 걸어야 하는데, 높은 바위에서 낮은쪽으로 내려갈라치면 바닥이 보이지 않아 흠칫흠칫 놀라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다와의 절묘한 조화는 역시나 감탄의 감탄을 내뱉게 하기에 여념이 없다.
저동에서 도동으로 가까워지며 해안의 바위들은 독특한 모습을 하게 된다. 울릉도가 화산섬이라는 것이야 성인봉의 나리분지만 알고 있어도 저절로 깨닫는 것이지만, 해안가를 에두르는 절벽들의 검은듯 하면서도 붉고, 한 몸인 듯 하면서도 불순물들이 마구잡이로 섞인 모습이 이채를 띄는 것이다. 거기다 마치 누군가가 마구 파먹은 것 같은 모습의 바위들까지.
화산이 자연스럽게 흘러내려 만들어진 곳에서만 나타나는 이 기묘하면서도 신비로운 절벽을 기웃기웃하며 옆으로도 지나고 아래로도 지나다보니 벌써 도동항에 도착해 있다. 내수전 옛길부터 시작한 무려 7시간 반의 도보가 마침내 끝을 맺은 것이다. 저동에서 시작해서 도동항까지라면 대략 2시간 반이었으면 끝날 것이었는데 이렇게 하루만에 석포에서 도동까지 걸어버리니 그 성취감 또한 대단하다.그런게 아니라면 하루는 내수전 숲길을 하루는 이렇게 해안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굳이 뭐 무리할 필요는 없지.
간단정보
1. 도동에서 저동 가기
- 도동에서 저동으로 가는 버스가 있습니다. 우산고속이고요, 시간표를 잘 확인해서 가세요. 그 버스가 내수전도 갑니다.
2. 준비물 : 물 꼭 챙겨가세요. 이왕이면 얼음물이 좋아요.
생각보다 음료를 마실 곳이 별로 없고, 슈퍼도 저동에서 찾기 힘들더라구요.
3. 내수전 숲길 및 행남해안산책로와 도동산책로
- 정확한 시간은 측정하기 어렵네요. 워낙 쉬면서 사진찍으면서 걸어서 일반적인 걸음으로 잰다면
내수전코스 2시간, 행남코스 2시간 반 해서 4시간 반이면 될 것 같지만, 전 7시간 반 가까이 걸렸어요.
내수전 옛길
울릉도의 내륙트래킹 대표 코스 내수전 옛길을 걷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내수전에서 시작해서 석포로 가는 방법 하나, 반대로 석포에서 시작해서 내수전으로 끝나는 방법 하나. 내가 택한 것은 도동 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천부로 간 후 천부에서 석포로 가는 버스로 갈아 타고 석포전망대에서 시작하는 코스였다. 미리 자료를 찾아본 바로 그게 좀 더 수월하는 말을 들었기 때문.천부에서 석포로 가는 버스는 버스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아담한 봉고. 하지만 서비스만큼 완전 끝내주는지라 석포로 가는 와중에 버스 기사님께서 좋은 곳이 있으면 기꺼이 차를 세우고서 설명을 곁들여 구경시켜 주시는 덕분에, 웬만한 관광버스 못지 않은 호사를 누린다. 그 좋은 풍경을 가슴에 담고 몸이 다 휘청거릴 것 같은 경사진 언덕을 올라와 버스가 멈춘 곳은 인적도 드문, 사람이 살 것 같지도 않게 외진 곳이었다.
여기가 정말 내수전 가는 길이 맞는 것일까 싶어 갸웃거리면서도 덕분에 석포 구경도 잘 한 우리는 친절한 기사님과 인사를 나누고 하차했다. 그리고 갸웃거리며 돌아선 그곳엔 , 생각지도 못한 절경이 펼쳐져 있다. 흐린 날씨 덕에 내린 운무와 구비구비 구비진 길과 푸른 산등성이의 아름다운 조화.
석포전망대에 올라서야 볼 수 있는 비경이다. 산등성이가 아름답게 굽이치는 곳과 이어진 바다에는 아담한 섬, 죽도가 두둥실 떠 있다. 대나무가 많아서 대섬, 대나무섬, 댓섬이라고도 불린다는 곳인데 도동항에서 비정기선으로 여름철이만 배가 정박한다고 하니 아주 도도함이 대단한 섬이다. 예전이 인간극장에선가 나왔던 곳이라고 하는데, 도통 나로서는 알 수 없다.
석포전망대 바로 옆 석포쉼터를 등지고 편한 포장길을 따라 걷는데 당최 사전에 찾아보았던 내수전 숲길을 눈에 뜨일 기색이 없다. 기사님께서 알려주시기로는 석포쉼터에서 쭉 올라가 왼쪽으로 한 번, 오른쪽으로 한 번, 그리고 다시 왼쪽으로 한 번 꺽어서 가다보면 보인다고 하셨는데 어찌 된 것인지. 석포쉼터에서 대략 15분여를 걸어도 보이지 않게 되자, 불안한 마음에 몇 번을 지도를 살피고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걷다가 그래도 끝까지 가보자 하고 마음을 정한다. 그런 우리 맘을 아는지 길가에 핀 꽃이 위로도 하고, 아름다운 풍경이 용기를 북돋아 주기도 한다.
그리고 마침내, 내수전 옛길을 알리는 표지판과 만났다. 네모난 나무 표지판에는 친절하게도 내수전까지 얼마나 남았는지도 알려주어 불안감이 단숨에 일소시킨다. 몰랐는데 석포에서 여기 오기 전에 이런 표지판에 몇 개나 더 있었단다. 봉고버스를 타고 왔던지라 보지를 못했을 뿐. 이왕이면 갈림길에 헷갈릴 사람들을 위하여 간이로라도 이렇게 표시를 해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살짝이 남는다. 올레길처럼 말이지.
그래도 뭐, 이렇게라도 반갑게 만났으니 그게 어딘가. 표지판에서부터 걷기 시작한지 채 10분도 되지 않아 드디어 울창한 숲길과 마주할 수 있었다. 석포에서부터 내수전까지 이어지는 이 길은 이웃 블로그 토토로님 덕에 알게된 좋은 트레킹 코스이다. 울릉도에 가게 되면 꼭 가봐야지 했던 첫 손에 꼽는 곳. 아름답게 우거진 숲과 더불어 폭신한 흙도, 길에 따라 피어난 고사리도 너무 아름답게 기억되어 기대를 많이 한 곳이었다.그런 곳이었으니 이왕이면 날이 맑을때 와서 햇빛이 산산히 부서지며 쏟아지는 비경을 바랬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 비가 오는 날에 와버려서 조금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왔으니 기분 좋게 걸어봐야지? 그런 생각을 하며 기세 좋게 숲을 걸어가던 난, 어느샌가 내수전 옛길을 사랑하게 되었다. 안개가 아스라이 내린 숲은 은밀하고도 비밀스러운 요정의 낙원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이 아닌가. 그야말로 몽환의 숲. 자칫 발을 잘못 디디면 다시는 인간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은 마력같은 아름다움이 자꾸자꾸 유혹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어떻게 이런 아름다운 곳을 그렇게 빨리 속단했던가. 이래서 사람은 겪어보지 않고, 느껴보지 않고, 제대로 알기 전에는 함부로 결과를 도출하면 안되는 것이라는 걸 새삼스럽게 또 깨닫는다. 특히나 여행에서는 말이다. 그때의 상황, 기분, 상태에 따라서 그 결과가 천차만별 차이가 나니 더더군다나 그러지 말아야 하는데 말이다.두리번 두리번, 주춤주춤 하며 걷고 있는 사이에 앗 어느새 길가에 동백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다. 매끈매끈, 우아하게 구부러진 가지들이 참으로 아름다운 동백나무에 꽃까지 피었다면 그야말로 화룡정점이었겠지만, 아쉽게도 동백꽃의 시기는 지나가 버렸다. 대신 우거진 나무를 보았으니 그걸로 위안 삼아야지.
동백나무 숲길을 빠져나와 얼마 걷지 않아 정매화골 쉼터와 만났다. 정매화라는 사람이 살던 집이 있던 곳이란다. 옛길은 섬에 길이 정비되지 않을때 도동과 북쪽의 마을을 잇던 곳으로 북면 사람들이 풍랑으로 뱃길이 끊어지면 이 길로 생필품을 나르기도 했단다. 그때 워낙 사고가 많아 이효영 부부가 이곳에 살면서 조난자를 구하기도 했던 곳이라고.지금은 내수전 옛길의 중간지점으로 다리의 피로도 풀고, 간단하게 간식도 먹으면서 쉬는 곳으로 이용되고 있다.
정매화골 쉼터에서 몇 개의 나무데크 다리를 건넌다.
숲에 취해 두리번두리번 거리다가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탁 트인 길로 빠져나온다. 대신 눈 앞을 채우고 있는 것은 키작은 하얀 꽃들. 채 이별을 준비하기도 전에 헤어진 숲길과의 아쉬움을 조금이라도 달래라는 듯 피어있는 모습이 너무 예쁘다.
흙길도 끝이나고 비로소 포장된 도로로 이어졌다. 얼마 걷지 않아 곳 내수전전망대 가는 방향이라는 나무 표지판과 만났지만, 안개가 자욱하게 내려 도대체 제대로 내려다 볼 수 없을 듯싶어 얼른 포기하고 내수전 가는 길로 방향을 잡았다. 조금이라도 다리가 긴장을 풀면 데구르르 구를 것 같은 경사진 길.
너무 경사가 심해 한참 내려가다가는 다리가 후들거려 도저히 갈 수 없어 잠시 주저 앉아 있다 끙차하고 일어나 다시 내려가길 얼마 지나지 않아 내수전몽돌해변과 만났다. 동글동글 돌들이 있다고 해서 몽돌이라고 한다는데, 그 자체는 별로 감흥이 없었지만 줄곧 숲길을 보아오다 탁 트인 곳과 만나니 기분이 시원스럽게 뚫리는 것 같다.
지친 다리도 쉬고, 몸도 쉴 겸 바다에 들어갈까 하며 걷고 있다 이쁜 접시꽃과 먼저 대면했다. 이것도 인연이려니 싶어 카메라를 들이대고 찍고 나니 어머나, 반가운 손님 하나가 더 들어와 있다. 접시꽃의 꿀을 따러 열심히 날아가고 있는 벌 한 마리. 너도 인사를 전하고 싶었던게구나? 반갑다 친구!
해변을 내려가자 아니다 그냥 가자를 두고 잠시 고민하다, 결국 들어가지 않는 것으로 하고 다시 길을 나선다. 어느샌가 날이 갠 하늘에선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고 덕분에 계속 입고 있던 우비가 거추장스러워져 버렸다. 에라 모르겠다 벗어버리자 하니 때마침 바닷바람이 솔솔.
이런 바람마저 사이다의 톡쏘는 맛처럼 시원하게 느껴지는 건 역시 간만에 신나게 내수전 옛길을 걸었던 덕분이겠지? 울릉도에 갔다면 섬여행도 좋지만, 이렇게 내륙을 관통하는 길을 걸어보는 것도 참으로 즐거운 여행의 일환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햇살이 좋은 날의 내수전 옛길도, 내가 걸었던 안개가 자욱했던 내수전 옛길도, 아아 정말이지 내가 이래서 걷는 즐거움에서 헤어나오질 못하는가 보다.
간단정보
1. 내수전 옛길 트래킹
- 내수전 옛길 트래킹은 내수전에서 시작해서 석포로 끝나는 코스로 4.3km입니다.
대략 1시간 30분 걸린다는데, 저처럼 사진 찍어가면서 쉬엄쉬엄 놀면서 가면 대략 2시간 반~3시간
정도 걸리구요.
내수전에서 석포로 가시는 것보단 석포에서 내수전 가는 길이 좀 더 내리막이 많아 수월하다고 했어요.